남호선 KOTRA 바르샤바 무역관

 

최근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9.4% 대에 육박하고 있다. 학교를 마치고 사회로 나오는 청년들에게 일자리 구하기는 막막한 과제다. 치열한 채용 경쟁을 뚫고 들어간 직장 마저도 미래의 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다. 많은 젊은 인재들이 턱 없이 좁은 국내 인력시장의 틀을 벗어나 해외로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희망하는 해외취업의 현실도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중동부 유럽 국가, 그 중 폴란드 현지 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폴란드에서 18년째 거주하고 있는 개인경험과, 다양한 분야의 현지 기업들을 접촉하며 알게 된 여러 정보들을 종합해 폴란드 취업전략에 대해 몇 가지 조언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폴란드 고용 현황 및 한국 기업들의 투자진출 현항을 잘 분석하자

유럽 대륙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폴란드는2004년 EU 가입 이후 서유럽과 동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이점과 함께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 안정적인 경제상황, 적극적인 정부 지원 등 우호적인 투자 환경으로 중동부 유럽 최대 외국인 투자처로 자리 잡고 있으며, 현재 중동부 유럽 국가 중 한국기업의 투자진출이 가장 활발한 국가이다.

 

과거 20%대에 육박하던 폴란드 국내 실업률은 2004년 EU 가입 이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약 10%대까지 떨어졌다가 2009년 세계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다시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폴란드 국내 소비경제 향상, 수출증가로 인한 산업생산 주문량 증가 등 안정적인 경제 성장에 힘입어 국내 실업률이 2015년 8월을 기점으로 한 자리대로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7% 대의 최근 가장 낮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폴란드 실업률 현황

                                                                                              (단위: %)

자료원: 폴란드 통계청(GUS)

 

폴란드 고용 환경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반면 전문직 분야(예: IT업종, 산업 엔지니어, 기술직 등)뿐만 아니라 단순 근로직(예: 제조, 판매, 서비스 등)까지 대부분의 업종에서 인력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산업 전체에서 임금상승 현상이 보이고 있다. 2017년 폴란드 명목상 임금 상승률은 약 4.3%대, 실질 임금 상승률은 약 3%대로 예상되며, 2018년 실질 임금 상승률은 약 3.3%대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2~2018년 실질 임금상승 동향 비교

                                                                                            (단위: %)

                                                      

                                                                                      자료원: Sedlak & Sedlak 

 

폴란드 현지 기업 생산관리 및 사무직 임금 동향 

직종	직급	월 평균 임금(세전)	월 평균 임금(세후 실수령액)
생산법인 (자동차 부품 업계 최소 3~5년 경력 관리직)	법인장급	약 27,000PLN(약 840만 원)	약 18,884PLN(약 590만 원)
	공장장급	약 20,000PLN(약 620만 원)	약 14,001PLN(약 430만 원)
	과장급	약 15,000PLN(약 470만 원)	약 10,523PLN(약 330만 원)
	대리급	약 10,000PLN(약 310만 원)	약  7,039PLN(약 220만 원)
판매법인 (최소 3~5년 경력 사무직)	법인장급	약 25,000PLN(약 780만 원)	약 17,490PLN(약 550만 원)
	과장급	약 15,000PLN(약 470만 원)	약 10,523PLN(약 330만 원)
	대리급	약 10,000PLN(약 310만 원)	약  7,039PLN(약 220만 원)

주: 위의 표에 기재돼 있는 임금은 경력직 기준이며, 폴란드 국내지역, 직종, 경력, 회사규모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음.

자료원: Salary Report 2017(Hays), Poland Automotive Survey 2017/18

 

한국기업의 주요 폴란드 투자지는 판매법인들이 집중돼 있는 바르샤바(LG전자, 삼성전자, 삼성 R&D,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한국타이어, KT 등)와 제조업 분야 최대 투자지인 서부 브로츠와프(Wrocław) 근교지역(LG 화학, LG 전자, LG Display, 희성전자, 동서전자, 만도 등)에 집중돼 있다. 또한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들은 체코 오스트라바 현대자동차 공장, 슬로바키아 질리나 기아자동차 공장의 1, 2차 벤더로 폴란드에 투자진출하거나, 폴란드 만도공장의 1차 벤더로 투자진출하는 모습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한국기업들은 슬로바키아나 독일로의 육로 물류 이동이 용이한 폴란드 남서쪽 카토비체 근경 중소도시(예: 조리, 글리비체, 자브제, 바으브지흐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진출하고 있다. 최근 LG화학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 투자와 함께 그 협력 업체들의 폴란드 투자진출도 증가하면서 한국인 관리자급 채용 수요가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 폴란드 노동법 및 채용시 유의사항을 숙지하자

폴란드에서는 정규직 근로계약 체결이 가장 보편적인 고용 형태이다. 그러나, 고용주나 회사상황에 따라 2년, 3년 기간의 비정규직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비정규직의 경우, 동일한 고용주와 고용인이 체결한 4번째 비정규직 계약 또는 과거 체결된 비정규직 계약기간이 총 33개월(비정규직 계약전, 3개월 수습직 계약이 맺어진 경우는 총 36개월)을 초과하게 되면, 그 다음에 체결한 계약은 자동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즉, 총 3회의 비정규직 계약체결 횟수 또는 총 33개월간의 계약기간 이라는 조건 중 한 가지만 충족하면 정규직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폴란드 노동법상 연간 평균 20일 또는 26일의 휴가(10년 이상 근무 경력에 따라 다름)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직원에게 주어지며, 출산한 여성직원의 경우 총 52주간의 휴가(산후휴가+부모휴가) 동안 월급의 80%를 받을 수 있는 유급휴가 권리가 부여된다. 또한 폴란드에서의 해고는 법으로 많이 제한돼 있고, 특히 정년 퇴직이 가까운 근로자, 임산부, 육아휴직 중인 자의 해고는 엄격히 법으로 보호돼 있다.

 

폴란드 현지 한국기업이 폴란드 현지인이나 EU회원국 국민을 채용할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한국인을 현지 채용할 경우 반드시 한국인 직원은 노동허가서(work permit) 및 폴란드 거주증을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 노동허가서는  고용주가 발급 신청해야 하며 폴란드내 해당 지자체 단체장(각 주 지방청)에서 발급받아야 한다. 폴란드 현지  최소 5년 이상 연속 근무할 경우, 영주권(EU 체류 장기 거주증)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폴란드에서 발급받은 EU 체류 장기 거주증이 다른 EU 국가에서도 유효한 것은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폴란드뿐만 아니라 유럽에는 공채제도가 없으며 수시 채용공고를 통해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폴란드 폴란드 기업은 현지 채용포털사이트나 헤드헌터를 통해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폴란드 투자진출 한국기업의 한국인 현지채용의 경우, KOTRA 바르샤바 무역관 네이버 채용카페 사이트(http://cafe.naver.com/kotrawarsaw/1601),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월드잡 플러스 사이트(www.worldjob.or.kr) 또는 폴란드 한인회 사이트 구인공고(http://poland.korean.net)란에 채용공고를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수시로 위의 채용 사이트를 조회해볼 것을 권장한다.

 

채용서류 신청 접수 시에는 이력서(폴란드어, 영문), 지원동기를 기재한 커버레터(cover letter), 추천서 등이 제출된다. 일반적으로 폴란드 기업의 채용 시에는 우리나라에서와 같은 자기소개서가 요구되지 않으나, 폴란드 진출 한국기업의 경우 자기소개서가 요구될 수도 있다. 채용절차는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으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한국 및 아시아로 진출 혹은 한국과 비즈니스 파트너쉽을 이루고자 하는 폴란드 및 외국계 기업들의 한국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폴란드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영어 능력이 뛰어난 지원자의 경우 관심 있는 기업의 채용공고 스케줄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현지 취업에 있어 영어토플, 토익시험 등의 성적보다는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영어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의 주재원 파견이 아닌 폴란드 현지채용이라면 한국인이라 할 지라도 주택, 자녀학비, 의료비 지원 등의 혜택을 기대하기는 힘들며, 현지 채용의 업무는 언어소통능력과 업무능력을 감안한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승진에 일부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 임금 또한 폴란드 현지인보다 약간 높은 정도로 적용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여러가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특히, 폴란드는 독일이나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의 국가들보다 임금수준이 훨씬 낮음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 인터뷰

 

<Manpower 폴란드, 리크루팅 업체 담당자>   Q1. 폴란드에서 한국인이 취업하기에 유망한 직종을 꼽는다면? A: 일반적으로 폴란드 국내에서 취업에 유망한 직종은 비즈니스 아웃소싱(금융, 회계, IT 등)서비스, 에너지, 광산업, 자동차 제조업 등 입니다. 솔직히 폴란드에서 학위를 취득하지 않은 한국인이 순수 폴란드 기업에 채용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폴란드에 투자 진출한 한국기업이나, 한국 또는 아시아와 거래 관계가 있는 폴란드 기업에 취업문을 두드려보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폴란드에 투자진출한 한국 자동차 부품 생산의 엔지니어직, 생산 관리직, 한국산 제품 폴란드 판매법인 사무직 등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Q2. 외국인에게, 특히 한국인에게 있어 폴란드에 취업하기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A: 폴란드에 취업하기에 앞서 폴란드에 대한 여러 가지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 중에 본인의 희망과 현실 간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함을 인지하고, 결심이 설 경우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또한, 해외 근무인 만큼 독립적인 성향과 열린 마음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 고객들과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한국산 전자제품 폴란드 판매법인, 인사부 관계자>   Q1. 현지 채용 시 한국인 지원자들이 실제적으로 유의해야 할 사항은 있다면? A: 한국인 채용의 경우, 지원자는 많으나 실제로 채용 면접 시 채용조건(예: 임금, 근무성격 등)이 맞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수도 바르샤바의 경우 대졸 영어가능 사무직 신입의 평균월급이 약 6000~7000즈워티(약 190만~220만 원) 선이며, 이 액수의 약 30~40%는 개인소득세, 사회보장세 등으로 지출되므로, 실수령액은 이보다 훨씬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서유럽에 비해 소득수준이 훨씬 낮은 중동부 유럽 국가의 현지 채용에는 특히 많은 고민이 필요하며, 막연한 동경만으로 폴란드 현지 취업을 접근할 경우, 그 첫 단계부터 큰 장벽에 부딪히게 됨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변화는 위기가 아닌 기회다

현지 채용은 주재원 파견보다 승진이나 임금 면에서 여러 가지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기업 특징인 사생활 존중, 넉넉한 휴가 등 소위 일과 삶의 균형(Work Life Balance)을 좀 더 추구한다면 현지 취업을 추천하고 싶다. 최소 5년 정도의 폴란드 연속 근무의 경우 폴란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영주권 취득 후에는 노동허가서 없이 폴란드 내 어느 기업에서나 취업할 수 있으며 개인사업체 등록도 가능하다. 또한, 폴란드 현지 임금은 한국이나 서유럽보다 낮은 편이나, 물가나 대중교통비 등은 서유럽보다 매우 저렴하다는 점이 폴란드 생활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작은 지방도시 근무의 경우, 사택이나 주거비 지원을 별도로 제공하는 한국기업도 간혹 있으므로, 폴란드 지방소재 한국회사 근무 시 주거비 보조와 관련해 고용주와 협상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자료원: 폴란드 통계청, Sedlak & Sedlak, Salary Report 2017(Hays), Poland Automotive Survey 2017, 인터뷰 및 KOTRA 바르샤바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