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세 도입과 경기 침체에도 증가하는 음료 소비

경기 침체, 설탕세(건강증진부담금)의 도입,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남아공 대형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음료의 구매를 줄이고 있다. 남아공은 지난 2017년 국가적 비만 문제에 대안으로 설탕 함유 음료(Sugar-Sweetened Beverages, SSBs)에 11%의 설탕세를 도입하였고, 그 결과 설탕 함유 음료의 소비는 1년 만에 최대 29% 하락하였다. 그러나, 2024년 3월 현지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데이(BusinessDay)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대형 유통업체가 유통한 음료의 소비는 줄었지만, 소규모 업체에서 유통하는 음료의 소비는 증가하여 전체 음료 시장의 규모는 더욱 성장하였다. 

실제로 신용평가기업 피치솔루션(Fitch Solutions)이 발행한 식품과 음료 리포트에 의하면 2023년 남아공 음료(알코올 음료 제외) 소비는 전년 대비 10.5% 증가하여 759억 랜드에 달했으며, 2024년에는 7.8% 더 증가하여 818억 랜드(약 4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당 리포트는 또한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남아공의 음료 소비가 연평균 8%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남아공 음료(알코올 음료 제외) 시장 규모>

(단위: 십억 랜드, %）

[자료: 피치솔루션]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싶은 남아공 소비자, 제로 탄산 음료 선택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가 실시한 2022년 남아공 음료(알코올음료 제외) 시장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탄산음료가 단연 1위를 차지하였다. 2023년을 기준으로 남아공의 탄산음료 판매량은 약 50억 리터를 달성하며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탄산음료 중에서는 제로(Zero) 음료보다는 일반 탄산음료의 소비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2018년부터 2023년까지의 연평균 판매량 증가율은 제로 음료가 4.0%로 일반 탄산음료에 비해 1.2%p 더 높으며, 2018년부터 2023년까지의 전채 판매량 증가율은 제로 탄산음료가 21.8%로 보통 탄산음료의 판매량 증가율에 비해 7.2%p나 더 높게 나타났다. 

이렇게 제로 음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제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변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 탄산음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인데, 실제로 남아공 SNS에서는 제로 음료를 다이어트 음료라고도 부르며, 보통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건강하지만 맛의 차이는 거의 없어 제로 음료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 제로탄산음료 vs 일반탄산음료 판매량 증가율>

[자료: 유로모니터]

과일/채소를 안 먹는다면 과일 및 채소 주스라도 마신다!

남아공 음료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선호는 제로 음료뿐만 아니라 과일 및 채소 음료 소비에서도 볼 수 있다. 과일 및 채소 주스는 과일이나 채소에서 나오는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 그리고 항산화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과일이나 채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도 과일 및 채소 주스에 함유된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하여 과일 및 채소 주스를 소비한다. 

신용평가기업 피치솔루션(Fitch Solutions)에서 분석한 바에 의하면 앞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음료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카테고리는 과일 및 채소 주스이다. 과일 및 채소 주스 소비 증가율은 탄산음료(제로 음료 포함)와 비슷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3년 매출이 146억 랜드(약 7억 8천만 달러)로 2022년 대비 11.6%의 증가율을 보였고 2028년에는 약 226억 랜드(약 1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총 과일 및 채소 주스 판매>

                                                                                 e/f=BMI estimate(추정)/forcast(예측)

[자료: 피치솔루션]

바쁜 일상에는 기능성 음료 소비로 건강 단속

글로벌 시장 조사 컨설팅 기업인 모더 인텔리젼스(Mordor Intelligence)는 남아공 음료 시장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기능성 음료를 소개했다. 기능성 음료란 신체 조직이나 기능 증진에 도움을 주는 영양성분이나 원재료가 함유된 음료를 말한다. 기능성 음료의 종류에는 빠르게 소화를 도와주는 프로바이오틱 음료, 에너지를 올려주는 에너지 음료, 운동 후 빠른 수분 섭취에 좋은 스포츠음료, 바쁜 일상으로 챙겨 먹지 못하는 여러 영양소가 풍부히 들어간 식물성 우유 그리고 디톡스, 장 건강, 감기, 면역력 등 제품마다 구체적인 건강 고민을 타겟팅한 과일 및 채소 농축액 등이 있다.

<남아공에서 판매되는 대표적인 기능성 음료>

주: 남아공 환율 73.51원/랜드(2024.5.1. 기준)

[자료: Woolworths, Checkers]

기능성 음료에 대한 관심과 소비 증가는 에너지 음료 및 스포츠음료의 판매량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에너지 음료 및 스포츠음료의 매출은 2023년에는 13억3000만 랜드(약 7890만 달러)로 2022년에 비해 26% 증가했다. 2024년에는 14억8000만 랜드(약 8850만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9.86%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에너지 음료와 스포츠음료 브랜드들도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제로 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남아공 에너지 음료 및 스포츠음료 매출>
(단위：US$ 백만)

[자료: Statista]

무알코올·저알코올 주류로 다음날도 건강하게!

피치솔루션(Fitch Solutions)의 202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식품 및 음료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에 관심이 많은 남아공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무알코올·저알코올 음료를 선호하며, 일반 주류를 마시는 경우도 있지만 그 빈도가 훨씬 낮은 편이다. 남아공의 무알코올 맥주 매출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남아공 가정에서의 무알코올 맥주 소비는 2360만 리터로 전년 대비 100만 리터가 증가하였고, 2024년에는 2590만 리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알코올이 함유된 일반 맥주의 매출이 지난 3년간 연평균 2.0%의 증가율을 보이며 다소 정체된 것에 비해 무알코올 맥주 소비는 같은 기간 매년 4.47%씩 증가했다.

<남아공에서 판매되는 주요 저알코올·무알코올 음료>

주: 남아공 환율 73.51원/랜드(2024.5.1. 기준)

[자료: Woolworths, Checkers]

전문가 의견

남아공 대표 유통망 두 곳인 체커스(Checkers)와 울워스(Woolworths)의 샌튼시티(Sandton City)지점 매니저들에게 음료 시장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두 매니저는 다양한 제로 탄산음료가 소개되면서 제로 탄산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확연히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울워스에서는 과일 및 채소 주스 매출이 크게 상승했고, 그중에서도 100% 과일즙을 원료로 하는 주스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이는 100% 과일즙을 원료로 하는 주스가 일반 주스에 비해 영양가가 더 높고, 첨가당과 열량이 더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실제로 울워스 매니저는 소비자들이 주스 성분 라벨을 직접 확인하며 당류가 적게 들어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체커스와 울워스 모두 최근 무알코올 와인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체커스와 울워스 모두 무알코올 와인 중에서도 레드와인의 인기가 많으며, 특히 체커스에서는 자체 생산하는 PB(Private Brand)상품의 무알코올 와인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 또한 체커스는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제로 에너지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각 브랜드의 제로 에너지음료를 이전보다 더 눈에 띄게 진열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울워스의 경우 최근 겨울이 다가오면서 감기 예방이나 면역력 증진에 좋은 과일 및 채소 농축액의 인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사점

남아공의 음료시장은 제로 탄산음료 소비 증가와 과일 및 채소 주스 소비 증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조금이라도 건강한 음료를 소비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실제로 현재 남아공에 진출해 있는 한 국내 기업 또한 “건강”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가 마셨을 때 느끼는 맛은 콜라와 비슷하지만, 카페인이 없고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맛있고 건강한 음료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소비자 반응도 좋은 편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맛 고 건강에도 이점이 있는 음료라는 부분을 강조해 마케팅을 한다면 조금이라도 건강해지고 싶은 남아공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Fitch solutions, Euromonitor, Statista, KOTRA 요하네스버그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