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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들이 유념할 美 고용시장의 변화
  • 트렌드
  • 미국
  •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 2022-10-13
  • 출처 : KOTRA

구인난 지속과 채용 동결 등 상반된 움직임으로 혼란

MZ세대로의 세대교체 속, 고용 및 근무 문화 변화 계속될 전망

코로나19 팬데믹 등장 이후 미국 고용시장은 지금까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팬데믹 초반의 얼어붙은 경제와 실업률 급증, 그 이후 경제 회복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터로 복귀하지 않는 노동 인구와 대 사직 현상(Great Resignation), 경기 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테크 업계의 채용 동결 움직임, 그 와중에도 계속되는 구인난… 지금까지도 구직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혼란을 야기 중인 미국 노동시장엔 여전히 불확실성이 가득해 보인다. 이러한 변화와 혼란의 소용돌이 속, 요즘 미국 사회의 핵심 구성원으로 떠오른 MZ세대만의 노동 가치관이 깊게 자리하는 듯하다. 그들을 필두로 변화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고용시장 분위기와 그에 따라 구인 기업이 염두에 둘만한 사항에 대해 짚어본다.

 

미국 고용시장 분위기

 

팬데믹의 유례없는 영향으로 2020년 한 때 실업률과 구직자 수가 급증한 바 있었으나, 이는 2021년을 거치며 급속도로 곤두박질쳤고 지금까지도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며 고용시장에 여전히 구인난을 야기 중이다. 팬데믹 관련 각종 제한이 완화되며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노동을 공급할 인력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것이다.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도 구인 수요가 구직 수요를 한참이나 웃돌았다.

 

<2022년 7월 기준 미국 비농업 부문 구인 및 채용 건수>

(단위: 천 건)

 

: 계절 조정치를 반영한 수치

[자료: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2022년 7월 기준 계절 조정치를 반영한 미국 전체 비농업 부문의 구인 건수(Job openings)는 약 1124만 건, 채용 건수(Hires)는 약 638만 건으로, 실제 채용되는 건수보다 구인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빈 일자리들이 상당수 채워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같은 시기 실업자 규모 또한 567만 명으로 이 역시 구인 건수를 훨씬 밑돌고 있다. 구인 중인 기업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미국인의 노동 의지는 점차 낮아지는 듯한 양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지원금이나 실업 수당 등이 충분했기 때문에 자녀나 가족을 돌봐야 해서, 혹은 다른 진로를 계획하기 때문 등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게 분석된다.

 

MZ세대가 장악하는 美 기업계, 그에 따라 변화하는 고용시장 및 근무 문화

 

변화된 미국 고용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핵심 구성원인 밀레니얼(Millennial)과 Z세대, 즉 ‘MZ세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들의 일상생활이며 고용시장에서도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소셜미디어’의 존재 역시 빼놓을 수 없겠다. 각종 SNS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일상인 디지털 태생의 Z세대 구성원들은 온라인 및 가상 공간에서의 놀이나 근무 등에도 익숙한 만큼, 요즘 그들의 대표적 SNS ‘틱톡(TikTok)’에서 구인, 구직, 직장 생활, 근무 환경 등과 관련된 내용이 활발히 오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직장 생활 관련 조언과 재택근무에 관한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유명 틱톡 인플루언서 Chase Coleman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이커머스 대표 기업 아마존(Amazon)에서 근무 중인 28세의 직장인 Coleman은 무려 3만8000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화려하거나 특별한 콘텐츠가 아닌, 자신의 재택근무 일상과 직장 생활에 대한 아이디어를 짧게 공유하는 콘텐츠만으로 유명해진 그의 틱톡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게시물이 있다. “MZ세대가 미국 기업계(Corporate America)를 점차 장악해 간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된다”는 문구로 시작하는 해당 포스트에서 Coleman은 지금까지 기업 사회에서 관리자급 포지션을 주로 장악해 왔던 따분한 베이비부머 세대는 곧 회사를 떠나가니, “이제는 MZ세대들이 새로운 기준을 세울 차례”라고 언급했다. MZ세대만의 직장 생활에서는 따분한 기업 용어나 눈치 보는 휴가는 사라지고, 그 대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나 유급 휴가가 남아있지 않더라도 걱정 없이 쉴 수 있는 유연한 근무 환경이 기다린다는 것이다. 무려 77만 뷰를 기록한 이 게시물은 좋아요 8만 개, 댓글 2,700개라는 엄청난 반응을 모으며 MZ세대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직장 생활과 근무에 관한 가치관을 여실히 보여줬다. Coleman은 언론매체 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MZ세대로 완전히 세대교체 된 기업 사회에서는 서로를 좀 더 친절하게 대할 것이며, 각기 다른 배경으로부터 모인 다양한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 전했다.

 

<MZ세대의 직장 근무 가치관을 여실히 보여주는 틱톡 인플루언서 Chase Coleman의 인기 게시물>

 

[자료: Chase Coleman(@thecorporatechase)의 TikTok(https://www.tiktok.com/@thecorporatechase/video/7109496953905483054)]

 

이 게시물과 그 반응들로부터 최근 MZ세대가 직장 생활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뚜렷하게 목격할 수 있다. 재택근무(Work From Home),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 이하 워라밸), 보다 즉각적인 보상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재택근무를 하는 동안 빨래나 청소 등의 간단한 집안일은 물론이고 해야 할 업무도 모두 완수해, 이제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온전한 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반응부터 “주 4일 근무제나 주 6시간 근무제를 희망한다”는 의견까지 종합해 보면, 그들이 추구하는 업무 환경은 ‘업무는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휴식과 삶의 보장은 여유 있고 충분하게’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러한 선호 조건들이 만족되지 않는다면 큰 고민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이른바 ‘직장 전전(Job-hop)’ 현상이 이들 MZ세대에게서 매우 쉽게 목격되는 것 또한 큰 특징이다.

 

‘대 사직’에 뒤이은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현상

 

한편,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너나없이 대거 퇴사하는 일명 ‘대 사직(The Great Resignation)’ 현상도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의 올해 5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5명 중 1명은 향후 1년 안에 이직할 계획을 하고 있으며 35%의 직장인들은 고용주에게 임금 인상을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PwC는 이를 ‘인적 자본 시장에서의 공급망 문제(Supply chain issue in human capital)’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렇게 대 사직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현상이 미국 고용시장을 강타 중이다. 매우 사전적 의미에서 조용한 사직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근로계약으로 정해진 정확한 근무 시간과 업무 내용만을 따르는 근무 행태로, 야근이나 주도적 열정 발휘와 같이 정해진 것 이외에 추가적으로 열심히 일하지 않으며 워라밸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합법적 태만’이라고도 불리며, 한국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 ‘월급 루팡’과도 유사한 의미를 지니는 이 조용한 사직 현상은 최근 SNS에서도 매우 핫한 트렌드로 급부상 중이다.

 

실제로 조용한 사직을 실천한 30세의 전직 교사 Maggie Perkins는 뉴스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열과 성을 다해 올해 최고의 교사상을 받은 선생님과 그렇지 않은 선생님의 급여는 전혀 차이가 없다”고 말하며, “야근이나 추가 업무를 하지 않았고, 수업 시간에 사비를 들이지 않았으며, 학교 부대 행사에도 자원하지 않았다. 그저 학생들을 가르쳤을 뿐인데도, 나는 좋은 선생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조용한 사직을 실천하는 동안 Perkins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과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매우 만족한다고 전했으며, 예전 방식대로 ‘열심히’ 일했다면 분명히 번 아웃(Burn-out)이 찾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다양한 배경이 꼽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한 재택근무의 잔류 효과로 분석하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팬데믹 발 재택근무 상황에서 많은 직장인이 업무와 개인 삶의 영역을 직접 컨트롤해야 했고, 실제로 업무도 생각보다 효율적으로 완수하면서 삶의 질도 높일 수 있었던 그 경험을 통해 적절한 워라밸 추구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바 있다. 이제 워라밸의 추구는 더 이상 ‘요청(Request)’이 아닌 ‘요구(Demand)’가 된 것이다. 한편, 대 사직 현상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현재의 직장에서 옮길 만한 다른 직장을 찾지 못하는 인구도 상당히 많은데 이들이 워라밸을 추구할 차선책으로 택하는 것이 바로 이 조용한 사직의 실천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물론, 워라밸 추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소위 그리 열심히 일하지 않는 자세는 개개인의 커리어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조용한 사직을 실천하면 자연스럽게 업무에 대한 감정적 투자가 사라지게 되고, 그에 따라 업무로부터 얻는 만족감이나 능력 향상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 정해진 업무 외에는 사절하고 워라밸 추구만을 최우선하는 ‘극단적’ 조용한 사직이 강조됐던 초반과는 달리, 요즘은 점차 업무적 만족감이나 보람도 성취하며 개인 삶도 적절히 추구하는 움직임에 더 무게가 실리는 듯하다. 즉 조용한 사직도 ‘적당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것이다.

 

구인 기업과 고용주가 유념할 사항

 

지속되는 구인난, 불안정한 고용시장, 대 사직 현상에 이은 조용한 사직의 열풍까지… 이렇듯 복잡한 최근의 미국 노동시장에서 고용주와 구인 기업들이 신경 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입장에서 이러한 불확실성을 최대한 낮추고 적합한 인재를 구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을까?

 

우선, 고용시장의 중요한 구성원인 구직자와 근로자가 변화한 만큼 고용주와 구인 기업도 변화를 수용해야 하겠다. 팬데믹이 촉발한 근무 행태와 문화의 변화는 앞서 언급했듯이 이제는 거의 당연한 요구사항이 된 만큼 재택근무의 확장이나 보다 유연한 휴가제도의 마련 등은 매우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재택근무가 적합하지 않은 사업장이라면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올해 7월 Fortune Analytics가 250명의 미국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중 대부분인 86%가 ‘미래의 근무 형태는 하이브리드’라고 판단했고 56%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유연한 휴가 제도 역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체 Bloomberg에서는 얼마 전 ‘무제한 유급 휴가제(Unlimited Paid Time Off)’에 관해 다룬 바 있는데, 이미 미국 주요 기업 10개 중 1개가 이를 실행 중이며 기업 측면에서도 채용과 인력 유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미사용 유급휴가 보상에 따른 비용 절감이나 HR 인력의 업무 경감 등 생각보다 다양한 이점이 있다.

 

고용주의 입장에서 직원들과 유연한 소통 문화를 구축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겠다. 직장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의견이나 불만 혹은 희망 사항 등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직원들의 만족도 역시 높을 것이며, 이는 자연스럽게 인력 유지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진심이 통하는 대화는 직원 개개인뿐 아니라 기업에도 서로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자료: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Yahoo News, Fortune, PwC, CNBC, Fortune Analytics, Liz Kislik Associates,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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