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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기업들은 어떻게 제재에 대응하고 있을까
  • 경제·무역
  • 러시아연방
  • 블라디보스톡무역관
  • 2022-06-03
  • 출처 : KOTRA

제제 영향 기업의 77%가 현 상황 적응 중

금융, 물류, 파트너 확보 쉽지 않지만 해결 가능한 수준

지난 527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위치한 연해주 주 정부 청사에서 제6회 국제 수출입의 날 포럼 봄 세션이 개최됐다. 동 포럼은 20185월 발표된 대통령령 ‘2024년까지 러시아연방 발전의 국가적 목표 및 전략적 과제에 부응하기 위해 러시아 기업가 단체의 발제로 개최되기 시작했으며 공산품농산물 수출, 물류, 교역 서비스 관련 정보 교류 및 국제 협력 강화를 위해 매년 봄과 가을, 2차례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제6차 포럼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및 제재 시행 이후 처음 열린 포럼이었는데, 개최 장소가 그전에는 주로 모스크바였던 것과 달리 블라디보스토크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의 주요 의제로서 러시아 동부 지역의 국제 무역과 동아시아 및 동남아 국가와의 협력을 설정하고 개최지를 블라디보스토크로 정했는데, 이는 서방의 제재 상황 하에서 러시아 기업들이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에 얼마나 높은 관심이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행사에는 러시아의 제조·무역·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가, 은행협회상공회의소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여해 각자의 비즈니스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개진했다. 기업들은 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제재로 인해 금융, 물류, 파트너 확보 등 크게 3가지 분야에서의 애로를 주로 토로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상황이 전보다 많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지만 해결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라는 의견이 많았으며 각자 애로를 해결한 방법을 공유하거나 은행, 물류사의 경우 자신들이 제공 가능한 지원책들을 소개하며 현 비즈니스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포럼 개최 사진>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KakaoTalk_20220530_164824341_01.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80pixel, 세로 720pix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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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블라디보스톡 무역관 촬영]

 

이날 행사에서 현지 기업가 등 참석자들이 제시한 제재 상황에서의 주요 애로 및 대응 방안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대금 결제: 거래 은행 및 결제 통화 변경, 가상화폐는 시기 상조

 

지난 3월 이후 러시아 주요 은행들이 SWIFT에서 퇴출당하거나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대금 결제 문제는 러시아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그러나 과거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아직 여러 제약이 있긴 하지만 결제 통화, 거래 은행 변경 등을 통해 수출수입 대금 결제가 가능하다는 게 기업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들은 기존 거래 은행이 제재 대상일 경우, 제재받지 않는 대체 은행(주로 지방, 소형 은행)에 신규로 계좌를 개설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달러 결제가 어려울 경우 위안화 등 대체 통화를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건설자재 수출기업인 T사는 뉴질랜드, 호주 파트너와 달러로 체결한 계약의 경우 이미 선적한 상품에 대해서 아직 수출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태국·베트남·방글라데시 일부 파트너와 체결한 계약의 경우 3주 이내에 위안화로 송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위안화 거래 시 2~3%의 마진율 손실이 있기는 하지만 회사 사정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으며 러시아로 송금이 어려울 경우 베이징에 있는 사무소로도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규 거래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다. 다만 루블화로 결제를 진행할 시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사로 나선 러시아 농업은행 담당자 또한 달러 결제가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위안화 등으로 결제 통화를 변경할 수 있음을 계약서에 명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더불어 해외 은행이 러시아로의 송금을 거절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중국,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에 소재한 사무소 또는 본사가 나서 해당 은행과 접촉, 송금 거절 이유를 확인하고 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현지의 다른 대체 은행을 찾는 업무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기업 담당자들은 해외 파트너의 결제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도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일부 해외 파트너들이 러시아향 송금은 무조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정말로 송금이 불가능한지 거래 은행과 상의하고 제재 대상과의 거래 및 군용 목적 거래가 아님을 충분히 소명하는 등 한 단계씩 협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 제재 하 가상화폐의 국제무역에서의 이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잠시 언급됐다. 러시아 수출수입자협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는 향후 가상화폐 결제 관련 수요 및 잠재성은 있으나 국제적 통용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아직 국가별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통일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2. 신규 협력 파트너 발굴: 유럽 지고 중국·중앙아·UAE·터키 뜨고

 

다수의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활동을 중단하면서 이를 대체할 신규 파트너를 발굴하는 것도 러시아 기업들의 큰 관심사가 되었으며 어떤 국가가 적합한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먼저 지리적 근접성, 문화경제적 유사성이 높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한 포럼 참석자는 최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는데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과 높은 발전 잠재성을 보아 우즈베키스탄 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에 연사로 나선 무역 지원 플랫폼 운영기업의 대표 또한 70여 개사 규모의 사절단을 꾸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방문했다며 이는 최근 러시아의 비즈니스 흐름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우즈베키스탄보다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에 가입한 카자흐스탄과의 협력이 통관, 인증 등 여러 측면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가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기계설비의 경우 기존 유럽 공급처에서 중국 대체 공급처로 그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으며 기계를 포함한 전반적인 제품의 교역에서는 중국을 비롯해 UAE, 터키 등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선사 FESCO의 관계자는 사태 이후 일본 차량 수입이 주춤해진 사이 Cherie 등 중국 자동차 수입이 증가했음을 밝혔으며, 또 다른 연사는 UAE의 정치적 안정성, 터키의 창고 보관 능력이 이들 국가의 장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참고로 현지 언론 RBK에 따르면 20224월 한 달 동안 러시아인들은 터키에 136개의 기업을 설립하며 전 세계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사태 이후 터키와 러시아 간의 경제 협력 확대의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제재 이후 주춤해진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유망 국가에 Trade House를 많이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Trade House는 자국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해외국가에 설립하는 무역조직(회사)으로서 일반적으로 현지 파트너 발굴, 생산 협력, 금융통관보험 지원 등 다양한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이에 대해 일정률의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3. 물류: 내륙운송, 극동항구 등 대체 루트 발굴

 

물류 또한 서방 선사들의 운항 중단 및 일부 구간 적체 우려로 기존 운송 루트 대신 새로운 경로 개척 움직임이 뚜렷하다. 러시아 화학분야 대표 기업인 S사는 새로운 장비 운송 루트를 발굴하고 물류 허브를 조성하는 것이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역 지원 플랫폼 운영기업의 A대표는 현 상황에선 항상 3개의 물류 경로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면 자바이칼스크를 통과하는 경로(만주횡단철도를 언급한 것으로 추정), 몽골을 통과하는 경로(몽골횡단철도로 추정), 우수리스크를 통과하는 도로 운송(트럭킹) 경로 등의 선택지를 염두에 둘 수 있다. 이러한 주장과 유사하게 건설자재 수출기업 T도 기존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을 통해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방글라데시로 수출하던 경로를 이용하는 것이 힘들게 되자 철도 운송 및 블라디보스톡항을 활용하는 대체 경로를 발굴하여 물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수요에 따라 러시아 물류사들도 발 빠르게 대체 루트를 개발하여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러시아 극동 냉장냉동 컨테이너 운송업체인 D사 대표는 최근 구축한 3개의 대체 물류 루트에 대해 소개했다. 첫 번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중국 훈춘 철도 노선으로, 이 회사는 최근 유럽으로 수출이 감소한 명태의 중국으로의 대체 수출이 증가하자 트럭 운송에 비해 국경 통과가 훨씬 신속한 철도 배송 루트를 구축해 운송 시간을 최대 7일에서 만 하루로 단축했다. 두 번째는 터키 이스탄불-러 노보로시스크 해상 운송 노선으로 여름 시즌에 터키의 신선 과일의 러시아로의 운송이 하루 정도 만에 가능해질 예정이다. 세 번째는 러 극동을 경유한 모스크바-베트남 노선으로, 이 회사는 러 서남부를 통한 벨라루스산 육류의 베트남 수출이 어렵게 되자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내륙 운송,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베트남까지 해상운송을 연계한 노선을 구축했으며 총소요기간은 20~25일이 소요된다고 한다.

 

러시아 연방 관세청 Ruslan Davydov 1차장의 언론 인터뷰에서도 최근 물류 루트 변화의 움직임이 잘 드러난다. 그는 최근 북서방향으로의 물류 흐름이 감소한 것을 가장 중요한 점이라며 이는 러시아 선박에 대한 입항 금지 조치와 특정상품 운송을 제외한 러시아 등록 차량의 EU 영토 진입 중단 조치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또한 발트해 연안 국가와 폴란드에서 러시아 화물에 대한 전수 검사 등 인위적 통관 지연이 일어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 동부와 남부 국경, 특히 중국, 카자흐스탄, 코카서스 지역을 통한 국제 운송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지역에서는 최근 검문소, 진입로 등의 인프라 확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도 밝혔다.

 

제재 영향 기업의 77%가 현 상황 적응 중

 

러시아 기업가 권리보호연구소에서 최근 6,003개의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8%가 제재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 중 77.4%는 이미 새로운 상황에 적응했거나 적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11.7%는 제재에 대처하지 못해 폐업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기업인들이 직면한 가장 주요 애로로는 수요 감소(62.2%), 자금 부족(40.7%), 물류난(35.9%), 수입 어려움(26.6%) 등이 있었다. 정부 조치에 대한 평가와 관련한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34.7%가 '당국의 조치가 안정적이며 효과적'이라고 답했고, 56.4%는 미흡, 8.9%'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56.4%)이 어려운 상황을 인정하고 근본적인 변화와 새로운 경제 모델을 창출해아 한다고 답했으며, 반면 '전망이 없다'는 비관적인 답변은 3.8%에 불과했다.

 

시사점

 

러시아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각종 제재로 최근 3개월여간 금융, 물류, 파트너 발굴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 2014년 크림 병합에 따른 서방의 제재 이후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적응했던 것과 유사하게 대응 방안을 마련하면서 점차 상황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드러나듯 절반 이상의 러시아 기업들은 현 상황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러시아만의 새로운 경제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정부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만큼 이에 상응하는 러시아 정부의 향후 대응책 마련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동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이라는 포럼 어젠다에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언급은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행사 개회사에서 극동지역은 전통적으로 한국, 일본, 중국 아시아 3개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다는 언급이 있었으나 이후에는 중국, 베트남 등 대체 시장 발굴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러시아 기업들의 현재 처한 상황이 어떤지, 어떻게 대응해 나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우리 기업의 대러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며 현지 파트너와의 새로운 협력 방안을 모색, 협의해 나가는 데도 참고가 될 것이다.

 


자료: Ria 뉴스, RBC,무역지원플랫폼 D사 홈페이지, 물류기업 D사 홈페이지, importexport.group,  поискслов.рф, KOTRA 블라디보스톡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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