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항과 면세경제의 발전

2021년 11월 10일 하이난성은 2025년까지 글로벌 영향력을 지닌 국제여행소비중심 구축을 핵심목표로 한 “하이난성 14.5 국제여행소비센터 건설규획(海南省“十四五”建设国际旅游消费中心规划)”을 발표했다. 규획은 하이난성 주민들을 위한 생활용품 면세점을 섬 전체에 빠르게 설치하고 영관세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① 이도면세(离岛免税, Offshore Island duty-free), ② 섬주민 생활용품 면세, ③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등 3가지 업종이 병존할 수 있는 면세쇼핑체계를 구축을 통해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이도면세(离岛免税, Offshore Island duty-free)

이도면세는 하이난 자유무역항 구축에 있어 핵심 포인트 중 하나로, 하이난을 떠나서 중국 본토로 가는 내외국인에게 면세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도면세 정책은 2011년 4월 20일부터 실시됐으나 면세상품 종류, 구입횟수, 금액, 수량 등 모든 면에서 제한이 많았기 때문에 산업발전은 매우 더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조정으로 면세 적용범위를 넓혔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2020년 하반기부터 면세경제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하이난성 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연간 이도면세점의 총매출액은 327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127% 증가했다. 이 중 면세판매는 275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104% 증가했으며, 소비자 수는 520만 명으로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2021년 1~3분기 면세판매는 전년대비 118% 증가한 417억 위안으로 전년도 실적을 돌파했다. 면세품 구입한 소비자 수는 730만 3000명으로 116% 증가했고 구입한 물건도 총 3811만 건으로 96% 증가했다.

이렇듯 하이난 면세경제는 폭발적인 성장을 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5월 KPMG와 무디다빗(Moodie Davitt)이 함께 발표한 “글로벌 여행소매 백서(全球旅游零售白皮书)”에서 하이난은 글로벌 최대 여행면세소매시장이 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 하이난 이도면세 소매현황 >

[자료: 하이난성 통계국]

2020년부터 적용된 새로운 정책은 아래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1. 연간 1인당 면세구매액 상한은 10만 위안으로 한다.

2. 면세 적용이 가능한 단일품목 가격 상한(8,000위안)을 철폐한다.

3. 면세가 적용되는 상품종류를 38가지에서 45가지로 확대한다. (휴대폰 등 전자제품과 주류를 포함하고 주류는 1.5L로 제한)

4. 향수는 구입 개수 제한을 폐지하고 화장품은 제한개수 12개에서 30개까지 늘린다.

새로운 정책으로 해외를 나가지 않고도 사치품과 화장품을 면세로 구입할 수 있게 되어 관련 품목의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해외구입(海外购)’ 트렌드가 ‘해남구입(海南购)’으로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 2020년 하이난 이도면세 정책 주요 변화내용 >

[자료: 재정부, 궈신증권경제연구소(国信证券经济研究所)]

이외에도 각종 이도면세에 관한 조치들이 추가적으로 발표되며 면세경제를 더욱 활성화시켰다. 2020년 4월 정부는 하이난 오프라인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섬을 떠난 여행객은 180일 내에 온라인에서 계속 면세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한 번만 하이난을 다녀와도 최소 반년 동안 온라인으로 면세품 구입이 가능해져 소비가 크게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2021년 2월 재정부, 해관총서, 세무총국은 하이난에서 구입한 면세품 수령방식 관한 공고를 발표했다. 섬을 떠나는 여행객은 구입한 면제품을 우편으로 수령할 수 있게 됐고 섬주민은 섬을 떠날 때 구매한 면세품을 돌아오면서 수령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조치로 여행객들은 구매한 면세품을 직접 들고 이동할 필요가 없어져 편의가 증진했고 소비까지도 크게 증가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구매한 면세품을 우편으로 송달하는 모습 >

[자료: 중국신문망]

< 하이난 면세점 리스트 >

<자료: KOTRA 광저우 무역관 정리> 

고급브랜드의 중국진출 확대

연간 1인당 면세 한도액을 최대 10만 위안으로 증액하고 단일 품목의 가격상한을 철폐하면서 고액 제품도 면세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도 하이난 면세점에 다수 입점했으며, 고급 브랜드들도 순차적으로 입점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 브랜드인 레미마르탱은 하이커우시(海口)에 첫 오프라인샵을 오픈했다. 레미마르탱 중화권 대표인 니콜라스 베커스(Nicolas Beckers)는 하이난 자유무역항 설립에 따른 소비 잠재력 및 전략적 의미에 따라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하이커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베인앤컴퍼니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사치품 소매액은 2019년 대비 23% 감소했으나 중국 시장은 3460억 위안으로 오히려 48%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소비의 국내화, 주력 소비자군으로 MZ세대 등장, 디지털화 추세, 하이난 이도면세 등 4가지 요인은 중국의 사치품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분석했고 이에 따라 2025년에는 중국이 전 세계 최대 사치품 시장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Ruder Finn그룹이 발표한 “2021년 중국 사치품보고(China Luxury Forecast 2021)”에 따르면, 중국 내륙소비자들은 해외소비를 대부분 국내로 전환시켰으며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과 더불어 싼야(三亚)가 5대 사치품 쇼핑도시로 거듭났다.

섬 주민 면세

2020년 6월 발표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적 방안(海南自贸港建设总体方案)”에 중요 임무 중 하나로 2025년 전까지 일부 수입상품의 영관세 실시를 명시한바 있다. 섬 주민들이 구매하는 수입상품에 대해 포지티브 리스트로 관리하고 면세구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영관세를 실시하는 품목에 대해 관세와 수입시 증치세(부가가치세) 및 소비세를 모두 면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품목 리스트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이도면세 품목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도면세 품목은 중상위 고급품목 위주라면 섬주민 면세품목은 생활용품 위주로 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하이난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는 2015년 하이커우 종합보세구가 하이난성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종합시험구로 전환되면서 출범했다. 그러나 여러해 동안 발전은 상대적으로 더뎠고 2019년 소매액은 겨우 6163만 위안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러나 2020년 6월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방안 발표 이후 전자상거래도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하이난성 상무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수입액은 5억26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753% 증가했다. 2021년 현재 티몰 글로벌, 카오라(考拉) 해외직구, Top Ideal(卓志集团), 어니언글로벌(洋葱集团) 등 대기업을 포함한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기업 195개사가 하이난 해관에 이미 등록을 마치고 운영 중에 있다.

< 하이난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수입액>

(단위: 만 위안) 

[자료: 하이난성 상무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는 선택할 수 있는 제품 종류도 훨씬 다양하고 집까지 배달도 해준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도면세 대비 혜택은 다소 적은 편이다. 영관세이지만, 수입시 증치세와 소비세는 70%를 적용하고, 매년 1인당 구입한도액은 26,000위안, 단일품목 가격도 5천 위안으로 상한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이도면세가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보다 특히 가격 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도면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최소 한번 하이난을 방문해야 하고, 비행기표 등 증빙제출이 필요하여, 버튼 몇 번만 클릭하면 면세품 구입이 가능한 전자상거래보다 불편한 점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도면세와 전자상거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닌, 두 정책의 장점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 이도면세 및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면세정책의 비교 >

[자료 : 투자하이난(投资海南), 광저우무역관 정리]

시사점

2021년 1월 하이난 정부는 업무보고 중 14.5 규획기간 중 섬 전체 면세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면세 판매액은 2021년 600억 위안, 14.5 기간 동안 3천억 위안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하이난성 서기 선샤오밍(沈晓明)은 더 나아가 2022년에 하이난 이도면세 판매액이 중국인 면세소비총액의 10% 비중(1천억 위안)까지 높아지고, 2030년에는 50%(7~8천억 위안)까지 제고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비록 팬데믹으로 관광업계가 모두 타격을 입었지만,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개방과 면세경제의 발전으로 점차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은 하이난을 새로운 기회의 장소로써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처음 개최됐던 하이난 소비재박람회는 면세경제 발전을 가속화시키는 플랫폼으로서 하이난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우리 기업도 하이난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과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자료 :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 KPMG 중국, 투자하이난(投资海南), 하이난성 통계국, 하이난성 상무청, 광저우무역관 자료 종합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