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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기후변화 대응과 오토바이 규제 정책
  • 통상·규제
  • 베트남
  • 호치민무역관 고우람
  • 2023-10-25
  • 출처 : KOTRA

오토바이 등록대수 6500만 대 이상

탄소제로 정책 및 대중교통 인프라 확대로 오토바이 운행대수 감축 도모

베트남은 오토바이의 나라로 불릴 만큼 오토바이 숫자가 많은데, 베트남 도로와 인도를 보면 오토바이가 없는 곳을 더 찾기 힘들 정도다.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베트남 이미지와 연관된 하나의 상징이자 국민 문화와 생활에 깊이 뿌리내린 필수재가 다. 이로 인해 베트남에는 오토바이 운전자의 편의와 이동경로를 따라 노점상, 길거리 상권 등 오토바이 문화를 중심으로 소비문화가 형성된 경우가 많다. 이처럼 오토바이가 베트남 국민들의 생활에 깊이 뿌리내린 것은 ▲ 베트남의 소득수준에 맞는 오토바이의 ‘합리적인 가격’ ▲ 혼잡한 도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동성’ ▲ 오토바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중교통의 부재’ 등과 같은 이유로 분석된다.


그러나 기후변화 이슈로 베트남의 상징인 오토바이 문화는 베트남 정부에서 개선해야 하는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베트남 내 오토바이로 야기되는 ▲ 복잡한 도로 상황 ▲ 대기오염 문제 ▲ 사고 위험성은 베트남의 교통안전과 환경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최근 ‘교통혼잡 방지를 위한 결의안’을 발표하고 2025년부터 베트남의 5개 직할시* 주요 도심에 오토바이 접근을 불허하는 규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오토바이 문화는 베트남의 독특한 생활 특성이지만, 나라의 경제발전과 대기오염 개선에 큰 장애물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 정부는 오토바이 대수 감축과 운행 제한에 강한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오토바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들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베트남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주*: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 다낭, 껀터

 

<베트남 출근길 도로>

[자료: INSIDE VINA]

 

베트남 오토바이 일반현황


베트남 도로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등록된 오토바이 수는 약 6500만 대를 넘어섰다. 베트남 인구가 약 1억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오토바이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의 국민이 오토바이를 일상적인 교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운행되는 대부분의 오토바이는 내연기관 오토바이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체 오토바이 중 내연기관 오토바이가 99.3%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재 베트남 정부에서 규제 시행을 준비하는 대상은 내연기관 오토바이이기 때문에 규제 시행 시 오토바이 이용자들의 큰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기준 베트남 오토바이 구동방식 비율>

[자료: Statista]

 

앞으로도 베트남의 오토바이 시장은 규제 시행과는 무관하게 매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베트남의 오토바이 판매 대수는 2022년 약 244만 대를 기록했다. 이후 베트남의 오토바이 판매 대수는 연평균 6% 상승해 2027년에는 약 328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의 내연기관 오토바이 규제 시행 예정에도 오토바이 판매 대수가 상승 전망을 보이는 것은 2가지 이유로 ▲ 정부 규제 실효성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 ▲ 내연기관 오토바이 이외에 전기 오토바이의 성장 등으로 분석된다.

 

<2014~2027년 베트남 오토바이 판매 대수 추이>

(단위: 백만 대)

[자료: Statista]


베트남 오토바이 제한의 배경


1) 탄소배출량 제로 실현


베트남은 2021년 11월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 26) 회의에서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 달성 목표를 선언했다. 하지만 약 6500만 대에 이르는 베트남 오토바이는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베트남이 진행 중인 탄소제로 실현에 중대한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베트남은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 차량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2023년 4월 ‘2030년 국가환경보호전략’을 채택했다. 해당 법안에 따라 베트남은 2040년부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의 생산과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는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다. 이같이 베트남의 탄소배출 제로 정책은 베트남 오토바이 규제에 대한 주요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 본문에서 사용한 차량이라는 표현은 내연기관 자동차·오토바이·원동기를 포함함.

 

2) 베트남의 대기질 악화


베트남 오토바이로 인해 발생하는 매연은 다만 탄소배출 제로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같은 매연은 베트남 국민들의 건강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발표된 IQAir 세계 대기질 보고서(World Air Quality Report)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베트남의 대기오염지수(PM2.5*) 국가 평균 농도는 27.2μg/m³**로 이는 전 세계 131개국 중 30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또한, 동남아시아 지역 중 대기오염지수가 높은 도시 순위에 하노이(2위)시와 탄 호아(10위)성이 들어가며,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3번째로 대기오염지수가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베트남의 대기오염지수는 전년대비 10.1% 증가했고 대기질 모니터링 대상 도시도 5개 늘어난 20개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같은 대기질 악화에 베트남의 오토바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국민 건강 및 환경 개선을 위해서 오토바이 운행 수 감축이 필수적으로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 PM2.5: 입자의 지름이 2.5μm(마이크미터) 미만의 초미세먼지

    주**: μg(마이크로그램)/m³: 단위면적당 농도/질량을 나타내는 단위

 

<2021-2022년 베트남 주요 도시의 대기오염지수(PM 2.5)>

(단위: μg/m³)

[자료: IQAir 2022 세계 공기질 보고서, KOTRA 호치민 무역관 가공]

 

오토바이 제한에 따른 대안책


1) 베트남 지하철, 베트남의 새로운 대중교통으로 성공적인 안착


베트남 오토바이 규제를 시행하는 베트남은 대중교통 시스템 개발의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하노이에서 운행되는 지하철 시스템은 오토바이를 이용해 Door-to-Door 형태의 이동 패턴을 보이던 베트남인들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와는 다르게 실적호조를 보이며 이용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지하철 운영사인 하노이메트로(HanoiMetro)가 최근 공시한 상반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약 104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약 9배 증가했다. 또한 베트남 하노이시는 대중교통 시스템의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서 하노이시 관내 모든 버스와 지하철 노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통합패스를 2024년부터 적용할 것으로 밝혔다. 이같은 하노이시의 지하철 시스템의 호조에 따라 2024년 7월 개통 예정인 호찌민시의 지하철 또한 오토바이 운행 규제 조치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 호찌민시는 현재 운행·개통 예정인 노선 이외에도 지하철 시스템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며, 이같은 지하철 시스템이 베트남에 보편화된다면 오토바이 운행 규제에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운행 중인 하노이 지하철 사진>

[자료: VnExpress]

 

전기자전거 시장 성장, 정부 차원 장려책도 시행


전기자전거는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내연기관 오토바이의 대안으로 최근 떠오르는 친환경 교통수단 중 하나이다. 전기자전거는 순수하게 인력을 동력으로 삼는 일반 자전거와는 달리, 전동기의 보조를 받아 운행할 수 있어 장거리를 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전기자전거는 전기 구동방식의 이동수단* 중 가장 탄소배출량이 낮아 베트남 시장에 안착하게 된다면, 베트남의 탄소 제로 정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Statista에 따르면 2023년 자전거 시장** 매출은 2억958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3~2027년 연평균 5.8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주*: 본문에서 언급한 전기 구동 방식의 이동수단은 전기차, 전기버스,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을 포함함.

    주**: 전기자전거만을 단독으로 다룬 베트남 시장 규모 통계가 미비하여 전체 자전거 시장 규모를 통해 전동 자전거 시장규모를 추정함. 해당 통계에서는 “자전거”는 인력 또는 보조 전기 엔진을 동력으로 활용하는 자전거를 가리키며, 전기스쿠터와 모페드(Moped, 50cc 이하 원동기가 장착된 소형 이륜차)는 제외함.

 

<2015~2027년 베트남 국내 자전거 판매량>

(단위: 백만 대)

주: 2023~2027년은 전망치

[자료: Statista, 하노이 무역관 가공]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도 전동자전거의 이점을 대중에게 장려하기 위해 공공자전거(전동자전거 포함) 대여서비스를 개시했다. 베트남의 찌남그룹(Tri Nam Group)은 베트남 인민위원회에 승인을 받아 공공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하노이시(대여소 90개, 자전거 1000대), 호찌민시(대여소 43개, 자전거 500대)에 이어 최근에는 다낭시, 빈딘성, 꾸이년시, 하이퐁시에도 서비스를 개시하며 시민들의 큰 호응을 끌고 있다. 이같은 공공 이동수단의 성장은 베트남의 오토바이 수 감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베트남 공공자전거 사진>

[자료: Giao Duc Thoi Dai]

 

시사점


베트남은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가운데 오토바이 운행 대수 감축이 최우선 과제이다. 이에 베트남은 오토바이 수를 감축하면서도 국민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지하철 시스템 개발, 대체 이동수단 장려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제시되는 대안들은 시작 및 시험 단계에 있어 시민들의 편의성을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의 경우 현재 하노이에서는 2개 노선밖에 운행되지 않으며, 호찌민의 경우에도 1개 노선이 2024년 하반기에야 운행이 가능하다. 또한 공공대여서비스 등도 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수적으로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지하철, 공공대여서비스와 같은 대중교통 시스템이 오토바이를 대신해 베트남에 안착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트남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를 규제하는 것은 국민들의 반발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단계적인 규제 시행과 함께 오토바이 이용 시민들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수렴하는 동시에 다양한 대중교통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자료: 베트남 교통부, Statista, IQAir, Giao Duc Thoi Dai, VnExpress, 하노이메트로(HanoiMetro) 등 KOTRA 하노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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