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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미국 FTA 협상에서 양국이 노리는 것은
- 통상·규제
- 케냐
- 나이로비무역관 윤구
- 2021-03-11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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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냐는 미국 시장 진출 확대, 미국은 아프리카 영향력 확대 노려 -
- FTA 협상의 성패는 바이든 신행정부의 아프리카 정책에 달려 -
케냐-미국 FTA 협상 개요
케냐-미국 FTA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2020년 2월 초 미국을 정상 방문한 케냐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FTA 협상을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2020년 3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품-서비스 교역분야, 투자분야, 지적 재산권 분야 등 협상 대상을 구체화하면서 본격화되었다.
FTA 협상을 통해 케냐는 세번째로 큰 수출국이자 일곱 번째 무역 파트너와 양자 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미국 입장에서 케냐는 아프리카 비산유국 중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다. 케냐-미국 FTA는 미국이 모로코에 이어 아프리카 국가와 두번째로 체결하는 FTA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최초의 국가가 된다.
2020년 7월에 1차 협상, 10월에 2차 협상을 거쳤으나, 바이든 정권 교체로 인해 잠시 중단된 상태로 바이든 정권의 대아프리카 정책에 따라 추후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케냐가 FTA협상에서 노리는 것들
이번 FTA협상에 케냐의 적극적인 동기는 아프리카 성장기회법(Africa Growth Opportunity Act, 이하 AGOA)을 통한 대미 시장 진출 혜택을 장기화하려는 데 있다. 케냐는 AGOA를 통해서 대미 수출의 최대 70% 면세혜택을 보고 있으나, 2025년에 이 협약이 종료된다. 이렇게 될 경우 케냐가 UN 최빈개도국(Least Developed Countries, 이하 LDC)에 해당되지 않는 유일한 동아프리카 국가이기에 특정상품에 적용하는 면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결국 케냐는 2025년에 종료되는 AGOA의 대안으로 미국 시장에 대한 교역확대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케냐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31억 달러), 남아프리카(20억 달러), 앙골라(6억 달러)에 이은 네 번째 수출국이다. 2019년 기준 양국 간 교역은 약 1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케냐는 2016년부터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보이고 있다. 2019년 기준, 케냐의 대미국 수출은 6억7000만 달러, 수입은 4억 달러로 약 2억7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케냐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주요 상품에는 의류, 마카다미아 너트, 티타늄, 커피, 차 및 향신료 등이며, 주요 수입품은 항공기, 플라스틱, 기계 및 밀 등이다.
케냐와 미국 간의 교역 추이
자료: AGOA 홈페이지(www.agoa.info)
품목별 케냐의 대 미국 수출 통계 (2020년)
자료: AGOA 홈페이지 (www.agoa.info)
품목별 케냐의 대미국 수입 통계(2020년)
자료: AGOA 홈페이지(www.agoa.info)
케냐의 협상안 요약
- WTO의 자유무역협정(FTA) 기준을 바탕으로 수혜적이고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 투자 및 경제 관계를 촉진하는 FTA 체결할 것. 이 FTA협상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협정 (GATT) 1994 제24조, 제4부 및 서비스교역에 관한 일반협정(GATS) 제5조와도 일치할 것
- 케냐가 미국의 대아프리카 FTA 협상 최초인 점을 활용하여 미국과의 선점적 혜택을 확보할 것
- FTA 협정이 케냐가 서명하고 비준한 기존의 다자간, 지역 및 양자 무역협정에 대한 케냐의 약속과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보장할 것
- FTA 협정 상 케냐의 핵심 산업 및 농업 부문에 대한 보호장치 및 예외 조항을 확보할 것
- 케냐의 경제 증진을 위해 미국인 직접 투자의 유입을 증가 방향으로 협상할 것
- 일정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시장 접근 확대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
- 세계 보건, 경제 및 사회와 연관되어 발생하는 경제적 기회를 케냐와 인근국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
- 상품 및 서비스의 주변국에 대한 해상, 항공, 육로 교통 요충지로서의 이점을 활용하여 해외투자 유치 기회를 확보 할 것
- 생산-부가가치-환적 등의 단계에서 발생하는 가치 사슬의 최대화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와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 방안을 창출할 것
- 협상의 결과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FTA를 확대하는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양국은 관심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추진현황을 정기적으로 공유할 것
- 협상 후에 케냐가 FTA협상 내용들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 및 역량 강화 지원을 포함할 것
- 협상 결과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상품-서비스 교역, 투자 및 기타 분야에 대해 합의된 순서로 진행되도록 할 것
- 동 FTA 협상을 통해서 추후 케냐 외 모든 동아프리카 국가가 미국과 FTA 협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레임워크를 만들 것
미국이 FTA협상에서 노리는 것들
미국은 2018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언급한 바와 같이, 케냐를 필두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케냐를 비롯한 타 아프리카 국가들과도 협상 가능한 양국 간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모델을 창출할 것, 지역의 경제통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 AGOA가 추구하는 목적에 일치하는 제도 및 규정을 유지 발전시킬 것 등을 협상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의 협상안 요약
- 상품: 케냐와의 공정하고 균형 잡힌 상호 무역을 보장하고, 수출입 허가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독점 등의 잘못된 관행을 규제할 것
- 서비스: 서비스 교류 부분에 대해 공정하고 개방적인 조건을 제공하고 외국 서비스 공급 업체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며 케냐의 규제 절차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한 법적, 제도적 조치 확보
- 위생 및 식물 검역조치(Sanitary and Phytosanitary Measures; SPS): 세계무역기구(WTO)가 규정하는 SPS에 대해 케냐 정부가 정부 차원의 강력 시행 유도
- 관세 및 무역 촉진: WTO가 규정하는 교역 관행 및 통관 절차들의 철저한 이행
- 산지 규정: 미국이나 케냐에서 제조된 제품에 대한 원산지 증빙이 보장되도록 원산지 인증 및 검증을 강화 할 것
. 기술장벽(TBT): WTO가 규정한 기술 표준, 적합성 평가, 투명성 제고 및 관련 기타 영역에 엄격하게 적용
- 규제 관행: 교역 규정의 개발, 구현 및 검토에서 투명성과 책임을 보장 할 것
- 상규제 투명성 및 개방성: 무역 및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 규정 및 절차들을 즉각적으로 공시하고 이에 대한 여론 수집 및 재검토 절차들을 구축할 것
-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차별적 대우 철폐
- 미국의 대케냐 투자에 대해, 모든 분야에 대해서 장벽 철폐 또는 해소
- 지적재산권 보호
- 미국 의약품 및 의료 기기의 케냐 시장에 전면적 개방
- 미국 국영기업(SOE)들에 대한 비차별적 개방
- 원조 지원 시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한 적절한 컨설팅 프로세스 확립
-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공정 경쟁 정책 도출
-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정한 노동 기준을 준수하도록 요구
- 규제를 강화할 수 있는 환경 관련 규정 수립
- 정부의 부정부패를 차단하고 이에 연루된 공직자를 처벌하기 위한 규정 확립 요구
- 미국이 반덤핑(AD), 상계관세(CVD) 및 세이프가드를 포함한 교역법을 적용하도록 권리 확보
- 미국 기업이 케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 할 수 있는 기회 확대
- 중소기업들이 양국의 시장 진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합의
- 효과적이고 시기 적절한 분쟁 해결 메커니즘 구축
- 환율 조작 방지
케냐-미국 FTA 협상의 핵심은 관세 조율
케냐는 그동안 보호무역주의를 완화해 오고 있지만,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민감분야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율을 유지해 왔다. 예를 들어 미국-케냐 교역에 있어서 미국산 기계류와 항공기는 0% 또는 매우 낮은 관세를 적용하고 있지만, 케냐의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평균 20.3%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유제품은 60%, 동물부산물과 곡물류는 각각 25%까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의 의회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대케냐 수입의 80% 이상이 AGOA 또는 일반특혜관세 (GSP)를 통해 무관세 또는 평균 0.1%의 관세 부과로 수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국제유제품협회(IDFA)는 미국 협상팀에 유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저하게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국제비지니스위원회(US Council for International Business, USCIB)도 FTA 협상의 핵심은 양국간 관세 장벽을 완화하는 데 있음을 강조하면서 관세를 좀 더 낮출 것과 현재 케냐가 적용하는 수입신고세(3.5%), 철도개발세(2%) 등을 면제해 주도록 주장하고 있다. 미국상공회의소는 모든 관세를 없애고 공산품과 농산품에 대한 비관세장벽도 철폐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또한 미국화학협회(American Chemistry Council, ACC)는 화학제품(특히 화학원재료)이 미국의 대케냐 수출의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80%가 원자재(Resin)임을 지적하면서 화학제품의 관세를 모두 철폐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케냐 산업부장관은 관세 협의는 포괄적이며 점진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며, 케냐에 유리한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냐-미국 FTA에 대한 케냐 현지 반응은?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 이하 AU)은 ‘미국이 케냐와 합의한 모델을 다른 아프리카에 적용하려고 하는 것은 무리한 시도이며 오히려 아프리카 내 연합을 방해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 아프리카연합 부의장이자 COMESA 초대 의장이었던 에라스투스 무웬차는 “아프리카연합은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보호하기 위해 AU 회원국이 독자적으로 제3국가들과 양자간 통상협정을 추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케냐가 AU 회원국들과 통상 협약을 할 경우 훨씬 더 유리한 입장을 확보할 수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미국과 진행함으로서 AfCFTA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를 난관에 처하게 하고 있다”라고 비난한 바 있다.(자료: https://www.csis.org/analysis/going-solo-what-significance-us-kenya-free-trade-agreement)
이번 FTA 협상은 동아프리카 공동체 (East African Community, 이하 EAC)의 이해관계와도 충돌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케냐 FTA 체결로 인해 경제블록체계가 안정적으로 성숙해지고 있던 EAC의 붕괴를 초래할 수 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EAC에는 역외 공동관세가 합의되어 있는데, EAC 회원국과 합의된 관세를 무시하고 미국과 어떤 수준의 협상을 도출할지 미지수이며, EAC 회원국과의 합의를 무시한 FTA 협상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까지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현지 언론들은 이번 협상에서 서비스, 농업,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 지식, 지적재산 등에 대한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AGOA의 전략적 품목(대표적으로 유제품, 철강 제품, 의약품, 제지류 등)에 대한 관세특혜를 연장하는 등 혜택를 부각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다만, 케냐가 이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현존하는 동아프리카공동체의 역외 관세합의와 유럽연합과 조율된 경제동반자협약(Economic Partnerships Agreement)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 미국의 농산물이 케냐에 자유롭게 진입하는 것을 어떻게 배제시킬 것인가 등의 과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케냐 민간 부문 컨소시엄 (Kenya Private Sector Consortium)도 케냐에서 농업 분야가 GDP의 25%를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미국의 농산물이 현지시장에 저렴하게 진출 가능하게 되어 케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신중하게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FTA 협상의 향후 방향은
케냐-미국 FTA 체결이 성사되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양자 협정 추진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케냐-미국 FTA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정책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향후 추진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언론들은 미국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가 바이든 행정부에 양국 FTA 협상 완료를 촉구한 것으로 보도하면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기후변화 및 이민정책 등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했던 상당수 정책들을 포기하는 상황이라 케냐와의 FTA 체결에 대해서도 미국 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2021년 2월 25일 미국 무역대표부 캐써린 타이 신임 대표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케냐와의 FTA 향후 방향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표로 임명될 경우 현재까지 진행된 사항을 충분히 검토한 이후에 향후 방향을 정하겠다"고 응답하여 바이든 행정부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FTA 정책 방향에 대해 나이로비대학 경제학과 교수에게 유선으로 의견을 문의한 바, “바이든 대통령은 케냐와 아프리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근본적으로 달리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보일 것으로 본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리카 정책이 다시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으며, FTA 역시 케냐 및 아프리카 지역들의 반감이 거센 상황에서 굳이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다자간 무역협상을 선호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자료: AGOA 공식 홈페이지, TRALAC TRADE LAW CENTRE 웹사이트, 현지 주요 언론 관련기사 종합, 인터뷰 및 무역관 자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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