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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일본 미래 성장엔진인 '콘텐츠 산업2.0'의 본격 가동 조짐
- 경제·무역
- 일본
- 나고야무역관 백현수
- 2025-05-09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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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반에 확산되는 IP 기반 비즈니스 모델
콘텐츠·관광·기술 융합을 통한 일본 경제의 구조 혁신
최근 일본 콘텐츠 기업들이 IP(지식재산권)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높은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에서 캐릭터,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통해 다양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산리오, 매출 1400억 엔 돌파… 해외 수요·Z세대 인기 힘입어
헬로 키티로 잘 알려진 일본 캐릭터 기업 산리오가 창립 이래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산리오가 지난 2월 14일 발표한 2024년도(2023.4월~2024.3월) 실적 전망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1405억 엔, 영업이익은 무려 90% 증가한 512억 엔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전망치를 각각 99억 엔, 102억 엔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또, 2024년도 상반기(4~9월)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190억 엔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일본 국내외 수요 확대가 기여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캐릭터 상품 판매와 테마파크 ‘산리오 퓨로랜드’ 실적이 개선됐고, 해외에서는 북미와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라이센스 수익이 증가했다. 2024년은 키티 탄생 50주년으로 대규모 전시와 이벤트가 개최됐으며, 브랜드 가치가 재조명됐다. 산리오는 과거 키티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시나모롤, 쿠로미 등 다양한 캐릭터를 앞세운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쿠로미는 Z세대가 중심되는 틱톡 등에서 ‘역주행’ 인기를 얻으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산리오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산리오의 츠지노 사장은 “과거에는 미국에서 키티 하나로 매출 대부분을 올렸지만, 현재는 시나모롤, 쿠로미 등 다양한 캐릭터가 각자의 팬층을 확보하고 있어 보다 유연한 라이센스 전략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산리오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캐릭터의 인기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산리오는 최근 교육 사업 등 캐릭터 IP 외적인 영역에서도 수익 기반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M&A를 통한 신사업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산리오와 콜라보한 일본의 툴리스 커피>
[자료: 툴리스커피]
건담, 연 매출 1480억 엔 돌파… 반다이 남코의 수익 엔진으로 진화한 ‘초장수 IP’
1979년 첫 방영된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이 반다이남코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며, 2025년도 기준 연매출 1480억 엔(약 13억 달러)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로써 건담은 ‘드래곤볼’(1800억 엔)에 이어 그룹 내 두 번째로 큰 IP로 성장했다. 건담의 저력은 ‘건프라’와 ‘영상 콘텐츠(애니메이션)’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꾸준히 세계관을 확장하고, 세대를 초월한 팬층을 확보해온 데 있다. 초기에는 시청률이 저조했지만, 건프라의 폭발적인 인기로 프랜차이즈의 명맥을 이어갔고, 지금까지 70개 이상의 시리즈 작품이 제작되며 장수 IP로 자리 잡았다.
※ *건프라(Gunpla)*는 '건담'과 '플라스틱 모델(Plastic model)'을 합친 말로, 건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로봇을 조립식 모형으로 구현한 상품군을 말한다.
건프라는 현재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으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전문 매장 ‘건담베이스’를 2027년까지 20곳으로 확대하고, 일본 시즈오카현에서는 신공장을 가동해 생산 능력을 35% 증강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 인기 속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본에서는 건프라 사재기 현상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특히 인기 애니메이션과 연동된 신제품은 제품명이 공개되기도 전에 품절되는 경우가 빈번할 정도로 일본 및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건프라 뿐만 아니라 영상 콘텐츠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익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재 건담 관련 영상 콘텐츠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할리우드 실사 영화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콘텐츠와 상품을 결합한 직접 배급 전략도 추진 중이다. 2025년 1월에 선행 공개된 신작 『기동전사 건담 GQuuuuuuX』는 입소문을 타고 흥행 수익 30억엔을 돌파하며, 시리즈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또한 반다이남코는 2029년 건담 50주년을 앞두고, 매년 신작 애니메이션과 극장판을 선보일 수 있도록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반다이 남코의 건프라>
[자료: 반다이남코]
소니 2024년 순이익 11% 상승, 그 중심엔 ‘콘텐츠’가 있다
2024년 12월 13일, 소니는 2025년 3월기 연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1조8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기존 예상보다 1000억 엔 상향 조정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 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조2000억 엔, 영업이익은 1조3350억 엔으로 각각 1%, 1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승세의 핵심 요인은 전통적인 전자 사업에서 벗어나 콘텐츠 중심의 수익 구조로 전환한 데 있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게임과 음악 등 콘텐츠 사업이 견인하고 있는데, 특히 게임 부문은 가정용 콘솔 ‘플레이스테이션(PS)’의 구독형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 증가한 38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음악 부문 또한 IP(지식재산권) 확보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13% 증가한 3400억 엔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이 같은 성장은 소니의 공격적인 IP 확보 전략과 활발한 M&A 덕분이다. 예컨대, 소니는 2024년 3월 기준 624만 곡의 음악 저작권을 관리하며, 세계 최대 음악 기업 중 하나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약 450만 곡)을 앞질렀다. 또한 미국의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플랫폼 크런치롤(Crunchyroll)을 인수하며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 기반도 강화했다.
현재 콘텐츠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약 10% 수준으로, 넷플릭스(27%), 디즈니(17%) 등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다소 낮지만, 게임·음악·영화 등 주요 콘텐츠 분야의 수익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일본 금융회사 미즈호증권은 2027년 3월까지 게임 부문 이익이 40%, 음악은 20%, 영화는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니가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 유통까지 수직적으로 통합된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이미지 센서,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전자 기술력이 콘텐츠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어, 타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소니는 콘텐츠 사업 강화를 위해 최신 기술을 활용한 제작 인프라 고도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4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기술 박람회 CES에서, 소니는 2D 이미지로부터 3D 컴퓨터 그래픽(CG)을 자동 생성하는 신기술 ‘XYN(진)’을 선보였다. 해당 기술은 실제 사물이나 공간을 카메라로 촬영해 정교한 3DCG로 자동 변환해주는 것으로, 애니메이션과 메타버스 등 차세대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이외에도 크리에이터를 위한 편집 도구 ‘진 모션 스튜디오’, 사용자의 움직임을 가상 캐릭터에 실시간 반영하는 센서 ‘모코피’, 그리고 실제 환경과 CG를 합성해 표현하는 고글형 장치 ‘진 헤드셋’ 등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과 표현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들이 함께 공개됐다. 소니는 이러한 기술들을 자사 애니메이션 및 게임 제작 과정에도 직접 도입할 계획이며, 전자 기술과 창작 도구를 결합해 콘텐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소니가 CES에서 전시한 XYN 헤드셋>
[자료: 소니]
굿즈에서 글로벌 무대까지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일본 버추얼 유튜버 시장
일본의 캐릭터 기반 콘텐츠 산업 중 ‘버추얼 유튜버(V튜버)’로 불리는 디지털 캐릭터 콘텐츠가 기존 영상 스트리밍 중심의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굿즈 제작, 이벤트 개최, 라이선스 사업 등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다각적인 사업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대표적인 운영사로는 커버(Cover)와 에니컬러(ANYCOLOR)를 꼽을 수 있으며, 이 두 기업은 이미 일본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기도 하다. 특히 주식회사 커버의 경우, 작년 주최한 ‘홀로라이브 슈퍼 엑스포 2024'가 이틀간 약 9만 명이 방문한 대형 행사로 기록될 정도로 높은 집객력을 보였으며, 전체 매출 중 약 60%가 굿즈, 라이선스, 그리고 기업 협업(Tie-up)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이는 IP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점차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V튜버 산업은 일본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주식회사 커버는 미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월드투어를 예정하고 있으며, 북미 지역 현지 기업과 협업을 통해 지역 수요에 맞춘 상품 개발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브레이브 그룹(Brave Group)과 같은 신규 운영사들도 미국, 영국, 태국, 중국 등에서 활동 거점을 마련하며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콘텐츠 산업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기술과 연출 기법의 발전을 꼽고 있다. 또한 각 운영사는 팬이 콘텐츠를 자유롭게 2차 창작할 수 있도록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고 있으며, 팬 커뮤니티의 자발적인 확산이 앞으로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V튜버 산업은 단기 유행에 그치지 않고, 일본 캐릭터 산업의 새로운 성장 요소이자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 속 하나의 주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사점
일본의 콘텐츠 산업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캐릭터,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출이 크게 늘고 있으며, 일본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콘텐츠 산업이 일본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고야무역관이 캐릭터 상품 전문점을 운영 중인 B씨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근 캐릭터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었고, 특히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늘어난 것이 체감된다. 최근에는 자신이 원하는 제품이 어느 가게 있는지 SNS나 유튜브에서 확인하고 방문했다는 손님이 많다."라고 언급하였다. 이와 같이 일본의 콘텐츠 산업은 지역 기반 상권에서도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으며, 관광 및 유통 산업과의 연계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수요 증가로 인해 팬층이 확대되고 있으며, 상품 기획이나 매장 운영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자료: 산리오, 반다이남코, 소니 등 기업 홈페이지, KOTRA 나고야무역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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