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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사직 현상이 바꿀 미국 경제와 소비

  • 경제·무역
  • 미국
  • 디트로이트무역관 황주영
  • 2022-05-09

반영구 재택근무 기업 많아지며 소비 트렌드 변화

금리 인상에도 주택 구매 수요 당분간 계속 증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올해 3월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인원은 454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발적 퇴사자 수가 직전 달보다 15만2000명 증가한 반면, 3월 일자리 수 대비 구직자의 비율은 0.5%로 2007년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근무 형태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사직과 이직을 가속화시키며 장기적으로 고용 시장, 경제 흐름, 소비 트렌드의 판도를 바꿔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일자리 수 대비 구직자>

(단위: %)

[자료: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대 사직 현상(Great Resignation)

 

대 사직(Great Resignation) 현상은 앤소니 클로츠 텍사스 A&M대학 경영대학원 교수가 근로자들의 대규모 직장 이탈 현상을 예측해 만든 용어로 지난해 5월부터 각종 기사에 인용되기 시작했다. 대 사직 현상은 근로자들이 퇴사해 노동시장이 움츠러든다는 뜻이 아닌, 대 이직 현상으로 풀이된다. 지금보다 나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이탈 현상이 심화된다는 의미다. 퓨리서치(Pew Research)가 2021년 퇴사 경험이 있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올해 2월 7일부터 13일까지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가장 큰 퇴사 이유는 ‘임금이 낮아서’와 ‘직장 내 승진 기회가 없어서’가 63%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미국 근로자들이 퇴사하는 가장 큰 이유>

[자료: Pew Research(2022.2.)]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인플레이션)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는 미국의 경제 상황은 대 사직, 이직 현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미 노동부에 통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민간 부문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5.6% 상승했다. 팬데믹 이전 임금 상승률이 3%였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오른 수치다. 대 사직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의 구인난도 시작됐다. 직원 채용이 힘들어지자 기업들은 인상된 임금으로 직원을 채용했고 인건비 인상은 결국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올리게 되고 소비자는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바이러스로 인한 중국의 봉쇄 정책, 물류 공급 차질 등의 국제 정세와 맞물려 대 사직 현상은 인플레이션을 가속할 것이라고 미국 경제학자들은 예측한다. 이와 관련, 줄리아 폴락 집리크루터(Zip Recruite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 사직 현상이 계속되면 기업들은 채용을 위해 더 나은 조건으로 임금 인상을 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수요와 공급 격차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구인난-인건비 인상-제품·서비스 가격 인상-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둔화시키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0.5%포인트(통상적 조정 폭 0.25%포인트) 올렸다. 기존 인상폭의 2배를 올린 연준은 향후 이러한 급격한 인상이 몇 차례 더 올 수 있다고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경제 전문 매체들은 연준의 이러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등의 행보에 대해 수십 년만의 가장 공격적인 통화정책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택 시장) 대 사직 현상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이어 주택 시장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추후 인상 가능성 발표에 시장은 FOMO(Fear of missing out/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돼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 현상이 강하게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기지 이자율이 8% 이상까지 오를 것이라는 두려움은 생애 첫 주택구매자들인 바이어들의 집 구매를 부추기며 주택 가격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20 있는 마크 기브(Mark Gibeu)는 5일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같은 마켓을 본 적이 없다. 매물이 나오면 여러 명이 동시에 구매 오퍼를 넣는 멀티플 오퍼는 기본이고 3000스퀘어피트 이상의 큰 집들이 훨씬 빨리 계약되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이 더 오르기 전에 사자는 분위기의 과열이 심한 데 반해 공급이 따라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자재와 물류비 인상으로 신규 주택 건축도 주춤하고 있으며 자재를 좋은 것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 집을 깨끗하게 리모델링한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고용 형태 변화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Pew Research)’가 올해 1월 미국 직장인 58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중 61%가 “사무실 근무가 재개되어도 계속 재택근무를 원한다”고 답했다.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를 경험하며 업무 효율성과 가족과의 시간 등에서 이점을 발견한 사무직 근로자들은 앞으로도 재택근무가 가능하거나 출근과 재택을 하이브리드로 병행할 수 있는 직장을 찾고 있다고 CNN 등 다수의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미국의 대기업 중 보수적인 편에 속하는 자동차 업계도 이를 받아들이는 추세다. GM은 현장에 나오지 않아도 되는 사무직 직원들에게 반영구 재택근무제를 도입했고 지난해부터 유연한 근무 정책(flexible work policy)을 밝힌 포드(Ford)는 연간 최대 30일간 미국 내의 어떤 곳에서든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단기 원격 근무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트위터(Twitter), 스포티파이(Spotify) 등 테크 기업들은 타주의 인재 영입을 손쉽고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재택근무에 오픈된 모습이다.

 

바뀌는 소비 트렌드


#GM에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 B씨는 재택근무가 반영구화되면서 모든 소비를 줄이고 4000스퀘어피트의 대형 하우스로 이사했다. 두 대였던 차도 한 대로 줄였다. 그의 요즘 소비의 80%는 정원 관리 툴이나 가구, 자잘한 리모델링 자재, 건강과 자기 계발 등이다. 


#엔지니어 M씨는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장으로 이직함에 따라 최근 미시간주에서 플로리다주로 이사했다. 그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직 전에는 잦은 출장과 야근으로 아내와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원격으로 근무하며 가족들에게 요리도 해주고 아이와 놀아주며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 만족한다. 출퇴근에 들어가는 유류비를 온라인 강의에 추가시켰으며 주 소비는 집 안의 편의시설 개선과 자기 계발”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코로나19를 경험한 이들에게는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 등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팬데믹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자리 잡게 되었고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사직과 이직은 새로운 옵션이 되면서 소비 트렌드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사점


이제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것 같지만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상, 높은 사직·이직률과 인건비 상승, 원자재 가격 폭등, 물류비 대란 등 기업들에는 안심할 수 없는 복병들이 도처에 깔려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된 미국의 고용지표와 경제 흐름, 소비트렌드를 잘 파악하여 수요를 예측해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M사의 수석이코노미스트 K씨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위기와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는 것은 가능하다. 기업들은 앞으로 심화될 공급망 문제와 원자재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 등에 대비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료: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Pew Research, NYT, WSJ,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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