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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160억 유로 규모의 긴급 대책방안 발표

  • 경제·무역
  • 스페인
  • 마드리드무역관 이성학
  • 2022-04-20

2022년 3월 물가상승률 9.8% 기록

가정 및 기업 대상으로 보조금 지급, 세율 인하, 어음보증 확대 등 다양한 지원 방안 마련

스페인, 1985년 이후 물가상승률 최대치 도달

 

2021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한 달 이상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해지는 가운데 스페인의 물가상승률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의 물가상승률은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급등해 올해 3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9.8%를 기록, 198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월별 물가상승률 추이>

(단위: %)

[자료: 스페인 통계청(INE)]

 

이러한 인플레이션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다. 스페인은 인근 유럽국가에 비해 대러시아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낮은 편이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천연가스의 경우 스페인의 대러시아 수입 비중은 2021년 기준 12.7%로 독일(65.2%)이나 이탈리아(43.3%)에 비해 의존도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스페인의 전력 도매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이베리아 전력거래소(OMIE)에 따르면 스페인 내 평균 전력 도매가격이 2022년 연초 MWh당 124유로 선에서 3월 8일 575유로까지 치솟았으며, 이후 다소 안정을 되찾으며 급등락을 반복한 뒤 4월 12일에는 220유로를 기록했다.

 

<스페인 평균전력도매가격 추이>

(단위: MWh당 유로)


[자료: 이베리아 전력거래소(OMIE)]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스페인의 곡물 수입에 대한 부담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프랑스에 이어 스페인의 제2위 곡류 수입대상국으로, 2021년 기준 스페인의 전체 곡류 수입 중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이 15.7%에 달한다. 특히 해바라기씨유, 옥수수, 밀의 수입 비중은 각각 60%, 30%, 17%로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로 인해 2022년 3월 셋째 주 스페인 내 옥수수 도매가격(Badajoz 시장 기준)은 톤당 412유로로 전년동기대비 67% 증가했으며, 연질밀(Soft Wheat) 도매가격(Burgos 시장 기준)도 같은 기간 70% 늘어났다.

 

스페인 정부, 경기 안정을 위한 긴급대책 발표

 

스페인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22년 3월 29일 국무회의를 통해 160억 유로에 달하는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은 2022년 4월 초부터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자국 기업과 가정의 늘어난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가정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지원방안은 유류비 지원으로, 스페인 정부는 주유소를 통해 유류비 리터당 0.20유로를 보조금 형태로 지원한다. 또한, 작년 가을부터 시행 중이던 전력 관련 각종 세금 인하 정책(부가세 21%→10%, 특별세 5.1%→0.5%, 생산세 7%→0%)이 6월 말까지 연장 적용된다. 그 밖에 해당 기간 중 임시고용해제(ERTE) 제도를 활용 중인 기업의 직원 해고 금지, 주택 임대료 상승폭 최대 2%로 제한, 저소득가정 최저생계비(IMV) 15% 인상과 같은 지원 방안이 제공된다.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는 스페인 신용보증공사(ICO)를 통해 어음보증 지원 예산을 100억 유로 충원하며, 기존 발행된 1000억 유로의 어음보증의 만기를 일시적으로 연장할 방침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농축산 및 어업 종사 기업에 4억3000만 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철강, 화학 등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도 5억 유로의 지원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 밖에 교통 및 물류 종사 업자를 대상으로 총 4.5억 유로의 보조금이 지급(각 차량당 트럭 1250유로, 버스 900유로, 소형 화물차 500유로, 택시 400유로)되며, 분기별로 지급되던 탄화수소세(연료 소비에 대해 부과되는 특별세) 환급을 월별 지급으로 전환한다.

 

그 외에 스페인 정부는 전기세 안정을 위해 EU와 협의를 통해 전기 가격 책정 방식을 한시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이미 작년 가을부터 시행 중인 전기요금 인상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생산기업의 초과 수익을 회수해 전기요금 안정에 사용하는 정책을 6월 말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전망 및 시사점

 

스페인 정부의 이러한 긴급대책 방안 실행으로 스페인의 인플레이션 압박은 부분적으로나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인 경제 분석 기관인 Funcas의 시장 분석 담당자에 따르면, 이번 정부의 긴급대책 효과에 힘입어 올해 스페인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까지 치솟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물가 상승률이 3월 또는 4월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하락세로 접어들어 올해 물가 평균 상승률이 5.8%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긴급대책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이나 침체된 경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엔 다소 부족할 것으로 평가했다. 스페인 증권시장분석기관인 IEB는 정부의 이번 지원 방안이 6월 말에 종료되는 임시 조치이며, 전체 예산 160억 유로 중 100억 유로는 상환이 필요한 어음보증으로 실제 보조금은 60억 유로에 불과해 이번 예산 수준으로 괄목할 만한 경기 부양 효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 화장품 수입상인 A사는 KOTRA 마드리드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긴급대책 시행으로 현지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비 지출 부담이 부분적으로나마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물류비용 상승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인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현지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스페인 중앙은행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스페인 경제 성장을 크게 저해할 것으로 전망해 4월 5일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을 당초 5.4%에서 4.5%로 하향 조정했으며, 2023년 예상 성장률도 3.9%에서 2.9%로 낮췄다.

 

 

자료: 스페인 통계청(INE), 이베리아 전력거래소(OMIE), Funcas, IEB, 스페인 바이어 A사 인터뷰, 현지 언론 등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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