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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 경제·무역
  • 미국
  • 뉴욕무역관 김동그라미
  • 2022-03-04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인플레로 이어지며 저성장 우려

미국 소비자 인플레 압력 체감하겠으나 경기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돼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도 들썩였다. 팬데믹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도 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졌다.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전해진 2월 24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7여 년만에 처음이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도 35% 급등했다. 전 세계 원유의 13%, 천연가스의 17%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가 강화될 경우 에너지 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유가 정보 업체인 가스 버디의 석유 분석 전문가 패트릭 드한은 최근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주 혹은 수개월 내로 미국의 휘발유 가격 갤런 당 4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로 인해 미 전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또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대한 조치로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길이 막힐 경우 미국의 휘발유와 천연가스도 가격 인상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미 에너지 정보국은 지난 2월 8일 발간한 월간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감 고조 영향으로 올해 미국∙글로벌 국제유가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올해 브렌트유 평균가를 배럴당 82.87달러, WTI는 79.35달러로 전월 대비 각각 10.6%와 11.2%씩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한편 미국은 유가 급등 충격에 대비해 동맹국과 공조해 전략적 비축유(SPR) 추가 방출을 검토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SPR 추가 방출 계획 논의가 초기 단계라고 보도했다.

 

공급 부족…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 추이 지켜봐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에너지를 시작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및 식량 공급 문제가 물가 상승을 부추겨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 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원유와 천연가스뿐 아니라 밀∙옥수수 등 농작물 주산지로 주로 중앙아시아와 중동으로 수출한다. 전쟁으로 이들 국가에 농작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글로벌 식량 가격 인상 압박이 더욱 커지게 된다. 또 러시아는 알루미늄과 비료의 원료인 요소와 칼륨의 주요 생산국이며, 우크라이나는 유럽 최대의 우라늄 생산국이자, 티타늄, 망간, 철, 수은 등이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는 곳이다. 경제 자문기업인 RSM US LLP의 조 브루수에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릿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으로 촉발된 공급 충격이 완전히 흡수되지 않았고, 벗어나지 못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발 공급 충격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블룸버그 농산물 현물 가격지수>

 

[자료: Bloomberg]

 

미국은 당장 반도체 부족 현상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네온가스와 팔라듐의 주요 공급처로 꼽힌다. 캘리포니아의 시장조사 업체인 테크셋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네온가스의 대부분을 러시아와 우크라니아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 당시 네온가스 가격이 600%까지 급등한 바 있다. 초정밀 반도체 생산과 자동차 촉매전환장치 제조에 사용되는 금속인 팔라듐은 러시아가 전 세계 수요의 40% 정도를 공급한다. 만약 미국의 대러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조치와 전쟁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반도체 공급난 심화와 함께 관련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백악관은 지난 2월 11일 러시아의 보복성 수출 규제에 대비해 미국 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급망을 다각화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대형 반도체 기업들은 원자재 비축과 공급처 다변화로 현재까지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공급망 교란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2월 24일 보도했다.

 

인플레이션과 저성장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역시나 물가 상승이다. 팬데믹 이후 공급망 대란과 구인난 등으로 크게 오른 물가는 미국 경제 성장의 최대 리스크로 꼽혔다. 지난 1월 미국의 전년 동기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시장전망치(+7.2%)보다 높은 7.5% 상승해 198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가 상승이 미국 가계에 미칠 리플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WSJ의 조지 미쉘 경제 전문기자는 WSJ 머니 브리핑 팟케스트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되면 미국의 가구당 평균 에너지 비용 지출이 지난해보다 750달러 정도 더 늘어나게 된다”며 “에너지 비용 부담은 외식이나 여행 지출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주요인”이라며 “운임 인상에 따른 기업의 제품가격 인상이 예고된다”고 덧붙였다. 2조 달러에 이르는 미국인의 저축규모는 인플레이션 충격의 완충제가 될 수 있겠으나 저소득층 가구는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RSM은 작은 시장충격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10%를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승으로 인해 구의 소비가 감소할 수 있고 이는 경제성장 둔화로 갈 수는 있겠으나,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망 및 시사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물가인상률로 상당한 수준의 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연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어떻게 대응할지 시장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A 금융사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고유가가 부추길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상 속도를 끌어올리는 등 고강도 통화긴축을 단행해야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이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정책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를 상대로 강력한 경제 제재로 압박을 가하고 있고, 공포심리가 확산되고 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대화로 해결될 가능성도 있어 글로벌 경제 영향이 당초 예상했던 우려보다 덜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록다운 이후 빠른 경제 회복세를 이어온 미국 경제에 러시아-우크라이나발 위기는 또 다른 공급망 대란과 물가 상승의 위협요소가 되겠으나 미국 가계의 견조한 재정 건전성이 어느 정도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 역시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수준의 변화라는 반응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정학적 위기가 감지됐고,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의 상승 역시 예견이 되고 있어서 실제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한다. 실제 인터뷰를 했던 대부분의 기업들은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특별한 조치를 취할 단계는 아니라고 답변했다. 현 사태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과 전략 수정이 필요한 때다.

 


자료: 월스트릿저널, 포춘, CBS뉴스, RSM, 블룸버그, J.P.모건, CNBC, 로이터 및 KOTRA 뉴욕 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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