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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 속 프랑스 물류 공급망 현황

  • 경제·무역
  • 프랑스
  • 파리무역관 곽미성
  • 2022-02-14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속되는 공급망 혼란 속 해양 물류 증가

물류대란을 막기 위한 민관의 노력 이어져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물류 공급망 문제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슈 중 하나이다.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UN 총회에서는 하늘길과 바닷길 모두 코로나 사태로 인한 극심한 인력 부족과 엄격한 방역 제재로 인한 인력 이동의 제한 등이 겹치면서 세계 무역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프랑스 역시 해상 물류 병목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물류대란’을 피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스크를 벗고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준비하는 프랑스 및 유럽으로 수출을 이어 나갈 우리 기업들을 위해 프랑스 현지 물류 공급망의 현황을 정리해보자.


 <르아브르 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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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aropa port]

 

프랑스 물류 공급망의 주요 거점 현황


프랑스 내 물류 산업의 거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국제 물류의 관문으로는 북쪽 덩케르크와 르아브르 항구, 남쪽 마르세이유 항구와 파리 샤를드골 공항이 있으며 국내 물류는 남쪽 지중해 라인, 남동쪽 론 강-손 강 라인, 북쪽의 센 강-해협 라인의 세 가지 전략적 축을 기준으로 그 이동망이 형성되어 있다. 이 중 해상 물류가 프랑스 무역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항구는 프랑스 내 물류 체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거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중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화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르아브르 항구는 2021년부터 센 강을 따라 르아브르, 루앙, 파리를 연결하는 물류망을 통합하며 출범한 HAROPA Port라는 이름 하에 운영되고 있다. HAROPA Port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해 이 곳에서 처리한 물류 규모는 8360만 톤을 기록, 2020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특히 컨테이너 이동이 28%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HAROPA 물류 종류별 규모 및 증감률>

바다를 통한 물류 이동량              파리 대도시권역 강을 통한 물류 이동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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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AROPA Port]


현재 르아브르 항구와 관련해서 주시할 부분은 역설적으로 주변 유럽 국가들의 주요 항구들의 상황이다. 사실 르아브르 항구는 지난 해부터 인근 주요 항구인 로테르담과 앤트워프 항구의 포화 상태가 지속되자 비교적 물류 처리 흐름이 원활한 르아브르 항구로 우회한 선박들에 의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었다. 지난해 이런 식으로 우회하여 들어온 선박이 90척에 달할 만큼 HAROPA 측에서는 르아브르 항구의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럽 항구 물류의 35%를 담당하는 로테르담 항구와 27%를 담당하는 앤트워프 항구에 비해 르아브르 항구는 6.7%의 점유율로 그 규모가 작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르아브르 항구가 과연 유럽 해양 물류 시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점유율을 높여나간다 하더라도 과연 지금의 항만 시설만으로 밀려들어오는 물류를 모두 소화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점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


프랑스에서 세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덩케르크 항구는 지난해 4860만 톤의 물류를 소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북부 지역 신문(La voix du Nord)에 따르면 덩케르크 항구는 프랑스 제 일의 광물 및 석탄 수입 항구이며 프랑스 항구 중 철도와의 연결이 가장 잘 되어있는 항구이다. 뿐만 아니라 원전과 메탄 생산 터미널과 인접해있어 유럽 제 일의 에너지 플랫폼이기도 하다. 또한 더 많은 물류 처리를 위해 항구를 확장하는 프로젝트 ‘Cap 2020’의 일환으로 이 곳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2023년까지 1000m, 이후 2027년까지 1000m, 총 2000m를 확장하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프랑스 물류 산업에서 비중이 제일 큰 항구 시설이 늘어나는 물류를 빠르게 처리해나갈 수 있을 지는 여러 크고 작은 장애물로 인해 쉽게 점칠 수 없는 실정이다. 과도한 업무에 대한 항의 및 임금 인상 요구 등을 이유로 덩케르크, 브레스트, 르아브르 항구 노동자들의 파업이 예고되거나 실시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만 보더라도(2월 초에 예정되었던 르아브르 항구 파업은 잠정 연기) 이미 이들 항만 시설의 처리 가능한 업무량에 상당한 부담이 발생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들어 르아브르 항구와 덩케르트 항구에서 연달아 수 톤 이상의 코카인 운반 컨테이너들이 적발되면서 통관 및 물류망으로의 연결 감독 역시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류 처리 시간을 지금보다 단축할 수 있는지 여부 역시 현실적으로 불투명해지고 있다.  


물류 공급망 시장과 관련해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하는 현황으로는 바로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물류 비용 증가이다. 주요 언론 Franceinfo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인터넷 쇼핑 급증으로 인해 기업들은 보다 빠르게 물건을 배송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재편하는데 박차를 가해왔다. 재고를 더 많이 확보하고 대도시 인근, 심지어 도시 내의 소규모 물류 창고를 최대한 찾아내어 활용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물류 창고를 소유한 부동산 기업들의 임대수입이 지난해에만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터넷 상거래의 증가로 인한 동네의 소규모 상권이 위축되었다는 점 역시 대규모 물류창고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Franceinfo는 진단했다. 이처럼 대규모 물류창고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남에 비해 새로운 물류창고의 건설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 역시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가로막는 요소이다. 2021년에 통과된 ‘기후·회복법’에 의해 토지의 인공화 비율에 대한 규제가 시작됨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기존에 개발된 용지를 재활용하지 않고 노지에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이 매우 까다로워졌다. 때문에 지자체별로 대규모 물류창고를 유치하고 싶어도 해당 규제에 발이 묶여 허가를 내어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프랑스 내 물류 비용 상승은 상당히 오랜 기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공급망 개선을 위한 민관의 노력


프랑스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공급망 문제를 다각도에서 대응하고 있다. 먼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다시 끌어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과 반도체, 배터리처럼 그동안 해외 기업 제품에 의존해왔던 핵심 부품의 국내 생산 시설 확충에 집중하여 대외의존도를 낮춰 공급망을 재편하고자 한다. 지난해 율러허미스 신용보험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기업의 56%가 2년 안에 해외 생산 시설을 리쇼어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긴 호흡의 정책 외에도 당장 당면한 물류 공급망 문제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정부의 노력 역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연말 프랑스 경제부, 노동부, 산업부 장관은 다양한 기업 관계자와의 회동을 통해 계속되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기업들의 재고 확보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날 프랑스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공급망 혼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 공공투자은행 Bpifrance를 통헤서 7억 유로 규모의 운영 자금 지원을 제공하고 원래 2021년 12월 말로 예정돼 있던 코로나 피해 기업을 위한 국가 보증 대출 기한을 2022년 6월까지로 연장하기로 하였으며, 최장 10년 동안 상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보장 분담금 분할 납부 기준 완화 등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위의 보고서는 특히 전자기기, 건설, 자동차, 제련 분야에서 공급망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해당 분야의 공급망 확충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와 더불어 공공 및 민간 차원 모두 더욱 많은 물류를 효율적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 항구로 탈바꿈하는데 대규모의 투자가 예고돼 있다. 일간지 레제코(Les Echos)와 라트리뷴(La Tribune)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7년까지 프랑스 전역의 항구 시설에 14억5000만 유로가 투입되어 항구 확장, 최신 설비 확충 및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룰 예정이다. 여기에는 물류 처리량 증대를 위한 시설 확충, 바지선의 이동 방법 개선, 파리 메트로폴리탄 북서쪽 센 강에 들어서는 아쉐르 항구 개발, ‘르아브르 항구 2000’의 확장, 루엉의 라디카텔 터미널의 현대화 등의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다. 

또한 HAROPA의 경우, 2만 40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건조 중인 컨테이너 선박 회사 MSC 등과의 논의를 통해 400m 이상 길이의 초대형 선박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항구 시설을 어떻게 개조할 지 역시 고민 중에 있다. HAROPA의 스테판 레종(Stephane Raison) 대표는 2021년에 HAROPA에 대한 민관투자의 규모가 5000만 유로를 기록했다면 2022년에는 그 10배가 넘는 5억5000만 유로의 투자가 예고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HAROPA에서 진행된 물류 시설 확충 프로젝트 위치 및 규모(평방미터)>

[자료: HAROPA Port]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프랑스의 물류 공급망이 빠른 시일 내에 안정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국내 정책의 부재를 그 배경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로지스틱스 분야 전문가 루께(Rouquet) 교수는 지난 1월 일간지 르몽드(Le Monde)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프랑스 정부가 물류 문제에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에는 국가 물류 정책을 전담하는 기구가 전무하여 항구, 물류창고, 용역 회사 등 물류와 관련된 인프라와 기업에 대한 관리가 경제부, 해양부, 환경부 등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올랑드 전 대통령 정부에서 제시했던 ‘France Logistique 2025’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현 마크롱 정부에서는 통합적인 국가 물류 전략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예로 들며 프랑스 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하며 180만 명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물류 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부족하다며 현실을 꼬집었다.   


물류 산업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이보다 더 넓은 차원의 이슈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일례로 유럽연합 및 프랑스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서 대대적인 물류 공급망의 기술적 개편이 예고되어 있다는 점 역시 앞으로 프랑스 내 물류 공급망 문제에서 반드시 그 추이를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그동안 물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쓰여온 화석연료 모터를 친환경 전기 모터로 교체하여 지속가능한 현대 항구로 탈바꿈하기 위해서 많은 돈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전략 컨설팅 기업의 대표 C씨는 KOTRA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공급망 문제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자재의 원활한 공급망 확보에서부터 제품의 포장 재질 및 재활용 가능 정도 등에 대한 추가적인 환경 규제 도입의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고려해야 하는 매우 까다롭지만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물류 공급망의 안정화는 각 기업별로 최적화된 물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력 외에도 정부 차원의 물류 공급망 인프라 개선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다 특히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운송 산업의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이다. 때문에 프랑스로 수출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 역시 물류망 구축 시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료: 프랑스 환경부(ecologie.gouv.fr), 프랑스 정부(gouvernement.fr), HAROPA Port 사이트, La Tribune, Les Echos 등 KOTRA 파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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