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의 나비효과, 옥수수 가격이 케냐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 경제·무역
- 케냐
- 나이로비무역관 서영상
- 2022-08-05
- 출처 : KOTRA
-
기후변화 및 국제정세 불안에 따라 옥수수 가격 폭등, 케냐 민심 요동쳐
보조금 지급에 의존하던 케냐 정책 개편 불가피...주요 대선후보 농업 정책 대결
케냐인들의 주식인 '우갈리'의 주원료인 옥수수 가루의 가격폭등이 케냐 가정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2021년 세계은행의 거시적 빈곤 전망에 따르면, 케냐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1880만 명의 케냐인이 하루 1.9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으며, 적십자사는 올해 7월, 23개 카운티 400만 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옥수수 가루 소매가가 2kg당 1.73달러인 것을 감안할 때 케냐 국민 대다수가 이를 감당할 수 없고, 심각한 식량난으로 이어져 기본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생활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8월 9일 선거를 앞두고 먹고사는 문제가 케냐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치적 화두로 떠올랐고,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감정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선거전략을 짜고 있다. 하지만, 케냐의 식량난은 내재적 요인보다는 외재적 요인이 더욱 강한 측면이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포퓰리즘과 네거티브 정치로 붉어지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국제정세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꾸준히 상승하여 5월의 7.1%에서 6월에는 58개월 만에 최고치인 7.9%로 상승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최악의 가뭄으로 옥수수 생산량의 감소와 재정 악화에 따른 옥수수 가루 보조금 폐지로 옥수수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8월 대선 두 주요 경쟁자인 윌리엄 루토 부통령과 라일라 오딩가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케냐인들의 주식이며 한국인으로 치면 밥에 해당하는 ’우갈리’>
[자료: Nation Media Group]
케냐 옥수수 생산량이 중요한 이유
옥수수는 케냐의 가정에서 소비하는 음식 칼로리의 총 약 65%를 차지하는 케냐인들의 주식이며, 케냐에서 생산되는 곡물 중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원이다.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옥수수는 케냐 전체 작물 면적의 40%에서 생산된다.
케냐의 식품 공급체계를 위한 케냐 정부의 연간 생산 목표는 4000만 포대(약 360만 톤)이었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인구에 따라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유엔식량계획(WFP)에 따르면 2019년에는 케냐 인구 부양을 위한 옥수수 수요량이 약 5000만 포대를 넘어섰으며, 2025년까지 6000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폭증하는 수요 대비 국내 생산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어 옥수수 생산이 케냐 식량안보의 핵심 아젠다가 되었다.
<연도별 케냐 옥수수 생산량(2017~2021)>
(단위: 포대(80kg), 백만)
[자료: 케냐 통계청]
케냐 농업 부문의 전반적인 성장은 2020년 5.2%에서 2021년 0.1%로 둔화됐다. 전국 각지의 가뭄과 메뚜기 떼 피해로 인해 감소세를 보였으며, 이에 따라 옥수수 생산량은 2020년 4210만 포대에서 2021년 3670만 포대로 12.8% 감소했다.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은 결국 올해 6월 셋째 주 옥수수 가루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2.00 달러 선을 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고, 생계를 유지하려는 대다수의 케냐인들을 기아의 덫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대형 리테일 마트 3군데의 소매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5월 중순에 1.5 달러에 판매되던 2kg SOKO 옥수수 가루는 6월 말 2.08 달러에 판매되며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38.6%의 가격상승을 보여 주었다. 같은 기간 JOGOO브랜드는 2.04달러, Pembe는 2.08달러, Ajab은 2.06 달러에 판매되는 것을 미루어 보아 모든 옥수수 가루 가격이 폭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케냐에서 주로 유통되는 옥수수 가루 브랜드들>
[자료: WhoowmsKenya]
케냐 옥수수 생산량, 왜 감소세인가
지난 4년 동안 케냐 등 동아프리카 지역은 예상치 못한 낮은 강우량을 겪었고, 이로 인해 케냐의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과 흉작으로 인한 농가 소득 감소 등을 겪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기록된 사막 메뚜기 떼의 출몰은 케냐 전체 농경지와 목초지의 약 9.4%와 6.3%가 영향을 받았고 22개 카운티에서 목격될 정도로 국가적인 재난상황이었다. 특히 냔다루아, 무랑가, 엠부, 메루와 같은 케냐에서 생산되는 옥수수 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의 피해는 전체 옥수수 생산량 감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또한, 케냐는 크게 봄과 가을 두 번의 우기에 저장한 농업용수를 바탕으로 농업 활동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부족으로 최악의 가뭄을 기록해 정상적인 농업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케냐 기상청에 따르면, 2022년 3월 1일부터 2022년 5월 20일까지의 누적 강우량은 케냐의 대부분 지역에서 같은기간 1991~2020년 평균의 85%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타나 강, 가리사, 남부 와지르 등 케냐의 곡창지대인 중부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 강우량의 55% 미만을 기록, 절반에 겨우 미치는 강우량을 기록하며 왜 최근 옥수수 생산량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식품 가격 상승에 따라 주요 곡창지대인 Nyeri 지역에서 벌어진 시위>
[자료: Nation Media Group]
옥수수 공급 안정, 국제 공급망으로 해결할 순 없을까
옥수수 가격 폭증과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케냐 정부 또한 동아프리카 공동체(EAC) 지역 밖에서의 수입 여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동아프리카 공동체 내에서 역내 교역을 지향하고, 공동체 내 식량 안보를 위해 지역 생산자를 위해 고안된 50%의 공동 관세는 수입을 통한 문제해결에 첫번째 관문이다. 물론 공동체 가입 국가들은 긴급한 필요가 발생했을 때 해당 품목에 대한 역외 수입 면세를 요구할 수 있지만,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케냐는 농산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이 매우 높은 국가로 특별히 허가된다고 하더라도 국가에 표준화된 규격이 현대화되어 있지 않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며, 토종 품종 보호 및 농업 생태계 보호를 위해 GMO 제품을 전면 금지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소품종 대량생산 품종을 수입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케냐는 10월부터 시작되는 수확기를 앞두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주변국들로부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주변국들은 계속되는 국제분쟁의 여파로 곡물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자국 소비와 동물 사료 제조를 위해 제한된 옥수수만 수출하고 있다. 게다가 케냐는 전통적으로 EAC 역내 교역인 우간다와 탄자니아로부터 옥수수 등 농산품을 수입하고 있었지만, 케냐의 공급 부족에 따른 높은 수요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제 케냐 농업부의 통계에 따르면, 케냐 옥수수 수입의 95%가 우간다, 탄자니아에서 발생하고 있다. 탄자니아에서 옥수수 수입액이 2020년 2억4000만 달러에서 2021년 4억70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옥수수 가격은 지속 증가세였다.
수입을 통해 공급 부족을 해결하려는 정책은 케냐의 옥수수 생산 지역 정치인들이 표심 유지를 위해 정치적으로 악용됨에 따라 여론의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관점도 있다. 케냐 국내총생산의 거의 절반 정도를 농업이 차지하는 것을 미루어 보았을 때, 정치인들이 함부로 수입을 통한 가격 안정 카드를 쉽사리 꺼내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주변국 수입이 결국엔 생산자 가격을 하락시켜 농가 소득을 감소시킬 것이라 주장하며 농민들의 심리를 자극, 결국은 단기 해결책인 보조금 지급 형태의 가격 안정화가 유일한 해결책인 것처럼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케냐 생산 옥수수가루>
[자료: Nairobi News]
옥수수 가격과 선거의 상관 관계
과거 10년의 선거에서 옥수수 가격과 선거 사이에 선거공학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옥수수 가격은 선거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케냐 소비자연맹의 Edwin Wanjawa씨는 나이로비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옥수수 가격은 선거용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히며, “선거 이후에 출범할 새 정부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옥수수 가격 안정을 우선적으로 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선거철마다 옥수수 가격의 통계를 본다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옥수수 가루 파동이 대외적인 상황에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실제로 옥수수 가격을 분석해본 결과 선거와 옥수수 가격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2013년 대선 몇 달 전인 2012년 7월, 옥수수 가루 한 봉지(2kg)의 가격이 70센트에서 1.3달러로 치솟았고 대권 주자들은 앞다퉈 정책을 발표했다. 이후 새 정부가 2013년 3월 출범하자마자 가격 안정화를 제1정책으로 내세워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현 정권의 재선을 3개월 앞둔 2017년 5월에 옥수수 가루 가격이 전례 없이 높은 1.89달러까지 치솟고 민심이 악화되자, 대선을 3주 앞둔 7월 21일에 우후루 현 대통령은 옥수수 가루 가격을 일괄적으로 1달러로 낮추라는 지시를 내려 재정을 투입하였고, 옥수수 가루 가격 안정을 통해 회복한 민심을 바탕으로 접전 끝에 재선에 성공하였다.
케냐 재무부는 수입 옥수수에 대한 철도 개발 부담금(RDL)과 수입 신고 수수료(IDF)를 철폐해 인근국으로부터 대량 수입을 용인하고, 1.83달러에 달했던 가격에 절반가량을 보조비로 옥수수 납품업체에 제공, 가격을 절반가량으로 낮춤으로써 옥수수 가격을 안정시켰다. 케냐 정부는 이 기간 옥수수 가격 안정에 6000만 달러를 투입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정권교체가 예정돼 있는 8월 대선에서 옥수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자 케냐 정부는 지난 선거들과 마찬가지로 약 8000만 달러를 투입해 옥수수 가격 안정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과거의 사례를 분석해 보았을 때 정권교체 대선과 재선 시기에 재정투입 시기 조정으로 수혜자가 있었던 점, 옥수수 가격 상승이 선거철에만 유독 이슈화되는 점, 옥수수 가격에 따라 민심이 크게 동요하는 점은 옥수수 가루 정책에 정치적인 역학 관계 혼재한다는 해석 여지를 줄 수 있다.
<식품 가격 안정을 위해 정치권의 개입을 요구하는 시민들>
[자료: Business Daily]
옥수수 가격 상승이 2022 대선에 미치는 영향
2022년 케냐 대선과 옥수수 가격의 연동성은 과거 내재적인 원인에서 왔던 것과는 다르게 외부적 충격에 따라 옥수수 공급 부족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과거의 상관관계를 현재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존재한다. 하지만, 유력 대권주자인 루토 부통령과 라일라 야당 대표는 옥수수 가격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선거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과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주로 자극적인 네거티브와 부족 간의 정치로 승부하는 케냐의 선거에서 정책 대결이 발생하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현 부통령인 루토는 부통령 지위를 내세우며 보조금 재지급과 옥수수 가루 공급망의 대대적인 조사, 농민 소득 증대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루토는 농민들에게 운영 자본을 지급해 농가 소득 보장을 지원하고, 기존 수입 의존도의 30%를 감축하고 생산 품종을 다각화하여 농가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주요 곡창지대이면서 캐스팅보트인 중부지대를 겨냥한 정책이라는 평이 중론이다.
야당 대표이자 유력 대선후보인 라일라는 식량 부족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 농업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보조금으로는 유통구조 개선 및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수 없음을 지적하며 식품 가격 모니터링 및 관행 개선, 농기계 대대적 도입 및 수확 후 처리, 포장, 운송 현대화로 농작물 생산 증가와 중도 손실률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통령이자 부패 의혹이 있는 루토 진영과 차별화된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기 위한 선거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차범위 내 접전 상태인 2022 대선 현황>
[자료: Nation Media Group]
양측의 지지율이 접전의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민생 경제에 가장 민감한 옥수수 가격의 상승이 그간 선거전략으로 사용됐던 양상과는 다르게 외부 충격에서 발생하게 되면서 두 후보는 앞다투어 관련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양 후보 모두 기후변화 및 국제정세 불안정에 따라 발생한 옥수수 공급 부족 현상을 각 진영의 논리에 맞게 해석하고 있으며, 보조금 정책만으로 현 상황을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옥수수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은 아이러니하게도 두 후보의 선거 진영의 정책대결을 촉진시켜 보다 선진적인 선거 운동의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케냐 민생경제의 연착륙을 위해 두 후보가 제시한 정책은 기후변화에 따른 옥수수 부족 현상을 당장 해결해주리라 전망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다만, 두 대선 후보 어느 쪽이 당선되더라도 식량 안보를 위해 농업 현대화가 주요 국정 현안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눈여겨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자료: Nation Media, Business Daily, Nairobi news, Whoomws, 케냐 통계청, 케냐 농림부, 케냐 소비자연맹, KOTRA 나이로비 무역관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KOTRA의 저작물인 (기후변화의 나비효과, 옥수수 가격이 케냐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1
술 안 마시는 술집 '스마도리 바(BAR)'가 일본에 등장
일본 2022-08-05
-
2
현지 바이어가 말하는 카타르 화장품시장 진출전략
카타르 2022-08-05
-
3
전기차의 인기에 주목받는 중국 인광석 현황
중국 2022-08-08
-
4
2022 인도 완구산업 정보
인도 2022-08-05
-
5
독일 연방정부 전기차 보조금 삭감안 발표, 무엇이 달라지나?
독일 2022-08-04
-
6
뜨거운 IT 취업시장, 캐나다 디자이너를 통해 보는 취업전략
캐나다 2022-08-08
-
1
2021년 케냐 철강산업 정보
케냐 2021-10-12
-
2
2021년 케냐 산업 개관
케냐 2021-10-12
-
3
2021년 케냐 전력산업 정보
케냐 2021-10-12
-
4
2021년 케냐 건설산업 정보
케냐 2021-10-08
-
5
2021년 케냐 섬유 의류 산업 정보
케냐 2021-09-29
-
6
케냐 철강산업 동향
케냐 202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