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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를 뚫은 일본 히트상품의 두 가지 공통법칙
  • 트렌드
  • 일본
  • 도쿄무역관 하세가와요시유키
  • 2022-06-17
  • 출처 : KOTRA

돈키호테가 출시한 스마트TV의 대박 비결은?

히트 상품에 꼭 첨단기술과 거액의 광고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일본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일본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첨단 기술이나 거액의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일본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히트 상품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본고에서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낸 일본의 히트 상 사례 세 가지를 소개하며이들 상품에 공통으로 적용된 '히트 법칙'을 찾아 보고자 한다.


사례1. 지상파 방송 수신이 불가한 TV 출시로 대박을 터뜨린 돈키호테 


한국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일본의 대형 할인매장 '돈키호테' ', , , 돈키, 돈키호테, 볼륨 만점, 최저가 정글'이라는 경쾌한 로고 송과 큼직큼직한 느낌의 매장 디자인, 아기자기한 POP카드 상징되는 일본의 유명 할인매장이다. 돈키호테는 창사 이래 32 연속 플러스 매출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알짜 우량 기업이다(정확히 말하면, 돈키호테의 운영사인 주식회사 퍼시픽 인터내셔널 HD: PPIH).


돈키호테는 2021년 지난해  자사 오리지널 브랜드 TV 출시했는데불과 만에 초기 생산 분량 6000대가 전량 매진 일본 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돈키호테는 소비자들의 추가 판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6000대를 추가 생산해 올해 2022년 2 중순부터 추가 판매를 개시했다. 일반 판매되는 유명 내셔널 브랜드(NB) 라인업이 즐비한 TV시장에서 유독 돈키호테의 PB 제품 TV 이렇게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이유는 무엇일까?


돈키호테에서 출시한 TV제품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외관은 일반적인 TV와 전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디자인으로, 내부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탑재해 인터넷 동영상 시청이 가능하다. 가격은 42인치 모델이 32780, 24인치 모델이 21780엔으로 저가라인 제품이다.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대가 저렴하다는 것 외에 특별한 게 없어 보이는 이 제품이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비결은 뭘까? 


그것은 바로 TV튜너가 달려있지 않다는 점이다. 즉, TV 튜너가 내장 있지 않기 때문에 '공영방송인 NHK 수신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TV'라는 점이 다른 TV제품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일본에서는 방송법 64조에 따라 NHK 방송을 수신할 있는 수신장비, 즉 TV 튜너가 장착 있는 TV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NHK 수신료를 납부해야만 한다. 설령 TV 전혀 보지 않는다 해도 TV가 집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예외 없이 연간 26000 정도의 수신료(위성방송 계약 각종 할인을 적용하지 않은 기준의 금액) 지불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처럼 튜너 없는 TV 인기를 끌게 배경에는 일본 젊은 세대들의 'TV 이탈' 현상이 존재한다. 한국의 MZ세대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젊은 층도 TV 자체를 시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청년층 1 세대 중에는 TV 자체가 집에 없 경우도 흔하다. 수십  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는 가정 내에 TV가 없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TV는 일본인의 필수 가전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비롯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격히 보급되면서 일본에서도 TV 대신 인터넷 동영상을 시청하는 젊은 층이 급격히 늘어났다.

 

돈키호테에서 판매하는 'TV튜너 없는 TV'는 지상파 방송을 수신할 수 없으므로 터넷 동영상만 시청할 수 있지만, 지상파 방송 수신 기능을 아예 배제한 만큼 동일 스펙의 중국 브랜드 TV보다도 1만 이상 저렴한 가격을 실현했다. 게다가 보지도 않는 NHK 수신료를 합법적으로 면제받을 있게 됨으로써 일본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지를 받게 된 것이.

 

<돈키호테의 PB '정열가격' 브랜드로 출시된 TV튜너 미탑재 스마트 TV>

[자료:  퍼시픽 인터네셔널 HD]

 

사례2. 고령자를 위한 '걸쭉함'을 첨가한 음료 자판기 


일본은 전국 어딜 가나 자판기를 쉽게 찾아  있는 '자판기 천국'이다. 일본 자동판매 시스템 기계공업회(JVMA)에서 조사한 2020년 기준 일본 국내 자판기 설치 대수는 약 404만 대로, 절대량으로는 미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 2위이며인구 대비로는 세계 1위다. 또한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냉· 음료 자판기가 각각 별도로 설치되는데, 일본의 경우 단일 자판기에서 제공이 가능한 점 등 자판기 관련 기술력도 돋보인다.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로 정상 영업이 어려워진 외식업계에서 평소에 매장에서 제공하던 요리를 자판기를 통해 판매해 활로를 모색 중이라는 뉴스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최근 일본 자판기 업계에서 음료수에 걸쭉한 식감을 추가하는 기능을 보유한 자판기가 큰 주목을 끌고 있다. 해당 자판기는  타입의 자판기 등을 취급하는 일본의 자판기 제조사 APEX 2018년에 개발한 제품이다. 걸쭉한 형태의 음료를 판매하는 이유는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 고령자가 목숨을 잃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오연 폐렴을 막기 위해서다음료에 걸쭉한 식감을 첨가해 목넘김을 천천히 함으로써 음료가 기도로 잘못 넘어갈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기존에 요양시설 및 의료 현장에서는 고령자의 오연성 폐렴 방지를 위해 직원들이 음료에 걸쭉한 식감을 첨가하는 프로세스를 매번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했는데제한된 시간 내에 많은 양을 제조해야 해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었 점에 착안한 APEX사 2018 의료·돌봄 시설에 서버 타입과 급탕기 타입의  종류의 걸쭉한 식감을 첨가하는 조리기기를 제공하기 시작했고이것이 걸쭉한 식감을 첨가하는 자판기의 개발로 이어졌다.


해당 자판기는 현재까지 일본 구갠 백화점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일본 전국의 대형 집객 시설에  200대가 설치됐으며, 늘어가는 고령인구에 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APEX 걸쭉함 자판기( 타입)>

원두 커피코코아말차 라떼  음료 종류도 풍부하다걸쭉함 농도는 3단계로 조절 가능(걸쭉함을 추가하지 않는 것도 가능)

     

[자료: APEX]


사례3.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은 오므론의 음파 통신 체온계

 

마지막으로 소개할 제품은 오므론 헬스케어의 체온계 '검온군(けんおんくん)'이다. 2021 3 출시된 체온계는 불과 9개월 만에 30 이상 팔리는 히트를 기록했다. '검온군' 측정한 체온 데이터를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전송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데, 타사의 유사 제품과 달리 체온계 본체와 스마트폰 간 통신 방식으로 블루투스가 아닌 음파 통신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오므론 관계자는 블루투스 대신 음파 통신 방식을 채택한 이유에 대해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효율적으로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


블루투스 통신 방식을 사용하면 체온계 자체에 블루투스 칩을 추가해야 하므로 필연적으로 제품 개발 기간이 길어진다. 오므론은 되도록 기존 제품의 형태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개발 기간과 검사 프로세스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기존 체온계 제품에는 체온을 측정하면 '삐삑'하는 소리가 울리는 기능이 장착 있었는데, ' 음파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할 수 없을까'라는 발상에서 '음파 통신'이라는 기술 개발로 이어졌다.


'검온군'은 기존 제품과 구조 및 형태가 동일하기 때문에 의료기기 인증 심사 등의 까다로운 절차를 단축할 수 있어 개발 기간을 기존에 비해 3분의 2 줄일 수 있었고공장 양산체제 구축도 용이해 납기도 단축할 수 있었다. 또한 블루투스는 페어링을 설정·해제하는 과정이 번거로워 불편하다는 소비자의 불만도 있었던 만큼, 음파 통신은 페어링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얻었다. 오므론은 기존의 제품의 특징을 응용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신제품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만족까지 이끌어내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오므론 음파통신 체온계 MC-6800B '검온군'(시장 판매가격 3,135)>

[자료: 오므론 헬스케어]

 

시사점


지금까지 코로나 사태에 따른 불경기를 극복해낸 일본 기업의 히트상품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들 사례에서 공통되는 '히트 법칙'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히트 법칙은 '소비자의 니즈는 의외로 명확하며 가까이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마케팅 업계에서 '고객의 잠재된 니즈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고객의 행동이나 심층 심리를 굳이 파고들지 않아도 니즈는 의외로 명확하고 가까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번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고령자가 액체를 잘못 삼켜 기도로 넘어가는 일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음료에 걸쭉한 식감을 첨가하는 아이디어는 이미 예전부터 존재했다. NHK 수신료에 대한 고질적 불만과 청년층의 TV 이탈 현상도 일본의 다수 언론에서 수없이 다뤄온 주제다이처럼 히트 상품을 낳는 핵심 요인은 사실은 우리의 일상 주위에 얼마든지 널려 있으나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치거나, 인지하고 있다고 해도 실제로 니즈를 반영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지 않았을 뿐이다'NHK를 시청하지 않아도 NHK 수신료를 내야 하는 불합리함'을 일본 거주자라면 지극히 당연한 일로 여기지만 사실은 TV에서 튜너를 빼는 것만으로 수신료를 내야 할 의무로부터 해방되는 것처럼,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불편함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시장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두 번째 히트 법칙 '시장에 재빨리 제품을 선보이고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이번 히트 상품의 사례를 통해 빠른 시장 테스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처한 시장 환경과 제약에 지배된 나머지 전례와 고정관념에 매몰돼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조직 체계가 수직적·폐쇄적이고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이러한 함정에 빠지기 쉽. 오므론의 체온계 사례를 빌려 설명하자면, 하드웨어와 앱을 연결하는 통신 수단은 당연히 '블루투스'라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다거나 신제품 개발 시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필요 없는 기능 개발과 디자인 쇄신에 맹목적으로 집착하고 있지 않은지, 인증이나 양산체제 구축에 불필요한 시간을 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신제품 개발에서 새로운 기능 추가 및 디자인 쇄신은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시장의 수요에 대응해 적시에 충분한 물량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 공정의 효율화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돈키호테의 사례처럼 NHK 수신료를 합법적으로 면제 받을 수 있는 TV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상황임에도 대형 가전 메이커들이 해당 시장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 설명한 가에츠 대학의 다카하시 요이치 교수( 일본 여)의 발언을 소개하겠다.

"TV 튜너 미탑재 TV를 생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간단한 일이고 소비자 니즈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대형 가전 메이커 입장에서는 오랜 협력 관계에 있는 TV 방송국 측의 반발을 우려해 인터넷 전용 TV 제조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돈키호테는 그 틈새를 파고들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시장에 출시함으로써 시장의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여러모로 제약이 많은 대형 가전 메이커들은 선뜻 나설 수 없는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어 히트 상품을 탄생시킨 이번 돈키호테의 도전적 시도는 한국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참고할 만한 사례다. 본고에서 다룬 세 가지 사례 모두 고도의 첨단 기술이나 막대한 광고·마케팅 비용 투입이 히트 상품의 필요 조건이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상태 등 통제 불가능한 대외 경제환경 요인이나 리소스 부족에 좌절하기보다는 시장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과 불만에 집중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자료: APEX, 퍼시픽 인터내셔널 HD, 돈키호테 홈페이지, 오므론 헬스케어 홈페이지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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