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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분유 부족 대란

  • 트렌드
  • 미국
  • 디트로이트무역관 황주영
  • 2022-05-23

코로나19, 분유 리콜, 공장 폐쇄 연쇄 작용 원인

다급한 FDA, 일시적 분유 수입 규제 완화 발표

미국 내 분유 부족 사태가 점차 심화되며 이 여파가 장차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 농무부는 15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공급망 문제로 조제분유 부족이 발생했음을 인정하고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18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분유 수입을 위해 국방물자조달법(DPA)를 발동해 정부 차원에서 여러 제조업체와 협력해 분유 제조업체에 원료를 우선 보급해 생산을 늘리고 군은 전세기를 투입해 해외에서 분유를 긴급 수송하는 등 수 주 안에 최대한 더 많은 분유들이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품 관련 데이터 기업 데이타셈블리(Datasembly)에 따르면, 5월 초 미국 내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분유의 43%가 품절됐다. 특히, 아이오와주, 노스다코타주, 미주리주, 유타주, 텍사스주 등의 품귀 현상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짜 웹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분유 사기 피해도 증가하고 있어 공정거래개선협회(Better Business Bureau)는 소비자들에게 이를 경고하고 신고를 장려하고 있을 정도다. 이와 관련, 미국 의료진들은 모유와 성분이 비슷한 분유에는 신생아의 뇌 발달, 발육에 관여하는 필수 영양소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분유 수급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타주의 한 소매점 분유 판매대에 제품이 비어있는 모습>

[자료: abc뉴스 화면 캡쳐]
 

분유 대란 원인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시점부터 분유 수요는 증가하기 시작했다. 미국인들은 바이러스 감염 경로 차단을 위해 식료품점 방문 횟수를 줄이며 유통기한이 긴 식품과 물품들을 한 번에 대량 구매해 집에 쌓아두기 시작했고 특히, 파우더로 된 분유는 장기간 보관이 용이해 엄마들의 필수 저장 품목이 됐다. 이에 더해 지난 2월 미국 최대 분유 제조업체인 애보트 라보라토리즈(Abbot Laboratories)사 분유 리콜 사태가 발생하며 미시간주 스터지스 공장이 폐쇄된 것이 촉매제가 됐다. 당시 미 식품의약국(FDA)은 애보트사의 분유를 먹은 영유아 2명이 사망, 4명이 입원했다고 밝히며 애보트사의 시밀락·엘리멘텀·엘러케어 등 3개 제품을 대규모로 리콜했다. 


분유 제조업체들의 독점 문제도 원인으로 지목되며 반독점 규제 정책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미국의 분유 시장은 애보트 라보라토리즈(Abbot Laboratories)사가 지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BIS World에 따르면, 애보트사가 48.1%, 메드 존슨(Mead Johnson) 20%, 페리고(Perrigo) 11.6%, 네슬레(Nestle) 7.7% 순의 점유율을 보인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분유 브랜드인 엔파밀(Enfamil)과 시밀락(similac)도 애보트사 제품이다. 미국의 진보적 경제학자이자 전 노동부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히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국 분유시장은 4개 회사가 시장의 89%를 차지하고 있다"며 "경쟁 부족이 가격을 상승시키고 품질을 저하시키며 대규모 부족 사태까지 일으키는 주원인”고 주장했다.


<미국 분유 제조업체 점유율>

[자료: IBIS World(2022)]


<브랜드별 분유 판매량>

[자료: Statista(2020)]


미국 산모들의 높은 분유 의존율


미국은 산모들의 분유 의존율이 굉장히 높은 국가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 산모들의 25%만이 모유를 수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UNICEF)가 조사한 생후 6개월까지 완전 모유 수유율인 38%(2016년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비율이다. 조사에 따르면, 모유 수유하지 않고 분유에 의존하는 비율은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높았고 인종별로는 흑인의 모유 수유 비율이 9%로 가장 낮았으며, 히스패닉(16%), 백인(19%) 순이었다. 저소득층일수록 유급 육아 휴직을 받지 못해 모유 수유 비율이 낮았다. 텍사스대학교 의과대학의 스티븐 아브람스 소아과 교수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급 육아 휴직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안정된 직장을 가진 경우 모유 수유가 가능하지만 출산 후 짧게는 6주 만에 일터에 복귀해야 하는 경우 모유 수유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번 분유 부족 사태에 가장 큰 피해자가 중산층 이하의 가정들이며 상황이 지속된다면 피해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으로부터 수출 길 막힌 국가 공략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미국이 분유를 수출하는 국가 순위를 보면 1위 캐나다(63.3%), 2위 기타 국가(18.9%), 3위 중국(13%), 4위 홍콩(3.6%) 순이다. 수입국 순위는 아일랜드(33.6%), 칠레(27.3%), 네덜란드(26.6%), 기타국가(9.4%), 브라질(3.1%)이었다.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분유 부족 사태로 인해 이들 미국으로부터 분유를 수입하던 국가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은 이러한 사태를 잘 파악하고 각국 수입규모 변화 등을 면밀히 조사해 미국은 물론 캐나다, 중국, 홍콩 등의 나라에 분유 수출 판로를 개척할 수 있겠다.

 

FDA, 분유 수입 규제 완화


미 식품의약국(FDA)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180일간 분유 수입 규제를 완화해 글로벌 분유 제조사들이 제품을 미국으로 배송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으며, FDA의 이러한 행보와 맞물려 의회에는 분유 수입 규제 완화 법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해외 업체들은 제조 공장 시설 검사 이력 등의 정보와 자세한 성분표 등의 자료를 FDA에 제출해야 한다. FDA는 해외 업체들의 승인 신청을 받아 검토를 거친 뒤 판매를 허용할 예정이다.   

 

시사점

 

FDA의 까다로운 식품 규제 때문에 미국 분유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여겨져 왔다.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분유의 경우 엄마들이 기존 평판이 좋은 브랜드를 선호하고 한 번 선택하면 아이의 입맛 문제 등을 고려해 브랜드를 잘 변경하지 않아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애보트사가 미국 내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분유 대란을 통해 브랜드 전환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으며 수입이 다급해지자 FDA가 규제를 완화하는 모양새도 한국 업체에 기회로 보인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FDA의 수입규제 완화와 관련 법안 상정 예정 등의 소식들도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미시간주의 한 식품업체 바이어 K씨는 19일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붕괴로 이러한 부족 사태들이 발생할 수 있기에 흐름을 잘 살펴 미리 대비하는 업체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분유 부족 사태에 미국과 캐나다를 동시에 공략한다면 이번 기회에 북미지역에서 한국 분유 브랜드의 인지도를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자료: FDA, NYT, WSJ, Consumer report, IBIS World, Statista 및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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