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미국을 대표하는 캐주얼 브랜드 갭(Gap)이 미국 1위 유통 채널인 월마트(Walmart)와 손을 잡고 홈데코 라인을 출시했다. 수건, 침구류, 쿠션, 러그, 커튼부터 소파, 침대 프레임 등의 가구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갭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캐주얼한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팬데믹 이후 전자상거래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 협업을 통해 관련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마트에 독점 공급하는 갭 홈 라인>

[자료: 월마트 홈페이지]

익숙한 브랜드를 활용해 소비자에 쉽게 접근

캘빈클라인(Calvin Klein), 랄프 로렌(Ralph Lauren),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 베라왕(Vera Wang)은 모두 미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다. 이들 기업은 패션 브랜드를 통해 쌓은 인지도를 활용하여 홈데코 사업 진출에 성공한 기업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패션 사업을 통해 확보한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홈데코 분야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트렌드가 있고 소비자별로 선호하는 특정 스타일이 있다는 점에서 패션과 홈데코는 닮은 점이 많은 산업군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를 공략하는 전략도 상당 부분 유사하다. 소비자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만으로 제품에 대해 어느 정도의 기대치를 쉽게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위험을 안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2021년 10월 저가 패스트패션 브랜드 포에버 21(Forever 21)은 220개의 홈데코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은 특히 MZ세대를 겨냥해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기숙사 혹은 작은 아파트를 꾸밀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최신 유행을 반영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경제적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어린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전략을 홈데코 상품에도 적용하여 충성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포에버 21 홈데코(좌), 캘빈클라인 홈데코(우) >

[자료: 각 사 홈페이지]

홈데코 주요 유통 채널의 변화가 패션 기업에 기회 제공

팬데믹을 계기로 온라인 유통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패션 기업이 홈데코 시장에 진출하기 쉬운 환경을 제공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홈데코 관련 제품은 온라인 상의 사진과 실제 제품의 차이가 클 것이라는 인식과 부피가 큰 상품의 경우 높은 배송비 때문에 대형마트, 전문 매장 등 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가 홈데코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며 관련 제품의 온라인 구매가 크게 증가했고 패션 기업은 이를 홈데코 시장 진출 기회로 활용했다. 소비자는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고 특히 익숙한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온라인 구매에 대한 우려를 줄여나갔다.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무료 배송 및 환불, 다양한 결제수단 활용 등 소비자 친화적인 정책을 시행하며 온라인 구매 비율을 높였다.

홈데코 시장 규모 성장

미국 홈데코 마켓 리포트 2021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066억 달러 규모였던 미국 홈데코 시장은 2021년 5379억 달러로 32.3% 성장했다. 이 보고서는 시장의 규모가 2025년에 62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재택근무가 일반화됨에 따라 집에서 상주하는 시간이 길어져 홈데코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증가했다. 또 이 기간 동안 가처분소득의 증가, 주택시장의 호황으로 자가주택 비율이 높아지면서 집을 꾸미는데 많은 투자를 하게 된 것도 주요 원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Amazon)과 웨이페어(Wayfair)의 홈데코 분야 매출은 2018년 160억 달러에서 2020년 750억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 28%를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 봤을 때 더 많은 패션기업이 홈데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홈데코 시장의 성장>

 (단위: US$ 십억)

[자료: Grand View Research]

시사점

자신만의 뚜렷한 취향이 있으며,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MZ세대가 소비의 주체가 되면서 홈데코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패션기업의 수요와 맞물려 홈데코 시장으로의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패션 브랜드 Z사의 홍보 담당자는 “미국 소비자는 패션과 생활용품 분야에서 트렌드와 소셜미디어 속의 인플루언서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다”고 하면서 “집을 꾸미는 것 역시 이러한 소비패턴이 반영되고 있으며, 패션 브랜드의 홈데코 제품이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기업은 앤트로폴로지(Anthropologie), 어반 아웃핏터스(Urban Outfitters)와 같이 홈데코 편집숍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미국 홈데코 시장 진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OEM을 유치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에 납품하는 벤더를 공략하는 등의 전략을 통해 성장하는 홈데코 시장에 접근 할 필요가 있다. 

자료: CNBC, Deccan Herald, hometextilestoday, Elle deco, United states home decor market report 2021, bloomingdales 및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