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식량 대책의 추진 배경

식량 문제는 기후 및 환경 문제와 직결돼 있다. 자연 속의 식량 공급 사슬은 크게 종(Species) 간의 경쟁, 먹이 사슬, 기후 변화, 역학(Epidemiology)에 좌우된다. 18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는 처음으로 인류의 식량 가치사슬을 공급(Resources) 대비 인구 규모로 측정했는데, 식량 공급에 대한 맬서스의 추론은, 인구 증가와 함께 인간 개인의 욕구(식욕)도 전체 식량 생산성을 넘어선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다. ‘맬서스의 덫(Malthusian trap)’ 추론과 같이 인류사는 식량 생산성보다 인구 증가가 앞설 것이라는 것이다. 즉, 인류는 식량 부족을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다는 추론이다. 인구 대국들(중국, 인도)의 산아제한 정책(1979년 중국 등소평의 ‘한가족, 한 자녀’ 정책, 1986년 인도의 라지프 간디 산아제한정책 등)은 신 맬서스 이론(Neo-Malthusian ideas)이 배경이다.

폴 에를리히(생물학자)의 ‘인구 폭발’이라는 발간 책(1968년)도 맬서스 이론과 인류 기아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에를리히의 이론에 기후 변화까지 가미해 인류의 식량 부족 문제를 다루는 부류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는 식량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 및 식품가공의 기술 혁신으로 접목되고 있다. 기후 변화가 미치는 식량 공급 차질이란 지구 북반구에서 서식하는 곡물이 탄소 배출에 의한 지구 온난화로 생산성이 증가되고 단백질, 철분 등의 미량원소 함유량이 높아질 것이나 이상 기온에 의한 병충해 피해가 급증해 결국 생산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병충해를 좀더 확대하면 기후 변화는 팬데믹(바이러스 감영병 세계유행)을 유발시켜 농업 생산성과 직결되는 노동력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 문제에 이어 팬데믹이 발발(코로나19)한 2020년도 기준, 세계 영양 부족 및 결핍 인구가 7억2000만 명에서 8억1100만 명까지 증가했음을 주목할 만하다. 이중 1억6100만 명은 기아 상태에 직면해 있다.

<세계 영양부족 및 결핍 인구 변동 추이>

[자료: 2021년 FAO 세계 농식품 및 영양상태 보고서(https://www.fao.org)]

한편, 인류 기아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는 공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이다. FAO(국제연합식량농림기구)에 따르면, 2021년 11월 동안 전월대비 세계 식량 가격이 1.2% 상승했다. 이 상승률은 2011년 6월 이후로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2021년 평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면, 2021년 1~11월 평균 식품가격 상승률은 지난 46년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21년 세계 곡물 생산성이 전년대비 0.7%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 가격 상승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2021년은 가축 사료용 곡물 수요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곡물(원자재) 가격이 오른 이유도 있으나 복합적인 이유로 2022년까지 식품 생산용 곡물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결과적으로 2021년 평균 글로벌 식품 가격은 1975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수치이다.

<FAO의 1961~2021년 세계 식품가격 변동 추이(인플레이션 반영)>

[자료: FAO]

식품 가격을 좌우하는 요소는 기후, 정부 정책(바이오연료, 교역, 곡물 재고 등), 국제 금융시장 등이다. 특히 공급 가치사슬을 좌우하는 환경 변화(팬데믹 포함)와 비료 공급 비중이 크다. Reuter(언론)에 따르면, 2021년 국제 비료 가격이 전년대비 80%가 상승했는데, 이는 2008~2009년 동안 발생한 글로벌 금융사태 이후로 최대 수준의 증가율이라고 한다. 국제 비료 가격 상승의 직접적 원인은 급격한 기후 변화와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급상승 때문이며 2022년도 이러한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러시아 Rabobank는 2021년 기준 러시아 밀 거래 가격이 2011년 이후로 최고점을 찍은 것으로 발표했다. 한편, 카르바미드(Urea: 요소, 무기질 비료 원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는데, 한국, 폴란드, 스페인, 인도 등의 주요 농업국들의 비료 부족현상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2021년 12월 1일부터 시행된 러시아의 비료 수출 쿼터제는 현지 비료 부족에 따른 농산물 수확이 차질을 빚어질 우려가 그 배경이다. AMarkets(시장분석기관)은 팬데믹에 따른 노동인구 대규모 이동이 농업 인력 부족현상까지 초래했기 때문에 2021년 국제 식품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 연료 및 물류 비용 증가 등도 가격 상승 원인으로 꼽고 있다.

많은 국제 전문기관은 2022년 동안 최빈국들의 식료품 부족과 기아를 예상하는데 주 요인은 비료가격 상승이다. 곡물 생산성이 떨어지면 연차적으로 가축 사료 공급 부족현상이 발생돼 육류 가격도 상승할 전망이다. VTB는 2022년 3월에 질소비료 가격이 최고점을 찍을 것이고 인산염 비료와 칼륨비료 가격도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팬데믹 방역으로 기금 투자규모가 증가하면서 비료 등 산업투자가 감소했다는 일부 전문가 의견도 존재한다. 2021년 동안 농산물 가격이 10~20% 증가했다면, 무기질 비료 가격은 90~180% 증가세를 보였다. VTB 캐피털 조사에 따르면, 질소비료 가격이 2022년 1분기 동안 19% 상승한 톤당 840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2023년까지 질소비료 가격은 303달러까지 하락할 것이고 2024년은 273달러까지 하락할 예상이다.

러시아의 대체식품 시장 현황

러시아 식품 가격 상승세에는 두가지 추측이 따른다. 첫째는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 동절기 동안 동계 농산물 수확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SovEcon(분석 기관)은 2021년 10월 동계 경작물 농토가 악천후로 전년대비 5% 감소(70만~200만 헥타르)했다고 한다. 두번째로, 주외 소비세(Severance taxes, 원자재가 생산되는 주에서 역외 주로 판매할 때 얻어지는 수익에 부과하는 세금)가 2021년 9월 기준 전년동월대비 3.5배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2021년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8.4%를 기록했으나 주요 식품군 가격은 전년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2021년 러시아의 주요 식품군 가격 상승률(2021년12월/2020년12월 비교)>

[자료: RBC]

글로벌 트렌드로 미래 식량난 대책 일환인 대체식품 개발이 러시아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대체식품 산업은 푸드테크의 일환으로 식물성 육류와 같은 대체 식품 개발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연관성이 깊다. 세계 농축산업 영토의 75%가 가축 사육으로 사용되고 있고, 축산업이 차지하는 세계 식품 공급 비중은 35%에 이른다. NielsenIQ(분석기관)에 따르면, 2020년 10월~2021년 10월 러시아의 식물성 유제품 공급은 전년동기대비 19%가 증가했다고 한다. 한편, 대체 식품군 중 유제품 대체품은 55% 비중이며, 유제품 디저트 대체품은 30%, 육류 대체품은 15%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식물성 대체식품 생산자연맹(The Union of Plant Based Products Producers)은 2022년 동안 식물성 육류시장은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대체 식품군 비중]

[자료: 러시아 식물성 대체식품 생산자 연맹]

러시아의 식물성 육류는 향후 5년 안에 전체 육류 시장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러시아 1인당 연간 식물성 육류 섭취량은 약 1kg이다. 중장기 전망으로, 세계 유제품 대체품의 시장 비중은 2030년까지 10%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그리고 식물성 육류와 생선 비중은 2030년까지 전체의 5%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 성장세로 보면 향후 10년 안에 세계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740억 달러에 이를 예정이다.

러시아의 대체식품 유통은 2021년 동안 급증했다. 러시아의 3대 고급 식료품 매장 중의 하나인 Vkusvill에 따르면, 2021년 동안 식물성 육류 판매량은 전년대비 18%가 증가했고, 유제품 대체품은 76%나 증가했다. 고급 슈퍼마켓, Azbuka Vkusa는 2021년 식물성 제품군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2~3배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Magnit(수퍼체인)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초까지 식물성 육류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26% 증가했고, 유제품 대체품은 39%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1년 동안 전자상거래로 판매된 식물성 육류 판매량은 전년대비 83% 증가했고, 고급 편의점을 통해서는 323%나 증가했다는 통계도 언론에 발표됐다.

한편, 2021년 기준 러시아의 비건 및 채식주의 제품군의 시장 비중은 전년과 유사한 2%대를 유지했다. VTsIOM(러시아 대중 의견 분석 기관)에 따르면, 러시아 도시 인구(응답자)의 56%가 건강웰빙 목적으로 식물성 제품을 선호한다고 답변했고, 49%가 맛에 의해 선택했다고 답변했다. 33%는 낮은 가격대 때문에 선택했다고 응답했다. 2021년 동안 러시아인들의 야채 소비량은 전년대비 4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인들은 비건 및 채식주의 메뉴를 선택하는 것은 건강을 고려한 비중이 가장 크고, 팬데믹을 겪으면서 그러한 성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러시아 대체식품 산업의 주요 기업

러시아 식물성 대체식품 생산자 연맹은 팬데믹 동안 러시아의 건강식품 소비 변화를 심층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식물성 대체 식품류 소비가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고, 이와 관련 2021년에는 Efko사는 식물성 육류 개발 프로젝트를 론칭한 사례도 마련했다. Efko사의 식물성 육류 개발 사업은 Hi(브랜드명) 프로젝트로 알려졌으며 주로 버거 패티나 미트볼인 반조리 제품으로 상용화했다. BioFoodLab사는 2021년 하반기에 식물성 꽃등심을 개발했고 연간 선정되는 ‘그해의 푸드테크 혁신기술’ 상을 수상했다. Tashir 그룹의 Tashir Food사는 비건 식품 브랜드인 Nye Myaso 생산라인을 증축했고, Agamo그룹은 2020년 하반기에 러시아 최초 식물성 연어 제품을 개발했다. Agamo사의 식물성 연어는 반조리 냉동식품과 중식 및 이탈리아식 음식의 재료를 주로 쓰이고 있다. Agamo 사는 Green Fish라는 브랜드로 식물성 생선 커틀릿과 피쉬버거, 크랩버거 등의 비건 반조리 제품도 개발해 러시아에서는 식물성 생선(해산물) 분야에서는 선도 중이다.

최근(2022년 1월) Efko사는 ‘미래 식량’ 이라는 캠페인 프로젝트로, ‘모바일 식품 아울렛(이동식 푸드코트)’ 론칭했고 이 이동식 푸드코트는 러시아 전역에 설치될 예정이다. 최초로 모스크바(시와 주)와 카라차이-체르케시아라는 지역에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세번째 모바일 식품 아울렛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설치될 것이며, 네번째 지역은 단기내 발표될 예정이다. Efko의 미래 식량 프로젝트는 기후변화와 건강식(비건)을 겨냥한 대체 식품의 상용화가 주목적이다. 식물성 대체식품의 대중화는 B2C뿐만 아니라 B2B 방식까지 다양한 채널로 확산될 예정이다.

<러시아에서 대표되는 미래 대체식품 제조사>

[자료: KOTRA 모스크바 무역관(정리)]

시사점 및 현지 반응

Efko의 예브게니 랴셴코 본부장에 따르면, 세계 인구 증가와 장기간의 팬데믹으로 건강웰빙 추세는 더욱 확산되고 있고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로 채식 및 비건 식품의 인기는 러시아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기후 변화로 인한 탄소중립 정책이 러시아도 본격화되고 있어 온실가스 주요인이 되는 축산업보다는 식물 재배 농업에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도 Efko사의 성장 배경이라고 한다. Efko사는 2021년 동안 식물성 육류 종류를 10개 타입으로 확대 생산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러시아 최대 비건 식품제조사로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 다만, 러시아에는 명확한 대체식품 규정 및 규제 사항이 부재해 대체 식품 안정성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이며, Efko는 이를 대비해 영양소 분석 및 식품 안정성 검역에 대한 준수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래 식량 대책이라는 장기적인 전략 프로젝트는 수행하고 있지 않고 있으나 Efko사와 같이 글로벌 트렌드와 건강웰빙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 고조에 맞춰 민간 중심으로 대체식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Efko사의 지적처럼 러시아는 아직 정부 규정(식품 안전성 규제, 방역 등)이 명확하지 않아 다이어트, 비건, 채식주의 등의 개인 기호 다변화를 고려한다면 한국 간편조리식 건강식품 수출 장벽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비건 간편식 제조사들에 식자재 공급으로 진출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한 상황이다.

ㅇ 유용정보: 전시회, 관련 협단체

자료원: 관련 언론 및 보고서 사이트(https://yaleclimateconnections.org, https://ria.ru, https://mustread.kpmg.ru, http://pbfoods.ru, https://daily.afisha.ru, www.interfax.ru 등), 러시아 연방 통계청 정보(https://www.gks.ru), 러시아 통계청(http://static.government.ru), FAO(www.fao.org),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기업 인터뷰 및 자료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