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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 에너지 전환을 위한 프랑스의 배터리 생산 전략
  • 트렌드
  • 프랑스
  • 파리무역관 곽미성
  • 2022-02-07
  • 출처 : KOTRA

아시아, 미국 등에 뒤처진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에 박차

코로나 사태로 드러난 원료 공급망 문제 및 해외의존도 해결 방안 모색

최근 몇 년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사회는 탈탄소 친환경 정책을 만들기 위해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의 주범인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전기 에너지로의 대대적인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와 관련해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전기배터리 생산이 자국의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에 있어 그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만큼, 프랑스 역시 배터리 생산 라인 구축에 대한 여러가지 대책이 발표됐다.

 

프랑스 내 배터리 생산 지원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 속에서 배터리 생산은 각국의 경제 및 산업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 지 오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은 세계 배터리 생산 시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될 만큼 아시아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2021년 전 세계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한국, 일본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85.9%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를 볼 때, 프랑스의 배터리 수요 역시 대부분 이들 아시아 국가에서 공급받고 있음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2021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

노랑: 중국, 파랑: 한국, 빨강: 일본

[자료: Statista]


올 상반기 동안 유럽연합의 의장국 역할을 맡게 된 프랑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럽 경제 및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요한 의제를 제시해왔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 유럽연합 주변 국가들과의 갈등, 코로나 사태와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과 기후 변화를 늦추는 것이야 말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일간지 레제코(Les Echos)에 따르면, 이를 위해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2월 유럽연합 의장국 활동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에서 “수소, 배터리, 안보, 반도체와 관련된 강력한 산업 분야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유럽연합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과 관련된 회원국 간의 정상회담을 제시한 바 있다.


배터리 생산에 대해 유럽연합 차원에서 강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유럽은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1%라는 매우 미미한 점유율을 보여왔다. 그러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월, 12개 회원국이 참여한 29억 유로 규모의 배터리 기술혁신 투자 프로젝트를 EU ‘공동 이해관계 프로젝트(IPCEI)’로 지정해 EU 차원의 각종 보조금 관련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을 열어준 바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금융 지원을 용이하게 만들어줌으로써 배터리 기술 혁신을 빠르게 이루어 내어 아시아와 미국에 대한 배터리 공급 의존도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랑스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15억 유로를 독차지, 2022년까지 프랑스 북부 지역에 배터리 생산 시설을 갖추는 계획을 실행에 옮겨왔다. 이와 같은 프랑스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관련 기업들은 배터리 생산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배터리 생산이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핵심요소가 될 예정이므로 앞다퉈 배터리 생산을 위한 기가팩토리 건설 계획을 발표해왔다. 경제 및 산업 매거진 유진누벨(Usine Nouvelle)에 따르면, Renault 그룹은 지난해 중국의 Envision사와 협력해 프랑스 북부 지역의 Douai에 기가팩토리를 짓는데 30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며, Stellantis사 역시 북부 지역의 Douvrin에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을 약속했다. Renault 그룹의 계획 발표 1주일 뒤에는 프랑스의 배터리 개발 스타트업 기업 Verkor가 알프스 근처 Grenoble에 파일럿 생산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기 배터리 생산시설 구축을 위해서는 높은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분야의 여러 기업들이 협력하는 경우 역시 늘어나고 있다. 프·독 합작회사 Automotive Cells Company(ACC)의 출범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배터리계의 에어버스”라고도 불리는 ACC는 독일의 자동차 회사 Opel, 프랑스의 자동차 회사 PSA(현 Stellantis사)와 에너지 기업 Total Energies의 배터리 개발 자회사 Saft사가 공동으로 투자해 2020년에 출범시킨 회사이다. ACC는 지난해 가을 Bordeaux 근처에 연구개발센터를, 연말에는 Nersac에 파일럿 공장을 짓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개발 및 생산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Nersac에 4만5000㎡ 규모로 지어진 파일럿 공장은 올 초부터 시범적으로 배터리를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기술력이 완전히 갖춰지면 올해 말부터 Douvrin에 들어설 Stellantis사의 배터리 공장에서 대량 생산에 돌입,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업화할 예정이다.

 

<ACC의 Nersac 시범 생산센터 조감도>

[자료: La Tribune]

 

리튬 등 원자재 확보에 고심하는 프랑스 정부

 

프랑스 역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세계적 관심사가 된 원료 공급망 문제에 대해 고심해왔다. 전기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을 비롯해 니켈, 코발트 등의 주요 광물을 100%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현재 건설 중인 배터리 생산 시설이 제대로 기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정부는 지난 1월 10일 프랑스 산업의 원료 확보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탄소중립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므로 현재 유럽연합이 목표로 하는 기한 내로 리튬, 니켈, 그밖에 희귀 광물 수요가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와 더불어 배터리 생산에 핵심적인 금속 및 광물의 전 세계 밸류체인 40~60%를 관리하는 중국에 비해 유럽 및 프랑스가 20년은 뒤쳐져 있다고 지적하며 원재료의 해외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다음의 세 가지를 주문했다. 먼저 민관 투자 펀드를 조성해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금속 활용 전략연구에 지원한다. 다음으로 북부 던케르크(Dunkerque)에는 배터리용 금속 및 광물을 이용하는 산업 플랫폼을, 남부 피레네-아틀랜틱 지역의 라크(Lacq)에는 전기 발전용 희귀광물 자석에 특화된 산업 플랫폼을 구축한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배터리용 금속과 관련된 민관 협동 R&D를 적극 계획해 지원한다. 여기에는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면서 제품을 생산하고 나아가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도 포함돼야 한다.

 

이처럼 산업용 금속 및 광물자원 개발 및 관리와 관련해 폼필리(Pompili) 프랑스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프랑스 전 국토와 영해에 걸쳐 리튬을 비롯한 주요 광물자원 매장량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 공공정책 홍보부(vie-publique.fr)에 따르면, 이날 인터뷰에서 폼필리 장관은 “코로나 위기는 우리의 경제 생활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원자재의 상당수에 대한 주권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리튬의 경우, 프랑스에 리튬이 매장돼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만큼, 이를 프랑스에서 채취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필요하다면 개정된 ‘기후·회복법(Loi Climat et Résilience)’의 규제를 적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후·회복법’이 프랑스에서 새로운 광산을 만들려면 환경 평가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이 해양 자원 개발을 언급한 것 역시 경제 발전을 위한 주요 광물자원 개발의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라트리뷴에 따르면, 환경부와 산업부는 프랑스 미래산업 투자전략인 ‘France 2030’의 일환으로 금속 및 광물 공급망과 관련된 산업 분야의 저항능력 향상을 위해 2024년까지 10억 유로를 투자하는 프로젝트 공모안을 발표했으며, 이러한 정부의 지원 하에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책임 광산' 개발의 현실화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배터리 생산시설 확충 및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은 날로 그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지난 2021년 프랑스 내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해(2020년 18만5499대→2021년 30만3100대) 전체 자동차 시장 내 전기자동차 점유율 역시 2020년 11.2%에서 2021년 18.3%로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형태가 아닌 100% 전기 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자동차의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 앞으로 10년 내로 휘발유 및 디젤 이용 차량이 신차 시장에서 사라질 예정인만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개발 관련 마케팅 전문가 파스켈(Fasquelle) 씨는 KOTRA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2018년 실시된 지질 연구에서 프랑스 내에 알자스, 마시프 상트랄 지역을 비롯해 41개의 리튬 매장지가 확인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오늘같이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면 여러 사회적, 환경적 규제를 준수하면서 리튬 광산 개발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곳곳에서 배터리 기술 개발 및 생산에 있어 해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배터리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수출 품목인 만큼 현지 미래산업 육성 정책과 환경 정책, 현지 기업의 계획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배터리 생산처럼 프랑스 정부가 미래산업의 핵심 기술로 삼고 있는 분야의 경우 프랑스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간접적으로 프랑스 정부의 각종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프랑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자료: 프랑스 공공정책 홍보부(vie-publique.fr), 한국무역협회, Automotive Cells Company 홈페이지, Les Echos, La Tribune, L’Usine Nouvelle, KOTRA 파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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