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1일 독일 연방경제기후보호부 장관 로버트 하벡(Robert Habeck)은 새로운 연정 출범 후 기후 보호와 관련해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기자 회견에서 하벡 장관은 2045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기후 보호를 위한 긴급 프로그램(Sofortprogramm für Klimaschutz)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후 보호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로버트 하벡 연방경제기후보호부 장관>

[자료: Tagesschau]

하벡 장관은 “2020년에  1990년 대비 40%를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했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특수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올해는 코로나 특수 효과가 없을 것이고 따라서 2022년과 2023년에는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2021 예측 보고서(Projektbericht 2021)>*를 근거로 2021년 탄소 감축 목표 역시 달성이 어렵고 오히려 배출량이 목표보다 4%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벡 장관은 현재의 탄소량 감축 속도로는 2030년까지 감축 목표인 65%를 달성하지 못하고 50% 감축에 그칠 것이라며 모든 분야에서 탄소 감축 속도를 3배 정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탄소 배출량이 연평균 1500만 톤 감축됐지만, 지금부터 2030년까지는 연간 3600만~4100만 톤을 감축해야 65%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고 밝혔다.

    *주: 2021년 예측보고서(Projektbericht 2021)는 2021년~2040년 탄소 배출량을 예측한 보고서이다. 해당 보고서는 연방 환경청(UBA)과 연방환경자연보호원자력안전부(BMU)가 공동으로 작성하여 2021년 10월에 공개하였다.

<탄소 중립 목표 및 예측 감축량 추이 비교>

(단위: 백만 톤, %)

[자료: 연방경제기후보호부]

연방경제기후보호부는 현재 해당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작업에 착수 했으며 첫 번째 기후 보호 패키지가 4월 말에 발표될 예정이고 두 번째 패키지는 올해 여름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방경제기후보호부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새로 출범한 연방 정부는 긴급 기후 보호 프로그램을 위한 모든 법절 절차 및 조치를 2022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기후 보호를 위한 긴급 프로그램은 재생 에너지법 개정과 풍력 발전 시설 확대 등의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벡 장관의 정책 발표에 대해 각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와 비판적 시각이 교차했다. 우선 환경계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방재생에너지협회(BEE)는 하벡 장관이 기후 보호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필수인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책을 내놨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연방환경청장 디르크 메스너(Dirk Messner)는 독일 정부가 이제 기후 보호를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행보를 가속화하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의 소장인 기후경제학자 오트마 에덴호퍼(Ottmar Edenhofer)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계획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한편, 탄소 차액거래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 감축한 탄소 가격을 보다 더 높게 책정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반면, 산업계에서는 하벡 장관의 발표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인 입장을 비췄다. 독일 산업에너지기업협회(VIK)의 협회장인 크리스티안 제이페르트(Christian Seyfert)는 "기후 보호를 위해 속도를 3배로 높여야 한다는 상징적인 선언이 아닌 명확한 해결책 제시되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독일산업연맹(BDI)은 하벡의 계획이 어떤 산업 분야에도 충분하지 않다고 평했다. 산업연맹 회장인 지그프리드 루스부름(Siegfried Russwurm)은 기업들이 상승하는 에너지 및 전기 비용으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에너지 비용 및 세금 개혁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다만, 그는 탄소차액거래계약 제도의 도입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사점

녹색당이 참여하는 이른바 신호등[사민당(빨강), 자민당(노랑), 녹색당(초록)] 연립정부가 지난해 12월 출범하면서 독일의 기후 보호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된 바 있다. 이번 하벡 장관의 기자회견은 새롭게 출범한 연방정부의 기후 보호 강화 및 가속화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그 첫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강력한 기후 보호 정책이 기업들의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시민들의 전기 요금 부담을 높이는 등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따라서 새로 출범한 연방 정부가 기후 보호를 위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이어가면서도 동시에 변화에 맞는 경제정책조정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료: Handelsblatt, Spiegel, Zeit Online, Tagesschau, 독일 연방경제기후보호부, 연방환경청, 연방환경자연보호원자력안전부,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