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캠핑에 입문한 미국인 천만 명, 캠퍼 연령 점점 낮아져 -

- RV로 ‘차박’ 즐기고 실용적인 캠핑 용품에 관심 -

코로나19로 호텔, 관광, 레저 산업 대부분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오히려 호황을 누린 분야도 있다. 바로 미국의 캠핑산업이다. 넓은 영토에 빼어난 자연 경관이 가득한 미국에서 캠핑은 원래도 인기있는 가족 레저 활동이었지만 팬데믹 이후에 그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람 피해 강으로 산으로, 신규 캠퍼(Camper) 급증

미국 최대의 민간 캠핑그라운드 관리 기업인 Kampground of America(이하 KOA)에서 발간한 2021년 북미 캠핑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북미 지역 전체 캠퍼 중 작년에 처음으로 캠핑을 시작한 비율은 21%로 지난 5년 중 가장 높다. 코로나19 여파로 과거에는 캠핑을 하지 않았던 약 천만 명의 미국 사람들이 새롭게 ‘캠핑족’이 된 것이다. 신규로 캠핑족이 된 사람들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평생 캠핑족(lifelong camper)’이라고 인식하는 열성적인 캠퍼들도 과거보다 더 많이 캠핑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난다. 코로나19로 실내 여가 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타인과의 접점을 최소화하면서 야외에서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캠핑이 유일한 탈출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연도별 북미 캠핑 경험자 비중(2015~2020)

자료: 2021 North America Camping Report

2020년에 급증한 신규 캠퍼의 과반수 이상이 밀레니얼, Z세대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20년 처음 캠핑을 시작한 미국인의 17%가 Z세대(24세 미만)이고 41%가 밀레니얼 세대(25~40세)에 속한다. 이들은 과거에는 공연, 문화 생활 등 도시적인 취미를 즐기던 젊은 층이지만 코로나19로 종전의 여가활동을 즐길 수 없게 되자 캠핑에 입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2020년 신규 캠퍼 중 노년층(Silent/Mature)이 차지하는 비율도 12%를 기록해 2019년에 비해 7%p나 상승했다.  

2020년 신규 캠퍼의 세대 구성

주: GenZ(1997~2021년생), Millenials(1981~1996년생), GenX(1965~1980년생), Baby Bommers(1946~1964년생), Silent(1928~1945년생)

자료: 2021 North America Camping Report

캠핑의 꽃 RV 시장 활짝

캠핑에는 ‘차박’이 필수가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차박’은 스포츠유틸리티 승용차(SUV)의 실내 공간이나 외부 보조 텐트를 활용해 간단하게 캠핑을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에서는 캠핑을 위해 본격적으로 ‘캠핑카’로 불리는 레저용 차량(Recreation Vehicle, RV)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KOA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약 964만 가구가 RV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9년의 702만 가구에 비해 37%나 증가한 수치다. 2019년에는 과거에는 RV를 구입하지 않고 친구나 가족에게 빌리거나 렌트해 즐기는 경우도 전체의 32%에 달했는데, 2020년에는 RV를 직접 구매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빌려서 쓰는 경우는 전체의 17%로 감소했다.

북미 캠핑족의 RV 이용 현황(2017~2020)

자료: 2021 North America Camping Report

미국 RV산업협회(RV Industry Association, RVIA)에 따르면 2021년 5월까지 미국에서 팔린 RV는 24만9500대로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84%나 늘었다. RV는 다른 차량에 뒤에 부착해 견인하는 형태의 견인형(Towables)과 흔히 생각하는 ‘캠핑카’의 모습을 한 일체형(Motorhomes)으로 나뉘는데, 모든 종류의 RV 판매가 증가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적당한 사이즈에 초심자가 이용하기 쉬운 밴(Van) 타입의 Type B RV의 판매는 전년대비 151%나 증가했다.

미국 RV 판매 현황(2020년 5월 vs 2021년 5월)

(단위: 대)

자료: rvia.org,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정리

RV 종류 - Towable RV

자료: Society of Outdoor Recreation Professionals (2019.6.17.)

RV 종류 - Motorhome RV

자료: Society of Outdoor Recreation Professionals(2019.6.17.)

실용적이고 가성비 좋은 캠핑용품이 인기

캠핑을 더욱 안락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각종 캠핑 용품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캠핑 장비 시장은 젊은 층을 겨냥해 디자인적인 요소가 많은 감성적인 소품이 많은데 반해, 아직까지 미국의 캠핑 장비 시장에서는 실용적이고 가성비가 좋은 품목이 인기다.

Amazon에서 판매되는 캠핑용품 인기 상품 10위

자료: Amazon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캠핑그라운드에 하이킹을 할 수 있는 등산로가 함께 갖춰져 있기 때문에 하이킹 장비도 캠핑용품 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IBIS World의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내 하이킹&캠핑 장비 소매점 매출은 65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의류(30%)와 신발·양말류(Footwear, 26%)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물론 캠핑에 필요한 각종 용품들(Equipment and gear)의 매출도 26%로 1/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 미국 하이킹&캠핑장비 소매점 품목별 매출 비중

자료: IBIS World(2020.9.)

시장통계기관 Statista에 따르면 미국 내 캠핑용품(Equipment and gear) 판매액은 2015년 22억9500만 달러에서 2020년 31억2400만 달러로 5년간 연평균 6.4% 성장했다. 품목별로는 캠핑 배낭(backpacks), 침낭/에어베드(Sleeping Bags/Air Beds), 아이스박스(Cooler)의 인기가 높았다.

미국 내 캠핑 장비 판매액

(단위: US$ 백만)

자료: Statista.com,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정리

시사점

코로나19로 지친 미국인들의 몸과 마음에 일상의 ‘힐링’을 가져다 줄 캠핑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캠핑을 즐기는 미국 인구가 중장년층에서 24세 미만의 젊은층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캠핑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을 예상해볼 수 있다. 새롭게 캠핑에 나서고 있는 이들은 재미있고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며, 가처분 소득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한국의 독특한 캠핑 아이디어 상품들이 미국의 젊은 캠핑족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Kampground of America(KOA)의 관계자 J씨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캠핑은 가족 단위의 여가 활동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의 젊은 층들이 캠핑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특히 코로나19 이후부터는 자녀가 없는 젊은 부부 캠퍼가 늘어났는데 이들은 소득 수준이 높아 좋은 품질과 세련된 디자인의 캠핑 장비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RV를 소유하는 미국인이 많아지면서 RV 내 인테리어 소품 및 차량 유지 보수를 위한 부품 애프터마켓 시장들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련 기업들의 기회 선점 노력이 필요한 때다. 

자료: KOA, RVIA, Statista.com, IBIS World, Society of Outdoor Recreation Professionals, Amazon, 현지 언론보도 종합,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