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계좌 없어도 스마트폰은 보유한 현지 사정 고려해 ‘모바일 머니’ 기획 -

- 도시과 지방 간 전자결제 발전 양극화, 모바일 머니로 거리 좁히기 시도 -

2011~2020년 10개년 사회·경제 개발 계획을 기반으로, 베트남 국회와 정부는 현금 없는 사회를 앞서 그렸지만 현실은 기대보다 부진했다. 이에 2016년 새 정부는 전자 금융 및 디지털 행정 확대 목표를 대대적으로 공문화해 틀 잡힌 개혁을 실현했다. 그 이래 전자정부, 전자칩 주민등록증, 전자 세납 인프라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전산화가 이뤄졌으나 아직 개인의 실생활에 밀접한 전자결제 분야는 도시에서 우선 활성화돼 발전 불균형의 아쉬움이 남았다. 이를 뒤로하고 새로운 사회·경제 개발 계획이 시작되는 2021년 베트남 정부는 ‘모바일 머니’라는 카드를 꺼냈다.

베트남, 현금 없는 사회 촉진 위해 모바일 머니 2년 동안 시범 도입

2021년 3월 9일 모바일 머니 사업*을 승인하는 베트남 총리 결의안 Decision 316/QD-TTg가 발효됐다. 이는 무현금 결제 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베트남 정부는 우선 2년 동안 해당 사업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다. 모바일 머니는 휴대폰에 설치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 전자결제를 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솔루션이므로, 현지 정보통신부는 사업 자격에 충족한 기업들(현지 대형 통신사)이 모바일 머니 사업에 참여토록 촉구에 나섰다.

  주*: ‘모바일 머니’는 베트남에서 현지어로 작명된 이름이 따로 없고 Mobile Money로 공식 통용됨.

베트남 모바일 머니, 기존 전자지갑 서비스와 다른 점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기반한 전자화폐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모바일 머니는 전자지갑 솔루션*과 같은 개념으로 혼동될 수 있다. 다만 모바일 머니는 은행계좌가 없어도 계정을 만들 수 있고 휴대폰이라는 실물이 요구되는 등 몇 가지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주*: (참고) 베트남, 핀테크는 ‘전자결제’부터(클릭 시 해당 페이지 이동)

모바일 머니와 전자지갑 개념 비교

주: 환율 고시 일자는 2021.3.17.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취합

참고로, 또 다른 전자화폐 종류인 암호화폐(비트코인 등)는 베트남 법상 공인된 거래·결제 수단이 아니다. 같은 이유로 법무법인 JP 전현우 변호사는 “암호화폐는 베트남에서 관련 거래 문제 및 범죄 발생 시 법적 대응과 보호가 어렵다”고 KOTRA 호치민 무역관에 설명을 더한 바 있다. 현지 정부는 2020년 최근까지도 암호화폐를 거래하거나 이에 투자하는 행위를 권장하지 않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자료: 베트남 정부 온라인 포털)

시사점

모바일 머니가 고안된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지방 지역의 전자결제 사용률 제고로 분석된다. 베트남 내 만 15세 이상 인구의 은행계좌 소유 비중은 2018년 중순 60%까지 대폭 성장했지만, 그 인구비는 지방보다 도시에서 2배 가까이 높아 전자결제 발전의 양극화가 뚜렷했다. (자료: 세계은행, Statista) 한편,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은 2010년 이래 저가 모델이 대량 유입된 이래 지역에 큰 편차 없이 보급돼왔다. 실제로 현지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6600만 명(전체 인구 중 약 68%)으로 현지 보급률이 높은 수준이고 2019년 기준 지방 지역의 휴대폰 소유 인구 중 스마트폰 사용 비율은 68%로 추정된다. (자료: Digital 2020, The State of Mobile in Rural Vietnam Report) 이처럼 은행계좌·카드 사용은 활발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은 익숙한 지방 거주자들의 행태를 고려했을 때 베트남 정부 입장에서 ‘스마트폰’을 내세운 모바일 머니는 전자결제 발전을 두루 활성화할 최선의 시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모바일 머니가 스마트폰 번호를 계정 삼아 사용되는 전자화폐이기 때문에 돈세탁, 탈세, 불법자금 등으로 악용될 소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더욱이 아직 도시 지역에서도 카드나 간편결제 서비스가 불가한 상황이 발생하곤 하는데 현지 교외의 모바일 머니 결제 인프라가 단기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향후 2년 동안 베트남 정부가 주도하는 모바일 머니 시범 사업이 그 의도대로 범용적인 전자화폐 솔루션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료: Decision 316/QD-TTg, 현지언론 및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