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TV 및 인터넷 보급률 확대로 OTT 시장 성장 중 -

- 플랫폼보다 현지 OTT 콘텐츠 투자가 현실 가능성 -

2020년 팬데믹 타격이 거셌던 관광, 외식, 교육 등 서비스 시장은 공급과 수요 형태 모두 큰 변화를 겪었다. 이는 코로나19 통제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베트남 역시 피해갈 수 없었는데 특히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는 Netflix, FPT Play 등과 같은 OTT*가 하나의 화두로 떠올랐다. (본 글에서 OTT는 ‘인터넷을 통한 영상·방송 시청 서비스’를 전반 포괄한다.) 베트남에서 OTT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영상 콘텐츠 소비 시장의 흐름이 된 바, KOTRA 호치민 무역관은 최소한의 현지 시장 배경을 정리해 문화 콘텐츠 관련 우리 기업 및 개인 사업자에게 보탬이 되기 위해 본고를 작성했다.

베트남 도시 시청자, 숫자 채널 말고 ‘글자 검색’해 방송 찾는다.

독일 기반의 시장 데이터 수집 기업 Statista에 따르면, 베트남의 주문형 영상(VOD, Video on Demand) 시장은 스트리밍 영상 구독 서비스(SVoD, Subscription Video on Demand)가 80% 이상 점유율로 주류를 차지한다. 베트남 SVoD 시장의 연간 매출은 2018년 전년대비 32.9%, 2019년 34.7% 증가해 괄목할 성장을 이룩했다. 이어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로 실내에서 여가를 보내는 일상이 확산되며 시장이 더 크게 도약할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실제로 Statista는 2020년 베트남의 SVoD 시장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한 1억2580만 달러에 이르렀다고 추산한 바 있다.

베트남 VOD 시장 매출 및 시청자 수 추이

자료: Statista

코로나19라는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① 인터넷 인구 증가, ② 스마트TV 보급률 확대, ③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포함한 전자기기 보편화 등의 시류 덕에 베트남 대도시 지역에서는 2020년 이전부터 인터넷을 통한 영상 시청이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참고로 Mobile Marketing Association에 따르면 2020년 베트남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약 6817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70%가 스마트폰, PC 등 전자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에서 방문 수가 높은 3대 웹사이트는 Google, Facebook, Youtube이며 현지 인터넷 인구가 소비하는 주요 온라인 콘텐츠는 영상, 브이로그, 스트리밍 음원 등이다. (자료: Similar Web, We Are Social)

베트남에서 OTT 시청 수단이 확대되고 관련 플랫폼 및 유통 콘텐츠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숫자 채널에서 벗어난 영상 소비 행태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일례로 Euromonitor에 따른 베트남 내 주요 텔레비전 브랜드는 Samsung(시장 점유율 20.4%), LG(16.8%), Sony(9.4%)인데, 이들의 공통된 트렌드는 인터넷을 연결해 영상을 시청(OTT)할 수 있는 스마트TV(또는 안드로이드TV) 기능이다. 2021년 1월 기준 Samsung이 베트남 공식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40개 TV 모델 가운데 스마트TV 기능이 없는 모델은 1개뿐이다. 또한 단편적인 예시지만 KOTRA 호치민 무역관이 방문한 현지 가전제품 판매점 3곳*은 아예 스마트TV만 판매하거나 OTT가 불가한 일반 TV는 소수만 비치하고 있었다. 한 판매 직원은 “최근 TV 기업들이 스마트TV 기능이 없는 제품은 내놓지 않는 한편 새 텔레비전을 사는 소비자도 굳이 옛 모델을 찾지 않는다”며, 최근 현지 텔레비전 시장은 공급과 수요 모두 OTT가 트렌드임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노트북 외에도 온 가족이 사용하는 텔레비전으로 OTT 시청 수단이 확대돼 밀레니얼 세대에 편중됐던 OTT 소비 연령대가 아동과 중장년층으로 번졌다.

    주*: KOTRA 호치민 무역관이 2021.1.11.~12. 방문 및 시찰한 가전제품 판매점은 호찌민시 1군 Nguyễn Kim과 Điện máy XANH, 12군Điện Máy Chợ Lớn

베트남 OTT 시장은 유튜브가 주도

베트남 OTT 플랫폼 시장은 대부분 SVoD(구독 및 스트리밍 영상), AVoD(영상 시청 중 광고 포함), 또는 SVoD와 AVoD를 결합한 형태의 서비스가 점유하고 있다. Youtube(SVoD·AVoD 결합), Netflix(SVoD), FPT Play(결합)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Youtube는 베트남 OTT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으며, 현시점에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특히, 소비자가 지불하는 결제액 없이 TV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는 강점이 OTT 플랫폼으로서 Youtube의 성장을 견인했다. 베트남에서 Youtube는 현지 TV 방송사, 전문 영상 제작사·배급사 등이 이용하는 ‘송출’ 플랫폼이기도 하다. 실제로 베트남 내 지상파 방송사 VTV와 HTV, 기타 지역 방송사들은 TV로 송출한 뉴스, 예능, 현지 스포츠 경기 등을 Youtube에 다시 게재해 부수 이익을 창출한다. 한국처럼 방영분의 특정 부분을 짧게 편집하기도 하지만 이들 방송사는 종종 방영 전체 분량을 올린다. 이렇게 게재된 영상은 중간에 자동 재생되는 광고, 수천만 현지 인터넷 인구가 클릭한 조회수로 수익을 거둔다. 참고로 현재 베트남에서는 광고를 건너뛸 수 있는 Youtube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가 적용되지 않는다.

Youtube에 게재된 현지 TV방송그램 예시

주: 자료 취합일(2021.1.21.)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베트남 OTT 시장에서 Youtube의 영향력은 웹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더욱 견고해졌다. 베트남 웹드라마(또는 웹 방송) 시장은 매년 양적, 질적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2017년 전후 시점에 이르러 현지 밀레니얼 세대에게 보편적인 OTT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현지 웹드라마 는 연출진(배우, 프로듀서 등)이 자비를 들여서라도 시나리오와 연출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기도 한다. Galaxy Studio(베트남 영화관 사업자), Dada Studio(한국 다다스튜디오), 그 외 MCN 기업 등 영상 전문 제작·배급사 또한 베트남 웹드라마를 자체 생산해 Youtube에 콘텐츠를 공유하는 경우가 있다.

베트남 웹드라마 예시

주: 1) 예시 웹드라마 제목은 Chuyện xóm tui(우리 동네 이야기)

2) 상기 웹드라마 에피소드는 게재 3개월 만에 조회수가 1678만 건에 육박함.

(2020년 10월 22일 영상 게재, 조회수 확인일 2021년 1월 22일)

자료: Youtube 채널 - Thu Trang Official

(참고) 중간 광고와 조회수만으로는 전문 촬영팀 및 연예인이 투입된 웹드라마의 수익 분기점을 넘는데 한계가 있다. (베트남 언론의 현지 유튜버 인터뷰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Youtube 영상 게재자가 받는 수익은 조회수 10만 건당 최소 80~110달러로 추정된다. 다만 영상 길이와 시청시간, CPC나 RPM 같은 광고 구조 등 요인에 따라 수익이 상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서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Youtube에 유통하는 까닭은 해당 플랫폼의 압도적인 대중성, 접근성 때문이다. 베트남에서는 Youtube가 여느 OTT 플랫폼보다 대중적이므로, 마치 로스리더처럼 브랜드(인물, 기업, 상품 등) 인지도 구축 또는 미래를 위한 투자 발판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례로 2020년 12월 개봉한 현지 영화 The Sister Thirteen(Chị Mười Ba) 2탄은 Youtube에서 잠재성을 인정받은 뒤 영화 제작 투자를 받았다. 원작 웹드라마의 첫 에피소드는 2018년 6월에 게재됐는데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2021년 1월 5000만을 상회했다. CGV가 투자한 베트남 영화 The prequel of shark-fins(Vi Cá Tiền Truyện), 개봉 2주만에 550억 동(약 24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한 현지 영화 Blind Shaman(Pháp sư mù) 역시 Youtube에서 먼저 탄생했다. 한편 The old daddy(Bố già)는 현지 국민MC이자 인기 배우 쩐탄(Trấn Thành)이 주연을 맡았는데, 이처럼 유명 연예인이 참여한 Youtube 웹드라마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019년 베트남에서 많이 검색된 Youtube 키워드 순위

주: 노란색 글씨는 호치민 무역관 의역

자료: We Are Social

베트남 구독 결제 OTT 시장, 작지만 큰 변화

영상이나 음악과 같은 무형 상품에 현금을 지불하는 소비 행태가 베트남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까닭에, 과거 현지 OTT 서비스는 AVoD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실상은 그마저도 Phim Moi, Bilu TV, Full Phim, Xem Phim Hay 등 영상 불법 배포 웹사이트들이 주로 소비됐다. 이 불법 웹사이트들은 현재에도 접속 경로를 바꿔가며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베트남 내 지재권 보호 움직임과 현지 소비자의 수요 변화에 따라 점차 시장에서 소외되는 추세다. 특히 현지 소비자 수요 변화의 경우 베트남 소비자들이 스마트TV나 스마트폰에 적합한 UI를 추구하고 모바일 결제에 경험이 쌓이며 자연스레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에도 영상 불법 배포 웹사이트가 소비되는 것은 사실이나 현지 소비자 의식 변화(고화질 영상, 더 편리한 접속 형태,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의 전문성 추구)와 이를 뒷받침하는 구매력 성장으로 베트남 OTT 서비스 시장의 발전 잠재성은 낙관적으로 비춰진다.

Youtube 외 베트남에서 인지도가 높은 OTT 플랫폼은 Netflix, FPT Play, K+, Zing TV, VTV Cab On 등이다. (자료: Q&Me의 2020년 2월 설문조사) 이 중 Netflix를 제외한 4개 플랫폼은 현지 기업이 만든 것인데, Netflix와 비교해 평균 구독료가 약 2~3배 낮게 형성돼 있다. 넷플릭스가 다양한 국가 및 장르를 포괄한 콘텐츠와 자체 제작 콘텐츠로 강점을 구축한 한편, 베트남의 주요 OTT 플랫폼은 이용 가격, 결제 편리성, 현지 TV방송 프로그램, 다양한 배급사로부터 취합한 콘텐츠 구성 등으로 경쟁력을 내세웠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시청하는 주요 OTT 플랫폼

 
주: 1) 상기 설문 조사는 2020년 2월, 만 20~49세 베트남인 617명 대상 진행(복수응답)

2) 각 그림 클릭 시 관련 플랫폼 링크 이동

3) 환율 고시일은 2021.1.12.

4) 해당 설문 업체는 베트남에 소재한 일본인 투자 기업

자료: Q&Me

참고로 베트남 방송·영상·전자정보국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현지 라이선스를 정식 취득한 유료 텔레비전 서비스(Pay Television)* 제공업체는 36개이며, 이 가운데 OTT 플랫폼을 구축한 업체는 19개이다.

    주*: 베트남에서 유료 텔레비전 서비스는 통상 ① 지상파 디지털, ② 케이블, ③ 위성, ④ 모바일 TV, ⑤ 인터넷 TV를 아우른다. 본 글에서 초점을 둔 OTT 서비스는 ④ 모바일 TV와 ⑤ 인터넷 TV다.

정식 라이선스를 구비한 베트남 OTT 기업

주: 1) 자료 취합일 및 참고 환율 고시일은 2021.1.12.

2) VNG에서 운영하는 Zing TV는 사업 라이선스가 OTT가 아닌 소셜미디어 분야로 등록됨.

자료: 베트남 방송·영상·전자정보국,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취합

베트남 방송사(VTV, HTV, SCTV, THVL)가 구축한 소수를 제외하고 현지 OTT 플랫폼은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은 없다. 참고로 현지 방송사가 자사 OTT 플랫폼에 제공하는 자체 콘텐츠는 TV예능 프로그램, 뉴스, 드라마 등이다. 상기 언급된 바와 같이, 이 방송사들은 자사 Youtube 채널에도 방송 콘텐츠를 게재한다. 즉 각사가 개발한 OTT 플랫폼과 Youtube 채널에 유통되는 콘텐츠가 겹칠 수 밖에 없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실시간 방송 시청 가능 여부다. 보통은 전자를 통해 현지 소비자들은 스마트TV로 실시간 방송을 시청한다. 또한 시간이 지난 프로그램 및 인기 방송 콘텐츠가 Youtube에 게재돼 수익을 재창출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시사점

한국 사업자 관점에서 베트남 OTT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1개 기업이 이름만 다른 플랫폼을 여러개 만들거나 셋톱박스는 몰라도 스마트TV는 익숙한 소비 행태 등 맥락이 매끄럽지 않은 구석이 있다. 이는 베트남 경제가 단기간 압축 성장하며, 현지 전자기기 및 디지털 서비스 시장 또한 껑충 변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우리 사업자에게 있어 베트남 OTT 플랫폼 시장은 당장 투자 수익성을 보장하기 힘든 분야다. 현시점은 스마트TV가 베트남 대중에게 보급되고 있는 과도기로 현지 OTT 플랫폼 시장은 아직 그 형태가 완연하지 않다. 더불어 베트남에 법인을 직접 설립한다면 콘텐츠 유통 시 부과되는 현지 세금 구조,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된 구독료 등 외국인 사업자가 부담할 투자 비용도 적지않다. 대신 베트남 소비자에게 우리 영상 콘텐츠의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영상 품질이나 번역 완성도 등에 관여해 글로벌 OTT 플랫폼의 기존 소비자부터 포용하는 방법이 실현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덧붙여 현지 OTT 콘텐츠를 활용해 스폰서십, 광고 등과 같은 마케팅 전략 수립을 고려할 만하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베트남 Youtube에 게재되는 웹드라마는 개인의 투자로 만들어지곤 한다. 독립영화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상업적이라 아래 영상의 예시처럼 스폰서십이나 PPL을 제안할 여지가 존재한다. 영상 시청 연령대가 MZ세대에 집중된 사실도 이점이다.

베트남 YouTube 웹드라마의 PPL 사례

주: 1) 영상 도입부터 광고(공유차랑 서비스 Be, 음료수 7Up, 미스트 화장품 등) 추정

2) 2020년 1월에 게재된 해당 영상의 1년 뒤 조회 수는 3500만 건을 상회했음.

자료: 베트남 배우 쩐탄의 Youtube 공식 채널 Trấn Thành Town

자료: Statista, We Are Social, Q&Me, 베트남 방송·영상·전자정보국, 현지언론 및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