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당 GDP는 세계 2위 수준으로 높은 구매력 보유  -
- 차별화·고급화·애국심 등 키워드가 구매 결정 요인으로 작용  -

왜 카타리들은 까르띠에(Cartier)에 줄을 섰을까?  

2020년 9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카타리 남성들이 카타라 문화마을(KATARA Cultural Village)의 고급 쇼핑 단지에 위치한 한 명품 매장 앞에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러한 모습은 트위터를 통해 확산됐는데, 이들은 까르띠에에서 한정판으로 제작한 펜(Pen)을 구입하기 위해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카타리 남성들은 전통 의상인 흰색 토브(Thobe)의 가슴팍에 달린 주머니에 고급 펜류를 끼워 다니고 있으며, 사무용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스타일을 위해 착용하기도 한다. 여성들이 주얼리나 구두, 화장으로 미(美)를 표현하듯이 카타리 남성들도 펜이나 커프스, 시계 등 악세서리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하고 있다. 이번에 줄을 지어 구매하려 했던 펜은 중동 지역에만 개시된 한정판 펜으로 가격은 약 QR 5,500(약 150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카타리들은 이러한 한정판 제품을 직접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기도 하지만 제품의 가치를 높여 다시 판매하는 리셀 테크(Resell tech)를 위해 구매하기도 한다. 2020년 초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톰브라운이 콜라보로 선보인 한정판 갤럭시 Z폴드 제품이 297만 원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 만에 품절됐다. 해당 제품은 다시 일부 소비자들의 리셀 테크를 통해  중고 시장에서 수백만 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된 바 있다.

카타르의 1인당 GDP는 PPP 기준 약 13만 4000달러로 세계 2위 수준이다. 현지인들은 대부분 소득 수준이 높기 때문에 고품질의 지명도 높은 상품에 대해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남들과 차별화하려는 성향이 있다. 명품 브랜드의 한정판 상품은 카타리들의 차별화 성향을 극대화하는 요인 중 하나로, 카타르의 리셀러(Reseller)들도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활용해 제품에 웃돈을 붙여 차익을 실현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까르띠에 상품 소비자들도 리셀 테크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까르띠에 매장 모습 (상), 까르띠에 한정판 펜 (하)

자료: I Love Qatar, Rashid bin Ali Al-Athbi Tweeter

자동차 번호판으로 ‘부(富)’를 표현하다

카타르는 가스 수출로 창출한 높은 국부를 바탕으로 자국민들이 높은 생활 수준을 영위하고 있으며, 값비싼 슈퍼카가 많이 팔리는 중동의 부국 중 하나이기도 하다. 1억이 넘는 고급 SUV나 스포츠카들은 카타리들 사이에서 흔한 자가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다시 차별화를 위해 자동차 번호판을 통해 부를 표현하고 있다.

카타르에서 자동차를 구매하면 교통국을 통해 번호판을 부여받으며, 일반적으로 여섯 자리 무작위 숫자 구성의 번호판을 부여받게 된다. 그러나 일부 카타리들이나 고소득 외국인들은 높은 비용을 지불해 자리수가 적거나 특별한 숫자 구성의 번호판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러한 자동차 번호판들은 교통국을 통해 경매로 판매되기도 하며, 다시 개인을 통해 거래되기도 한다.

자동차 번호판 가격은 중복되는 숫자가 많거나 자릿수가 적을수록 비싸게 책정되며, 번호 구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시장에서 별도로 거래되는 번호판은 적게는 QR 2000(550달러) 내외부터 시작한다. 2016년 411번의 세 자리 수 번호판은 경매를 통해 QR 350만(약 96만 달러)에 판매된 바 있다.

자동차 번호판 경매 가격(좌), QatarSale 자동차 번호판 판매 게시물(우)

자료: Doha News, QatarSale

한편, 카타르에는 라마단(Ramadan) 기간 중 코니시(Corniche) 도로에서 고급 차량들이 퍼레이드를 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개인이나 가족 단위의 집단들이 의자를 가져다 놓고 대기하면서 각자 카메라를 이용해 해안가를 천천히 지나가는 차량들을 촬영한다. 촬영된 사진들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매거진, 블로그 등에 공유된다. 퍼레이드에서는 주로 평소에 보기 힘든 희귀 고급 차량들이나 특이한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량들이 촬영되고 있다.

라마단 기간 차량 퍼레이드 모습

자료: Peninsula, Qatarcarsspotter 인스타그램

국경일 전후로 고조되는 애국 상품 시장

카타르에는 라마단 기간의 끝을 기념하는 이드(Eid) 연휴를 제외하고 두 번의 국경일이 있다. 매년 12월 18일로 지정된 내셔널데이(National Day)와 스포츠데이(National Sports Day)가 그것이다. 매년 국경일 전후로는 카타르 국기나 국왕(Amir)에 대한 존경 등 애국심을 표현한 기념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기념품들은 카타르의 국기나 국기 색상인 자주색을 상품에 새겨 넣거나 디저트와 같은 음식에도 이러한 디자인을 반영하기도 한다.

2020년에는 내셔널데이를 맞이해 카타르 갤러리스 라파예트(Galleries Lafayette) 백화점에 특별한 기념상품들이 다수 출시됐다. 상품들은 주로 주얼리, 의류, 마스크 등 패션 잡화류부터 향수나 만년필까지 다양한 기념품류로 구성돼 있다. 라파예트 백화점 세일즈 직원에 따르면 일부 상품은 국경일 이틀 전에 미리 일시 품절될 만큼 인기가 높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방문을 꺼리는 고객을 잡기 위해 무료 배달 서비스도 제공해 국경일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화장품 수입 업체 A사는 국경일 대비를 위해 국내 업체와 카타르 에디션 제작을 추진한 바 있다. 업체 수입 담당자에 따르면, 보통 국경일 상품 대비는 상품 디자인 준비와 제조 기간 및 운송 기간을 고려해 3개월 전 준비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국경일 맞이 상품 동향

사진	내용
	품목명: NOUF 팔찌 가격: 15,140QAR
	품목명: Armani 카타르 티셔츠 가격: 399QAR
	품목명: HADORO 악어가죽 폰 케이스(좌), 에어팟 케이스(우) 가격: 2,540 QAR(좌), 2,450 QAR(우)
	품목명: EX NIHILO PARIS 향수 100ml 카타르 국경일 에디션 가격: 1,270QAR
	품목명: Carandache 카타르 국기 모양 만년필 가격: 9,500QAR

주: USD 1= QAR 3.64

자료: Galleries Lafayette

카타리 소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진출 전략 
 

카타르는 한국의 경기도 크기에 인구 272만 명 수준의 작은 시장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국민들은 인구의 12%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자원 수출로 축적한 국부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 앞서 알아본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카타리들의 소비문화에는 차별화, 고급화, 애국심 등의 키워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수 소비재 등 일반적인 상품 시장을 제외하고 특수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전략적인 접근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카타리 소비자들은 고가의 상품이나 한정판이라고 해서 무조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카타르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기 위해서는 품질뿐만 아니라 브랜드 지명도나 입소문도 중요하다. 특히 젊은 소비층들은 SNS를 통해 구매한 상품들을 일상 모습과 함께 게시해 제 3자들과 공유하곤 하며, 지인이나 인플루언서 등의 일상 관찰을 통해 유행을 파악하고 소비 행태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아직 유명하거나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가 아니라면 카타르 시장에 파고들기 위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상품 노출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또한 국경일 전후 애국 상품 소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시작 시기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된다. 해당 상품군은 매년 12월 내셔널데이 전후로 가장 많은 소비가 이뤄지고 있으며, 매년 2월 스포츠데이나 기타 주요 대형 행사가 있을 때도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바이어들은 상품 디자인 준비 및 클라이언트 수요 확인, 주문 제작 등 전반적인 과정을 최소 3개월 전부터 준비하기 때문에 상품 마케팅을 희망하는 경우 3~4개월 이전부터 제안을 시작해야 한다.  

한편, 카타르는 2022년 FIFA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150만 명의 관광객을 맞이할 전망이다. 중동 지역 최초로 개최되는 대형 스포츠 행사를 통해 다양한 상품 수요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지 기업이나 기념품 전문 업체를 대상으로 카타르 국가 이미지를 반영한 특수 상품류(응원 도구, 기념품 등)나 월드컵 관련 유망 상품 제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자료: ILoveQatar, 주요 일간지(Gulf Times, Qatar Tribune, Peninsula), Galleries Lafayette, QatarSale, KOTRA 도하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