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AE 표준측량청, 연내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 추진 -

- 자율주행차 도입을 위한 국내외 기업 간 협업 활발 -

미래 모빌리티(Mobility)의 주요 분야인 자율주행차 개발과 도입에 대한 UAE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 UAE 정부는 작년부터 자율주행차의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도로 테스트를 위한 관련 법안을 신설하는 등 역내 미래 모빌리티 선두주자로서 자율주행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빠르면 2021년에 자율주행차가 UAE 도로 위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다가오는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이하는 UAE 정부와 기업, 소비자들의 이모저모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UAE 정부 및 규제기관 :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에 적극 나서

UAE가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섬에 따라 빠르면 2021년에 자율주행차가 UAE 도로를 누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UAE 표준측량청(ESMA, Emirates Authority for Standardization and Metrology)은 지난 2019년 11월 26일 개최된 제 5차 미래 모빌리티 국제회의(the 5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Future Mobility)를 통해 자율주행차에 대한 표준 및 규제 초안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압둘라 알-마에니 ESMA 청장은 인터뷰를 통해 “해당 규제안이 승인된다면 UAE가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준과 규제를 갖춘 국가가 될 것이다.”고 전하며  “UAE는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한 표준과 규제를 역내 최초로 공식화한 국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알-마에니 청장은 UAE가 미래 모빌리티 부문에서 GCC를 넘어 세계적 표준국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전하며 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UAE 정부가 2020년 내 자율주행차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확정 및 발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빠르면 2021년 중 자율주행차 부문 기업들이 UAE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알-마에니 청장은 UAE 도로에서 실제 자율주행차가 운행되기 위해서는 ESMA 측의 규제 신설과 별도로 보험과, 금융, 시행정(City administration) 등 자율주행차 관련 분야 내 관할기관들도 분야별 별도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제 5차 미래 모빌리티 국제회의에 참가한 압둘라 알-마에니 ESMA 청장

자료 : UAE 국영 WAM 통신

한편, 두바이 정부도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을 통해 2030년 내 주행 차량의 1/4을 자율주행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장단기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2월 초에는 두바이 도로교통청(RTA, Road and Transport Authority)을 통해 자율주행차 시험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법안을 발표했다.  아흐메드 하심 바로잔 RTA 대중교통국장은 “기존의 유인 차량 운행에 소요되는 많은 시간을 절약함과 동시에, 운송비와 탄소배출량을 절감하고 차량 사고빈도를 낮추는 것이 두바이 정부의 목표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표된 법안에 따라 RTA는 자율주행차의 테스트 장소와 속도제한을 포함해 시험 관련 기술 및 안전기준을 평가하고 승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편, 자율주행차 시험 시에는 안전을 위해 두바이 경찰과 두바이 엠뷸런스 회사(Dubai Corporation for Ambulance Services)가 함께 참여한다.

자율주행차 분야 기업들 : 자율주행차 도입 가속화를 위한 국내외 협업 활발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과 자율주행차 테스트 등 UAE 정부의 자율주행차 도입 의지와 지원 속에 공공/민간 기업들의 자율주행차 도입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UAE 정부가 테슬라를 비롯한 자율주행차 개발 기업들에 교통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모빌리티 분야의 글로벌 기업 유치와 현지 스타트업/창업 장려를 위한 결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마르 알-울라마 UAE 인공지능(AI)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정부는 스타트업/창업 장려를 위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유용한 데이터를 테슬라 측에 제공할 계획이다”고 밝히며 Dubai Future Foundation 소유의 정부기관인 Dubai Future Lab도 해당 파트너쉽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데이터 수집을 정부가 나서 직접 지원함으로써 해당 분야 내 글로벌 기업 유치와 현지 스타트업/창업 부문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오마르 알-울라마 장관은 “테슬라를 비롯한 자율주행차 기업들의 두바이 진출과 출발을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UAE 인공지능 연방장관 블룸버그 인터뷰

자료 : 블룸버그

아울러, 지난 9월에는 두바이의 거대기업인 Al-Habtoor Group이 두바이 내 자율주행차와 로보택시(Robotaxis) 운영을 목표로 이스라엘 자율주행 분야 스타트업인 Mobileye와 파트너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 사는 내년 초부터 차량 1,000대에 Mobileye 측 자체 시스템을 장착해 데이터 수집 및 맵핑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현지 운전자들의 주행습관과 도시계획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수집된 데이터는 2021년 도로 시험 시 활용될 예정이며  2022년 시범운영을 거친 후 2023년에는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양 사 간 파트너쉽에 대해 칼라프 아흐마드 알-합투르 Al Habtoor Group 회장은 “다가올 50년을 위한 계획이며 향후 해당 기술이 UAE와 이스라엘, 이웃국가들을 포함해 전세계를 이롭게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Mobileye는 2016년 초까지는 미국 전기차 기업 Tesla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도 했으며 2017년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Intel에 의해 153억 달러에 인수됐다.

칼라프 아흐마드 Al Habtoor Group 회장과 암논 샤슈아 Mobileye 창업자 겸 CEO

자료 : 현지 언론 (The National)

UAE 소비자들 : 자율주행차에 대한 긍정의견이 부정의견 앞서

한편, 시장조사기관 YouGov는 자율주행차 도입에 대한 UAE 소비자들의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관련 분야 기업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UAE 거주자 중 49%가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향후 5년 내 소유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설문 답변자 중 23%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확실치 않다는 답변도 23%에 달했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자율주행차 보유에 비교적 긍정적인 인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구체적으로 자율주행차 보유 의사가 있는 비율이 남성은 53% 수준이었으며 여성의 경우 42% 수준으로 다소 낮았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관련 질문에서는 47%의 답변자들이 자율주행차가 수동주행차(Human-driven cars)보다 안전할 것이라 답변했으며 반대로 수동주행가 더 안전할 것이라고 답변한 참가자의 비율은 27%로 낮았다. 안전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자율주행차를 신뢰하는 것으로 (남성 : 47% / 여성 : 34%) 나타났다.

수동주행차가 자율주행차 보다 안전할 것이라고 답변한 설문 참가자들 중 대다수가 자율주행 기술 자체를 믿지 못하며 도로 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도로 위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64%에 달했다. 또, 자율주행차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답변자들 중 44%가 자율주행차의 위험감지 능력을 믿을 수 없다고 답했으며 보행자에게 잠재적 위협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답변자도 44%나 있었다. 반대로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답변자들은 자율주행차의 장점으로 우수한 위험감지 기능과 함께 도로교통 체증 해소를 선택했다.

아울러, 자율주행차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더 많은 도로 위 테스트’를 택한 설문자들이 48%로 가장 높았으며 자율주행차 기술에 대한 이해 수준 제고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소비자 본인의 직접 테스트가 39% 동률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외 자율주행차에 대한 규제 마련과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한 투자에 대한 비중도 적지 않았다.

YouGov 측 자율주행차 관련 설문

자료 : YouGov

전망 및 시사점

UAE 정부는 자국 내 자율주행차 도입을 앞당기고자 관련 법안 및 규제를 마련함과 동시에 글로벌 기업 유치와 동 분야 내 현지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모빌리티 부문은 탈석유 산업다각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UAE 정부의 주요 관심 분야로서 미래 물류/운송 부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향후 정부 차원의 관심과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UAE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미국의 Tesla와 이스라엘의 Mobileye의 사례와 같이 선진 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과 UAE 기업 간의 파트너쉽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어 자율주행 부문을 비롯해 이와 연계된 지능형 교통시스템(ITS)과 데이터 수집/관리를 위한 차량관리 솔루션 부문에 대한 협력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 현지언론 (WAM, The National, Gulf News), ESMA, RTA, YouGov 및 두바이무역관 자료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