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조선해양 기업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있나

- 품목·시장 다변화, 기술·디자인 경쟁력 강화로 위기 극복 -

□ 싱가포르의 조선해양산업 현황

 ○ 싱가포르 조선해양산업은 전체 제조업의 10%를 차지하고 있음. 싱가포로는 석유 및 가스 굴착장치(Oil and Gas Drilling)와 해양플랜트 지원 선박(Offshore Support Vessel)의 주요 제조국이며, 유전장비 등 석유·가스 관련 제품도 뛰어난 품질로 시장에서 인기가 많음.

                                                                                                (단위: 백만 싱가포르달러)

 ○ 특히, 잭업리그(Jack-up Rig, 유전개발 시추설비)와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선)는 각각 70%, 65%의 점유율로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음. 이는 싱가포르가 조선해양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꾸준히 투자한 결과로, 싱가포르는 싱가포르국립대(NUS)와 난양기술대(NTU)에 조선해양분야 심화전공 과정과 석사과정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음. 향후 심해공학, 해양공학, 해양건축 석사 과정을 추가로 개설할 예정임.

□ 싱가포르 조선해양업계에도 찾아온 위기

 ○ 세계 유가 폭락과 경기불황으로 인해 싱가포르의 조선해양 기업도 위기를 겪고 있음. 싱가포르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 싱가포르 조선해양 산업 생산이 21% 감소함.

 ○ 세계 2대 유전 굴착 장비 제조업체인 싱가포르의 ‘Keppel’과 ‘Sembcorp’은 저유가 장기화에 따라 주문이 급감해, 지난 3년 동안 수익이 약 80% 감소함.

2008년 이후 ‘Keppel’과 ‘Sembcorp’의 주문 추이

□ 싱가포르 조선해양 기업의 위기 극복 - ① 품목·시장 다변화

 ○ 해양작업지원선박, 알루미늄 보트 등 다양한 선박 제품 제조 다변화로 수익을 유지

  - TRIYARDS Holdings Ltd.는 싱가포르(본사)·베트남·미국에서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로, 주요 품목인 리프트보트가 작년 7월에 전년대비 약 30%의 주문이 감소하자,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해양작업지원선박 등 제조를 시작함. TRIYARDS사가 제조한 해양작업지원선박은 소방, 안전 대기(Safety Standby), 긴급 피난, 지진 예방 등 특별 장비를 보유하고 있음. 이 제품은 작년 4분기 59%의 이익을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함.

  - Dundee Marine and Industrial Services는 1977년부터 선박 수리 업무에 집중해온 회사로, 올해 1분기의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50% 감소함. Dundee사는 수십년간 쌓은 선박 수리 노하우를 이용해 알루미늄 보트를 제조해 올 4월에 출시함. 이 알루미늄 보트는 유선형 선체로 디자인돼 가볍고 에너지 절약이 뛰어남. 알루미늄 보트의 성공적인 개발로 Dundee는 한때 30%의 감원 위기를 겪었으나, 최근 직원 30명을 추가로 고용함.

 ○ 전통 에너지 기업,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출

  - SBI Offshore Ltd.는 다른 O&M(Operations and Management) 기업들과 같이 저유가로 인해 어려움 겪고 있으며, 2015년에는 4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함. 작년 9월부터 SBI사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진출을 결정하고, 태양광 발전 농장과 시스템을 개발을 위한 독일 Graess Energy 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함.

□ 싱가포르 조선해양 기업의 위기 극복 - ② 기술·디자인 경쟁력 강화

 ○ 새로운 기술 및 디자인 개발, 원재료 개발로 시장 선도

  - SeaTech사는 세계 최초 해저채광선(Seabed Mining Vessel) 설계를 마치고 현재 중국에서 해저채광선을 제조하고 있으며, 2018년에 완성될 예정임. SeaTech사는 또한 싱가포르 정부기관인 A*Star(Agency for Science, Technology and Research)와 협력해 디젤 에너지의 폐열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음.

  - Keppel그룹 계열사인 Keppel Fels사는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Pemex의 수주를 받아 잭업리그를 디자인했는데, 이 잭업리그는 최대 400피트 수심에서 작업할 수 있으며, 3만 피트의 깊이에 드릴할 수 있게 디자인됨.

  - NauticAWT사는 지상, 해저, 심해저에 석유 및 가스 공급하는 회사로, 최근 신재생에너지용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음. NauticAWT사가 개발한 UHPC(Ultra High Performance Cementitious) 재료는 밀착성과 불침투성을 가진 회삼물로 구조물에 쉽게 주입할 수 있으며, 단시간에 높은 압축 강도를 형성할 수 있어 주로 풍력발전기 제조에 사용됨.

 ○ 새로운 작업방식 도입

  - Sembcorp사는 철강 조립 작업장을 설치했는데, 면적이 130만 제곱피트로 동남아 내에서 가장 큰 규모임. 이 철강조립 작업장의 자동 생산라인은 인력은 적게 투입하면서 정밀하고 효율적인 쳬계로 운영돼, 매 톤의 철강 조립시간을 반 정도로 줄임.

 ○ 산학협력 연구소,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R &D 경쟁력 강화

  - Sembcorp사는 싱가포르국립대(NUS) 공대와 공동으로 연구소를 설립해, 조선해양공학을 연구하고 있음. 연구소의 주요 연구 중 하나는 ‘Waste-to Resource’로, 폐기물을 업사이클(upcycle)해 에너지와 물 부족 문제에 대한 새롭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연구·개발하고 있음.

  - Keppel Offshore & Marine은 러시아 석유회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함. 이 합작회사는 러시아에 디자인 및 공학연구센터를 설치해, 천해플랫폼(Shadow Water Platform)을 연구할 예정임.

□ 시사점 및 전망

 ○ 싱가포르 조선해양 기업들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품목과 시장을 다변화하고, 기술과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음. 벌써 일부 기업은 저유가 및 글로벌 조선해양산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회복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음. 전 세계적인 조선해양산업의 침체 속에서도 기술, 디자인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기업은 위기를 넘어 시장을 선도하고 수익도 높일 수 있을 것임.

 ○ 현재 한국의 조선해양산업도 큰 위기를 겪고 있고, 저유가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주문 감소세의 빠른 회복은 어려운 현실임. 한국 3대 조선해양회사는 물론 중견·중소기업들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시장 다변화를 꾀하거나, 산학협력,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기술 및 디자인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제품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함.

자료원: The straits Times, Bloomberg, Future Ready Singapore-Economic Development Board, Spring Singapore 및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