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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원자력 관련 이슈와 신기술
  • 트렌드
  • 영국
  • 런던무역관 남현경
  • 2022-09-15
  • 출처 : KOTRA

영국, 2050년까지 원전 6-7기 보유 및 24GW의 원자력 발전 목표

영국 원전산업 확대에 따라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 높아져

에너지 자립 및 탄소중립 실현의 해법으로 영국은 원자력을 선택했다. 결정의 배경에는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따른 에너지난과 급격한 기후변화가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Cornwall Insight는 2022년 영국 가구당 연평균 에너지 요금은 약 3300파운드(약 520만 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는데, 2021년 영국 직장인 연평균 수입이 2만8080파운드(약 4443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영국 국민들은 무려 연수입의 12퍼센트가량을 에너지요금에 지출하는 셈이다. 이에 더해 2022년 7월 영국의 기온은 40도를 웃돌며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했다.


원전으로의 회귀는 비단 영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정부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국내 원자력 산업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 및 4세대 원자로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8월 원전 업계에 연내 1306억 원 규모의 긴급 일감을 공급하는 등 직접적인 움직임도 보인다.


위협적이지만 놓칠 수 없는 에너지원, 원자력


<1995~2021 세계 원자력 발전량>

(단위: 테라와트아워, TWh)

[자료: ourworldindata.org]


원자력은 핵분열에서 나온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에너지이다. 세계 원자력 발전량 추이를 보면 발전량은 꾸준히 늘어나다 2011년 급격하게 줄어드는데,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많은 국가가 탈원전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자력은 제어되지 못할 경우 인류에게 매우 위험한 에너지원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원자력은 현존하는 에너지 공급원 중 가장 효율적이고 청정하다. 원자력 에너지의 원료인 우라늄 1KG이 만들 수 있는 에너지는 석유 200만 리터, 석탄 3000톤에 달하며 풍력 에너지와 더불어 가장 적은 탄소를 배출한다. 지속성 면에서도 원자력은 초기 건설 비용을 제외한 발전 비용이 모든 에너지원 중 가장 낮다. 이 때문에 제어되지 못한 원자력이 가진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IPCC, IEA, UNECE, OECD 등 세계적인 기구들도 장기적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자력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영국 원자력 개발 동향


<2050년 영국 에너지원별 전기 생산량 예측>

(단위: TWh)

statistic_id1190000_energy-generation-outlook-in-great-britain-2050-by-source

[자료: Statistia]

 

영국 정부에서 발표한 UK Energy in Brief 2022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도 영국 전체 전력 생산 중 원자력의 비중은 16.1%로 천연가스(35.7%), 풍력 및 태양열 에너지(28.4%)보다 생산 비중이 적다. 그러나 에너지 공급망 안정과 탄소중립에 대한 움직임 확대로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원전 6~7기 추가 보유 및 24GW의 원자력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이 현재 5개의 원전을 보유하고 발전량이 7GW인 것을 고려하면, 원전 증설을 위한 정부의 막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원전 공급은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영국이 보유한 5개의 원전 중 4개는 노후화로 인해 2030년에 작동이 불가한 가운데 건설에 착수한 원전 프로젝트는 단 1개(힝클리포인트C)뿐이다. 이와 같은 공급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막대한 초기비용과 10년 이상 소요되는 건설기간이 꼽힌다. 문제 해결을 위하여 영국 정부는 원자력 기금을 조성하거나 소형 모듈 원자로(SMR)와 같은 신기술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비용 관련 이슈


영국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해 10억7000만 파운드(약 1조7029억 원)를 조달하고 진행 예정인 원전 프로젝트 사이즈웰C에 1억 파운드(약 1591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1억2000만 파운드(약 1909억 원) 규모의 미래 원자력 기금을 조성하는 등 원자력 개발에 힘쓰고 있다. (UK Nuclear Policy - Nuclear Industry Association (niauk.org))


직접적인 자금 투자 외에도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Department for Business, Energy & Industrial Strategy, BEIS) 규제자산기반(Regulated Asset Base, RAB) 모델을 채택해 원전 건설비 부담을 줄이고자 한다. 이는 미래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들이 인프라 건설비를 나누어 부담하는 방식으로, 영국에서 사이즈웰C 프로젝트를 비롯한 대규모 인프라 건설 자주 사용된다. , 원전 건설비용을 가정용 전기요금에 매달 조금씩 부과하고 원전이 가동되면 전기요금을 인하해주는 것이다. 건설사가 대출을 받아 건설에 착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건설 지연에 따른 이자비용을 크게 절감할 있고 원전 공사 생긴 이자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방지하여 결과적으로는 전기료를 인하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원자력 관련 신기술


1)  소형모듈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 원자로는 원전의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나온 신모델로서 원자로, 증기 발생기, 냉각 펌프 등을 하나의 용기에 담은 소규모 원전이다. 대형 원자로에 비해 출력 용량이 절반 가량으로 적지만 외부 전력 공급 없이도 원전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 기존 원전에 비해 매우 안전하다. 또한 각 부품을 공장에서 제조한 뒤 현장에서 레고처럼 조립하면 되는 모듈화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부지에 맞는 건설을 따로 계획할 필요도 없다. 소형모듈원자로는 아직 세계적으로 개발된 곳이 없지만 개발되고 나면 전통적인 발전소보다 낮은 건설비용, 작은 크기 덕에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70여 개의 업체가 소형모듈 원자로 개발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영국의 대표적인 소형모듈 원자로 개발기업은 롤스로이스(Rolls-Royce)이며, 2035년까지 소형모듈 원자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기술 상용화를 위해 2억1000만 파운드(약 3342억 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영국 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사>

기업명

설명

Rolls-Royce

  www.rolls-royce.com

 - 1998년 설립된 세계 3대 항공 엔진 제작 회사

 - 연매출 117억6000만 파운드(약 18조6821원)

 - SMR 연구개발비 12억5000만 파운드(약 1조9857억 원)

 - 2021년 소형 원자로 발전용량 470㎿ 달성

 - 2035년 10개 소형 모듈 원자로 상용화 목표

[자료: Rolls-Royce 홈페이지] 


소형모듈 원자로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만큼 경제성 및 효과성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결정적으로, 소형모듈 원자로는 전통적인 원전보다 핵분열과정에서 더 많은 폐기물을 발생시킨다는 한계를 지닌다. 안전성 면에서 소형모듈 원자로의 도입은 환영할만 하나 장기적인 지속성을 위해서는 핵폐기물 처리에 대한 연구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


2) 핵융합(Fusion)

기존의 원자력 발전은 원자가 분열될 때 내뿜는 에너지를 이용했다면, 핵융합은 태양이 열을 내뿜는 방식과 동일하게 원자들의 충돌로 생기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이는 발전을 할 때마다 폐기물이 발생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아 더욱 지속가능한 청정 에너지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핵융합 발전 방식은 아직 연구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용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해 영국은 옥스포드셔에 위치한 컬햄 핵융합 연구센터(Culham Center for Fusion Energy, CCFE)에서 핵융합 발전을 연구 중에 있다.


핵폐기물 관련 이슈


위험성과 더불어 핵폐기물은 원전 건설이 반대에 부딪히는 이유 중 하나다. 원전의 주요 폐기물인 우라늄, 플루토늄 등은 반감기가 최소 2만 년에서 400만 년까지 지속되는 데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영국에서 20세기 발생한 폐기물의 양만 이미 70만 ㎥에 이른다고 한다. 이 때문에 원전 건설은 그린피스 등의 환경단체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원전의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국 정부는 원전 개발과 함께 핵폐기물 처리에 대한 연구 또한 진행 중이다. 이에 2022년 1월 원자력해체청(Nuclear Decommissioning Authority, NDA) 산하에 핵폐기물 처리기관(Nuclear Waste Service, NWS)을 신설했다. 올해 8월 발표된 NWS 연간 보고서는 핵폐기물을 지하에 매립할 수 있는 지하 처분시설용 건립 부지를 찾았으며, 플루토늄으로 오염된 물질들을 성공적으로 재처리해 수백만 파운드를 절약했다고 그간의 성과를 밝혔다.


시사점


영국의 원전 산업은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전통적인 원전 건설부터 차세대 원전까지 국가 간 협력의 줄기가 늘어나고 있으며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 또한 무궁무진하다. 한국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자 원전 3대 핵심기술을 가진 원전 강국이다. 영국 원전 시장이 커짐에 따라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5월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크와시 쿠르텡 영국 산업에너지부 장관이 한국전력공사와 만나 원전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며 한-영 원전 협력에 대한 가능성을 전하기도 했다.


게다가 국가 안보 문제가 떠오르면서 영국 정부는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 중국 기업 퇴출을 공식화했고 이 같은 중국 기업 퇴출 기조가 원전 건설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 정부 담당자는 KOTRA 런던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원전 사업에서 중국핵전집단공사(CGN)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힝클리포인트C, 사이즈웰C 프로젝트 모두 중국핵전집단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배제될 경우 그 빈자리를 우리 기업이 노려볼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 영국정부포털(GOV.UK), British Energy Security Strategy, NIA, UK Parliament, KOTRA 런던 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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