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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기고]‘쇼핑 강국’을 꿈꾸는 이웃나라
- 직원기고
- 중국
- 베이징무역관
- 2024-09-24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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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원 무역관, KOTRA 베이징 무역관
경제위기를 마주했던 역사 속 많은 나라는 해결책을 ‘투자’에서 찾았다. 공적 자금을 투입해 도로·항만·철도 등 거대 자본을 통한 발전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해외 자본을 끌어오는 방식이다. 일명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책이다. 과거 ‘뉴딜정책’이 그러했고 최근 ‘그린뉴딜’이 그러했으며 한국도 ‘한국판 뉴딜정책’을 시행했다.
중국도 과거에는 다르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고속철도 투자를 단행해 경제회복을 이끌어냈고 코로나시기에는 빅데이터, 신에너지차 등 5차산업 인프라를 육성하는 ‘신기건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이 경제위기를 대응하는 모습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어지러운 경제상황을 겪고 있는 중국은 과거와 같은 SOC 중심의 굵직한 투자보다는 민간의 소비부흥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낡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바꾸도록 유도한다는 뜻의 ‘이구환신’ 정책이 그 기조를 나타낸다.
이구환신 정책은 민간에서 설비를 새로 교체하거나 자동차나 가전, 가구 등 제품을 신제품으로 바꾸는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물론 정부가 사회에 어느 정도 돈은 붓지만 이번에는 기업의 참여까지 이끌어내서 민간의 소비를 활성화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소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가전업체 거리전기는 이구환신 프로모션에 30억위안(약 5700억원)을 투자해 에어컨 교체 시 최대 1000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이구환신 정책을 소비재뿐 아니라 문화·관광 등 다양한 영역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친환경·디지털 전환 촉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바뀌어가는 중국의 기조를 우리도 충분히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중국이 제조 설비·자동차·가전 등의 신제품 교체를 대거 추진한다면 우리나라는 해당 제품 또는 원재료인 철강 및 석유화학의 수출 전략을 세워볼 수 있다. 혹은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친환경·디지털 전환 목표에 따라 관련 신산업에 대한 시장 진출을 도모해볼 수 있다.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7월 대중국 수출액은 748억달러(약 100조원)로, 모든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제정책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물론 최근 중국의 재정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경기부양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기간에 방역비용 지출이 컸고 부동산경기 침체로 세수도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부동산 악화로 갈 곳을 잃은 돈이 채권시장으로 집중되고 중앙정부가 발행하는 초장기 국채는 안전하다는 심리와 함께 수요가 증가해 중국 정부가 필요한 세수를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이구환신 정책 효과로 이미 일본산 공작기계에 대한 중국 기업의 주문량이 3개월째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중국의 경제정책으로부터 창출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할 시점이다.
출처: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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