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이트맵


Book Mark
[무역관 르포] 사우디의 3중고에 시달리는 한국 건설 수주실적
  • 직원기고
  • 사우디아라비아
  • 리야드무역관 이성길
  • 2015-07-13
  • 출처 : KOTRA

 

사우디의 삼중고에 흔들리는 한국 건설 수주실적

- 예멘 전쟁, 유가 하락, 정권교체로 인한 프로젝트 감소 -

 - 장기적으로 내실을 다져 다가올 호황에 대비해야 -

 

이성길 KOTRA 리야드 무역관

 

 

 

□ 현재 상황 및 앞으로의 예상

 

사우디아라비아가 직면한 내외부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사우디에서 한국 건설업체의 수주실적은 당분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유가의 지속과 예멘과의 전쟁 등이 사우디의 외환보유고를 빠르게 감소시키고 있으며, 여기에 정권 교체기를 맞이한 전반적인 정책 변경 및 거대 프로젝트의 재검토 움직임이 가뜩이나 슬럼프에 들어선 사우디의 프로젝트 발주를 감소시키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수퍼메가 프로젝트의 주된 분야인 석유화학 분야는 이미 2010~2011년에 중장기 물량의 발주를 끝냈기 때문에 앞으로 내놓을 수 있는 공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인가? 이하에서 향후 사우디에서의 프로젝트 발주와 전망 그리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자세에 대해서 살펴본다.

 

우리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1973년부터 2015년 5월까지 누계기준으로 한국의 건설수주액은 1327억 달러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전체 건설수주액 6991억 달러 중 19%에 해당된다. 건설 프로젝트에 있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미래에도 부동의 제1의 시장이다.

 

2014년도와 2015년 1~5월 기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의 건설수주액은 각각 29억 달러, 24억 달러로 매우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0~2013년 연평균 건설수주액이 133억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건설 수주액은 과거실적의 1/4에도 못미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2015년 1~5월 기준 건설수주액 24억 달러도 전년대비 증가한 금액이나 내용 측면에서는 건설수주액의 상당액이 사우디아라비아 발주처가 아닌 한국 원청기업과의 계약에 따른 것이며, 현지 발주처가 시행한 프로젝트의 낙찰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특히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직면하고 있는 삼중고를 고려하면 한국의 건설수주 부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 약화의 3가지 이유

 

사우디아라비아가 직면한 삼중고란 유가 하락, 신임 국왕 취임에 따른 정권교체, 그리고 예멘과의 전쟁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유가하락에 따라 재정수입의 감소로 정부 발주 프로젝트가 중단하거나 연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에서 민간부문의 비중은 20%가 채 되지 않으므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주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정부와 공공부문이 시행하고 있다. 세계 원유 매장량 2위와 원유 생산량 및 수출량 1위를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수출로 재정수입의 90%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따라서 유가 하락은 곧 프로젝트 발주의 감소로 직결된다. 실제로 과거에 원유 가격의 등락에 따라 사우디의 프로젝트 발주량이 크게 부침을 겪어왔고 이에 비례해 우리의 건설수주액도 진폭을 보였다.

 

1973년 두바이 유가가 배럴당 2.81달러에서 1974년 10.97달러로 5배 인상되고, 이후 1975년부터 1985년까지 배럴당 20달러에서 30달러대의 고유가가 지속되자 비례해 한국의 건설수주액도 1973년 2400만 달러에서 1974년 7600만 달러, 1975년 5억 달러 그리고 1976~1985년 20억 달러에서 최고 83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1986년 이후 2003년까지 20여 년간 유가가 배럴당 10~20달러대로 하락 안정되자 한국의 건설수주액도 연평균 3억 달러로 급감했다. 이후 2005년 두바이유가가 배럴당 49.29달러로 전년대비 두 배로 인상되면서 2014년까지 평균 2~3배 인상되며 고유가를 시현하자 한국의 건설수주액도 2005~2009년 동안 연평균 4억 달러, 2010~2014년 연평균 133억 달러를 기록했다.

 

유가의 상승과 하락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 건설 수주액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당분간 저유가의 기조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OPEC의 과잉공급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데다 그동안 서방의 강력한 경제제재를 받아온 이란이 핵협상 타결이 이루어져 1일 3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공급하게 될 경우 유가는 더욱 약세를 면할 수가 없다. 과거 저유가로 인해 경제적 궁핍을 겪었던 사우디가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욱 가속화되는 셈이다. 그래서 상당 기간 거대 프로젝트의 출현은 보기 힘들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두 번째로 2015년 1월 23일 신임 국왕의 취임을 계기로 정부조직의 대대적인 개편이 있었고 현재도 정국 운영 시스템의 구축이 계속 진행 중이다. 먼저 조직 개편에서 전임 국왕은 행정부와 11개 주요 위원회(Council)를 통해 국정을 운영했다. 위원회(Council)의 역할은 전략을 수립하고 정책의 방향을 확정하는 것이고 행정부는 정책을 실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일례로 사우디아라비아 국가의 주요 재정 수입원인 원유의 생산 및 수출을 담당하는 회사는 사우디 아람코라는 국영회사이고 이 국영회사를 관리 감독하는 정부 부처는 광물자원부이지만 원유 전략과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기관은 석유광물최고위원회(Supreme Council of Petroleum and Minerals)였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이 별도로 존재하지만 전임 국왕은 위원회의 회의를 주재했다.

 

현 국왕이 취임하자 전임국왕이 운영한 11개의 위원회(Council)가 폐지됐고 대신 2개의 위원회가 신설됐다(정치·안보위원회와 경제·개발위원회이며, 전자는 왕세자가 후자는 제2 왕세자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위원들은 행정부 장관들로 구성돼 각료회의와 거의 중복).

 

2014년도 사우디아라비아 재정수입은 2789억 달러였고, 이중 석유공사인 아람코의 원유 수출을 통해 2459억 달러가 충당됐다. 이뿐만 아니라 아람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최우수 인재풀을 보유하고 있다. 각종 프로젝트 발주를 통해 축적된 풍부한 경험 또한 이 회사의 큰 자산이다. 이러한 까닭에 아람코는 자신의 분야와 관계없는 프로젝트의 영역에서도 국가의 전위대 역할을 담당해왔다. 일례로 전 국왕이 축구장 건설 프로젝트를 아람코에 맡길 정도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전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기관이며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공공기관 중 최대의 프로젝트 발주기관으로서의 면모도 지니고 있다. 참고로 아람코의 지난해 입찰 발주액은 374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동안 정부의 전위대 역할을 해온 아람코이기에 현재 진행 중인 정부조직 개편의 회오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우디 정부는 심각하게 아람코의 지배구조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 아람코를 기존의 광물자원부에 별도로 독립시키려는 시도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는 당분간 아람코로부터 발주되는 국책사업을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교체와 권력 핵심부의 변동도 프로젝트를 지연시키는 주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최근에 제1 왕세자의 교체를 단행했고 대부분의 장관을 새로 임명했다. 따라서 신임국왕의 정권 안정화 시기 중에는 대형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입찰 시행의 지연이 불가피하다.

 

마지막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사태 개입으로 건설 수주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20일, 사우디아라비아(이슬람교의 수니파 맹주)의 남쪽지역과 인접한 예멘에서 이란(이슬람교의 시아파 맹주)의 지원을 받은 후티반군의 쿠데타로 하디대통령의 예멘 정부가 무너졌다. 지난 3월 26일,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디대통령이 집권 중이던 예멘정부의 요청에 따라 아랍 9개국와 연합해 예멘 주권 보호라는 명목으로 예멘에 이란의 추종세력이 들어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멘 반군의 주요 기지에 공습을 감행했다.

 

이후 사우디를 비롯한 수니파 아랍국가 연맹은 공습을 중단하고 육로와 해로를 봉쇄하며 후티반군과의 평화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예멘 국경선에서의 무장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발주예정이던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되거나 잠정 중단되는 사태를 맞고 있다.

 

□ 시사점

 

결론적으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내외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영향을 받아 단기적으로는 한국 건설 수주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우디에서의 우리의 건설 수주가 시련을 맞은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저유가가 지속되고 재정적자의 확대됐을 때 우리의 건설수주액은 큰 폭의 부침을 거듭해왔다. 오히려 이런 시련의 시기는 내실을 기할 기회가 되며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시기일 수도 있다. 어려운 시기에 미래의 호황을 체계적으로 대비한다면 현재의 어려움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1970~1980년대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 현장에서 보여준 한국 근로자의 근면성과 성실성은 아직도 사우디아라비아인들에게 회자되는 전설이다. 특히 1993년도 걸프전 때 수도 리야드에 떨어진 스커드미사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은 관공서 건설공사를 중단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한국인의 기상과 의지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었으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도래한 고유가 시기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제일 먼저 한국 건설업체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을 정도로 무형의 자산이 됐다.

 

지금 우리 건설기업에 필요한 것은 힘든 시기를 잘 활용해 그동안 저가 수주로 체면을 구겼던 한국 기업의 위상을 회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해 미래의 수주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KOTRA의 저작물인 ([무역관 르포] 사우디의 3중고에 시달리는 한국 건설 수주실적)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댓글

0
로그인 후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입력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