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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칭통용에 대한 인도 상표법의 태도
  • 외부전문가 기고
  • 인도
  • 뉴델리무역관 한종원
  • 2024-08-28
  • 출처 : KOTRA


한국지식재산보호원 서남아·중동 IP센터 허인 센터장

heoin@koipa.re.kr

 

일반적으로 지식재산권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특허권이나, 실질적으로 분쟁이나 문제가 많이 일어나는 분야는 상표권이다. 상표란 자기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타인의 것과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장을 말하며, 상표법상 상표는 독립적으로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상품 또는 서비스와 연계되어 보호를 받는다.

 

특허는 주로 기업(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이 출원을 하고 있으나, 상표의 경우는 소상공인의 경우도 출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한국이나 인도나 다르지 않다. 한국은 소위 ‘IP5(한국, 미국, 유럽, 일본, 중국)’라고 하는 지식재산권 강국에 속한다. 이러한 한국에서도 상표법상 상표 보호는 등록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지고 있고, 미등록 상표의 경우에는 그 보호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인도는 상표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소비자 보호 및 거래 질서 유지를 위해 일정 부분 그 권리를 인정해 준다. 이것이 '사칭통용(Passing Off)' 금지에 대한 것이다.

 

1999년 인도의 상표법(Trademark Act, 1999) 27조에 따른 사칭통용의 개념은 자신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으로 속이는 행위 또는 자신의 서비스를 타인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속이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사칭통용은 공정하지 않은 경쟁과 경제적 행위를 금지하는 관습법상의 불법행위로, 개인 또는 단체의 행동이 상표소유자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상표소유자의 평판을 손상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와 더불어 역 사칭통용(Reverse Passing Off)의 개념은 이는 다른 사람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자신의 것으로 속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사칭통용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아래 3가지 요건을 기본적으로 만족시켜야 한다.

 

1. 신용(Goodwill) 및 명성(Reputation)

미등록 상표라도 명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청구인은 상표가 소비자 사이에서 식별력을 획득하였고, 시장에서 명성과 신용이 있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이러한 명성 및 신용은 불법적인 상표의 사용에 대해 상표소유자가 권리행사를 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2. 허위표시 (Misrepresentation)

제품이나 서비스의 출처를 혼동하게 하여야 하며, 이는 청구인이 입증하여야 한다.

 

3. 손해(Damage)

상표소유자에게 실질적이거나 잠재적인 손해가 있어야 하며, 청구인이 입증하여야 한다. 여기서 손해는 금전적 손해, 평판 훼손 또는 상표의 식별력 및 신용 희석도 포함된다.

 

이하에서는 사칭통용 및 역 사칭통용 행위가 인도법원에서 어떻게 판단 받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인도 사칭통용 사례

- Gorbatschow Wodka K.G. v. John Distilleries Limited

 

원고는 보드카 병 형상을 다수의 국가에 상표등록 했다. 인도에서는 1999년부터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2008년 상표등록출원을 했고, 출원이 계류 중일 때 피고가 악의적으로 원고의 병 형상과 유사한 형상을 출시하려고 하는 것을 알았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사칭통용금지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0a00001.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50pixel, 세로 177pixel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원고의 병 형상은 1996년 고안되어 1999년에 새 깃털 모양이 추가적으로 조각되었고 1996년부터 면세점에서 판매되어 2008년에 공식 출시되었다. 또한, 인도 상표법은 제품의 형상에 대해서도 상표등록 대상으로 인정하므로 이 병 형상도 상표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이 병 형상이 글로벌 명성 및 신용을 얻었으며, 피고의 사칭통용행위로 인해 원고의 병 형상 식별력 및 신용과 명성이 희석되며, 피고의 이러한 행동에 아무런 제재가 없을 시 제 3자에 의한 추가적인 권리침해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반하여, 피고는 원고의 제품이 2008년에 인도에 출시되어 그 이전에는 일반인들이 면세점에서 팔리는 제품에 쉽게 접근할 수가 없었고, 인도법상 케이블, 네트워크, IPTV 등을 통한 주류 광고가 허용되지 않으므로 신용이나 명성을 얻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비자의 보드카 구매 요인은 브랜드 이름이지 병 형상의 차이는 아니므로 혼동의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더불어 원고의 제품은 고급 제품이므로 주 소비자가 부유하고 교육받은 계층임에 따라, 단순 병 형상으로 혼동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알아보자. 법원은 상표법에 따라 물건의 형상도 상표등록 대상이며, 원고의 병 형상은 독창적이고 새로운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두 병 형상을 비교하면 원고 병은 독창성을 부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병 형상과 매우 유사하며, 동종의 비즈니스에 종사하고 있는 피고가 기존 원고의 병 형상을 몰랐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교육 수준이 높고 부유한 소비자는 분별력이 있어 혼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러한 피고의 행위에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다면 다른 잠재적인 침해자들로 하여금 원고의 권리를 침해하도록 부추기게 되고, 결과적으로 원고의 상표와 관련된 신용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인도 역 사칭통용 사례

- Western Digital Technologies Inc & Anr v Geonix International Private Limited & Anr, CS/COMM

 

1원고인 W사와 자회사인 제2원고는 피고인 A사를 상대로 상표침해 및 역 사칭통용 금지를 위한 재판을 청구했다.

 

1원고는 하드디스크, 데스크탑, SSD 및 다른 관련 장비를 제조하는 글로벌 회사로, 인도에서 WESTERN DIGITAL이라는 상표와 로고를 등록하여 사용하고 있었으며, 2원고는 ULTRASTAR의 상표권자로 역시 하드디스크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다.


원고들은 피고가 원고들의 오래되고 폐기한 하드디스크를 리퍼비싱(refurbishing)하여 피고의 브랜드 네임과 피고의 상표‘GEONIX’를 부착하여 새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의 조사 결과 피고는 ‘GEONIX’ 상표가 붙은 여러 변형 형태의 하드디스크를 판매하고 있었으며, 내부 엔지니어 및 외부 기술전문가들을 통해 하드디스크가 원고의 제품임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피고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합법적으로 조달된 것이므로 원고의 상표권은 소멸했고, 자체브랜드 이름을 부착하여 하드디스크를 판매하고 있었으므로 소비자의 오인혼동의 우려도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 브랜드 이름에 대한 상표권도 침해하지 않았다.

 

반면 법원은 피고의 행위가 원고의 명성과 선의를 훼손할 것으로 판단했으며, 하드디스크를 작동시킨 후 작성되는 보고서에는 여전히 원고와의 관련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했다. 법원은 피고가 제품의 출처를 자신의 것으로 허위로 표시하였으므로 역 사칭통용에 대한 소송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시사점

 

사칭통용은 타인의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소비자와 기업의 이익과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법적 장치다. 그 대상이 미등록 상표라도 소비자와 상표사용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므로, 등록상표임을 요구하는 한국 상표법과는 상이한 면이 있다.

 

사칭통용이 상표권 침해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상표의 등록 여부다. 등록된 상표의 경우는 상표권 침해로 인해 구제를 받을 수 있으나, 미등록된 상표는 상표권 침해로 구제를 받을 수 없고, 사칭통용을 통해 구제 받을 수 있다. 인도의 판례를 보면 사칭통용은 불공정한 경쟁으로부터 기업 및 소비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점에서 미등록 상표라도 일정 요건을 만족하면 구제받을 수 있는 사칭통용 금지 규정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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