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회계사, 호주 국립감사원

해외 시장 진출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시장성에 대한 판단이다. 이는 해당 시장이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한 조사라고 볼 수 있다. 이 조사를 통해 시장 진출의 타당성을 검토했다면, 두 번째로는 실질적인 진출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해외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가장 먼저 고민하는 문제는 법인 설립 형태, 법인 형태에 따른 세금 규정, 회계 및 감사 규정, 그리고 한국과는 다른 근로 법규다. 이번 글에서는 감사 규정에 대해 한국과의 차이점과 호주에서 적용되는 규정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호주의 감사 규정 개요

호주의 감사 제도는 기업의 재무 보고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 및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주요 감독 기관인 ASIC(Australian Securities and Investments Commission)는 기업들이 'Corporations Act 2001'에 따라 적절한 감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ASIC는 호주의 주요 금융 감독 기관으로, 기업의 재무 보고서가 정확하고 신뢰성 있게 작성되도록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ASIC는 Corporations Act 2001에 따라 기업들이 감사를 받을 때 준수해야 하는 규정을 명확히 하고 있다. 

Corporations Act 2001 법은 호주의 주요 회사법으로, 기업의 설립, 운영, 청산 등 다양한 측면을 규제한다. 특히, 재무 보고 및 감사와 관련된 규정을 명시하고 있어 모든 기업이 이 법에 따라 감사를 받아야 한다.

<ASIC Website>

[자료: ASIC]

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 유형

1) 대규모 기업 및 공공기업

- 대규모 기업 (Large Proprietary Companies): 연간 총 수익이 5000만 호주 달러(약 3250만 달러) 이상, 총 자산이 2500만 호주 달러(약 1625만 달러) 이상, 직원 수가 100명 이상인 기업은 대규모 기업으로 간주되며, 매년 감사를 받아야 한다.

- 공공기업 (Public Companies): 호주에서 상장된 공공기업은 반드시 감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주식이나 기타 증권을 공개적으로 거래하는 모든 기업이 포함된다.

2) 비영리 단체 (Not-for-Profit Organizations): 연간 수익이 25만 호주 달러 (약 16만 달러)이상이거나 총 자산이 500만 호주 달러(약 325만 달러) 이상인 비영리 단체는 감사를 받아야 한다. 기부금 모집이나 정부 보조금을 받는 단체는 추가적인 감사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3) 등록된 계획 관리 단체 (Registered Scheme Management Companies): 투자 관리 회사나 펀드 관리 회사와 같은 등록된 계획 관리 단체는 감사를 받아야 한다.

4) 외국 회사의 호주 지점 (Australian Branches of Foreign Companies): 호주에서 영업을 하는 외국 회사의 지점은 호주 법에 따라 감사를 받아야 할 수 있다.

5) 기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들: 일정 규모 이상의 신용 조합이나 금융 기관,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이 큰 기업은 추가적인 감사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할 수 있다.

법적 근거 및 규정

호주의 감사 규정은 주로 Corporations Act 2001에 명시돼 있으며, ASIC에서 이를 감독한다. 주요 조항은 다음과 같다.

- Corporations Act 2001, Section 301: 대규모 기업 및 공공기업은 매년 재무 보고서를 감사 받아야 한다.

- Corporations Act 2001, Section 285A: 비영리 단체의 재무 보고 및 감사 규정에 대한 상세 내용이 명시돼 있다.

- Australian Charities and Not-for-profits Commission (ACNC) Act 2012: 비영리 단체의 재무 보고 및 감사에 대한 추가 규정을 제공한다.

<ACNC Website>

[자료: ACNC]

한국의 감사 규정과 비교

한국의 감사 규정은 주로 상법과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해 규제된다. 주요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 재무 보고서의 제출 기한: 한국에서는 재무 보고서 제출 기한이 비교적 짧으며, 호주에서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기한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 감사인의 독립성: 두 나라 모두 감사인의 독립성을 중요시하나, 호주에서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 감사 대상 기업의 기준: 한국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나 공공성을 가지는 기업들이 주로 감사 대상이 되는 반면, 호주는 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유형의 기업들이 감사 대상에 포함된다.

진출 기업의 고려사항

한국 기업이 호주에 진출하면서 감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1. 호주 감사인을 선택하는 방법 및 고려사항

- 경험과 전문성: 호주의 다양한 산업과 기업 환경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감사인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인회계사협회(CPA Australia)나 호주공인회계사협회(Chartered Accountants Australia and New Zealand)의 회원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 ASIC 등록 여부: 감사인은 반드시 ASIC에 등록된 공인 감사인이어야 한다. ASIC 등록 여부는 ASIC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의사소통 능력: 영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통한 감사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는 의사소통의 원활함을 보장하고 감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를 줄여준다.

2. 호주의 회계 기준(Australian Accounting Standards) 준수

- AASB 기준: 호주의 회계 기준은 Australian Accounting Standards Board (AASB)에서 제정한다. AASB 기준은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IFRS)을 바탕으로 하므로, IFRS에 익숙한 한국 기업은 적응이 비교적 쉬울 수 있다.

- 교육 및 훈련: 회계팀과 재무팀은 호주의 회계 기준과 관련된 교육 및 훈련을 받아야 한다. 이는 내부 회계 보고서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다.

<AASB Website>

[자료: AASB]

3. 재무 보고서를 작성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

- 일관된 회계 정책: 회계 정책을 일관되게 적용하여 재무 보고서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새로운 회계 정책이나 기준이 도입될 경우, 이를 신속히 반영하고 관련 직원들에게 교육해야 한다.

- 정기적인 내부 감사: 정기적인 내부 감사를 통해 회계 처리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점검해야 한다.

4. 감사를 대비한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

- 내부 통제 절차 수립: 자산 보호, 거래의 정확한 기록, 재무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 통제 절차를 수립해야 한다.

- 감사 대비 문서 준비: 감사에 필요한 모든 문서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관해야 한다.

결론

호주의 회계 감사 규정은 기업의 재무 보고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다. 한국 기업들이 호주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감사 규정을 잘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