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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얀마 소액금융(MFI) 기업의 대출 축소와 시사점
  • 외부전문가 기고
  • 미얀마
  • 양곤무역관 KayThwe Oo
  • 2022-02-22
  • 출처 : KOTRA

저소득층 최후 안전망인 소액금융의 위기

서민들의 경제난 해소를 위해 조속한 정상화가 절실

김진회 법인장 우리파이낸스 미얀마 법인장



 

어느 나라나 저소득 계층에 속하는 국민들은 경제위기 상황에 가장 취약하기 마련이다. 특히 미얀마는 지난해 2월 발생한 군부 쿠데타와 2020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인 저소득층 주민들은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미얀마의 각종 국가 통계자료가 상당히 열악하여 그 고통의 정도를 수치로 정확히 분석해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때문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액금융업(Microfinance Institutions, 이하 MFI)의 경영실적이 오히려 서민계층의 실질적 피해 정도를 추정할 수 있게 해주는 간접적인 자료로 더욱 유용할 수 있다.

 

먼저 미얀마소액금융협회(MMFA; Myanmar Microfinance Association)의 자료를 살펴보면, 가장 최근 집계된 2021년 3분기 대출자산 총계가 총 2조3,160억 짜트(MMK)로, 국가 비상사태 발생 전인 2020년 말에 비해 10%가량 축소된 것으로 나타난다.

 

<시기별 MFI 대출자산 현황>

(단위: 십억 짜트(MMK), %)

구 분

2020년 4Q

2021년 1Q

2021년 2Q

2021년 3Q

감소율

(21.3Q/20.1Q)

대출잔액 총계

2,589

2,541

2,462

2,316

-10.6

주: 자료 제출 80개사 실적기준 

[자료: 미얀마소액금융협회(MMFA)]

 

참고로 2021년 3분기 현지화 평균환율은 달러당 1,807.39짜트(MMK)이므로 해당기간 MFI 대출자산 규모는 약 12억8141만 달러로 추정해볼 수 있다. 또한 비교대상 시기인 2020년 4분기의 환율은 달러당 평균 1,312.23짜트(MMK)였으므로 이 기간 대출자산 규모는 약 19억7298만 달러로 추산된다. 현지화 가치 하락까지 고려한 달러화 환산 기준 대출 감소율은 35%에 달하는 셈이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상위 10개사들의 대출잔액은 5.2% 정도만 줄어든 반면 11~20위권 업체는 14.5%, 21~30위권 업체의 경우에는 25.1%까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상대적으로 자산규모가 작은 회사들의 대출 축소가 더 심했음을 알 수 있다.

 

<대출규모 상위사별 변동 현황>

(단위: 십억 짜트(MMK), %)

구 분

2020년 4Q

2021년 1Q

2021년 2Q

2021년 3Q

감소율

(21.3Q/20.1Q)

상위 10개사

1,822

1,808

1,779

1,727

-5.2

11위~20위

463

451

424

396

-14.5

20위~30위

226

204

184

169

-25.1

주: 자료 제출 80개사 실적기준 

[자료: 미얀마 소액금융협회(MMFA)]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1분기보다는 2분기에 그리고 2분기보다는 3분기에 대출잔액 축소가 더 두드러지는 등 뒤로 갈수록 자산 감소의 폭이 확대됐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 ① 금융사들이 비상사태 발생 직후에는 일단 사태 추이를 관망하다가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확신이 점차 줄어들자 후행적으로 대출자산 축소에 돌입했을 가능성과 ② 처음부터 대출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 있었으나 실제 실행과 시차 발생이 있었을 가능성을 모두 추정해볼 수 있다. 또한 상위 10개사들의 자산축소가 비교적 작게 나타난 원인은 대출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비대하여 쉽게 감축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계 MFI업체들의 상황은 어떠했을까? 현지에 진출한 총 9개 주요 은행 및 계열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현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대출 규모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계 MFI 대출자산 현황>

(단위: 십억 짜트(MMK), %)

구 분

2020년 4Q

2021년 1Q

2021년 2Q

2021년 3Q

2021년 4Q

감소율

(21.4Q/20.1Q)

대출잔액

5.8

5.9

5.7

5.5

5.4

-7.1

주: 총 9개 기관 실적 합계 

[자료: 현지진출 MFI 기업 자체 집계]

 

물론 대출자산 축소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두 가지 숨겨진 변수가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먼저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 미얀마를 강타한 델타변이 대유행으로 대출회수를 위한 물리적인 활동이 제약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소액대출의 회수는 담당직원의 직접 방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전국적인 봉쇄 명령이 내려진 이 시기에는 자금회수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또한 경제난으로 상환 능력을 상실한 연체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바람에 현실적으로 자금회수를 할 수 없었다는 점도 대출자산 축소를 억제한 요인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MFI 업계의 대출규모가 감소했다는 사실이 미얀마 서민경제가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입었는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해주고 있는 셈이다. 그 동안 MFI가 저소득층의 경제활동을 떠받히는 최후의 안전판 역할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으로 구분했을 경우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받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구체적인 통계자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수치로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필자가 속한 회사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참고로 살펴보면 도시지역의 대출 축소가 더욱 심했던 것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이유로는 크게 ① 도시지역 공장노동자들이 반()군부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더 피해가 컸다는 점, ② 지난해 7월에서 9월 사이 델타변이 대유행으로 공장들이 영업을 전면 중단하며 도시지역 주민들이 일자리 및 소득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결국, 지난해 비상사태 이후 계속된 저항운동이 농촌지역의 저소득층보다는 도시지역 공장 노동자들에게 보다 큰 타격을 준 것이다.

 

또한 미얀마 국가 비상사태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에 MFI 대출 축소는 현재 수준에서 더욱 확대되거나 최소 현상유지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령 영업 활성화가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이뤄져 대출이 증가한다 해도 비상사태 이전의 규모를 간신히 회복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MFI 업계의 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려면 상업은행들의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전제되어야만 한다. 차입금에 의존하는 MFI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상 상업은행으로부터의 자금 인출 제약이 사라져야 실질적인 대출금 확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만약 앞으로 상업은행의 유동성이 개선된다면 그 사실 자체로 “미얀마의 정치적 혼란과 무관하게 경제적 상황은 호전됐다”는 해석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까지는 은행의 입출금 업무조차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이런 와중에 일부 긍정적인 소식도 들려온다. 비상사태 이후 현금 인출이 제한되자 무려 7%라는 높은 수수료를 댓가로 은행 송금을 받아 현금으로 지급해주는 ‘인출 대행업’이 성행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그 수수료가 2% 수준까지 내려온 것이다. 금융시장이 당장 비상사태 이전으로 회복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이것이 정상화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업은행의 정상화와 이를 통한 영업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MFI회사들도 다시금 저소득층을 위한 든든한 지킴이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난에 직면한 미얀마 서민들이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것이 현실이 되어주기를 희망해 본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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