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OH International Patent Office

유광희 변리사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하는 디지털 전환(DX)시대에 대응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킬 목적으로 기업 간 오픈 이노베이션*을 촉진을 위해 세제 헤택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개방형 혁신) : 기업 내부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외부 기업으로부터 기술 및 아이디어를 도입하거나 협업을 통해 기술 혁신이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

일본 특허청에서는 이종 분야의 기업 간의 오픈 이노베이션 촉진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시책의 하나로써 라이선스 계약의 모델 계약서 배포와 더불어, 기업 협업 시 문제점 및 예방 대응책에 관한 실제 사례를 유형별로 정리해 발표했다. 본고에서는 그 중에서 비밀 정보의 취급에 실패한 사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비밀 정보 관리를 잘못한 사례

1)  실제 사례

소재 회사인 A사의 영업 사원은, 소재 안정성 평가를 위해 제조방법의 개시를 원하는 완성품 구매사인 C사의 요구를 들며 소재의 제조방법을 알려 달라고 한 납품처인 B사(완성품 메이커)에 대해, 해당 소재의 제조방법을 별 생각 없이 알려주었다.

그 후, B사는 A사가 알려준 소재 제조 방법에 의해 해당 소재를 자사가 직접 제조해 완성품 생산에 사용하는 한편, 해당 소재 제조방법을 권리화했다. 무심코 범한 실수로 자사 고유의 제조방법을 사용해 소재를 만들 수 없게 된 A사는, 큰 시간과 비용, 인력을 들여 새로운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그에 따라 생산 라인을 재구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2)  문제점 및 예방 대응책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비밀 정보를 기초부터 튼튼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생각할 수 있다.

먼저, ①자사가 보유한 정보를 전부 털어내어 파악해야 한다. 여기에서 자사의 정보라 함은, 기술 정보 뿐만 아니라 고객 리스트, 거래처 정보, 시장 동향 등과 같은 영업 정보도 포함된다.

다음으로 ②비밀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세 가지 레벨 정도로 나누고 각 레벨에 맞는 비밀 관리 지침을 만들어 관리한다. 비밀 관리 지침의 예시로써 공장 견학 경로의 제한, 비밀 정보가 보관된 컴퓨터나 폴더로의 접근 권한 제한, 비밀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기술자와 불특정 다수 고객 응대자의 분리 관리 등을 들 수 있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사내에서 ①과 ②를 공유해 비밀 정보 관리가 전사적으로 철저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2.  비밀 유지 계약(NDA)을 잘못한 사례

1)  실제 사례

D사와 E사는 서로 간에 비밀 정보를 제공할 때에는 반드시 그 취지를 명시해 제공하도록 하는 비밀 유지 계약(NDA)을 체결했으나, D사는 실수로 시제품 제작 시 비밀 정보라는 취지를 표시하지 않은 채 그대로 E사에게 해당 시제품을 제공했다.

이에 E사는 시제품 샘플에 비밀 정보의 표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D사로부터 받은 샘플을 D사와 동종 업체인 F사에게 제공해서 샘플을 분석하도록 했다. 그 후 어느 날 D사는, 제공 받은 샘플의 분석을 마치고 양산에 들어간 F사와, F사로부터 충분한 물량을 공급 받게 된 E사 양측으로부터 갑작스러운 거래 중지를 통보를 받았다.

2)  문제점 및 예방 대응책

D사는 비밀 유지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 자체에 너무 안심한 나머지, 계약서의 세부 내용 검토에 소홀했으며, 그 결과 소중한 자사 기술을 경쟁 기업에게 사실상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비밀 유지 계약 조항의 충실한 검토 및 확인이 중요하며, 자사의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비밀 정보 등을 포함한 중요 정보를 제공할 때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기고 후일에 분쟁 가능성에 대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밀 유지 계약서 작성 시에도 비밀 유지에 관한 조항 뿐만 아니라 명시된 목적 외에 사용 금지 조항을 추가함으로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어 비밀리에 도용되는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3.  코멘트

위의 두 가지 사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본 정부는 지식 재산을 매개로 한 이종 기업간의 협업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촉진 지원 시책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알기 쉬운 실제 사례를 들어 중소 기업 및 스타트업 기업이 범하기 쉬운 실수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 목표와도 대동소이하며, 기업 간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함에 있어 지식 재산권과 관련해 주의해야 할 대책 측면에서도 공통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웃나라 일본의 관련 정책 동향을 계속해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