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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두바이 물리치료사 취업기
  • 외부전문가 기고
  • 아랍에미리트
  • 두바이무역관 이정모
  • 2018-11-23
  • 출처 : KOTRA

코리햅(Korehab) 물리치료사 조윤진

 

 처음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기억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15년 전 잠시 경유를 위해 들렸던 두바이와는 느낌이 다른, 공항에서부터 흰색의 전통의상 칸두라를 입은 남성들과 검은색 아바야를 입고 머리카락을 가린 여성들을 보며 여기가 이제 내가 지내야 하는 곳이란 설렘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해외에 취업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구글에 나오는 여러 외국 취업사이트를 찾아보고 이력서를 보냈다. KOICA의 해외봉사단원으로 아프리카에 거주한 경험이 있어 중동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여러 곳 중 두바이라는 도시를 선택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이전에 알아보았던 홍콩과 싱가포르와는 달리 주거비를 제공해준다는 큰 혜택이 있기 때문이었다. 두바이는 주거비가 매우 비싼 편으로, 이에 대한 지원이 있느냐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또한 두바이는 회사에서 직원의 비자에 대한 스폰서를 하며, 비자 신청 시 현지 보험 가입이 의무인 관계로 건강보험도 같이 제공이 된다. 여러 근무조건을 비교해보고 고민 후 두바이 정부 병원 내에 파견된 한국재활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아랍에미리트는 두바이를 포함한 7개의 토후국으로 이뤄진 국가이다. 그리고 토후국에 따라 의료인 면허증의 발급이 달라진다. 두바이의 경우 두바이 보건청 소속(DHA)과 의료 자유 지역인 Dubai Health Care city (DHCC) 면허증으로 나누어 본인이 어디서 근무하는가에 따라 면허증이 다르게 발급이 된다. 그리고 다행히 한 토후국에서 다른 토후국으로 즉,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면허증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국 의료면허증은 아직 아랍에미리트 내에서 인정이 되지 않기에 두바이 보건청 (DHA) 사이트 내 서류 신청 후 컴퓨터로 진행되는 프로메트릭 시험에 합격해야만 두바이에서 사용 가능한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100퍼센트 영어로 진행되는 시험으로, 충분히 준비를 해야 붙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국 물리치료사의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 두바이 면허증 (DHA) 시험은 면제가 되기에 서류 절차만 진행하면 된다. Dubai Health Care City의 면허 경우도 두바이 보건청에서 진행하는 방식과 같지만 토플, IELTS와 같은 공증된 영어시험 점수가 필요하다.

                                                                                                        

 두바이는 전체 인구의 약 80%가 외국인으로 병원 내에 다양한 국적의 의사, 치료사, 간호사, 행정직원이 있다. 이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영어는 필수적이다. 또한 언어만큼 중요한 것이 다름에 대한 인정과 문화에 대한 이해심이다. 문화가 다른 것에 따른 이해는 업무를 진행할 때도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낯선 행정 체계와 급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현지 분위기로 한국에서는 바로 마무리될 수 있는 일도 차일 피일 늦춰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처음에는 답답하고 이해가 안 되었지만 점차 두바이의 근무 분위기에 맞춰가면서 기다림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한국인의빨리 빨리가 소용이 없는 환경에서도 한국인 고유의 부지런함과 꾸준함은 병원 내에서도 인정을 받는다. 잘 진행되지 않는 일들도 발품을 팔며 다른 직원들은 하지 않았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어느 순간 일이 마무리되는 놀라운 일들도 겪어봤다. 그럴 때는 다른 국적의 동료들과는 조금 다른 한국인의 근성과 고집을 느끼게 된다.

 

 처음 두바이에 와서 근무한 병원은 두바이 정부 안에 있는 재활전문병원으로 1 8개월간 현지 자국민인 에미라티(Emirati)환자들을 치료하면서도 많은 경험을 하였다. 무슬림이라는 종교 특성상 대부분 여자 치료사가 여성 환자를 치료한다. 이슬람문화에서는 가족 이외의 남자가 다른 여성의 신체를 만지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의 여성들도 최근에는 많이 서구화가 됨에 따라 치료사의 성별을 따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는 하나, 아직도 대부분의 경우 여자는 여자를, 남자는 남자를 치료한다.

 

 현지 국립병원이다 보니 50대 이상의 아랍어만 구사할 수 있는 환자들을 보는 경우, 통역이 있긴 하였으나 치료하는 사람은 영어로 얘기하고 치료받는 사람은 아랍어로 얘기하며 손짓, 발짓으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어디나 그렇든 진심이 닿으면 말은 잘 통하지 않더라도 치료사의 유대관계는 형성이 된다. 치료가 끝나고 환자분과 헤어질 때는 환자분의 따뜻한 아랍어 한마디슈크란(Shukran)”과 아랍의 전통 뺨 인사로 치료의 고단함이 사라졌다. 말과 문화가 다르지만 한국의 여느 할머니와 같이 손녀처럼 대해주시는 모습에서 따뜻한 정을 많이 느끼며 보냈다. 두바이에 오기 전에는 낯선 무슬림 문화에 대해 막연하게 색안경을 끼고 아랍 사람들은 불평등하게 남녀를 구분하고 테러를 일삼는 나라들로 오인하고 있었지만, 두바이에 살면서 그 안에 또 다른 무슬림의 문화 그리고 다른 종교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지고 있던 편견이 사라졌다.

 

 지금은 한국계 개인병원으로 옮기면서 두바이 정부 병원에서 근무할 때 달리 한국 환자들의 비율이 높다. 그러나 한국의료의 선진화를 알고 있는 외국인 환자들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리고 외국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치료를 하면 한국과는 다른 장단점이 있다. 다른 문화, 언어, 근무환경 그리고 행정 시스템 등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와 피로감은 있지만 조금만 뒤로 물러나 바라보면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문화와 여러 나라 사람들과 우정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 이 원고는 해외 취업 성공자의 기고문으로 KOTRA 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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