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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벨기에 맥주산업의 힘
  • 외부전문가 기고
  • 벨기에
  • 브뤼셀무역관 이재욱
  • 2014-12-09
  • 출처 : KOTRA
Keyword #맥주

 

벨기에 맥주산업의 힘

 

김준우 KU Leuven 박사과정 연구원

 

 

 

필자가 공부하고 있는 KU Leuven(가톨릭루벤대학교)이 위치한 벨기에 루벤에는 AB InBev(Anheuser-Busch InBev)라는 맥주 회사가 있습니다. 인구 10만 명에 불과한 이 작은 대학도시 한 켠에 자리 잡은 Stella Artois(스텔라 아르투아) 공장과 그 옆 AB InBev 본사는 놀랍게도 세계 맥주시장 점유율 25%, 미국 시장점유율 47%인 세계 1위의 맥주 회사의 것입니다. AB InBev는 한국에도 친숙한 레페(Leffe), 호가든(Hoegaarden), Stella Artois(스텔라 아르투아), 벡스(Beck's) 등을 포함 전체 약 200개 브랜드를 보유하면서 24개국 공장, 종업원 수 15만 명, 430억 달러(약 48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OB맥주를 재인수하면서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AB InBev의 탄생은 세계 맥주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M&A에 의한 것입니다. 우선 1987년 시작된 벨기에 맥주 회사 Interbrew가 AB InBev의 모체라 할 수 있습니다. Interbrew는 벨기에의 두 개의 큰 맥주회사인 Artois(Leuven에 위치)와 Piedboeuf(Jupille에 위치) 합병으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1995년 캐나다 맥주회사 Labatt 등을 인수하며 회사 규모를 키워갔습니다.

 

2004년 당시 세계 3위였던 Interbrew는 브라질 최대이자 세계 5위 맥주회사였던 AmBev와 합병하면서 InBev로 회사명을 바꾸었습니다. InBev는 합병 후 세계 2위가 됐습니다.(당시 1위는 버드와이저를 가지고 있던 Anheuser-Busch였습니다) InBev는 2006년 중국의 Fujian Sedrin brewery를 인수하며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에서 3위가 됐으며 2007년 남미의 Quinsa 회사의 지분을 늘리면서 남미 맥주시장의 점유율을 높여갔습니다.

 

급기야 2008년 11월 InBev는 Anheuser-Busch를 합병하면서 AB InBev로 회사명을 바꾸고 세계시장 점유율 25%의 1위 기업이 됐습니다. 그 후로도 2012년 멕시코 Modelo를 인수하는 등 Budweiser, Corona 등 글로벌 맥주 브랜드가 계속해서 AB InBev에 편입되고 있습니다.

 

사실 벨기에 맥주의 힘은 AB InBev 같은 거대 기업뿐만이 아닙니다. 그 저변에는 에일 맥주(Ale beer), 수도원 맥주(Abbey beer), 트라피스트 맥주(Trappists), 밀 맥주(White Beer), 람빅(Lambic) 맥주, 혼합발효맥주, 자연발효맥주 등 다양한 제조방식의 맥주를 오랫동안 유지, 발전시켜온 전통이 있습니다.

 

벨기에는 독일의 맥주순수령(*1516년 독일의 빌헬름 4세가 맥주의 품질 유지를 위해 보리, 홉, 물 이외의 원료를 사용할 수 없게 규제한 것)과 같은 엄격한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다양한 맥주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미생물을 더해 맥주를 생산하기도 하고 약초나 허브, 과일 등을 사용해 다양한 맛을 내려고 노력해 온 것입니다.

 

이 결과 현재 벨기에에는 160개의 Brewery, 1500여 종의 맥주 브랜드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High quality authentic beer’라는 이미지가 강한 Abbey beer, Trappist beer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Trappist 맥주를 생산하는 수도원은 전 세계 7개 밖에 없는데, 그 중 6개가 벨기에에 있으며 연간 약 50만ℓ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벨기에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Trappist 맥주 브랜드는 Westmalle로 약 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벨기에 소비자는 맥주에 대해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1인당 맥주 소비량이 80ℓ로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또한 까다로운 음용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예를 들어 라거 타입이라도 다른 지역에 비해 진한 맛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계속 쏟아지는 신제품, 브랜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맛에도 생각보다 개방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간 소비량이 8억ℓ인데, 그 중 1억ℓ는 수입 맥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Keep Calm and Drink Beer'는 말은 벨기에 사람을 두고 한 말 같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맥주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벨기에 맥주 회사는 자기네 맥주의 맛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전용잔’과 ‘음용법(Ritual)’을 개발했고 이를 하나의 문화로 발전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도 유명한 호가든 전용잔은 두꺼운 육각 글라스인데 이는 맥주의 차가움을 유지해 고유의 색이 지속될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것입니다. 잔의 굴곡은 풍부한 거품을 생성시키며 넓은 입구는 호가든을 마시는 순간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렇듯 벨기에 맥주산업은 오랜 전통에 기반한 기술력, 소비자의 까다로운 선호 및 이를 관통하고 있는 맥주 문화가 어우러져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바 우리의 맥주 및 기타 음료 산업에도 좋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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