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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현지 채용, 한국 업무방식 이해시켜라
  • 외부전문가 기고
  • 헝가리
  • 부다페스트무역관 양효준
  • 2014-11-12
  • 출처 : KOTRA

 

현지인 채용, 한국 업무방식 이해시켜라

 

이병호 Noerr 비즈니스 자문위원

 

 

 

1. 중동부유럽의 브레인 국가 헝가리

 

헝가리하면 아직도 공산국가를 떠올리는 분이 많을 정도로 한국에는 낯선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볼펜, 루빅스 큐브 등 많은 발명품을 세상에 내어 놓았으며 섬나라인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 최초로 지하철을 개통할 정도로 우수한 인재가 많은 국가입니다. 기초과학분야만 해도 이미 10명이 넘는 노벨상 수상자가 있으며 이는 전통적으로 기초과학교육을 매우 중시하는 풍토로 인해 물리, 화학 등의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의학도 그 수준이 높습니다. 세멜바이즈(Semmelweis) 의과대학은 헝가리를 대표하는 의과대학으로 유럽 내에서 그 수준을 인정받아 많은 의사가 헝가리 외의 유럽국가에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 유학생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다페스트 공과대학 출신 또한 서유럽 국가의 전자, 전기 및 화학 관련 기업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2. 우수인력 확보

 

 1) 영어구사력도 중요하지만, 충성도 중요

 

이러한 현실에서 어떻게 좋은 인재를 고를까 하는 문제는 이곳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할 계획을 가진 기업에서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언어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할 것입니다. 헝가리어는 한국어와 언어체계가 비슷한 알타이어 계통이라 영어를 쉽게 배우는 다른 나라와 달리 영어를 구사하는 인력이 많지는 않습니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구인 회사를 통해 영어가 가능한 인력을 구하게 되면 다국적 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력을 구할 수 있습니다. 업무 경험 또한 가지고 있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한다면 그만큼 이직도 쉽게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언어와 경력이 우선이긴 하지만,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충성도도 높은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한국 업무 방식의 이해시켜야

 

 ① '알아서' 하는 한국 문화 vs '내 일 아냐' 애매한 업무에 선뜻 나서지 않는 헝가리 문화

한국 직원은 업무 분장(Job description)이 명확히 정의돼 있지 않더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소위 '알아서'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헝가리 현지인은 이런 개념이 없습니다.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면 시급한 문제라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부서 간 경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부서장 간 상호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이 필요한데 현지인이 중간 관리자인 경우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 답답해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업무 연관성을 이해시키고 직접적인 과업(task) 시행을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② '가족 최우선'을 철저하게 지키는 유럽인의 특성

유럽 사람은 직장과 가족을 엄격히 구분해 가족을 최우선으로 둔다고 합니다.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현지 직원에게 왜 한국 회사를 다니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보수나 근무환경에 대한 답변보다는 집과 가까워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또 다른 예로 한 현지 직원에게 한국에 업무차 출장을 가야한다고 했더니 와이프가 혼자 있는 것이 힘들다 해 가지 않겠다고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겨우 설득을 해 출장일정을 최소화하긴 했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문화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한국 회사의 업무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 회사의 업무방식을 이해시키는 데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업무 면에서 교육하고 설득하는 노력은 물론이고 업무 외적인 측면에서 회사가 직원의 가족까지 배려한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일에 대한 포상으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행사를 열어 가족을 초청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직원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질 것입니다.

 

 ③'요약·정리형 보고' 한국 문화 vs '전후배경을 충분히 설명'하는 헝가리 문화

헝가리 직원과 이메일을 한 번이라도 주고 받은 적이 있다면 그들의 사고와 우리의 사고가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직원은 요약 및 정리를 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현지 직원은 소설을 쓰듯이 긴 문장을 써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시간을 들이게 합니다. 이러한 점이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배경 설명이나 전후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업무 효율을 중시하는 환경에서는 이메일 하나 작성하는데, 또 그것을 읽고 이해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답답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지 직원에게 가장 훈련이 필요한 부분은 회의 관련 스킬입니다. 회의 진행은 물론이고 회의 후 회의록 작성도 잘 하지 못하는 인력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회의가 끝나고 나면 열심히 떠들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리된 것이 없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처음부터 한국 직원이 철저히 교육을 시켜야만 하며 회의록이 나오지 않는 회의는 자제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3) 수습기간 첫 3개월이 중요

 

누구나 승진과 많은 보수에 대한 욕망이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일하는 시간을 정해 놓고 일이 끝나지 않아도 퇴근해 버리는 현지 직원, 회의 중에 시간이 됐다고 퇴근하는 직원, 퇴근 10분 전 부터 주변 정리하는 직원 등, 한국 조직문화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행동을 하는 현지인을 종종 보게 됩니다. 처음부터 이런 직원을 뽑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헝가리는 직원 채용 시 3개월 간의 테스트 기간이 있는데, 대부분의 직원이 이 기간 동안은 아주 열심히 일합니다. 실제로 그런 업무 태도를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어떤 직원은 보여주기 위해 그 기간 동안만 일하는 시늉을 내기도 합니다. 3개월 후 정식 채용이 되면 해고가 어렵고 이런 직원은 해고가 되더라도 소송을 걸 확률도 높기 때문에 처음 3개월 동안 신중히 관찰하고 판단을 해야 합니다.

 

3. 노동환경

 

 1) 친노동자 환경, 하지만 노동법 개정(2012년도) 을 통해 노동시장 탄력성 증가

 

유럽은 노동자에게 유리한 노동환경을 제공합니다. 인권과 사회보장을 중시하는 문화로 인해 일한만큼 쉰다는 개념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출산 휴가나 병가의 사용을 고용주의 눈치를 보지 않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쓰려고 합니다.

 

이러한 성향이 낳을 수 있는 부작용 중 하나는 병가의 악용입니다. 예를 들면 해고 통보는 최소 30일 전에 해당 직원에게 하게 돼있는 점을 이용해 해고 통보를 받은 날부터 법적으로 허용하는 병가를 최대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업무의 중요도가 높고 인건비가 높은 직원의 경우는 이러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계약서를 통해 약속을 받아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부가 신노동법이라는 것을 제정해 노동시장을 좀 더 탄력적으로 만들고자 노력 중입니다. 이는 고용주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환경의 변화이며 정부 정책은 향후 지속적으로 이런 방향을 따를 것입니다.

 

 2) 긴 하계휴가기간과 연말휴가

 

서유럽과 마찬가지로 헝가리도 하계 및 동계에는 장기 휴가를 씁니다. 하계 기간 중(6, 7, 8월)  짧게는 1주에서 길게는 2주까지 휴가를 사용하게 되는데 회사의 모든 직원이 한꺼번에 쉬지 않는다면 당연히 업무 공백이 발생하게 됩니다. 회사의 고객이나 파트너 입장에서는 일이 지연되거나 진행이 더디게 돼 속이 타는 경우도 생기며, 사회 전체적으로도 하계 기간 동안은 느슨하게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겨울도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전후해 연휴가 형성돼 대부분 기업이 쉴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직원 간에 휴가를 나누어서 사용하도록 조정을 하고 연간 계획을 세울 때 이런 점을 고려해 비즈니스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생각보다 서비스 인건비가 높은 환경(제품 수리 등)

 

헝가리 인력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는 현지진출기업에 매력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이곳에서는 많은 비용을 들여야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판매 후 유지 보수 계약이 끝난 장비의 경우 고장을 일으켜 전문 인력을 부르게 되면 교통비를 포함해 시간당 인건비가 생각보다 높다는 데 놀라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도 자동차 수리를 맡긴 경험이 있는데 부품 비용보다 공임이 더 많이 나와 의아해했던 적이 있습니다. 노동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그만큼 사용자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측면도 있는 것입니다.

 

 4) 외주업체의 활용

 

헝가리에서도 외주(아웃소싱)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직원을 채용하는 것보다는 비용이나 관리적인 측면에서 편리하므로 단순 업무나 비부가가치의 업무는 외주 업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실제로 많은 한국 기업, 또는 현지 기업이 경비, IT, 급여 관리 등 주로 핵심 업무가 아닌 업무는 외주업체를 활용하는 실정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서비스 비용을 매년 물가 상승률만큼 인상하는 조항을 포함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게 헝가리 통계청(KSH) 이 발표하는 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하게 되는데, 반드시 넣어야 하는 법적 조항은 아니므로 가급적 계약 시 따져봐야 할 점입니다.  

 

4. 마무리

 

헝가리의 노동환경은 점차 노동자 중심에서 고용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외국기업 유치가 유일한 방법이라 기업에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펴기 때문입니다. 법인세 감면과 같은 눈에 보이는 당근과 더불어 노동자의 고용과 해고에 대한 법체계도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낮은 인건비와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재가 있는 헝가리가 한국에서 유럽진출을 고민하는 기업에 매력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부도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을 펴나가고 있으니 앞으로 더 나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 믿습니다.

 

아무쪼록 제 글이 이 곳에 관심을 가지고 사업 진출을 생각하시는 분과 이 곳에서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께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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