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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콜롬비아에서 외국인으로 살아남기

  • 외부전문가 기고
  • 콜롬비아
  • 보고타무역관 이영재
  • 2014-01-03
Keyword #콜롬비아

 

콜롬비아에서 외국인으로 살아남기

OSIS 콜롬비아 지사장 김근화

 

 

 

1. 땅. 풍부한 천연자원, 천상의 기후 그러나 부족한 인적 자원

 

지리상으로 콜롬비아는 남미 대륙 중 유일하게 태평양과 대서양을 동시에 접한다는 점에서 이점을 갖고 있다. 또한,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해발고도 0m의 저지대에서부터 2600m의 고지대를 아우르는 관계로 다양한 자연환경이 존재하며 이에 따른 풍부한 농수산물과 천연자원을 보유한 축복받은 국가라 볼 수 있다. 더불어 인종 구성에서도 다양성을 보이고 있는데, 메스티소를 비롯해 백인, 흑인과 같은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며 이들은 각 지방에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해온 바 있다. 이러한 문화적, 인종적 다양성으로 인해 콜롬비아는 남미 국가 중 외국인에게 가장 “친절”한 국가에 속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다양한 인적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까닭에 직업군이 매우 단순한 구성을 보이며 생산성 또한 환경 대비 떨어지는 관계로 공산품 대부분뿐만 아니라 농수산물까지도 수입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수산물의 경우 지방 농부가 힘들게 경작을 해도 게릴라들에게 상습적으로 강탈당하는 경우가 빈번해 오히려 수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잦다. 게릴라 외에도 열악한 치안 상황으로 인한 도난, 강도 사건이 비일비재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어온 콜롬비아 사람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을 보이며 결국에는 불행한 현실을 비관해 스스로 발전의지를 포기하거나 불행한 현실을 잊고 살려는 모습을 자주 보이곤 한다.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콜롬비아인에게 국가의 발전이나 경제적 안정과 같은 문제는 개인적인 중요 순위에서 한참 벗어나는 문제이다. 하루벌이와 그날 식탁에 무엇을 가져다 놓을지 또는 연말 여행 목적지에 대한 고민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한반도 면적의 5배에 이르는 광활한 대지와 상상을 초월하는 풍부한 자원, 원하는 기후에 맞추어 생활이 가능한 나라 콜롬비아... 이 모든 여건이 우리에게 주어졌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면 아쉬움이 남지만, 우리는 이러한 자연환경적 혜택 대신 경쟁력 있는 풍부한 인적 자원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역시 하늘은 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2. 보수적인 구매 성향

 

콜롬비아 혹은 남미에서 무역이나 개인 사업을 해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거래를 희망한 제품 샘플을 보여주면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지만, 막상 제품을 수입하면 구매의사를 쉽사리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신규 제품을 첫 번째로 수입하는 회사는 실패하고 두 번째 회사는 큰 성공을 거둔다고들 한다.

콜롬비아 국민들은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두려움 때문에 구매를 망설인다. 오래된 남미 속담 중에 “Mejor malo y conocido que bueno por conocer"라는 말이 있는데 해석하자면 ”품질이 안 좋더라도 써본 물건이 안 써본 좋은 물건보다 낫다“라는 뜻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도 여러 가지 요인 중 하나일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물건 구매 시 콜롬비아인들은 매우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고 이에 따라 콜롬비아 시장 또한 새로운 제품에 대한 능동적인 시도가 결여된 매우 보수적인 시장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꼭 이런 요소들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다. 콜롬비아 사람들 대다수는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일단 가격이 저렴하면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중국산 제품은 아직도 큰 성과를 내고 있는데 얼마 후 고장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대중에게 first choice를 받는다는 점은 콜롬비아 시장 개척을 희망하는 국내 업체가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 중 하나이다.

이와 관련해서 콜롬비아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싶다면 먼저 3B원칙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BUENO=GOOD

BONITO=BEAUTIFUL

BARATO=CHEAP

 

3. ESTRATO-거주지에 의한 신분 제도

 

Estrato란 거주지에 따라 책정되는 생활계급의 일종으로 개인의 성공 여부에 따라 신분 변동이 가능한 콜롬비아의 독특한 사회제도이다.

1등급(최저 등급)에 해당되는 지역 거주민들에게는 수도세,전기세를 물론 인터넷 사용료까지 최저 금액이 청구되는 반면 6등급(최고등급) 지역 거주민들에게는 최고 수준의 금액이 청구된다. 당연히 최저 등급 지역에는 저소득층이 살기 때문에 치안이 매우 불안정하지만, 최고 등급인 6등급 지역은 안전이 보장되는 대가로 남미 대륙에서도 최고가 수준의 공공요금을 지불하며 살아야 한다.

 

특이한 점은 이러한 제도에 대해 콜롬비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이 모두 만족한다는 점인데 고소득층은 불만을 갖기보다는 있는 자가 조금 더 내며 없는 자는 덜 내는 시스템에 만족하며 사는 모습을 보인다. 저소득층은 고소득층의 삶을 부러워하며 빈곤한 현실을 벗어나려 발버둥치기보다는 본인의 현실을 인정하고 욕심없이 하루하루를 사는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인지 콜롬비아 삶의 만족도는 경제수준보다 훨씬 높은 편인데 한국에 비해 낮은 생활수준에도 불구하고 훨씬 행복하다는 점이 매우 아이러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씁쓸하기도 하다.

 

4. 개인주의, 인력 관리의 어려움

 

콜롬비아에서는 빈번히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리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되는데 이런 모습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이 의아해 하는 것 중 하나가 훔치다 걸리면 물건값만 내고 유유히 사라지는 사람들과 이를 그대로 지켜보는 마트 관계자들이다.

훔쳐서 성공하면 내 것이 되는 것이고 훔치다 걸리면 훔친 것에 대한 죄책감이나 반성보다는 단지 네 것을 나눠 가지려고 한 의도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도 적응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의미에서 오랜 기간 회사를 운영하는 오너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인력 관리이다. 회사의 조직원들이 힘을 합쳐 회사의 미래가 개개인의 미래임을 인지하는 조직도 분명 있겠지만, 그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개개인의 이익에만 연연하다보니 이런 직원을 감시하는 데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할 때가 종종 있다.

더 넓게 나아가 조직원의 멀티화가 어려운 것도,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면 이에 따른 위험부담도 상승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인데 이 때문에 콜롬비아의 인적 인프라가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닌가 싶다.

 

5. 분쟁 발생 시 대처법

 

필자는 남미에 18년을 거주하며 많은 분쟁을 보면서 한국인 기준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해결 및 판결을 경험했다. 하물며 길거리에서 차량 접촉 사고의 해결법만 봐도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다.

일단, 모든 민·형사 소송은 지겹도록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중간에 어쩔 수 없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것을 보고 포기하는 사건이 많다. 또한, 현장범도 돈이나 인맥만 있으면 48시간 안에 불구속처리돼 몇 가지 절차만 밟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교통사고의 경우 경찰이 출동하게 되면 합의를 볼 수 있는 상황조차 벌금까지 부과되니, 피해자, 피의자 모두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확실한 피해자이고 법에 의해 판결을 받고자하는 의지가 강한 경우에 현지 방식에 적응을 못한다면 아무래도 콜롬비아에서의 삶을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남미에서는 소송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손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판결 기간이 길다 보니 소송 중에 포기하는 것이 부지기수이며 모든 증거 자료가 분명 다 제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불리하게 작용된다.

분쟁 시 대처법… 아주 간단하다. 분쟁은 만들지 말고 무조건 피하라!

 

6. 노동법에 대처하는 방법

 

외국인이 남미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꼭 한번 경험하게 되는 것이 직원의 고소인 것 같다.

노동청에 등록된 노동자 중에 외국계 회사에 근무 후 퇴사한 직원들만 찾아다니면서 고소를 종용하는 전문 변호사까지 있다고 하니 아무리 직원복지에 신경을 써도 외국 회사라는 자체가 먹잇감이 될 수 있으니 콜롬비아 진출을 계획하는 회사는 영업, 판매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꼭 노동법에 대해 사전 자문을 반드시 구하라고 조언을 해주고 싶다.

 

간혹 현지인 인건비가 저렴한 것을 악용하려는 머리 좋은 외국인이 이런 문제에 휘말려 큰 소송으로 연결돼 제 발등을 찍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니 이런 노동법에 대해서 정확한 인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필자는 이러한 문제를 가벼이 여기다 문 닫는 회사들을 여럿 보았으며 콜롬비아 시장 진입 시 가장 무서운 것은 다른 진입장벽이 아닌 퇴사한 직원의 소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치면서

 

이제까지 내용은 콜롬비아 살면서 장점보다는 주의할 점이나 살면서 감수해야 할 내용을 위주로 이야기하다 보니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에 대한 설명이 주가 된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하지만 만약 콜롬비아가 긍정적인 면만 보였었더라면 이 황금의 시장은 이미 타 선진국이 선점하고 우리 기업이 진출할 자리는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부정하고 싶은 현지 문제점을 이해하고 포용할 자세가 있다면 분명 콜롬비아는 한국업체에 큰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13년 12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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