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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인도네시아, 거세지는 노동운동 급증하는 최저임금

  • 외부전문가 기고
  • 인도네시아
  • 자카르타무역관 이경석
  • 2013-12-31

 

인도네시아, 거세지는 노동운동 급증하는 최저임금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 소득분배 목소리 높아지는 인도네시아 노동자

 

인도네시아노동조합연합(KSPI) 사이드 이크발 의장이 전국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지난해 10월 31일 이틀간 “생활비가 크게 늘어 노동자들이 쌀 대신 라면을 먹어야 하고 주택임대료를 못 내서 현재보다 못한 집으로 이사해야 한다”라고 2014년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노동자들의 시위가 조직적이고 과격해지자, 경찰은 파업 노동자들이 고속도로 점거 시위를 벌일 것에 대비해 톨게이트를 통제했고 사업장을 순회하며 벌이는 집단위협시위(스위핑)와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공단지역에도 병력을 배치했다. 자카르타를 비롯한 수도권의 제조업체들은 스위핑에 대비해 조업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조퇴시키거나 아예 휴무했다. 이는 급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노동운동의 자화상이다.

 

인도네시아 시위 현장

자료원: 구글

 

인도네시아 GDP는 지난 10년간 4배 증가해 8780억 달러(2012년 기준)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득분배에 대한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기간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개인소득이 증가했으나 씀씀이가 커지고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면서 개인이 느끼는 경제적 박탈감은 오히려 커졌다.

 

정부가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및 주택담보 대출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오토바이∙자동차 할부 구매와 주택담보대출 등이 크게 증가해 대량 실업이 발생할 경우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가계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사회불안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경제와 사회 변화에 따라 인도네시아 주요 산업이 밀집한 자카르타를 비롯한 수도권의 2013년 지역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약 40%가 오른 220만 루피아로 급등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그 해 2월 1일 기자회견에서 "도덕적으로 국가경제와 기업이 성장하는 속도에 맞춰 임금도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고, 무하이민 이스깐다르 인력이주부 장관도 “인도네시아에서 저임금으로 외국 투자자들을 유인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는 등 정부는 성장도 중요하지만 분배정책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난국에 빠진 인도네시아 경제

 

하지만 2013년 인도네시아 경제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수년간 6%대를 지속하던 GDP 성장률이 2012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떨어져 2013년 3분기 5.6%에 그쳤다. 2008년 말 글로벌 경제위기 때 성장률이 4%대로 둔화됐다가 2010년에 6% 안팎을 회복했으나, 다시 탄력을 잃어버린 형국이다. 인도네시아가 광물을 수출하는 주요 시장인 중국과 인도 경제가 둔화되면서 그 파장이 인도네시아로 번졌다. 인도네시아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 중 하나가 석탄을 비롯한 광물자원이다. 인도네시아는 수출의 60%를 광물 수출로 올린다.

 

이에 따라 2013년 5월 이후 경상수지 적자폭 확대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조치 가능성 등으로 외국 자본이 인도네시아에서 대량으로 빠져나가면서 루피아화 가치는 21% 급락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1분기 58억 달러(GDP 2.6%), 2분기 98억 달러(GDP 4.4%), 3분기 84억 달러(GDP 3.8%)로 2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루피아화 약세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6월 보조금 휘발유 44% 인상과 전기료 15%를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이 8%대로 급등했다.

 

인도네시아 화폐

자료원: Indonesia Tempo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도네시아노동조합연합(KSPI)과 인도네시아금속노조연합(FSPMI) 등 노동계는 지역별 최저임금이 50% 인상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자카르타, 브까시, 땅그랑 등 수도권과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의 노동자가 참가한 임금인상 요구 시위를 여러 차례 벌였다. 특히, 이들은 자카르타 지역의 경우 물가상승 등을 고려해 내년에는 370만 루피아(68%)로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퇴양난에 빠진 인도네시아 정부가 진화에 나섰다. 최근 수년 사이에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노동집약적 산업은 인플레이션 +5%, 기타 산업은 인플레이션 +10% 내로 제한해 우선 대량실업 사태를 막아보겠다며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이에 따라 2014년 지역 최저임금은 기업과 노동계를 모두 고려해 전년보다 11%가 인상된 244만 루피아로 확정했다.

 

앞으로 노동운동이 거세짐에 따라 분배와 복지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에서 최저임금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지방정부와 기업인, 노동자로 구성된 임금위원회에서 합의로 결정되지만, 노사 간 갈등과 지방정부의 눈치보기 등으로 매년 혼란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올해 4월 총선과 7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의 인기영합주의 행보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노동운동은 최근 눈에 띄게 조직화되고 활발해지는 모습니다. 지난 2년간 노동조합들이 연대해 전국적인 규모의 총파업을 세 차례나 성사시켰다. 노조는 조직적인 거리 시위와 연대파업을 통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시켰고, 아웃소싱 철폐와 전 국민 의료보험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 노동운동을 자극하는 배경

 

노동운동이 활발해지는 배경으로 경제호황과 정치적 민주화 등을 꼽는다. 지난 수년간 인도네시아 경제가 연평균 6%대의 성장률을 이어가면서 GDP 규모 세계 16위 국가로 성장했다. 경제성장으로 개인소득이 증가했지만 정부가 일부 보조금을 줄이면서 유가와 전기료 등이 상승했고 물가도 지속적으로 올랐다. 상대적으로 가처분소득이 감소한 노동자들은 당연히 정부와 기업에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인 배경도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32년을 집권한 수하르토 대통령은 노동조합의 독립성과 파업권을 제한하는 등 노동운동을 억압했지만, 1998년에 그가 물러나고 민주화와 지방분권화가 진행됐다. 그 후 15년 남짓한 시간에 정부는 복수노조를 전면 허용하고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자, 노조가 인도네시아 사회의 축으로 성장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에서부터 주·시·군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까지 모두 직접 선출하는 제도의 시행은 노동조합을 정당과 출마자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조직으로 만들었다.

 

노동운동에 대응해 기업인들이 경제단체를 통해 단합하자 노동자들도 기업단위를 초월해 연대하고 있다. 물론 배경에는 기업별 임금교섭보다 지역별 임금교섭이 더 중요한 임금구조가 있다. 인도네시아 기업의 대부분은 최저임금에 맞추거나 그보다 약간 적은 임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지역별 최저임금이 매우 중요하다.

 

계약직 노동과 아웃소싱 만연을 인한 고용불안도 노동운동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2003년에 제정된 노동법은 결사의 자유와 파업권을 인정했지만, 외주노동을 법제화했다. 고용 안정을 위협받는 노동자들은 아웃소싱 전면 철폐와 전 국민 의료보장 같은 보편적 복지를 요구하는 연대행동을 확대하고 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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