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리마(Lima) 국군 기지에서 페루 방위산업 전시회 ‘2025 SITDEF(Salón Internacional de Tecnología para la Defensa y Prevención de Desastres)’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SITDEF 전시회는 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행사로, 2007년 시작 이래 방위, 보안, 재난관리 분야에서 국제 협력 및 기술 교류를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2025 SITDEF 전시회 개요>

[자료: SITDEF]

2025 SITDEF는 중남미 방위 및 재난 예방 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허브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는 24개국, 약 20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약 7만 명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한 디나 볼루아르테(Dina Boluarte) 페루 대통령은 “SITDEF 전시회는 국방, 사이버보안, 재난 관리 분야에서 대화·혁신·협력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점차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국제 안보 환경 속에서 국가 간 협력과 우호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페루 대통령 외에도 구스타보 아드리안센(Gustavo Adrianzén) 총리, 월터 아스투디요(Walter Astudillo) 국방부 장관, 레슬리 우르테아가(Leslie Urteaga) 사회개발부 장관,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경찰청 고위 간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2025 SITDEF 현장 스케치

<2025 SITDEF 전시장 외관>

[자료: KOTRA 리마무역관 촬영]

SITDEF는 방위 및 재난 관리에 적용되는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올해는 장갑차, 전투기 등 군사 장비를 비롯하여 재난·재해 상황에서 민간 부문 보호를 위한 기술 장비, 드론 및 사이버 보안 기술과 같이 군사, 민간 모두 활용 가능한 이중 용도 기술(Dual-use Technology) 장비 등을 찾아볼 수 있었다. 방공 시스템과 지능형 감시 시스템은 2025 SITDEF의 주요 품목 중 하나였다. 스페인의 인드라(Indra)사와 튀르키예의 아셀산(Aselsan)사는 사람의 통제 없이 순찰하고 감시할 수 있는 지능형 드론과 항공 솔루션(전자·센서 시스템 등)을 선보였는데, 전자 간섭이나 디지털 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 조치가 포함되어 있어 안정성을 높였다.

<Indra, Aselsan 전시 부스>

[자료: KOTRA 리마무역관 촬영]

최근 페루 내 갈취, 협박 등 치안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방범 및 영상 장치는 기업체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의 모토로라 솔루션(Motorola Solutions)사는 음성, 영상, 데이터, 분석 기능을 인공지능(AI)과 결합한 통합 보안 솔루션를 선보였으며, 특히 군사규격 테스트를 통과하고 사건 발생 시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VB400 바디캠이 주목을 받았다. 중국의 하이테라(Hytera)사는 전술 및 긴급 상황 대응을 위한 SC580 바디캠과 TETRA PT590 무전기를 선보였는데, 신속한 전개와 열악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한 점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전기 충격기, 방탄조끼, 특수 카메라, 개인 보호 장비 등에 대한 수요가 있었는데, 행사 관계자는 페루 내 치안 문제로 관련 제품 수요가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Motorola Solutions, Hytera 전시 부스>

[자료: KOTRA 리마무역관 촬영]

이 외에도 미국의 L3해리스(L3Harris), DS 암즈(DS Arms), 트렐리스웨어 테크놀로지스(TrellisWare Technologies), 코단 DTC(Codan DTC), 맥스텍(MaxTech),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같은 방산 기업들은 전술통신, 경량 무기, C3I(Command, Control, Communications, and Intelligence) 장비, 항공 감시 플랫폼, 드론 대응 시스템(Counter-Unmanned Aircraft Systems, C-UAS)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으며, 프랑스의 탈레스(Thales), 이스라엘의 엘빗시스템즈(Elbit Systems), IWI(Israel Weapon Industries), 중국의 노린코(Norinco),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Leonardo), 캐나다의 DND사 등 전 세계 다양한 방산 기업·기관이 참가하여 주요 제품 및 솔루션을 소개했다.

페루의 시선을 사로잡은 한국의 방산 기술력

이번 2025 SITDEF 전시회는 방산 분야를 선도하는 다양한 한국 기업을 만나볼 수 있었다. 2년 전보다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 제품은 페루 정부·군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국내 기업 전시 부스>

[자료: KOTRA 리마무역관 촬영]

STX, 기아자동차, 현대위아, 삼원중공업은 공동 부스를 운영하여 기아자동차의 KLTV 기갑수색용 차량 및 4X4 중형 전술차량, 현대위아의 전술차량 탑재용 경량화 105mm 자주포 및 81mm 박격포 모형, 삼원중공업의 40m급·60m급 해양조사선 모형 등을 전시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와 차륜형지휘소용차량, 다목적 무인차량을 선보였는데, 특히 K2 전차와 차륜형지휘소용차량의 실물을 선보이며 많은 참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국내 기업 전시 부스>

[자료: KOTRA 리마무역관 촬영]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KF-21 전투기, FA-50 훈련기 등 주력기종과 UCAV, AAP 등 무인기, SAR 위성등을 전시했으며 코비코는 특수차량, 니나노컴퍼니는 드론 및 모니터링 기술 등을 선보였다. HD 현대중공업과 LIG 넥스원은 공동으로 전시관을 꾸리고 차세대 호위함, 잠수함, 잠수함에 탑재되는 주요 시스템과 미사일 및 방공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현대중공업은 SITDEF 행사 첫날인 24일 페루 국영 조선소(SIMA)와 ‘페루 잠수함 공동개발 합의서(Memorandum of Agreement, MOA)를 체결했으며, 앞으로 잠수함 모델(HDS-1500)을 기반으로 1,500톤급 중형 잠수함을 건조, 기존 잠수함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ITDEF에 참가하여 우리 기업의 전시 제품 및 서비스를 확인한 V사 대표 Ruiz씨는 KOTRA 리마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은 조선 방위 산업 관련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큰 관심이 있다”고 밝히면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앞으로 한국 기업과 다양한 협력관계가 구축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SITDEF 전시회 내 KOTRA K-방산 홍보관>

[자료: KOTRA 리마무역관 촬영]

KOTRA는 SITDEF 전시회 기간 동안 별도의 부스를 마련하여 K-방산 홍보관을 운영했다. 거리·비용 문제로 전시회에 직접 참가하기 어려운 우리 기업 15개 사를 KOTRA K-방산 홍보관에서 대리 홍보를 진행하고 1:1 화상상담을 주선하기도 했다. K-방산 홍보관에 방문한 많은 참관객은 방산 무인 차량, 지능형 센서, 열화상 카메라 등 다양한 한국 제품에 관심을 보이며 향후 한국 기업과 교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페루 R사 대표 호세 카스타녜다(José Castañeda)씨는 KOTRA 리마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SITDEF 전시회에서 과거보다 더 많은 한국 기업을 볼 수 있었고 다양한 품목을 볼 수 있었다”고 언급하며 “페루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매우 중요한데, 주요 구매자들은 방산·치안 제품을 직접 보고 제조사와 신뢰를 구축 후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페루 내 치안 불안정으로 개인 안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정부 기관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언급하며, “SITDEF 전시회가 페루 방산, 치안 관련 기술을 소개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제품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페루 방산협력 심포지엄>

[자료: KOTRA 리마무역관 촬영]

이 외에도 5월 25일 SITDEF 전시장에서는 ’한국-페루, 방산협력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페루국방부 및 육·해·공군 주요 관계자와 한국 방위산업 협력 사절단 등 1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최종욱 주페루 대사는 이번 심포지움을 통해 “한-페루 간 방산 분야에서 이루어진 전략적 협력의 성과를 되짚고, 향후 신규 협력 과제를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양국이 쌓아온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상호 이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본 행사에서 한국 방위사업청은 한국 무기 획득 절차, 한국의 방위산업 발전 정책 등에 대해 발표했으며, KOTRA 리마무역관은 한국의 정부간거래(G2G) 절차를 소개했다.

발표 이후에는 별도로 마련된 리셉션에서 페루 측 참가자들과 한국 기업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교류하며, 방위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상호 관심을 더욱 확고히 했다.

페루 방산시장 진출 관련 참고 정보

2025년 국방 및 치안 관리와 관련된 예산은 약 30억 달러로, 이 중 국방력 증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과 페루는 2010년 6월 방산 군수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육·해·공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으며, 2024년 최근까지 함선 건조, 장갑차 공급 등 한국의 방산 수주가 이어졌다. 페루 방위산업 전시회(SITDEF)는 페루 방산 부문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네트워킹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한국 기업은 5회(2017~25년) 연속 참가하고 있다.

방산 부문 관련, 페루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은 몇 가지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 페루는 고위관료 교체와 담당 공무원의 잦은 변동으로 입찰 과정 지연이 흔히 발생하며, 정보 공개와 입찰 과정이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페루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은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인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페루 방산 관련 입찰 계약에 참여하라면 반드시 방산물자 구매청(Agencia de Compras de las Fuerzas Armadas, ACFFAA)에 공급업체로 등록되어 있어야 한다. 입찰 자격 외에도 수시로 페루 방산 부문 구매 수요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방산물자 구매청에 미리 등록해 두는 것을 권장한다. 2025년 5월 기준, 전 세계 777개 사가 등록되어 있으며, 이 중 한국 기업은 총 14개 사로 집계됐다. 등록은 방산물자 구매청 공식 웹페이지(https://public.acffaa.gob.pe/rpme/)에서 영어 또는 스페인어로 진행할 수 있다.

자료: SITDEF, 페루 국방부, ACFFAA 등 KOTRA 리마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