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에서 진행된 K-Beauty 행사

지난 2021년 11.25. ~ 12.31.사이 이스탄불 구시가지에 위치한 히스토리아(Historia) 백화점에서 K-Beauty 행사가 개최됐다. 이 행사는 현지 한국제품 전문 수입 업체 Ayla와 이스탄불 무역관이 함께 준비하여 지난 12월 약 한 달여간 열렸으며 현장에서 한국산 화장품과 생활 소비재의 홍보 및 판매가 진행되었다. 행사 기간 중 한국문화와 제품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방문객 외에도 쇼핑을 위해 백화점을 찾았던 현지/외국인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K-Beauty 행사장 전경>

[자료: 이스탄불 무역관 촬영]

처음으로 한국 화장품을 접한 곳은 SNS

이스탄불 무역관에서는 행사기간 동안 방문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대상의 85.5%(171명)는 여성, 15.5%(29명)는 남성이었다. 설문 응답자 중 42%는 SNS를 통해 한국 화장품을 처음 접했다고 답했다. 이들의 84%는 모두 MZ세대로, 이들은 이커머스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대다수가 게시물 피드 사이에 노출되는 화장품 광고를 호기심에 눌러본 경험이 있었다.

또한, MZ세대들은 자신이 팔로우하는 유튜버, 틱토커 등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제품에 관심을 많이 가지기 때문에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은 효과적이다. 이러한 점을 활용하여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터키인들 사이에 유명한 한국인 인플루언서를 행사장에 초대했고 호응이 좋았다. K-Beauty 행사의 담당자 Mr. Fazil은 주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추천하였으며 무역관 확인결과 평균 1시간 광고집행에 드는 비용은 1500-3000 USD로 확인되었으며 해당 광고이후 당일 주문량이 144%급등한 사례도 있었다.

<K-Beauty 행사장에 초대된 한국인 유튜버와 그를 찾은 팬들>

[자료: 이스탄불 무역관 촬영]

설문 결과,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로는 온라인으로 응답자의 45%가 답했다. 그 외에는 Watsons, Gratis, Sephora, Beymen 같은 체인이 주를 이루었는데 주로 다른 화장품을 사러 갔다가 점원의 추천을 받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된다. 모든 매장이 그렇지는 않으나, Sephora와 Beymen 등을 비롯한 일부 매장은 판매직원이 기본급 외에 판매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권한다. 이러한 영업활동은 제품 판매 실적에 즉시 효과를 보여 입점 브랜드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즉각적인 효과 보여주는 제품과 기초 라인 인기

한국 화장품 중 선호 제품군은 마스크팩>보습제품>클렌징제품 등의 순으로 나온 반면, 색조 메이크업 및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선호도는 낮게 조사되었다. 마스크팩의 경우 터키 소비자들이 장기간 꾸준한 사용을 통한 제품의 효능보다는 사용 후 즉시 효과를 확인 가능하고 1회용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재구매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며, 여타 제품에 비해 가격대가 저렴해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 B를 확인 결과, 마스크팩 및 각질팩 사용 후 다음날 매끄러워진 피부 등의 변화를 보며, 해당 제품의 효능에 신뢰를 가지게 되고, 동 브랜드의 다른 제품 라인(기초화장 및 클렌징)에 대한 구매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반면 색조 메이크업의 비중이 낮은 것은 한국과의 화장법의 차이에서 기인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최근 메이크업 트렌드는 맑은 피부에 자연스러운 색조를 선호하고 사용하는데 반하여, 터키는 이목구비를 더욱 강조하는 강렬한 톤의 색조를 선호한다. 이와 관련된 컬러라인은 Huda Beuaty, The Balm, Too Faced, MAC 등의 브랜드들에 대한 구매 빈도가 높아 이미 색조화장품에 대해서는 락인(lock-in)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제품군별 터키 소비자 선호도 조사>

[자료: 이스탄불 무역관 자체 조사]

다년간의 시장 조사 및 판매 경험으로 색조 화장 제품보다 기초 화장품으로 판매 노선을 잡은 Ayla는 온라인 판매가보다 30% 할인하여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현장 판매를 진행했다.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보인 제품은 거품형 클렌징제품과 에센스, 수분크림 등이었다. 10년 전만 해도 터키는 기초 케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 맨얼굴에 색조화장을 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그러나 점차 마케팅의 효과로 기초 케어가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제품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쇼핑차 들린 백화점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한 아랍 여행객>

[자료: 이스탄불 무역관 촬영]

각질 제거제 및 자외선 차단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기초 및 색조 화장품에 비해 낮은 편이나 이 또한 마케팅의 효과로 점차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특히 약 6-7년 전만해도 터키 시작에는 물리적 각질 제거제 외에는 다른 제품을 찾기 힘들었으나 한국 화장품이 들어오기 시작하며 AHA, BHA, PHA 등 화학적 각질 제거제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져 다른 해외 브랜드들도 해당 성분을 포함한 제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성분 따지기 시작한 터키 소비자, 피부 타입별 제품 호응

터키 소비자들이 한국 화장품을 소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효과가 확실하고 가성비가 좋으며 전반적으로 성분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57.5%는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사용해본 결과 여타 제품들과 달리 명시된 효과를 확실히 보았다고 답했다. 덕분에 한국 화장품이 기존 중저가 제품들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대를 형성함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가성비를 보여 높은 만족을 안겨주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 화장품은 성분 면에서도 터키 소비자들에게 큰 만족도를 안겨주었다. 터키 소비자들도 점차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의 성분을 파악하고 현명하게 소비하기 시작하며 Cruelty Free(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 인증) 제품이나 독성이 있는 제품,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을 포함한 제품 등등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런 면에서 한국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성분에 민감한 한국 시장의 경험을 통해 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성분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했기 때문에 비싼 백화점 화장품에 견주어 경쟁력이 있어 현지 홍보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응답자의 40%는 피부타입별 세분화된 제품 라인도 한국 화장품의 큰 장점이라고 답했다. 외국 브랜드들의 기초 라인은 건성/지성, 일반/링클케어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반면 한국은 수분 보습을 위해서도 젤제형, 크림제형, 아토피 및 민감피부용, 여드름피부용 등등 세분화 되어있어 이러한 점을 한국산 제품의 강점으로 꼽았다.

일례로, 현지 화장품 판매업체에 따르면 브랜드 인지도에 민감한 터키인들은 본인의 피부 타입과 관계없이 유명 유럽 브랜드의 영양 에센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해당 제품을 찾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피부타입 분석 후 해당 제품과 한국 화장품의 성분 비교를 통해 비교적 순하고 복합 민감성 피부에 사용할 수 있는 한국 화장품을 추천한 결과 이후 재구매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시사점

앞선 사례들을 통해 터키의 온라인 마케팅의 효과를 감안했을 때, 신규 브랜드 론칭시 SNS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효과적일것으로 생각된다. SNS 마케팅은 다수의 잠재고객을 발굴하거나, 인플루언서를 통해 확보된 잠재고객에게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최근 터키 내 인플루언서의 입지는 더욱 높아져 MAC Turey는 터키의 유명 뷰티 유튜버 Merve Özkaynak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MAC X Merve Özkaynak 라인을 선보였고 2년이 넘도록 터키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우리 기업들도 현지에서 한국 화장품을 판매할 경우 인스타그램, Facebook 광고 노출을 활용하거나 현지 유명 뷰티유튜버 등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한다면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터키 소비자들은 효과가 보장되면 충성 고객으로 이끌기 쉽기 때문에 처음에 즉각적으로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한국산 화장품은 이미 터키 내에서 중고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처음에는 마스크팩부터 시작하여 저렴한 기초라인, 중간 및 고급 라인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색조 화장품은 이미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한국과는 미의 기준이 다른 터키 소비자를 공략하려면 장기전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조사를 통해 점진적 진입을 추천한다.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은 무엇보다 제품 패키지다. 한국 화장품의 패키지는 독특하면서도 다양하고 섬세해 많은 유사 카피제품까지 낳을 정도로 호응이 큰 편이다. 그러나, 이미 자체적으로 성분 분석 비교에 능한 한국 소비자와 달리 터키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유명 인플루언서의 홍보, 일부 블로거의 코멘트 등을 참고하여 구매하며 자체적으로 성분 조사 및 비교 등은 소극적인 편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제품의 성분과 효과를 홍보하려면 패키지에 기재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다만, 기존에 판매되는 한국 화장품 대부분이 한국 및 해외 수출용 단상자를 그대로 사용하여 상자 표면 라벨에 작은 글씨로 표기된 전성분 외에는 터키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문구가 없다. 따라서 현지 바이어와 공조하는 등 외부 단상자 디자인과 제품 설명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다른 제품들과 차별점이 부각될 것으로 사료된다.

자료원: Watsons, Gratis, Sephora, Beymen, 이스탄불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