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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작정 떠났던 미얀마 배낭여행,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다
  • 현장·인터뷰
  • 미얀마
  • 양곤무역관 KayThwe Oo
  • 2021-10-26
  • 출처 : KOTRA

정동운 KB 국민은행 미얀마 법인




갑작스럽게 맞이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인들이 고통 받아 온지 벌써 2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긴 시간 동안 여행과 문화교류는 물론 국가 간 외교에 이르기까지 인적 접촉이 수반되는 활동 모두가 크게 위축되고 말았다. 특히 각자의 꿈을 품고 해외취업의 문을 두드렸던 “해외취업 준비생”들은 실망스러운 상황을 맞이해야만 했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와 국가 비상사태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미얀마로의 취업은 현실과 더욱 동떨어져 보이게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외신을 통해 단편적으로 전해지는 정보를 접하며 마냥 낙담하거나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꿈을 포기해버릴 필요는 없다. 세계 각국이 아직까지도 코로나와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 가운데서도 기업을 이끌어가기 위한 노력과 그 기업들의 구인활동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상황이 나쁜 것처럼 보이는 미얀마의 취업 시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때문에 이번 기사에서는 미얀마 정착과 취업에 먼저 성공한 멘토와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실제 현지에서 체감되는 현재의 취업 환경과 생활여건을 현장감 있게 전해보고자 한다.

 

Q1.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미얀마 양곤 외대 미얀마어 학과에서 미얀마어와 함께 미얀마의 역사와 문화 등을 배우고 졸업한 후 양곤에 거주 중인 정동운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KB 국민은행 미얀마 법인에서 근무 중으로 인사, 예산 등 일반 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KB 국민은행은 현지에서 ‘KB 국민은행 미얀마 법인’과 ‘KB 마이크로파이낸스(MFI)’ 등 2개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택 금융, 디지털 금융, 기업 금융, 인프라 듬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확대를 구상하며 미얀마 국민들의 평생 금융 파트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2. 미얀마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2013년 군 복무를 마치고 떠난 첫 배낭여행이 우연한 계기가 됐습니다. 사실 난생 처음으로 꼼꼼히 일정을 짜서 떠난 여행이었는데 이제와 뒤돌아보니 제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전환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아직은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에 도착하게 됐는데, 마침 당시의 미얀마는 경제개방을 추구하며 오랜 은둔에서 벗어나 막 세계와의 교류를 시작하던 시기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에 대한 현지인들의 호기심도 대단했고 특히 한국 드라마가 전국에 방영되면서 인기를 얻은 덕분에 한국 사람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먼저 경제발전을 이룬 베트남처럼 혁신적인 분위기 속에서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나가는 모습도 대단히 인상적이었죠. 짧은 여행이었지만 당시 경험을 통해 깊은 감명을 받았던 저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미얀마에 매료되어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나라가 얼마나 큰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졌는지, 그리고 우리가 잘 몰랐던 찬란한 과거를 간직하고 있는지를 알게 됐죠. 결국 저는 미얀마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언어를 깨우치는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외국인이 입학할 수 있는 양곤 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학과 진학을 선택하면서 기회의 땅 미얀마에 돌아오게 됐습니다.

 

Q3. 미얀마에서의 취업 준비 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미얀마에서의 취업 준비는 정말 힘든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공존하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일단 미얀마에 뿌리를 내리기로 선택한 만큼 현지생활과 적응의 필수인 미얀마어 습득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학교 수업을 성실하게 이수하는 것은 당연했고 남은 시간에도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별도 사설교육을 스스로 찾아가 받았습니다. 최대한 현지에 잘 동화되기 위해 일부러 한국분들과의 교류도 잠시 줄이고 되도록 현지인 친구들과 어울리며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은 실생활 언어와 문화도 익혀나갔습니다. 물론 영어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방학기간에는 한국에 잠시 돌아가 토익스피킹(TOEIC SPEAKING)을 공부하는 등 미얀마어와 영어 두 가지의 언어를 습득하려고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다른 취업 준비생들과 마찬가지로 워드나 엑셀과 관련된 컴퓨터 자격증 시험도 공부하여 IT 능력도 갈고 닦았죠. 하지만 정작 취업 정보를 어떻게 얻어야 할지 몰라 무작정 인터넷을 뒤지는 등 시행착오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미 미얀마에서 취업에 성공하신 선배님들의 인터뷰 자료를 찾아 읽고 K-MOVE 사업에도 지원하면서 현지 취업을 위한 방향을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취업 선배 멘토들도 직접 만나 다양한 정보와 조언을 얻으며 이력서 작성에서부터 면접준비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취업준비를 해나가게 됐죠.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선배들로부터 따듯한 격려를 받기도 했는데 해외취업이라는 관문을 앞두고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취업 분야로는 처음에는 서민금융지원 사업인 마이크로파이낸스(MFI)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지만 K-MOVE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은행을 소개받으면서 결국보다 큰 규모의 금융을 다루는 은행 입행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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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입사 후 어떻게 적응했으며, 회사 생활은 어떠한가요?

A. 입행 전에는 미얀마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정말 모든 분야에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등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그런데 막상 처음으로 담당하게 된 인사·예산 등 관리업무 쪽은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제 업무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느 부분까지 관여해야 하는지, 그리고 주어진 일 중에 어느 것부터 먼저 손을 대야 할지 등에 관해 전혀 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무실에 나갈 때 마다 눈 앞은 깜깜한데 가슴 속의 부담감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죠. 그래도 인생의 큰 결정을 내려 머나먼 미얀마 땅까지 와놓고 그대로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업무와 관련된 규정을 꼼꼼히 읽어보고 파고드는 것부터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여러 번 읽어보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끄러운 생각을 뒤로 하고 직장 선배와 동료들에게 과감히 질문했습니다.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이 저의 선생님이자 사수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문의보고 습득하기를 반복했죠. 물론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덕분에 이제 정형화된 업무를 처리하는 속도는 상당히 빠르고 능숙해진 것 같습니다. 


저의 미얀마 생활에 한 가지 낙이 되어 주기도 했던 한 드라마에는 “3월에는 다들 다 헤매고 그래. 아직 초반이잖아”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저는 그 대사처럼 모든 일에는 힘들고 미약한 시작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시작”과 “나쁜 시작”, 그리고 “헤매면서 좌충우돌하는 시작” 등 그 무엇이 됐든 일단 출발점에서 떠난 모두는 결국 한 방향을 향해 각자의 방식과  페이스로 전진하며 보다 나은 위치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처음을 “불안한 출발이다”, 혹은 “안 좋은 출발이다”라고 여기며 미리 좌절하거나 중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본인만의 스타일로 페이스를 유지해나가면 결국에는 모두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여서 '직장 동료와 융화'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이곳 미얀마에서는 기업에 입사한 이후 미얀마인 직원들과 함께해야 하는 업무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훌륭한 경력을 가진 직원들이 많을 것이므로 동료들과 융화되기 위해 노력하면 회사생활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또한 미얀마의 문화와 예절, 풍습 등을 사전에 공부해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5. 현지 정착 시 애로사항과 극복 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2013년부터 미얀마에서 거주하면서 현지에서 한국과 관련된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좋은 이슈가 있을 때는 현지 분들이 한국인이라고만 해도 좋아해주는 등 '한국의 정'과 비슷한 느낌의 친절함을 보여주셨지만, 좋지 못한 이슈가 터졌을 때는 외출에 유의해야 할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는 말이 있음에도 상당수 외국인들이 본인의 나라에서의 해오던 사고방식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본인 나라와 현지인들 사이의 안 좋은 차이점만 부각시키는 등 괜한 부작용만 유발하는 행동인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제가 처음 미얀마에 도착해서 겪은 경험담을 하나 설명 드리려고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현지대학 입학을 원했기 때문에 입학서류를 준비해 제출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대학 측이 최종결재 직전 제 서류 전부를 분실하는 황당한 일을 겪고 말았습니다. 이럴 경우 처음부터 모든 서류를 다시 준비해서 전달해야 했는데 누구도 이에 관한 안내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아무것도 모른 채 무한정 입학 승인이 나기만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현지인 지인분의 도움으로 교육부에 문의하여 뒤늦게 서류 분실을 알아채고 급하게 서류를 다시 준비하여 재발송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저도 미얀마에서 서류 발송과 같은 행정 처리를 할 때 한국처럼 원스톱(One-stop)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기초부터 하나하나 체크하며 업무를 추진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대단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여기서 꼭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에게는 당연하더라도 현지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들을 보며 화내거나 짜증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말도 있듯이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태도는 현지인과의 갈등만 조장할 뿐이기 때문에 항상 상대방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로 업무에 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6. 미얀마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A.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사실 제가 미얀마와 인연이 맺게 된 과정은 그렇게 계획적이지도, 체계적이지도 않았던 우연한 선택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조사를 많이 했음에도 다소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습니다. 미얀마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여러분들, 그리고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분들께서는 취업을 희망하는 국가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고 좀 더 많은 조사를 하신 후에 도전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만큼 해외에서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다른 모든 분야의 취업 준비생 여러분들도 해외로의 도전을 고려해보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동남아시아 포스트 베트남”이라고 불리는 미얀마에서 공부를 마치고 취업까지 성공하며 10년 가까운 생활을 이어오다 보니 한국에서 생활하였을 때와는 많은 가치관에 변화를 겪게 됐습니다. 과거 저도 한국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남들처럼 자격증 공부와 취업전문 서적 스터디에 몰두하며 스펙 관리에만 공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미얀마에 나와서는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의 다양한 공공기관 행사에도 참여하며 현장경험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됐습니다. 실제 해외에서 취업을 준비해보면 많은 구직자분들의 이력이 비슷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해당 국가 또는 한국에서 했던 다양한 활동과 경험이 취업성공에 더 도움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미얀마의 상황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취업 준비생 여러분께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한 번은 도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해외 기업들은 여전히 채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 있는 한국계 기업에서도 구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미얀마는 진정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이며 젊은이들이 한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거대한 국가이자 '넓은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발전한 국가에서 경쟁에 치이거나 안주하기보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라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마음껏 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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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며

 

현재도 매일 같이 적지 않은 수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안타까운 인명이 희생되고 있는 등 지구촌은 아직까지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했다. 때문에 해외구직 활동을 함에 있어서도 안전과 건강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인터뷰에서 취업멘토가 밝힌 것처럼 신중을 기울이며 도전을 계속해 볼 필요 또한 분명히 있다. 특히 미얀마는 현재의 어려움 속에 빛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나라라는 점을 상기해 볼만 하다.

 

물론 당장은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보다 장기적으로는 패기 넘치는 우리나라의 취업지원생들이 취업멘토처럼 무한한 기회의 땅 미얀마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며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써나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자료: KOTRA 양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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