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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현장리포트] 4차 산업혁명 2편 : 제조업 혁신 그리고 스마트팩토리
  • 현장·인터뷰
  • KOTRA 본사
  • 본사 임채경
  • 2017-07-24
  • 출처 : KOTRA
1편 프롤로그 요약

KOTRA 해외시장뉴스는 1편 프롤로그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최근의 현상을 진단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가 여러 시각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음을 확인한 후, 새로운 기술이 생산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데에서 출발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우리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산업박람회(Hannover Messe 2017)에서 여러 국가들이 어떻게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키워드를 도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편에서는 복잡한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논의를 새로운 경제성장을 위한 생산성 향상의 수단인 제조업 혁신의 틀에서 조망하고, 그 구체적인 적용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가 있음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다음 편부터 주요국 제조업 혁신 전략의 키워드를 도출하여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하나씩 찾아낼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누구냐 너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이야기하는 시점에 조금은 엉뚱하지만 영화의 한 장면을 통해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2004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는 독특한 대사로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영화의 여러 대사가 인구에 회자되지만,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해보게 하는 대사는 주인공 대수(최민식 역)와 대수를 감옥에 가둔 우진(유지태 역)과의 전화 통화 장면이었다. 15년 동안의 감금 생활에서 풀려난 대수는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 < 출처 : YouTube >
     대수 : 누구냐 너
     우진 : 옷은 마음에 들어요?
     대수 : 날 왜 가둔거냐
     우진 : 누굴거 같아요?
                 (중략)
     우진 : 뭐 내가 중요하진 않아요. 왜가 중요하지. 잘 생각해봐요

    대수를 가둔 우진은 대수를 가둔 사람이 ‘누군지’ 물어보지 말고, ‘왜’ 가뒀는지를 생각해보라고 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 모두가 누가 대수를 가뒀는지에 집중한 순간, 감독은 우진을 통해 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던져놓는다. 영화를 보던 모두가 허를 찔린 기분이 든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 뭔지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을 인터뷰했지만, 인터뷰가 끝나고 돌아서면 늘 머리가 복잡해졌다. 각자가 이야기하는 정의가 전부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다, 영화 올드보이 생각이 났다. ‘누구를 묻지 말고 왜를 물어야 한다’는 영화의 메세지가 4차 산업혁명에도 똑같이 적용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가를 묻기 전에 “왜” 지금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게 되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등장의 무대 : 2016 다보스 포럼

    그렇다면, 왜 지금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일까. 먼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시점은 2016년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포럼은 먼저 2016년 당시 세계경제에 대한 진단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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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 책을 소개하는 세계경제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 (출처 : 신화통신) >

    • 다보스 포럼은 다음 다섯 가지를 2016년 세계경제의 현상으로 진단한다. (1) Slow-Growth World, Choppy Market(저성장, 변동성 확대) (2)중국 경제의 리스크 확대 (3) 저유가 시대 (4) 글로벌 생산성 저하 (5) 산업 경쟁 구도 심화라는 다섯까지 세계 경제의 위험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해야한다는 것이 다보스 포럼의 주제 선정 이유였다. 즉, ‘4차 산업혁명’은 ‘세계적인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을 찾는 과정에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2008년 금융위기에서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저성장은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그 출발을 2008년 금융위기로 진단한다. 자산 가치의 거품이 터지면서 금융위기가 나타나고 여러가지 정책수단을 통해 위기에서 회복하는 것은 자본주의 역사에 주기적인 과정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2008년 이후의 저성장 기조에서 주목할 점은 글로벌 총요소 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증가율 하락이 두드러진다는 점에 있다. 2010년 1.9%를 기록했던 총요소 생산성은 2014년 -0.2%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 현대경제연구원,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시사점’,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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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2008년 금융위기 당시 Financial Times의 보도 >

    그렇다면, 다보스 포럼이 2016년 1월 ‘4차 산업혁명’을 다룬 것은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일까. 이미 떨어진 총요소 생산성이 다시 반등해서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이제 경제 성장은 끝난 걸까?

    전세계 각분야 전문가들이 18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2013년 2월 TED에서는 상반되는 의견을 가진 두 사람의 강연이 한자리에서 동시에 열렸다. 이들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팽팽히 대립되는 의견을 갖고 있었다.  

    먼저, 거시경제학의 석학 로버트 고든(Robert Gordon)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관적이었다. 그는 최근에 발간한 책 ‘미국 경제성장의 부침 : 남북전쟁 이후 미국 생활수준 / The rise and Fall of American Growth : The U.S. standard of living since the civil war ‘을 통해 최근의 디지털 기술보다 20세기 전기, 수세식 화장실이 우리 일상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해서 화제가 됐다. 그는 어떤 기술이 얼마만큼의 생산성을 높이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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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출처 : Amazon >

    고든 교수는 미국 경제가 지난 200년간 평균 2%의 고성장을 이룩했지만, 2007년부터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4가지 이유로 성장이 느려진다고 평가했다. (1) Demographic 노동력 감소 (2) Education 고등교육 졸업자의 감소 (3) Dept 부채의 증가 (4) Inequality 불평등의 확대, 이 네 가지의 위험요소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수준의 혁신을 통한 생산성의 증가가 일어나야만 다시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로버트 고든 교수 TED 강의 : ‘혁신의 죽음, 성장의 끝’

    고든 교수가 밝힌 4가지 이유는 미국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를 포함하여 많은 나라들에 비관적인 생각에 잠기게 한다. 지금 우리 사회 역시 이 네 가지 문제에 있어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성장의 열쇠 : 인간과 기계의 협력


    하지만, MIT 경영대학원의 에릭 브린욜프슨(Eric Brynjolfsson) 교수는 생각이 달랐다. 그는 자신의 저서인 제 2의 기계 시대 The Second Machine Age의 내용을 바탕으로 인간과 기계의 협력에서 새로운 성장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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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출처 : Amazon >

    그는 120년 전 2차 산업혁명 시기 전기의 사용이 곧바로 생산성의 증가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즉, 전기의 사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기의 사용을 반영한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가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왔는데 이 과정에 30년, 즉 한 세대가 소요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기술 자체의 발전보다는 기술을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어떻게 녹여내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에릭 비욘욜프슨 교수 TED 강의 : 성장의 열쇠는 기계와의 협력이다.


    ‘Technology is not our destiny. (기술은 우리의 운명이 아닙니다).
    We shape our destiny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인공은 우리자신입니다)’

    물론, 그는 기계가 우리의 직업을 일부 가져가고, 그로 인해 일부 직업군의 소득이 줄어든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체스의 사례를 통해 인간과 기계의 협력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체스는 이미 기계인 슈퍼컴퓨터가 인간인 세계챔피언을 이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과 기계가 팀을 이룰 수 있는 프리스타일 체스에서는 인간은 기계와 함께 챔피언도 슈퍼컴퓨터도 모두 패배시켰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술은 운명이 아니다 Technology is not Destiny 우리가 운명을 결정한다. We shape our destiny”라는 말로 강연을 마치는데, 이 마지막 문구가 한참 머릿 속을 맴돌았다. 새로운 성장이 가능하다는 예측이 인간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이 조금은 역설적이었다.

    그렇다면, 에릭 비욘욜프슨 교수의 메세지를 4차 산업혁명에 적용해보자. 만약 우리 스스로 우리 다음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4차 산업혁명의 구체적인 모습은 누군가에게 억지로 주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답을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된다. 그럼 이제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답을 찾기 위해 어디서 출발해야하는가 돌아봐야 한다.  

    출발 : 4차 산업혁명의 일반적 정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정의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제일 먼저 확인해야하는 것인 4차 산업혁명 용어를 전세계에 퍼뜨린 세계경제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생물학, 물리학 등의 경계가 없어지고 융합되는 기술 혁명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Klaus Schwab,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 what it means, how to resopnd”, World Economic Forum, 2016. 1. 14

    그리고, 그는 4차 산업혁명이 속도, 범위, 영향력 측면에서 기존의 산업혁명과 차별화되고, 지금까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에 접하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즉, 증기기관의 1차 산업혁명, 전기의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의 3차 디지털 산업혁명에 비해 기술진보를 통한 시스템의 변화가 급격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 현대경제연구원,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시사점’,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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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 ‘코리아 루트를 찾아라’, 제5차 신산업 민관협의회, 산업부 장관 발표자료(2017. 4. 12) >

    아래 동영상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기 위해 제작한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을 통해 산업혁명을 추동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새로운 ‘기술’이 생산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 출처 : World Economic Forum >

    그렇다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우리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정할 때부터다. 여기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데이터기술(사물인터넷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이 전 산업 분야에 적용되어 경제, 사회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촉발시키는 기술혁명으로 정의*된다.
    • 관계부터 합동, “2017년 경제정책방향”, 2016. 12. 29

    < *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언급한 4차 산업혁명의 구조 >

    하지만, 세계경제포럼의 정의도, 2017년 경제정책방향의 정의도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구체적으로 뭘 해야하는지에 대해 뚜렷한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또다른 불안의 요인이 아닌지 걱정한다. 주요 포털에서 4차 산업혁명의 연관 검색어가 ‘직업’, ‘일자리’, ‘교육’, ‘시대에 살아남기’ 같은 용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자리매김해야한다고 생각한 다보스포럼의 의도와는 달리 우리는 같은 ‘생존’의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우리의 현주소

    요즘 검색포털에서 4차 산업혁명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날이 많다. 여러 언론은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한 대형 포럼을 계속 개최하고 있고, 특집기사와 연구소의 보고서가 매일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움직임을 어떻게 봐야하는 것인가. 며칠 전 한 일간지 칼럼에서는 석 달 동안 100개의 넘는 보도자료에서 4차 산업혁명을 다룬 것이 혹시 4차 산업혁명을 우리 경제, 사회 시스템의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따져 물었다. 논의가 풍부한 것은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지만, 뭔가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이야기다. 칼럼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모호성을 제일 먼저 꼬집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정의부터가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보았던 ‘4차 산업혁명’의 정의가 가진 모호함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그렇다면, 언론과 정책의 관심에 비해 실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업계의 관심은 어떨까. 얼마 전 발표된 한 연구결과는 국내기업의 4차 산업혁명 대응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400여개의 상장 및 중소기업 가운데, 43.3%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알고 있다고 밝혀서 아직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52.9%가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18.3%가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로 답변해서 70% 정도가 아직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의 솔직한 현주소를 드러내는 연구결과라고 생각된다.
    • 현대경제연구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업 인식과 시사점(‘17. 5. 15)


    < * 출처 : 현대경제연구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업 인식과 시사점(‘17. 5. 15) >

    우리는 세계경제포럼의 모호한 정의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국내 전문가들에게 4차 산업혁명의 정의를 자세히 물었다. 각각이 생각하는 4차 산업혁명은 뒤에 따로 정리했다. 전문가들의 정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정의를 말하기 어렵다.
    2. 생산의 변화와 소비의 변화가 결합되는 것을 말한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3. 4차 산업혁명의 기회는 다양한 분야의 융합에서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했던 선진국 제조업, 그들의 역습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정의해야하는가. 우리는 우리보다 앞서 변화를 시작한 선진국, 독일과 미국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 KOTRA, ‘주요국의 제조업 육성정책과 시사점’ (‘15.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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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시 출품된 산업용 로봇을 관찰하는 독일 메르켈 총리 (출처 : 하노버 산업박람회 홈페이지) >

    제일 먼저 2011년 하노버 산업박람회를 통해 ‘Industry 4.0’을 발표하면서 제조업 선두를 유지하고자 하는 독일은 자신들의 강점인 제조업에 IT를 전면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선택했다. 이후 자신들의 미래성장동력 확보정책인 ‘Hightech Strategy 2020’ 10대 과제에  ‘Industry 4.0’을 포함시켜 본격적으로 정책과제화했다. 독일의 이러한 움직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과 같은 제조업 중심 개발도상국들이 경제회복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비중을 높여 가는 것에 위기의식을 느낀 것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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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조업의 중요성을 연설하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출처 : 중앙일보) >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안정적인 고용의 근간인 제조업을 경시하고 금융업에 과다하게 의존한 것에 심각한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당시 오바마 정부는 ‘첨단제조파트너쉽 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으로 대표되는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조업 부활을 꾀했다. 2016년 1월 한 방송사의 3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미국의 부활’은 2008년 이후 미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졌다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이 되었다.

    독일과 미국, 이 두개의 강대국이 선택한 변화는 제조업의 부활이었다. 결국 이들은 저성장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면서도 동시에 첨단 제조 기술을 보유했던 자신들의 위치를 다시 한 번 확고하게 하기 위해 각자의 혁신 전략을 선택했다.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제국의 역습’이라는 단어가 연상되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에릭 비욘욜프슨 교수가 말했던 또다른 성장이 가능하다는 가정을 독일과 미국은 이미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리비에 스칼라브레(Olivier Scalabre):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기가 왔습니다



    2016년 파리에서 열린 TED@BCG(TED의 별도 행사로 보스턴 컨설팅이 주도)에서 한 연사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강연*을 쭉 이어오다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First, our factories will be relocated into our home markets. In the world of scale customization, consumer proximity is the new norm 우리의 공장이 이제 집에서 가까워집니다. 맞춤형 생산의 시대에는 소비와의 근접성이 새로운 기준이 됩니다.” 연사의 주장은 4차 산업혁명이 어쩔 수 없는 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제조업을 회복하려는 선진국의 역습이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나는 한마디라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의 출발은 결국 제조업 혁신 그리고 스마트공장

    4차 산업혁명의 효과는 제조업, 에너지 뿐만 아니라 금융, 운송 등의 서비스와 도시 분야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출발은 결국 제조업이라는 점은 독일과 미국의 사례에서 충분히 확인된다.

    제조업 특히 중견기업의 제조업 경쟁력이 높은 스위스를 기반으로한 딜로이트의 연구자료에서도 여러 스마트 기술의 적용지점이 있지만, 제조업이 기반인 스마트 공장이 출발점이라는 점을 아래 그래프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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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 Deloitte 스위스 >

    산업연구원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적용분야 중 제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 중 스마트 팩토리가 제조현장에 ICT기술을 적용하여 스마트 제조를 이뤄내면서 제조업 혁신을 구체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4차 산업혁명과 제조 혁신_산업연구원.PNG
    • < 출처 : 산업연구원, ‘4차 산업혁명, 주요 개념과 사례’ , 2017년 5월 >

    4차 산업혁명의 국가별 키워드를 찾아서

    우리는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관점이 제조업 혁신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제조업 혁신의 구체적인 과제로 ‘스마트 팩토리’가 여러 곳에서 동시에 공감을 얻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각국의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솔루션들이 전시되었지만, 무엇보다 주목을 많이 받은 것은 스마트 팩토리 관련 플랫폼과 그 응용 사례였다. 각국은 자신들의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준비하고 실행을 해왔다. 우리는 다음 편부터 각국의 키워드를 선정하고, 이를 하나씩 순서대로 다루기로 한다.


    [전문가 인터뷰] 4차 산업혁명은 무엇인가요?

    1. 모두가 만족하는 4차 산업혁명의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워요.

    (LG경제연구원 장재현 연구위원)
    각자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쓰는 사람마다 자기 좋기 위해서 쓰는 것 같아요. 여기서는 마케팅 용어같이 쓰기도 하고 저기서는 진짜 변화로 생각해서 쓰기도 하고, 자기 관점에서, 자기 보는 시각으로 바라보니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저렇게 볼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명확한 하나의 정의로 내리는 것이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기존 시스템과 무언가 달라진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새로운 것이 열린다’는 예측이 각자 위치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늘 그렇지만, 새로운 것이 나오면 뭐든 극단으로 갈립니다. 나올 때마다 새로운 건 다 된다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람들이 주로 초반에 쉽게 주목을 받지요. 하지만, 반대로 기존의 장벽에 막혀서 무조건 안된다라는 사람도 있구요. 항상 양극단의 중간 어디에서 결정이 나는 것 같아요. 4차 산업혁명도 마찬가지로 그 중간에 어디쯤이 될 것 같거든요.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고,  AI 처럼 3차 산업혁명과는 그래도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거구요.

    뭔가 준비를 해야 될 시기는 맞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는 제조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제조업 쪽에서 많이 준비를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큰 방향성을 가지고 나간다는 것은 없는 것 같고요. 각자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LG경제연구원 나준호 연구위원)

    결국은 추구하는 것이 크게 세 가지인 것 같아요. 연결이라는 것을 초연결까지 가버리는 형태로, 사람과 사람 간 연결이 아니고 사람과 사물, 사람과 환경까지 연결하겠다는 것이 하나입니다. 다음으로 여기에 추가해서 익스트림 오토메이션이라고 하는 부분들, 자동화라고 하는 부분이 기계의 자동화만 추구했었는데 환경의 자동화라던지, 사물의 자동화, 우리 생활방식의 자동화까지 가는 것까지 추구하는 형태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익스트림 인텔리젼스라고 하는 부분까지 갈 수 있겠죠. 초지능이라고 합니다. 즉, 4차 산업혁명은 연결과 자동화, 지능화라는 세 가지가 연결돼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KUKA Korea 이창훈 대표)

    4차 산업혁명을 트렌드로 보는 건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합의가 이뤄진 거지만,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1차는 증기 기관에 의해서 자동화한 것, 2차는 T라인처럼 레일 컨베이어로 한 것, 3차는 자동화해서 PLC나 컴퓨터, 그 다음에 4차로 넘어간다고 이야기하니까 그건 분명히 맞는데 해석이나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대해서는 다 다른 거죠. 같은 소설을 읽어도 어느 주인공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다른 거잖아요. 관점의 차이라고 봐요.

    2. 생산의 변화와 소비의 변화가 결합한 개념으로 보는 게 좋겠습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박형근 수석연구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지금의 정의는 굉장히 확장된 개념입니다. 산업혁명의 단계도 학자별로 각자 다 다르게 논의를 하고 있는데요. 4차 산업혁명은 독일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의 개념을 따온 것으로 파악이 되거든요. 1, 2, 3차 산업혁명으로 구분을 해왔는데 1차는 증기기관의 발명, 2차는 전기, 컨베이어 벨트의 도입, 3차는 IT가 현장에 들어오는 것으로 이야기 했었는데 지금 최근의 기술 동향이 한 번의 도약을 더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소위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3D 프린팅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기술 발전을 했어요. 이런 것들이 제조업 분야로 빠르게 확산이 되고 있고요.

    그간에는 4차 산업혁명을 혁명(revolution) 대신 진화(evolution)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개념들이 없었던 게 아니에요. 3D 프린팅도 이미 있었어요. 상당히 많이 발전되어 있었는데 고가이다 보니까 국한된 곳에만 사용되다가 최근에 대중화된 거죠. IoT, 빅데이터 이런 것들을 손쉽게 누구나 사용 가능할 수 있고 그러다보니까 산업 현장의 생산성을 혁신한 거예요. 그러다보니 제조업 분야에서 먼저 산업혁명의 파급력을 갖는 변화라고 해서 독일에서 주목했죠.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개념 자체가 독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의미했던 것이고 사실상 제조에 너무 국한되어있던 것이 한계점이 있었어요. 사실 생산과 제조의 궁극은 소비자가 어떻게 효용을 가져가느냐가 핵심이거든요. 독일은 과거에도 그렇지만 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면 사람들에게 기술력으로 어필하는 것에 강점이 있었다면, 말하자면 독일은 제품에 강한 나라고요 미국은 상품에 강한 나라죠. 4차 산업혁명은 이 두 개를 다 묶어줄 수 있는 통합의 개념인거죠. 소비자도 win하고 생산자도 win하는 걸 추구하다 보니까 광범위한 개념이 된 거구요.

    (LG경제연구원 나준호 연구위원)

    기본적으로 인더스트리 4.0은 생산에 초점을 맞춘 컨셉이에요. 독일 하이테크 2020이라는 큰 국가전략이 있는거고 그 중 일부분이 인더스트리 4.0이거든요. 4차 산업혁명은 여기에다가 소비까지 결합된 컨셉이라고 보시면 돼요. 인더스트리 4.0은 공장들과 가치사슬에 한정되어 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조금 더 넓게 봐서 생산뿐만이 아니고 소비와 사회까지 모두 바뀌는 것까지 상정하고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3. 4차 산업혁명의 기회는 융합에서 나옵니다.

    (GE Korea 최영배 이사)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4차 산업’이 새로 생기는 건지 ‘네 번째 산업혁명’인지 사람들이 많이 혼돈을 가지시는 것 같아요. 저는 명백하게 두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게 지금까지 고려하지 않던 조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새로운 기술들이 데이터와 융합해서 새로운 효율성을 만들어내는 네 번째 변혁의 단계라고 생각해요. GE가 4차 산업혁명을 주창하지는 않았으나 이런 변화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주도하는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가융합지원센터 김민선 센터장)

    앞서 4차 산업혁명 정의를 고민하시는데 요즘은 정의에 대한 고민 정도가 약간 줄어든 것 같아요.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나왔는데,  4차 산업혁명의 정의를 자세히 따지기 보다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의 특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면, 실제 현실은 그 특징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요. 제일 중요한 것은 연결성입니다. 연결성을 뒤집으면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이야기고 여기에 자동화, 지능화 개념이 추가되는 것 같아요. 즉, 4차 산업을 어떤 식으로 정의를 하든지 특징들을 한 단어로 이야기 하면 융합이거든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연구소 김흥남 박사,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4차 산업혁명이라고 우리가 정의를 하려면 그 앞에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정확히 알고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라는 것을 정의를 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은 사람들이 잘 정의를 해놓았죠. 1차는 증기기관이 나오면서 기계화, 기계가 대량으로 사용이 되고 2차 산업혁명은 전기가 나오면서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인터넷이 되면서 정보화. 그러면 키워드가 기계화, 대량생산화, 정보화인데 그러면 4차 산업혁명도 무엇으로 인해서 무엇 화(化)라는 키워드가 있어야 하는데 그 키워드가 무엇인지 저도 계속 고민을 했는데 그 키워드가 융합화입니다. 서로 다른 산업끼리 융합하고 심지어 문과, 이과도 융합하고 이런 다양한 융합이 이루어지면서 4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면 융합도 다양한 융합이 있는데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융합이 무엇이겠는가라고 제가 생각을 해보니 소위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 CPS)을 매개체로 해서 물리적 세계(Physical world)하고 사이버 상의 세계(Cyber world)가 연결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융합이라는 키워드에 맞는 첫 번째 융합입니다. 독일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니까 CPS를 가운데에 두고 항상 강조를 하는 거죠.

    그러면 이 물리적 세계(physical world)에는 어떤 요소들이있고 사이버 세계(cyber world)에는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를 보면 물리적 세계(physical world)의 제일 밑바닥에는 디바이스, 기계, 공장 이런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그것을 작동하는 구동기(operator), 그 다음에 생산자(producer)가 나오는데 이것들이 전부 스마트(smart factory, smart operator, smart producer)로 바뀌면서, 물리적 세계(physical world)에서는 그런 식으로 발전할 것이고, 사이버 세계(cyber world)에서는 공장이나 디바이스에 해당하는 것이 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이 디바이스와 매칭이 되고 스마트 구동기(smart operator)에 해당하는 것이 인공지능(AI), 로봇 이런 것들이 매칭이 되고 스마트 생산자(smart producer)에 해당하는 것이 스마트 서비스(smart service)입니다. 그래서 물리적 세계(physical world)의 세 가지는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 스마트 구동기(smart operator), 스마트 생산자(smart producer)이고 사이버 세계(cyber world)의 세 가지는 ICBM 즉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인공지능(AI)/로봇, 그 다음에 스마트서비스(smart service). 이 3+3가 CPS를 가운데에 두고 융합해나가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시리즈] 하노버 산업박람회 2017, 4차 산업혁명 시대, 키워드로 본 제조업 혁신의 현재와 미래


    1편 프롤로그 : 하노버 산업박람회 2017

    2편 4차 산업혁명, 누구냐 넌 : 4차 산업혁명 제조업 혁신 그리고 스마트 팩토리
    3편 표준선점 : 표준을 선점하는 자 천하를 얻을 것이다
    4편 플랫폼 : 내가 만든 판에 더 많이 모여라!
    5편 각개약진 : 더 치열해지는 기술제일주의
    6편 인해전술 : 숫자가 주는 압도적 위력

    7편 합종연횡 : 경쟁과 협력이 교차하는 글로벌 경제

    8편 나참반 찾기 :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본 시리즈에 대한 문의는 KOTRA 산업분석팀 한태식 과장(02-3460-3433)에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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