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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30주년에 살펴본 구동독지역 유망산업과 투자환경(2)
- 투자진출
- 독일
- 함부르크무역관 김승현
- 2020-11-18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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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변천사로 알아보는 지역별 유망산업과 투자환경 -
- 미국 테슬라, 중국 CATL 등 글로벌 기업 최신 투자동향과 우리 기업 진출현황 엿보기 -
앞선 1편에서는 통일 이후의 구동독지역 경제 상황을 다각도로 살펴봤다. 2편에서는 동서로 나뉘었던 베를린 및 순수 구동독지역 5개주*의 경제사 변천사를 들여다보면서 각 지역의 산업을 이해하고 미국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과 우리 기업들이 구동독지역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를 살펴보자.
주*: 브란덴부르크주(Brandenburg), 작센주(Sachsen), 작센-안할트주(Sachsen-Anhalt), 튀링엔주(Thüringen) 및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Mecklenburg-Vorpommern)
경제 변천사로 엿보는 구동독지역 유망산업과 투자환경
1. 베를린 및 브란덴부르크주
독일 수도 베를린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튼튼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손꼽히는 산업 도시로 성장하는 중이었다. 1837년 증기기관차 제조기업 보르지히(Borsig), 1847년 오늘날의 글로벌 전기전자기업 지멘스(Siemens, 당시 사명은 Siemens & Halske), 1883년 가전기업 아에게(AEG) 등 유수의 제조기업이 베를린에 설립됐으며 1926년에는 현재 유럽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Lufthansa)도 베를린에 둥지를 틀었다.
베를린에서 창업한 주요 기업 로고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하지만 양차 세계대전과 그 사이 독일 경제를 휩쓴 1920년대 하이퍼 인플레이션, 1930년대 세계 경제 대공황으로 베를린의 제조 기반이 급속도로 약화됐다. 2차 대전 종전 후에는 독일이 분단되고 수도 베를린을 둘러싼 정치적 불안정이 극도로 고조되는 가운데 1949년 4월 지멘스가 제1본사를 바이에른주(Bayern) 뮌헨으로 이전하는 등 주요 기업이 하나둘 떠나가면서 베를린은 산업 도시로서의 위상을 점차 잃어갔다. 1961년 8월부터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면서 동독에 둘러쌓인 `육지의 섬` 서베를린의 고립은 심화됐고 타 서독지역으로 이전하려는 서베를린 기업들의 움직임도 더욱 가속화됐다. 이는 서베를린 경제의 서독 정부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도 공공부문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동베를린의 경우, 동독 정부의 수도로서 산업 거점 역할을 계속 수행했으나 계획경제 하에서 설비 노후화와 원자재 및 외환 부족으로 경쟁력을 잃게 됐다.
하지만 1990년 통일 후 대대적인 산업구조 변화에 직면한 베를린은 금융산업과 IT산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다시금 성장가도를 밟고 있다. 통일 직후인 1991년 베를린의 부가가치 창출액 중 서비스업의 점유율은 약 74%에서 2019년 약 86%로 상승했으며, 베를린의 경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으로 독일 전체 평균을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독일 전체 및 베를린의 전년대비 GDP 성장률 추이(2009~2019)
(단위: %)
자료: 베를린 경제진흥청(Berlin Partners)
한편, 지리적으로 수도 베를린을 둘러싼 브란덴부르크주는 역사적으로도 베를린과 함께 프로이센 왕국(1701~1918), 독일 제국(1871~1918) 시대에 정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다. 브란덴부르크주의 경제 또한 1900년대 초반 베를린의 산업 발전과 함께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전기전자산업, 화학산업 및 의약산업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독일 분단 이후에는 프리드리히 엥겔스 국영 화학섬유회사(VEB Chemiefaserwerk Friedrich Engels), 오라닌부르크 국영 특수안료회사(VEB Spezialfarben Oranienburg, 현 Orafol Europe GmbH) 등 화학산업, IFA 콤비나트 국영 자동차회사(VEB IFA Kombinat) 등 자동차산업이 브란덴부르크주의 주력산업으로 떠올랐다. 또한 동독 산업자동화의 중심지로서 텔토브 국영 공학기기 회사(VEB Geräte- und Reglerwerke Teltow) 등 전자∙기계공학 관련 기업도 포진했다.
통일 이후 브란덴부르크주는 베를린과의 수도권 광역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지역 발전을 꾀하고 있다. 1996년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간 행정구역 통합이 주민투표 부결로 무산됐지만 브란덴부르크주는 1997년 발표된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공동 개발 프로그램(Gemeinsames Landesentwicklungsprogramm der Länder Berlin und Brandenburg)`을 기초로 베를린과 함께 주거환경 및 교통인프라 개선, 지역 경제기반 강화, 여가∙문화시설 확대 등을 통한 균형있고 지속가능한 수도권 네트워크로 성장 중이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광역네트워크 개발 계획도
주: 베를린은 빨간색으로 표시한 지역
자료: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 공동 개발프로그램 운영처
특히,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 수도권 네트워크는 2020년 10월 31일(토) 개장한 베를린-브란덴부르크 빌리 브란트 신공항(BER)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신공항은 독일 분단 이후 서베를린 시장을 역임했으며, 동방 정책(Ostpolitik)으로 독일 통일의 초석을 놓은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전 총리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인구 규모*에 비해 공항 인프라가 매우 열악했던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에 신공항 건설은 오랜 숙원사업이었으나 총체적인 설계 결함으로 신공항 개장이 기존의 2011년 11월에서 약 9년이나 지연됐다. 하지만 축구장 2000개 면적에 준하는 1470헥타르(1470만㎡)의 신공항은 이제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에 투자입지로서의 매력을 더할 전망이다. 브란덴부르크주 경제부에 따르면 이미 2013년 이후 2020년 현재까지 신공항 부지 인근에 약 870여건의 투자프로젝트가 실행됐으며, 약 3만 9000여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독일 경제계는 신공항이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구동독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하고 있다.
주*: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베를린 인구는 약 367만 명(인구 기준 독일 최대 도시), 브란덴부르크 인구는 약 252만 명에 이름.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신공항(BER)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