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타결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다니엘 레가르다(Daniel Legarda) 에콰도르 생산통상투자수산부 장관은 10월 11일(수)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과 에콰도르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협상이 타결됐음을 공표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SECA는 FTA와 내용은 동일하나 포괄적인 경제협력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은 우리나라가 타결한 23번째의 자유무역협정이다. 그리고 에콰도르와 FTA를 체결하는 것은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협상 타결 공동선언문 서명>

[자료: 일간지 Primicias]

우리나라와 에콰도르 간 교역규모는 2022년 기준 9억8000만 달러 수준이다. SECA 협정이 발효되면 에콰도르에 국산 자동차를 수출할 때 부과되는 최대 40%의 관세는 15년 내에 철폐된다. 특히 35%의 관세율을 적용 중인 중소형 하이브리드차는 현지의 친환경 차량 지원정책에 힘입어 5년 내 무관세로 수출된다.

에콰도르가 원유(중남미 3위 매장량), 구리, 아연, 은 등 광물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핵심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 대상으로서 전략적 가치도 크다. 이에 이번 한·에콰도르 SECA에 공급망 위기 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마련했다. 또, 에콰도르가 미국 달러를 기본 화폐로 사용해 환위험 부담과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중남미 투자·진출 거점으로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이다.

양측은 내년 상반기 중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에 정식 서명하고 이후 양측의 필요한 국내 절차를 거쳐 될 수 있으면 이른 시기에 발효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한국의 경우, 각 부처 및 법제처 검토 등을 거쳐 국회 비준 절차를 밟아야 하고 에콰도르의 경우, 1차적으로 헌법재판소의 검토와 승인을 거쳐야 하며 이후에는 국회 비준을 거쳐야 한다.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 주요 내용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은 2016년에 1~5차 공식 협상이 진행됐고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가 6년여 만인 2022년 7월에 협상이 재개됐다. 이후 네 차례 공식 협상 등을 통해 쟁점을 줄여왔으며, 이번에 에콰도르측 레가르다 장관이 방한하여 협상 타결을 선언하게 되었다.

<한-에콰도르 SECA 협상 추진 현황>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한·에콰도르 SECA 협상을 통해 우리나라는 전체 품목의 96.4%, 에콰도르는 92.8%의 관세를 철폐하는 등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에 합의했다. 주요 품목별로는 승용차·화물차(관세율 35~40%·15년 철폐), 가전제품(20%·5년), 화장품(20%·10년), 라면(30%·10년), 김(5%·5년), 건강음료(20%·7년) 건설중장비(5%·10년), 의약품(5%·즉시), 의료기기(5%·5년) 등이다.

현재 최대 40%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는 SECA 발효 후 15년 내 관세가 완전 철폐되고 건설 중장비와 배·김·라면 등 'K-푸드'에 대한 관세는 철폐되거나 낮춰질 예정이다.

쌀·고추·마늘·양파 등 우리측 민감 품목을 비롯해 갈치, 고등어, 문어 등 주요 수산물은 양허 제외로 보호하고 냉동새우 등 에콰도르 측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해서는 인접한 중남미 국가들과 이미 체결한 자유무역협정(한-페루, 콜롬비아, 중미 자유무역협정 등)의 범위 내에서 일정 물량에 한해 제한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Tariff Rate Quotas, TRQ)으로 개방한다. 

공공입찰 참여 및 온라인 시장, 무역기술장벽 등 분야에서도 현지 지사 설립 요건 완화, 데이터 이전 허용, 기술 규정 개정 시 유예기간 의무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해 국내 기업의 에콰도르 진출을 용이하게 했고 유명상표 보호 및 권리침해 시 구제장치 마련 등 지식재산권 관련 보호 규정도 반영했다. 온라인 게임, 유통, 건설, 영화·음악 등 'K-콘텐츠' 및 서비스 분야도 개방된다.

전문가들은 에콰도르 국회해산과 최근 치러진 대선 등 정치적 혼란으로 SECA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다행히 11월 23일 취임한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 정부도 외국과의 무역협정에 적극적인 입장이고 수출 증대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SECA 발효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에콰도르 교역 및 투자 현황

한-에콰도르 교역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9억8000만 달러이다. 대 에콰도르 수출은 7억7000만 달러, 수입은 2억1000만 달러이다. 한국은 매년 3~5억 달러의 흑자 기록하고 있다. 주요 수출 품목은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와 자동차·부품, 의약품 등이며 주요 수입 품목은 원유, 농수산물, 광물 등이다. 수출입 관계자들은 우리가 고부가가치 제품과 자본재를 수출하고 1차 산업 생산품을 수입하고 있어 양국이 상호 보완적 교역 관계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에콰도르 교역규모>

(단위: 천 달러, %)

[자료: 한국무역협회(2023.11.)]

수출입 품목을 세부적으로 보면, 한국의 수출 품목은 정제유, 승용차, 자동차 부품, 압연강판, 엔진 부품, 의료 백신, 철판, 건설중장비, 화학원료이며 수입 품목은 원유, 새우, 구리, 바나나, 냉동 생선, 알루미늄, 철강, 커피 등이다. 최근에 에콰도르로부터 원유 수입이 크게 증가하여 2023년 기준 전체 수입의 약 60% 이상을 원유가 차지하고 있다. 구리 및 스크랩, 냉동 생선의 수입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국의 對에콰도르 수출 상위 10대 품목>

(단위: 천 달러, %)

[자료: 한국무역협회(2023.11.)]

<한국의 對에콰도르 수입 상위 10대 품목>

(단위: 천 달러, %)

[자료: 한국무역협회(2023.11.)]

전망 및 시사점

이번 SECA 현상에 참여했던 에콰도르 생산산업투자수산부 협상 담당 과장은 당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에콰도르 내 경제계, 상공회의소, 산업회의소 등 각종 관련 단체 대부분이 한국과의 협상 결과에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협상에 그들이 요구하는 거의 모든 요구 사항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에콰도르 산업계는 SECA를 통해 양국간 무역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간 무상 협력을 통해 한국으로부터의 지식 및 기술 이전도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협정 발효를 위한 국내 절차의 완료 시기에 대해 에콰도르 헌법재판소 승인 및 국회 비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날짜로 확정할 수는 없지만 1년 후쯤이 될 것이라도 이야기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투자 챕터를 협정문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 통과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고 대다수 국회 의원들도 인구 5000만의 한국 시장이 열리는 대에 동의하기 때문에 국회 비준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양국간 무역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상하고 있고 자동차 및 부품, 의료바이오, 화장품 등을 수혜 품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동차는 현재 최대 40%인 한국산 자동차 관세가 단계적 인하를 거쳐 최종적으로 완전 철폐되기 때문에 자동차는 물론 A/S용 자동차 부품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의료바이오의 경우, SECA로 한국산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관세 인하 및 공공 입찰 참여 시 국내 제품과 동일 혜택 등 차별 금지 조치로 수혜를 볼 것으로 평가된다. 화장품 등 K-뷰티 제품은 현재 20% 수준인 관세가 인하되고 SECA와 더불어 한류 확대 추세까지 가세하면서 수입 증가폭이 가파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2년 내 SECA 발효를 염두에 두고 수혜 품목을 미리 공략하는 수출전략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언론보도자료, 현지 일간지(El Comercio, El Universo, Primicias, El Telegrafo),  생산산업투자수산부 관계자 인터뷰, KOTRA 키토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