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이트맵


디지털 전환기, 필리핀 교육의 균열과 재구성
  • 트렌드
  • 필리핀
  • 마닐라무역관 형민혁
  • 2025-04-18
  • 출처 : KOTRA

기초 문해율 90.0%, 기능 문해율 70.8%…지표가 드러낸 이중 격차

공립학교 LMS 도입률 52%, 2025년까지 80% 확대 목표

팬데믹 이후 전 세계 교육환경이 근본적 변화를 맞이한 가운데, 필리핀은 전통적인 교육 격차 문제를 디지털 전환이라는 해법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기초 문해력과 기능 문해력 간의 수치상 괴리는 물론, 지역·세대·성별 간 교육 불균형이 여전한 가운데, 필리핀 정부는 교육제도의 구조 개편과 함께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을 정책적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공공 부문 중심의 제도적 기반 마련과 민간 기업의 기술 협력이 동시에 이루어지며, 필리핀 교육 시장은 지금 새로운 도약의 기로에 서 있다.

 

필리핀 문해력 격차 수치화

 

20254, 필리핀 통계청(Philippines Statistics Authority, 이하 PSA)2024년 기능적 문해력·교육·대중매체 조사(2024 Functional Literacy, Education, and Mass Media Survey, 이하 FLEMMS)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5세 이상 인구의 기초 문해율(Basic Literacy Rate)90.0%로 집계됐다. 전체 약 1340만 명 중 9307만 명이 문자 해독과 기초 산술 수행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PSA가 제시한 기초 문해력 기준을 충족한 인구로 분류된다.

 

반면, 기능 문해율(Functional Literacy Rate)10세 이상 64세 이하 인구 기준 70.8%로 기록됐다. 기능 문해력은 기본 문해 능력 외에도 정보의 해석, 추론, 통합적 이해 능력 등을 포함하는 지표로, 교육 성취도의 질적 수준을 계량화하는 데 활용된다. 기초 문해율과의 차이는 19.2%P로 나타났으며, 이는 단순한 교육 접근성 확보와 실제 학습 성과 간의 괴리가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지역 간 격차 역시 수치상으로 확인된다. 중부 루손(Central Luzon)의 기초 문해율은 92.8%, 기능 문해율은 77.3%로 각각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수도권(NCR)은 각각 92.1%, 76.5%를 기록했으며,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BARMM)81.0%, 59.3%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기능 문해력 기준으로 지역 간 격차는 최대 18.0%p에 이른다.

 

<필리핀 주요 지역별 기초 및 기능 문해율 비교 (2024, PSA FLEMMS)>

(단위 : %)

지역

기초 문해율 (%)

기능 문해율 (%)

Central Luzon

92.8

77.3

NCR

92.1

76.5

Ilocos Region

90.0

70.7

Bicol Region

87.2

66.7

BARMM

81.0

59.3

[자료: 필리핀 통계청(PSA)]

 

세대 간 지표 역시 차이를 보였다. 20~24세 연령층의 기초 문해율은 96.1%, 기능 문해율은 78.2%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60세 이상 고령층은 각각 76.2%, 57.8%로 측정됐다. 해당 지표 간 세대 내 기능 문해력 차이는 20.4%P, 연령 증가에 따라 정보 활용 역량이 현저히 저하되는 경향이 확인된다.

 

성별 비교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여성의 기초 문해율은 90.9%, 기능 문해율은 74.1%였으며, 남성은 각각 89.0%, 67.6%를 기록했다. 기능 문해력 기준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6.5%P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이는 학습 지속성과 정보 해석 역량 측면에서의 성별 간 비대칭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PSA는 전체 10세 이상 64세 이하 인구 중 약 2,480만 명이 기능 문해력 기준 미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문해력의 양적 보급과 질적 성취 사이의 구조적 괴리를 수치화한 결과로, 향후 교육정책 수립 시 기능 문해력의 내실화와 계층 간 격차 완화를 병행하는 방향이 요구된다.

 

필리핀 교육 디지털화 정책 현황


기초 및 기능 문해력 간의 수치화된 괴리는, 필리핀 교육제도의 질적 한계를 보여주는 지표이자 향후 교육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교육의 실효성과 산업 연계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편과 함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 접근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필리핀 하원(House of Representatives)20251, 교육제도 개편을 위한 하원법안 제11213(House Bill No. 11213)(링크)2차 독회에서 승인했다. 본 법안은 중등 교육 이후 학생이 두 가지 경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이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대학 진학 과정은 교육부(Department of Education, 이하 DepEd), 기술직 진출 과정은 기술교육청(Technical Education and Skills Development Authority, 이하 TESDA)가 각각 관할하게 된다. 이는 2013년 도입된 K-12 교육과정이 고등학교 졸업만으로는 취업이 어렵다는 노동시장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비판을 반영한 조치다. 실제로 필리핀 의회 내에서는 '기업들은 여전히 대학 졸업장을 선호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하원 법안 제11213(House Bill No. 11213)>

[자료: 필리핀 교육부(DepEd)]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약 10년에 걸친 교육 디지털화 과정이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진전된 가운데, 그 한계 또한 드러나고 있다. 팬데믹 시기 많은 대학이 자가 호스팅 방식의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이하LMS)을 도입해 대응했지만, 기술 지원의 부족과 시스템 확장성 한계로 인해 디지털 교육 전환의 지속성 확보에는 제약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농촌 지역 및 저소득층 학생들의 경우, 모바일 기반 접근성, 오프라인 콘텐츠 활용 기능 등의 부족이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보완하고자, 일부 고등교육기관은 하이브리드 또는 하이플렉스(Hybrid Flexible, HyFlex) 학습 모델을 도입해 대면 수업과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AI 기반 분석 기술을 통해 학습 성과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위험군 학생을 조기 식별하는 기능도 도입 중이다.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교(Ateneo de Manila University) 등은 클라우드 기반 LMS를 중심으로, 교육의 유연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유네스코(UNESCO)가 발표한 2023 글로벌 교육 모니터링 보고서(Global Education Monitoring Report)에 따르면, 필리핀은 학교 내 컴퓨터 보급률이 아세안 역내 최하위 수준이며, 지역 간 인터넷 접속률 격차와 하드웨어 인프라의 부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필리핀 고등교육위원회(Commission on Higher Education, 이하 CHED)는 디지털 포용성과 AI 리터러시 강화를 포함한 중장기 전략 수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에듀테크 구축의 제도적 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이 여는 에듀테크 시장과 협력 기회

 

기초 및 기능 문해력 간의 격차, 그리고 지역 간 인프라 불균형은 필리핀 교육의 구조적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대응해, 교육부(DepEd)와 고등교육위원회(CHED)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교육 생태계 재편을 국가 차원의 전략과제로 설정하고, 정책 실행과 민간 협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410월 개최된 디지털 호라이즌스(Digital Horizons: The Future of Philippine Education)’ 콘퍼런스는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논의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해당 행사는 DepEd과 벤처캐피털 카야 파운더스(Kaya Founders)가 공동 주관했으며, AI, 모바일 학습, 학습관리시스템(LMS), 하이브리드 교육 모델 등 에듀테크 전반의 기술 적용 방향과 공공-민간 연계 가능성이 논의됐다. 필리핀 정부는 해당 논의를 바탕으로 민관 협력형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Digital Horizons: The Future of Philippine Education>

[자료 : People Asia]


DepEd3단계 디지털 학습 전환 로드맵을 통해, 전국 공립학교에 대한 LMS 보급 확대, 교사 대상 AI 콘텐츠 활용 역량 강화,원격지 학습자 대상 모바일·오프라인 콘텐츠 통합 체계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2024년 기준, 전국 4만 6000여 개 공립학교 중 약 52%LMS가 도입됐으며, 2025년까지 80% 도입 달성을 목표로 한다. CHED 또한 고등교육기관 대상 클라우드 기반 학습전환 지원 및 AI 기반 평가 시스템의 시범 운영을 시작하며, 기술 기반 학습환경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DepEd의 발표에 따르면, 민간 부문에서는 글로벌 기술기업 및 교육 플랫폼이 정부 정책에 발맞춰 맞춤형 교육 콘텐츠, 수업 보조 AI도구, 교사용 분석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일부 교육기관은 이를 활용해 교사 5000명 규모의 시범 콘텐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연간 약 3만 명 규모의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연수 프로그램이 DepEd 산하 ICT 센터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이처럼 필리핀 정부는 기술 기반 교육 개혁을 일회성 공급이 아닌, 시스템 단위의 구조 전환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교육 불균형 해소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기반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는 에듀테크 수요 확산과 함께 시장 참여 기회 확대, 나아가 글로벌 파트너십 유치 환경 조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사점

 

필리핀의 교육 디지털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교육의 공공성과 형평성을 회복하려는 국가적 전환 시도로 평가된다. 기능 문해력의 지표가 보여주듯 교육의 질적 불균형이 여전히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상황에서, 정부는 제도 개편과 디지털 기반 학습환경 구축을 병행하며 정책 효과의 실질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DepEdCHED는 디지털 격차 해소를 교육 정책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교사 역량 강화, 지역 기반 콘텐츠 확산, 원격 학습 접근성 제고 등 다차원적 전략을 통해 이를 추진 중이다.

 

에듀테크를 통한 교육 개혁은 기술 자체보다 이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정책 설계와 지속적인 시스템 운영 역량에 달려 있다. 특히 공공부문 중심의 디지털 전환이 지방정부와 교육기관 단위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유지되는지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교육부(DepEd) 산하 정보기술국 관계자 씨는 에듀테크는 장비나 시스템만으로는 의미가 없고, 현장 교사와 학습자 모두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기술보다 더 어려운 건 지속성 있는 실행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리핀의 교육 디지털화는 이제 기술 채택 단계를 넘어, ‘현장에 정착되는 구조로의 전환점에 놓여 있다.

 


자료: 필리핀 통계청(PSA), 필리핀 하원(House of Representatives), 필리핀 교육부(DepEd), 필리핀 기술교육청(TESDA), UNESCO, PEOPLE Asia, Business Mirror, Philippines News Agency KOTRA 마닐라 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KOTRA의 저작물인 (디지털 전환기, 필리핀 교육의 균열과 재구성)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국가별 주요산업

댓글

0
로그인 후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입력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