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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
- 트렌드
- 칠레
- 산티아고무역관 신희진
- 2025-02-28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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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쉬인, 테무로 대표되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칠레 시장 역습
1990년대에 형성되기 시작한 칠레의 이커머스(E-Commerce,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1년에 10억 달러 규모, 2021년에는 120달러 규모로 시장 규모가 10년 새에 12배나 성장하면서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 디지털 거래 보안 강화, 인공지능 및 증강현실과 같은 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가속화된 이커머스 시장의 확장은 국가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쳐 2022년 칠레 GDP의 3.7%를 차지하며 104억5300만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이 기세로 2024년에는 매출 규모 115억 달러 돌파, 전체 소매 매출의 약 15%를 차지했으며, 2029년까지 연간 매출 평균 13% 증가, 시장 규모는 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토록 칠레의 이커머스 시장이 활발해진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견고한 디지털 및 금융 기반이 핵심이다. 칠레의 인터넷 보급률은 94.3%, 금융 계좌 보유율은 87%, 스마트폰 사용률은 95.2%에 이른다. 인터넷 사용자 중 절반 이상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며, 특히 26~40세 연령층의 이용률이 활발하다. 한편, 온라인 해외거래 비중은 56%, 국내 비중은 44%로 해외 비중이 12% 앞서고 있다.
칠레의 주요 이커머스 기업은 팔라벨라(Falabella), 리데르(Líder), 리플리(Ripley), 메르카도리브레(Mercado Libre, 1990년 창립된 아르헨티나 기업으로 현재 역내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 등으로, 이들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칠레 내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 가전, 의류 등 제품에 대한 온라인 할인 이벤트, 주로 11월 진행), 사이버 데이(Cyber Day, 주로 5월 진행, 산티아고상공회의소 주관)와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 전용 이벤트를 열어 2024년에는 각각 4억4700만 달러와 5억1200만 달러의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급부상
이러한 환경에서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이 급부상했는데,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쉬인(Shein), 테무(Temu)가 그 삼대장이다. 이들은 편의성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앞세워 칠레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칠레상공회의소가 2022년 1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 기간에 대해 분석한 이커머스 플랫폼 점유율에 따르면 선두는 알리익스프레스로, 2024년 2분기 기준 해외플랫폼 시장에서 2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쉬인은 주로 패션 분야에서 입지를 보이며 2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테무는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하여 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각 플랫폼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알리익스프레스: 칠레 이커머스의 선구자
알리익스프레스는 2010년 칠레에서 가장 먼저 자리 잡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알리바바(Alibaba) 그룹 계열이다. 1억 개 이상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코로나19 기간 칠레 온라인 거래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2023년에는 거래량이 120% 증가, 특히 전자제품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성공 요인으로는 SNS 기반 마케팅 전략, 칠레 페소 결제 옵션 제공 등이 있으며, 특히 중국-브라질-칠레 간 주간 전세 항공편 도입으로 물류를 개선하여 일부 상품의 배송 기간을 3일로 단축했다.
② 쉬인: 온라인 패션의 혁신
쉬인은 2008년 설립 이후 2010년대 초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트렌드를 넘어선 실시간 패션(real-time fashion) 개념을 도입하며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사용자 친화적인 앱 디자인, 다양한 결제 방식 지원, SNS 기반 마케팅 등이 성공 요인이며, 특히 틱톡(TikTok)과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물류는 중국에서 직접 배송되지만, 7~10일 이내의 비교적 빠른 배송을 유지하며 칠레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다.
③ 테무: 새로운 강자의 등장
테무는 2023년 8월 칠레에 진출한 가장 최근의 플랫폼으로, 중국 PDD 홀딩스가 운영한다. 공장 직판 방식을 채택하여 유통 비용을 줄이고, 최저가 전략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칠레 진출 당시 90% 할인 이벤트와 칠레익스프레스(Chilexpress) 및 칠레 우체국(Correos de Chile)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다만 유럽에서 소비자 보호 및 제품 안전 규정 미준수로 논란이 되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공급망 문제 및 환경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칠레 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대표 3사>
[자료: Emol, 2024]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주로 의류, 액세서리, 반려동물용품 등 카테고리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SNS를 구매 채널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급성장과 함께 소비자 보호 문제, 환경 문제, 비공식 온라인 거래의 문제도 등장했다. 칠레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기준 소매 부문에서 이루어진 총 디거래 중 10.2%가 비공식 거래로 분류됐다. 비공식 거래는 칠레 국세청에 등록하지 않았거나, 등록했다 하더라도 인보이스를 발행하지 않거나 부가가치세(VAT) 지불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거래로, 이는 의무를 다하는 사업자들에 대해 불공정 경쟁을 초래하는 위험이 있는 만큼 명확한 규제 도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칠레, 면세 정책 폐지
한편 칠레 정부는 세금준수법(Ley de Cumplimiento Tributario)의 일환으로 2025년 10월 24일부터 쉬인, 테무, 알리익스프레스를 포함한 모든 해외 구매에 대해 금액에 상관없이 19%의 부가세 납부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는 현 면세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기존의 41달러 이하 해외 구매에 대한 부가세 면제 정책이 폐지된다.
기존의 부가세 면제 정책은 시장 불균형을 초래하고, 지역 상권에 불리한 경쟁 조건이 조성되며 비공식적 거래 관행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마리오 마르셀 재무부 장관은 “누군가가 칠레에서 설립된 사업체에서 구매를 할 때, 구매 금액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19%의 부가세를 지불한다. 41달러 미만의 국제 구매에 대한 면제가 있다는 사실은 지역 생산자와 상인에게 불공평하다”라고 지적하며 폐지 조치를 대변했다.
올해 10월부터 도입되는 세금준수법에는 부가세 부과를 의무화하면서도, 500달러 이하의 수입품에는 관세(6%) 납부를 면제하는 시스템이 고안됐다. 부가세는 칠레 국세청에 등록된 플랫폼에서 이루어진 거래의 경우 자동으로 부과되며, 등록되지 않은 플랫폼에서는 구매자의 은행 카드 결제 과정에서 부과된다. 단, 500달러 이하의 구매에 대한 관세 면제로 물류회사와 세관에서 수행하는 통관 절차가 간소화됨으로써 배송 시간의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칠레 정부는 41달러 이하 구매 부가세 면제 폐지가 탈세 등 범죄를 예방하고, 더욱 공정한 지역 상권 환경을 조성하며,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상거래를 공식화하고 세수 확보를 늘리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저렴한 해외 제품에 의존하는 소비자와 소규모 사업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향후 전망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칠레 진출과 급부상을 전후하여 이렇듯 칠레 이커머스 시장은 중요한 변곡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저렴한 가격, 방대한 제품군을 앞세워 칠레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전통적인 소비 패턴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는 현지 상거래 시장에 상당한 도전 과제를 안겨주기도 했으며, 최근 비공식 소매 거래의 증가 등 불공정한 이커머스 경쟁 환경이 가시화되면서 칠레 정부는 세금준수법이라는 새로운 정책의 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급부상, 41달러 이하 해외 구매에 대한 면세 정책 폐지라는 요인이 앞으로 칠레 이커머스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계속해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칠레 도매 및 소매 공급업체 Comercial Giacaman SpA의 에릭 코르테스 판매 매니저는 KOTRA 산티아고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현지 시장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했지만, 반대로 고객 서비스가 사실상 없으며 반품 정책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플랫폼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많은 경우 도박에 가까우며, 소비자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렴한 물품만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칠레에 있는 수입업체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브랜드 개발도, (칠레)공급업체와의 직접적 상업 관계 구축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칠레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소매업 보호 및 세수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를 낳고 소비자와 소규모 수입업체의 부담을 줄이고자 한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이커머스 업계의 공정 거래 촉진, 시장 형평성 확보, 품질 관리, 환경 보호 등 여러 측면에서의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칠레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인 우리나라 기업들은 올해 10월 사라지는 부가세 면제 혜택이 판매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고, 법에 따른 공정 거래 준수사항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료: 칠레 관세청(Servicio Nacional de Aduanas), 국세청(Servicio de Impuestos Internos), 칠레경제검찰청(Fiscalía Nacional Económica), 칠레상공회의소(Cámara de Comercio de Santiago), 칠레 국회도서관(Biblioteca del Congreso Nacional), 칠레대학교 사회과학부(FACSO UChile), Adactiva, Diario Financiero, El Mostrador, Emol, Entel, Envíame, 스페인외국무역연구소(ICEX), La Tercera, The Clinic, Carey Abogados, Comercial Giacaman SpA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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