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건설 산업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 28%는 주택 및 건물의 에너지 소비에서, 9%는 시멘트, 콘크리트, 철강 등 주요 자재 생산에서 발생한다. 특히 시멘트와 콘크리트 제조 과정은 높은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활용 자재와 바이오 기반 건축 자재가 주목받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아르헨티나 건설 산업에서는 지속가능성과 효율성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환경 보호와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위한 전 세계적인 흐름에 부응하는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건축 자재 개발, 에너지 효율적인 설계, 재생에너지 활용 등이 주목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건설협회(CAC)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의 약 72%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성이 건설 부문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2024년 공공요금 인상은 에너지 효율적인 주거 건축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다. 여기에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정부의 에너지 보조금 철회로 전기와 가스 요금이 상승하면서 에너지 효율적인 지속가능한 건축 방식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로 인해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재활용 및 바이오 기반 재료를 활용하는 방식이 건설 업계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트렌드1. 지속가능한 자재 활용 확대

아르헨티나에서는 지속가능한 건축 자재의 활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환경 영향을 줄이고 건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다양한 자재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압축 밀짚 패널, 재활용 목재와 플라스틱, 양모 단열재, 그리고 재활용 플라스틱 벽돌(이지브릭, Easybrick) 등이 있다. 압축 밀짚 패널은 밀과 쌀 등 농업 부산물을 활용해 만든 고밀도 단열재로, 열과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재활용 목재와 플라스틱은 폐기물을 자원으로 활용해 환경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건축 자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사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양모 단열재는 양고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가 양모를 활용해 단열 효과를 제공한다.

특히 이지브릭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벽돌 시스템으로, 건축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경제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자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자재들은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건축 효율성과 경제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제공하며, 아르헨티나 건설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트렌드2. 에너지 효율적 설계와 스마트 기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설계도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 기술, 고단열 유리, 태양열 패널 설치 등은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해안 도시 마르델플라타(Mar del Plata)에 건설된 라 디아니타(La Dianita)는 독일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기준을 충족하며, 최소한의 에너지로 난방이 가능한 주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주택은 헤어 드라이어 한 대로 난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한 지속가능한 건축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라 디아니타 건물 사진>

자료: 인스타그램(Instagram) 발췌 (2024.07.11)

모듈식 건축 시스템 또한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혁신적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건축 기업 C사의 아르헨티나 지사 담당자인 R씨는 "모듈식 건축은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특히 이러한 방식을 통해 태양광 패널 설치나 고효율 난방 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모듈식 건축은 전통적인 방식과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자재 조달이나 숙련된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높은 실용성을 보여준다. R씨는 "모듈식 시스템은 더 경제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사회적 계층의 다양성을 고려한 주택 공급 방식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건축 방식은 기존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건설 시간을 단축하는 데 기여하며, 현대 건축의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은 건설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건축사 대표 L씨는 "2025년은 산업화된 건설 방식이 부상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화와 신기술 도입이 건축 산업의 혁신적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존 부유층 중심의 부동산 시장이 점차 주택담보대출 시장으로 전환됨에 따라 더 빠르고 효율적인 건설 방식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건축 산업이 신기술로 인해 자동차 생산처럼 품질 관리와 시간 효율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산업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사점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주택위원장 Y씨는 각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건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각 지역은 지속가능성과 혁신적 건축 자재 개발에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 소비를 측정하는 에너지 라벨링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를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는 것이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건축 시장은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관련 제품과 기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 패널,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 단열재 등 관련 제품을 취급하는 한국 기업들은 현지 건축사와의 협력을 통해 새롭게 추진되는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자료: Forbes Argentina, CAC, Infobae, arqvazquez page, Camarco,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