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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과 공감, 미국 요식업의 LGBTQ+ 친화적 접근
  • 트렌드
  • 미국
  • 로스앤젤레스무역관 Chris Kim
  • 2024-11-01
  • 출처 : KOTRA

캘리포니아 레스토랑 입구에 담긴 새로운 마케팅 전략

구글 지도의 기능과 오프라인 레스토랑 경험의 시너지

최근 들어 미국 내 카페 및 레스토랑들이 자신들의 가게 입구에 LGBTQ+(성소수자 및 성 정체성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 친화적이라는 표시를 내세우는 경우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무지개 깃발, 스티커, 혹은 포용성을 나타내는 문구들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선 의미를 가진다. 이는 사회적 인식 변화에 대한 반영일 뿐만 아니라, 특히 경쟁이 치열해진 외식업계에서 고객 및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LGBTQ+ 권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주저하는 기업이 많았다. 보수적인 고객층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LGBTQ+ 권리에 대한 대중의 수용이 많이 증가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대형 기업들이 먼저 앞장서서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와 같은 행사에서 LGBTQ+ 커뮤니티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흐름에 따라 중소기업들과 카페, 레스토랑과 같은 개인 사업자들도 점차 그 움직임을 따르고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은 지역사회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포용적인 가치를 표방함으로써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고객들에게 소속감을 제공할 수 있다. 무지개 스티커, 포용적 메시지, 성 중립 화장실 등의 표시는 ‘모두가 환영받아야 한다’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캘리포니아 소재 카페 브랜드 ‘필즈커피’의 프라이드 플래그>

[자료: 필즈커피 인스타그램 계정]

 

LGBTQ+ 포용성을 활용한 시장 전략

 

이러한 노력은 순수한 LGBTQ+ 커뮤니티 지지에서 출발한 것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매우 영리한 비즈니스 전략이기도 하다. 미국 소비자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으며, 평등과 다양성, 포용성을 실천하는 곳에 기꺼이 돈을 쓰려고 한다.

 

카페와 레스토랑 브랜드들은 LGBTQ+ 친화성을 내세움으로써 더 넓은 소비자층을 겨냥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LGBTQ+ 소비자들은 자신들을 지지하는 브랜드나 비즈니스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2020년 실시된 마케팅 리서치 회사 CMI(Community Marketing & Insights)의 조사에 따르면, LGBTQ+ 응답자의 76%가 자신들을 지지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뿐만 아니라 LGBTQ+ 커뮤니티에 속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도 포용성은 중요한 요소다. 포용성이 현대 미국 사회에서 당연한 가치로서 여겨지며, 이를 무시하는 카페나 레스토랑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인식을 받을 위험에 놓인 것이다.

 

<LA 웨스트 할리우드 지역의 LGBTQ+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보행자 횡단보도>

[자료: KTLA 5 News]

 

포용적 선택의 확장: 구글 지도의 LGBTQ+ 친화 비즈니스 표시 기능

 

디지털 공간에서도 이러한 포용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구글 지도에서 선보이는 카페와 레스토랑의 LGBTQ+ 친화 여부를 표시하는 기능이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단순한 지도 검색을 넘어, 자신이 믿고 지지하는 가치에 맞는 비즈니스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서 기능한다. 구글 지도는 단순한 지도 기능을 넘어서 사용자들이 찾는 특정 요구와 가치에 부합하는 장소를 분류해 주는 플랫폼으로서 변모하고 있다.

 

구글 지도에서 이러한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하다. 사용자는 ‘LGBTQ+ 친화적인 레스토랑’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거나, 특정 레스토랑의 세부 정보를 확인하면서 LGBTQ+ 포용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 정보는 고객 리뷰, 비즈니스의 자체 설명, 그리고 구글의 인증을 통해 제공되며, 특히 젊은 소비자층과 여행객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글 지도의 레스토랑 LGBTQ+ 친화 표기>

[자료: 구글 지도 실행화면 캡쳐]

 

뜨거운 감자, 포괄적 차별 금지 법안

 

미국 내 카페와 레스토랑의 이러한 가치 및 마케팅 전략상의 변화 배경에는 입법 흐름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에선 2021년 당시 기존의 차별 금지 법(Equality Act)를 확대해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기반한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인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바 있다. 이 법안은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종합적인 차별 금지법으로, 주거, 고용, 공공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LGBTQ+ 커뮤니티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차별 금지법 H.R.5(Equality Act H.R.5)’이라고 명명된 이 법안은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많은 사회적 관심과 찬반 의견을 불러 모으며 이슈됐었다. 

 

LGBTQ+ 커뮤니티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업체들도 법의 흐름에 맞춰, 보다 포용적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커졌다. 물론 단순한 법적 요구를 넘어서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더 많은 충성 고객을 유치할 방법이 된다고 많은 사업체가 판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사점 및 미래 전망

 

포용성은 이제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외식업계에서 성공적인 시장 전략을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LGBTQ+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지역 LGBTQ+ 단체를 지원하거나, LGBTQ+ 셰프나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방식은 포용성을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에 녹여낼 방법이 되고 있다.

 

프라이드 플래그와 같이 눈에 보이는 LGBTQ+ 커뮤니티에 대한 지지 표시도 전략이 되지만, 고객들은 그 이상의 실질적인 포용성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가치에 예민한 젠지(Gen Z) 소비자들은 단순히 상징적인 제스처를 넘어서 실제로 포용적인 공간을 만드는 카페와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인 포용성이란 포용적 언어와 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직원을 교육하거나, 성 중립 화장실을 제공하거나, 사업장에서 차별이나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이에 대한 예방 정책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이 인터뷰한 마케팅 컨설팅업체 종사자 C는 “최근 LA 일대에서 한국 카페에 유명 인플루언서가 방문하는 등 인기를 얻으면서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살 만큼 인기가 많다. 아직까진 훌륭한 맛이 주요 강점이 되고 있는데, 장기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선 미국의 카페 주 이용 고객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이해도 함께 가줘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앞으로 포용성은 비즈니스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Instagram, KTLA 5 News, CMI, Google Maps, Congress.gov,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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