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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산업생산 약화 지속으로 개방을 통한 투자확대 필요
- 트렌드
- 쿠바
- 아바나무역관 유성준
- 2024-07-11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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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산업생산은 소련 해체 이전인 1989년과 비교하여 50% 이상 감소하며 하락세 지속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확대, 국내 민간기업과의 교류 확대 등 경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
전반적인 생산성 하향에도 광업, 제약바이오는 경쟁력이 있어 우리기업과의 협력가능성 커
최근 쿠바 정부는 지속되는 외화 부족, 식량부족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전쟁 시 경제 상황’으로 규정하며 저효율 에너지 제품 수입 제한, 민간기업이 유통하는 식료품과 생필품에 대한 최고가격 도입 등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쿠바경제의 문제점은 정부와 국영기업이 국내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생산성이 낮아진다는 점에 있다. 낮은 생산성으로 대부분의 물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반면 미국의 경제봉쇄로 외환을 얻기가 힘들어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관련해, 현재의 쿠바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쿠바의 산업 구조와 최근 동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쿠바 산업 동향
1959년 사회주의 혁명 이후 경제의 대부분을 소련의 원조에 의존했던 쿠바는 소련의 쇠락이 시작된 1980년대 후반부터 핵심 산업인 사탕수수 생산, 식품생산, 농기계 생산 분야를 중심으로 생산성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이후 구소련 붕괴로 인한 원조 중단으로 쿠바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 그 영향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쿠바통계청에 따르면 1989년 산업 생산 규모를 100으로 놓았을 때 2022년 생산 규모는 46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33년이 지난 지금 산업 생산 규모는 50% 이상 축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89~2022년 산업생산량 비교 (1989년 = 100)>
[자료: 쿠바 통계청]
쿠바 산업정책 수립과 생산을 총괄하는 산업부(MINDUS, Ministerio de Industria)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첫 번째로 사회주의 혁명 완수를 위한 정치 이데올로기적 작업, 두 번째로 정부 업무 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세 번째로 국내 경기 활성화와 왜곡된 경제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경제사회 전략 과제 완수를 꼽았다.
쿠바 산업부는 승인된 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각 국영기업을 이끌기 위해 4개의 상위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데 각각의 명칭은 아래와 같다.
ㅇ 경공업 사업 그룹(GEMPIL, Grupo Empresarial de la Industria Ligera)
ㅇ 철강 산업 그룹(GESIME, Grupo Empresarial de la Industria Sidero-Mecánica)
ㅇ 화학 산업 그룹(GEIQ, Grupo Empresarial de la Industria Química)
ㅇ 전자 산업 그룹(GELECT, Grupo Empresarial de la Industria Electrónica)
한편, 쿠바의 식품 산업은 식품산업부(MINAL-Ministerio de la Industria Alimentaria)가 관리하고 있으며 육류, 유제품, 식용유, 과일 및 채소 통조림, 제분, 제과, 음료 및 주류 생산과 유통으로 구성돼 있다. 에너지, 지질 및 광업은 2012년부터 에너지광업부(MINEM-Ministerio de Energía y Minas)가 담당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는 바이오쿠바파르마(Biocubafarma) 사가 총괄하고 있다.
<1989년 대비 2022년 산업별 생산량 비교 (1989년 = 100)>
[자료: 쿠바통계청]
주요 산업 분야별 동향
경공업
39개 국영기업, 11개의 합작 투자를 포함한 16개의 국가 간 협력사업(이 중 3개는 마리엘 특별 경제개발 구역에 소재)과 5개의 생산 관리 계약으로 구성돼 있다. 화장품, 개인위생, 청소용품, 섬유, 신발, 안장, 인쇄, 가구 등의 제품을 생산한다. 2023년에는 비누, 세제, 치약, 수술용 거즈, 폴리프로필렌 자루, 여성위생용품, 용기 및 포장재와 같은 기본 품목의 생산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경공업은 2022년 국가의 수출 목표인 82만500달러 중 약 54만3000달러, 66%만 달성하는 데 그쳤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Suchel-Camacho(향수), Dujo(가구), Cepil(칫솔, 플라스틱 사출), Vitral(페인트) 등이 있다.
전자 산업
중앙 사무소와 16개의 국영기업, 100% 쿠바 자본의 무역 회사 2개, 합작 투자 회사 2개, 특수 목적 회사 1개, 자회사 18개, 기본 사업 단위 121개, 국영 중소기업 26개를 포함한 39개 법인으로 구성돼 있다. 전자 부품, 안테나, 전기 패널, 의료 장비, 태양열 패널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텔레비전, 버스 일부 제품은 중국으로부터 부품 형태로 수입해 조립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ATEC(TV 조립, 모니터 조립, 인덕션, LED 전구, 금고), CEDAI (자동화시스템), COPEXTEL(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기술 수출) 등이 있다.
전력/발전
쿠바는 8개의 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나 투자 부족과 연료 부족으로 고장이 반복되고 있고 다수는 30년 이상 가동돼 노후화됐다. 발전 용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쿠바 정부는 튀르키예의 Karpowership사로부터 부유식 발전소를 임대해 운영 중이다. 총 5개가 운영 중이며 생산 용량은 740메가와트 수준이다. 디젤 발전기 운영 관련, 유지 보수 미비와 예산 부족으로 가동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디젤 발전기 전력 생산량은 2018년과 2022년 사이에 42%가 감소했으며, 2021년과 2022년 사이에도 44.6%가 감소했다. 쿠바의 전력은 국영기업인 UNE(Unión Eléctrica)가 운영하고 있다.
광산업
니켈 생산은 목표치에 일부 미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쿠바 니켈 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니켈 생산공장인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코만단테 프로덕토라"는 2022년 계획의 89%인 1만2500톤을 생산했다. 한편, 쿠바-캐나다 합자회사인 모아 니켈 S. A. "코만단테 페드로 소토 알바"는 생산량이 3% 증가해 3만5630톤의 니켈과 코발트를 생산했다.
식품 산업
유엔의 추산에 따르면 쿠바는 소비하는 식량의 80%를 수입 중이다. 2023년 4월에 실시된 식품산업부의 연간 대차 대조표에 따르면 국내 식음료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온다. 2023년에는 전력 부족, 연료 부족 등의 사유로 29만 톤 이상의 식품 생산이 감소했는데 이는 최근 5년 동안 가장 안 좋은 결과다. 쿠바의 경제 붕괴는 식량 생산뿐 아니라 비료와 사료와 같은 필수 농업재의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쿠바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쌀(가공 및 반가공), 돼지고기, 정제 식물성 기름, 파스타, 밀가루, 토마토 통조림, 빵, 요구르트의 생산이 감소했다. 특히 2017년 10만900톤이었던 돼지고기 생산량은 2022년 약 3만6400톤으로 감소했다. 쌀 생산량은 2018년 16만1900톤에서 2022년 5만2300톤으로 감소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Ciego Montero(음료), Cuba Ron(럼), Bucanero(맥주) 등이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
1990년대부터 쿠바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발전시켜 왔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 센터를 설립하고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활발히 하고 있다. 쿠바의 제약기업은 암, 콜레스테롤, 백반증, 색소성 망막염에 대한 의약품, 뇌수막염과 기타 아동 감염의 주요 원인인 B형 및 C형 수막염, 렙토스피라증, 장티푸스, B형 간염,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에 대한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2020년 쿠바는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후보 4종을 개발한 바 있다.
쿠바의 제약·바이오 산업은 쿠바 수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의약품 수출액은 2억6800만 달러(전년 대비 35% 감소)를 기록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2억1100만 달러, 2022년 1억1100만 달러에 달하는 백신 수출을 달성한 바 있다. 대표기업으로는 Biocubafarma가 있다. 동 사는 2012년 정부가 제약·바이오의 해외 진출을 위해 관련분야의 38개 기업과 연구소를 통합해 만든 회사로, 자국 내 등록된 필수 기초 의약품 482개를 포함해 1000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50여 개국에 300여 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전문가가 진단하는 쿠바 산업정체의 원인과 개선방안
아바나대학교 쿠바경제연구센터 교수인 후안 트리아나(Juan Triana) 박사는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제약바이오를 제외한 전분야의 기술 노후화,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에 기인한 산업간 연계 부족, 미국의 봉쇄로 인한 외자유치 부족과 자체 투자 부족으로 쿠바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출 역시 럼주, 담배와 같은 1차산품에 머물러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대학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파혼(David Pajón) 씨는 "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외국인직접투자 확대, 2021년부터 활성화 되고 있는 쿠바 민간중소기업과의 제휴 강화, 외자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문가가 제안한 개선방안은 쿠바의 사회주의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한 경제재제가 해소돼야 가능한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쿠바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쿠바 산업 분야 협력 가능성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쿠바 산업 분야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당 부분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한 외환수급과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연료)수입 부족에 기인한다. 하지만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가진 이차전지 분야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니켈의 경우 쿠바는 세계 5위 수준의 생산량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합작기업 운영을 통해 상당 부분을 조달하고 있어 우리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제약·바이오의 경우 자체 백신을 개발하고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는 등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한국계 다국적 기업이 원재료를 쿠바로부터 수입해 유통하는 사례도 있어 경쟁력은 증명됐다. 비록 미국의 경제 제재로 대쿠바 투자 시 미국 달러 집행에 어려움이 있지만 제재 완화를 대비해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간다면 충분히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다.
자료: 쿠바통계청, www.cubainformation.tv, 캐나다광물기업 Sheritt(www.sheritt.com), 쿠바대통령실(www.presidencia.gob.cu), KOTRA 아바나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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