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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공급망] 화학연구원 방문기: 우리나라 불소화학산업의 미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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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예지
  • 기업명 :
  • 2025-09-25
  • 출처 : KOTRA

화학연구원 방문기: 우리나라 불소화학산업의 미래를 말하다

최근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불소’라는 소재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불소가 산업에서 갖는 중요성을 설명해준다면.


산업의 톱니바퀴라고 하고 싶다. 첨단산업 전체 시장 규모에서 불소 산업의 비중은 3%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반도체부터 이차전지, 태양광과 같은 핵심 산업에서 불소 소재의 실질적인 중요도는 3%를 한참 뛰어넘는다.

물론 기초 원료인 형석과 불화수소도 중요하지만, 불소라는 소재는 중간체·고분자·정밀소재·코팅재까지 첨단

산업 밸류체인의 모든 면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물성이 뛰어난 불소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지가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의 척도 중 하나가 되고있는 만큼 불소 산업의 중요도는 매우 높다.

시계의 작은 톱니바퀴 하나는 물리적으로 비중이 작을지 모르나, 없으면 시계가 작동하지 않는다. 딱 불소가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산업의 톱니바퀴 아니겠는가.


언제부터 불소계 소재 연구를 시작했고, 이 분야에 매력을 느끼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불소 소재의 매력을 알게 된 계기는 대학원 때다. 물론 지금 정도의 관심이 곧바로 생긴 것은 아니지만, 불소에

다양한 물질을 첨가해서 조금씩 다른 화합물들을 실험해 보았는데, 각각의 특성이 굉장히 극대화되어 도출

되었다.

이를테면, 불소에 물이나 기름을 떨어뜨리면 아주 격렬한 반응이 나온다. 불소는 대부분의 유기물과 직접

반응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열이 발생하기도 하며 때때로 화염이나 폭발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러한 실험들을

해보면서 불소라는 물질이 참 흥미롭다고 느꼈던 것 같다.

테프론 프라이팬만 봐도 불소는 참 흥미로운 물질이다. 불소와 탄소의 결합구조가 표면 에너지를 낮추어

마찰저항을 끌어내린다. 그래서 음식물이나 기름이 표면에 달라붙지 않는 주방용품이 나올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 이곳 화학연구원에 13년 전 입사하게 되어 지금까지 보람 있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 성과나, 돌파구가 있었나.


기대했던 답변일지는 모르겠지만, 2020 코로나 시기가 연구원들에게는 참 많은 연구를 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식당이 전부 일찍 닫아 회식도 없던 시기였기에, 다들 연구실에 틀어박혀 갖은 실험과 연구를 했었다.

지금 기술이전에 성공한 연구들이 이때 많이 나왔다. 경험적으로 연구는 한 번에 이루어지는 법이 없는 것

같다. 아주 좋은 발견이 나오는 것은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행운이다. 실험의 요소 하나하나를 바꿔보고 다양한

방법론을 적용해 보면서 결과를 다듬어가는 것이 연구의 일반적인 모습이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코로나 시기가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양질의 시간을 만들어 준 것 같다.


현재 화학연구원에서는 7개 불소계 소재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상용화 기술 사례가 있다면.


최근 화학연구원에서는 플라스틱 자원순환 관련 기술이전을 이뤄냈다.

단량체인 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TFE)은 중합을 거쳐 플라스틱 고분자가 되고,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테프론’이 된다. 그런데 플라스틱을 일정 조건에서 열분해하면 다시 그 원료인 TFE가 나온다. 한마디로 플라스틱

자원순환인 셈이다.


원래 TFE는 프레온 가스를 열분해하여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오존층을 파괴하는 부산물이 배출되었고, 이후에는

다양한 대체 공정이 고안되었다. 화학연구원에서는 최근에 바로 이와 관련된 기술이전을 하게 되었는데,

버려지는 테프론을 모아, 열분해 후, 다시 단량체로 만드는 공정의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현재 이 기술은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다. 기업의 활용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단계에 있는 기술들이

꽤 있다. 개발된 기술을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불소화학산업 전반에 걸쳐 견고한 인프라가 구축됨과 동시에,

초기 투자 비용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산업계는 바로 이 부분이 필요하다. 수소나, AI 산업과

같이 대폭적인 정책적 뒷받침과 함께 기업이 산업에 도전할 만한 지속적인 유인이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중요한 플레이어로 활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탄소중립, CFC 금지 조치 등 환경규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산업현장이 직면한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우리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나.


환경규제 문제는 불소 화학 산업에서 단연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보통 반도체 공정의 플라즈마

식각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가스는 CF4(사불화탄소, 혹은 테트라플루오로메탄) 가스이다. 저렴하고 성능이 좋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GWP(Global Warming Potential), 즉 온난화 지수가 높다는 것이다.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를 달성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CF4 가스의 사용이 치명적이다.

현재 산업부에서는 이 CF4 가스를 대체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산업부, 화학연구원, SK

스페셜티, 원익머티리얼즈 등 민관협력 차원에서 친환경 식각 가스를 공동 개발 중이다.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온난화 지수가 높지 않은 가스를 개발하여 반도체, 그리고 디스플레이 공정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보다도 큰 이슈라고 하면, PFAS, 즉 과불화화합물 규제가 있겠다. 2023년 당시 유럽연합에서 1만 개

이상의 과불화화합물을 대상으로 규제를 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산업부를 포함한 우리나라 불소 산업계에서

대응 방안을 찾느라 바쁜 나날들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당시 기업의 의견을 수렴하여 PFAS 검출 체계를

도입하고, 정화 처리 기술을 도입하는 등 노력이 이루어졌다.


PFAS는 탄소와 불소를 결합해 만든 인공 화학물질인데, 물·기름·열에 강해 프라이팬 코팅제부터 화장품, 그리고

반도체까지 그 용처가 다양하다. 문제는 이 물질이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인체에 오랫동안 잔류하며

체내에 축적된다는 것인데, 결국 이것이 암을 유발하고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PFAS는 플라스틱류의 불소 고분자를 가공할 때 계면활성제로 쓰이기도 한다. 플라스틱류의 불소 고분자

자체는 인체에 무해하지 않다. 체내에 삽입하기도 하기도 하니까. 문제는 그 불소 고분자를 가공할 때 쓰이는

불소계 계면활성제의 환경적 영향이다. 따라서 요즘 불소화학산업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계면활성제를

없애는 방향으로 공정을 설계하고 있다. 현재는 솔베이社가 이를 적용 중이다.


CF4 가스가 되었든, PFAS가 되었든, 불소 화합물을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러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기업은 불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또 전반적인 공정을 자체 보유할수록

산업을 이끌어가기 쉽다. 아이러니하게도, 불소 산업의 밸류체인을 탄탄하게 갖춘 기업이라야 대외의 압력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환경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가운데,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불소계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 속에서 화학연구원은 어떤 고민이 있나. 또,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기대하고,

이루고 싶은 성과가 있는가.


바로 우리나라에 불소 산업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기술 발전과 상용화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화학연구원의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우리나라 기술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 스탠바이 상태에서 상용화를 기다리는 기술들이 꽤 많다.


또한, ‘화평법*’, ‘화관법**’과 같은 환경·안전 규제의 경우, 안전설비를 비롯한 여러 대규모 공정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물론 투자도 중요하나, 전폭적인 지원 또한 필요하다. 연구원 입장에서는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국내에 새로 진입하는 화학물질의 안전한 정보 확보 및 공유를 통해 국민 건강과 환경 피해를 예방하는 법률

** 화학물질관리법; 사업장 내 화학물질 취급 기준 강화, 유해화학물질 관리강화, 화학사고 발생 시 대응 등을 통해 화학물질 사고 예방 및 관리를 목적으로 함


불소 고분자와 화합물 실험 인프라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불소만을 다루고 있는 연구원이 몇

없다. 그러나, 화학연구원에서는 불소 화학 연구만을 할 수 있는 연구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기업의 협력,

그리고 시니어 연구원의 노력으로 키워낸 성과라 할 수 있겠다. 이를 앞으로 우리나라의 불소 산업 발전에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불소 산업 공급망을 국내에 구축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화학연구원의 과제요, 그것을 이루는 것이 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우리나라에 불소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대부분 우리는 국내 불소

산업을 말할 때 원료 단계를 말한다. 하지만 정작 하류 산업에 적용되는 제품과 가장 밀접한 분야는 중간재

및 고분자 소재이다. 코팅제, 이차전지 바인더 등이 포함된 이 단계를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바로 이 부분을 내재화해야 우리나라의 산업 역량이 강화될 수 있다. 산업 전반에 걸친 영향력은 공급망 인프라를

고루 갖추어야 확대될 수 있으며, 확장성이 있는 소재 공급망에 대한 장악력이 있어야 자립이 가능한 산업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소계 고분자와 화합물은 우수한 내화학성과 높은 부가가치로 인해 우리나라 미래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생산공정에 소요되는 대규모 투자 비용, 환경규제로 인해 신규 진입이 제한된다. 따라서

원료-중간재·단량체-응용 소재까지 이르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 그리고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도전이 필수다. 앞으로 1, 2년 앞의 수익이 아닌 100년 앞을 바라보는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와 이러한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국가의 포부가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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