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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나라경제기고]K편의점의 몽골 성공모델 중앙아시아에서도 통하려면
- 직원기고
- 카자흐스탄
- 알마티무역관 최익근
- 2024-09-01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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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무역관, KOTRA 알마티 무역관장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한국의 동탄 신도시와 비슷한 모습으로 ‘몽탄’(몽골+동탄)이라는 별칭이 붙여진 신도시가 있다. 어떻게 몽골에 한국의 신도시와 흡사한 풍경이 펼쳐지게 됐을까?
몽골, 한국 체류 경험자 증가와 K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유통업 및 연관 분야 진출 성공모델 만들어져
몽골은 인구 약 350만 명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데도 유통, 의료,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이런 성공이 가능했던 첫 번째 이유는 한국 체류 경험자가 몽골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설 정도로 많아 한국 기업들의 진입 장벽이 자연스레 낮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K드라마의 높은 인기 속에서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편의점과 카페가 핫플레이스로 인식되고, 한국에서 누리던 서비스의 편리함을 현지에서도 누리고자 하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한국 기업에 해외시장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한국 유통업계의 경우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해외진출이 불가피했다. 앞으로도 저출산·고령화로 국내 경기 둔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마침 몽골은 한국과 달리 의무 휴업이나 출점 제한 규제가 없어 매장 확대가 용이한 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식 서비스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아울러 몽골 진출 성공사례가 연관 분야로의 확대 진출을 이끌었다. 몽골에 진출한 이마트는 독립 임대 매장을 통한 키즈카페, 식음료, 의류 등 다양한 K소비재 브랜드의 동반진출 플랫폼이 됐다. 이런 성공사례는 K컬처의 인기에 힘입은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맞물러 한국식 아파트 건설, 의료용품 공장, 디지털 기반 교육시스템 등 다른 연관 산업으로도 진출을 확장하는 기반이 됐다.
그렇다면 몽골과 인접해 있고 한류가 빠르게 확산 중인 중앙아시아는 몽골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난 3월 카자흐스탄에 중앙아시아 K편의점 1호점을 개설한 BGF리테일의 CU 사례를 살펴보자. CU가 몽골에 진출할 때인 2018년에는 이미 그곳에 한류 기반이 단단하게 형성돼 있어 현지 대형 유통망을 구축한 업체에서 먼저 CU 측에 협력 의사를 밝혔다. 이와 달리 중앙아시아에서는 현지 유통망의 입지가 보다 단단했고, 성장률과 점유율이 높은 현지 업체와 경쟁 관계가 되는 상황이라 협업을 추진하기 어려웠다. 이때 CU는 유통망과 경쟁 관계에 있는 제조사를 통해 진출을 시도하는 역발상 전략을 취했다. 이 방식은 마치 육상 선수를 축구 선수로 키우는 것처럼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1년가량의 타당성 조사와 시장 조사 후 결국 마스터프랜차이즈(본사가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사업 운영권 등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 계약이 성사됐고, 그 과정에서 양측이 코트라의 신규 수출지원 플랫폼을 통해 협업사업 추진 등 논의를 지속했다.
CU의 예에서 보듯 몽골과 중앙아시아는 여러 측면에서 상황이 다르지만, 중앙아시아 진출을 계획하는 한국 기업들은 몽골 성공사례에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우선, 현지시장에서 잠재성장률이 높은 유망사업을 발굴하고 시장에 자리 잡음으로써 성장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 사업의 안정적 출발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성과를 확산하는 전략은 그 이후에 가져가야 한다. 유망사업으로 고려할 수 있는 분야는 이미 성공을 이룬 분야가 연이어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 전망이 좋은 3가지 분야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 진출한 편의점 사업을 기폭제로 활용한 중앙아시아 e그로서리 벤더 분야다. 몽골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인구가 집중됐지만 중앙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중소형 도시에 인구가 분산됐다. 여기에서 오프라인 유통과 경쟁 관계이면서 동시에 상호 보완적인 분야가 바로 e그로서리 시장이다. 특히 카자흐스탄에서는 은행, 쇼핑, 배달 등의 서비스가 통합된 수퍼앱을 활용한 이커머스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둘째, 기존 패키지형 병원 수출 확대를 기폭제로 다양한 의료 바이오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다.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에 대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방한 의료관광객 및 의료기기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향후 국내 병원의 직접 진출과 연계해 병원 운영 서비스, 조제 의약품 분야 등으로도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셋째, 최근 현대차 및 기아차 조립공장 확대·진출을 통한 자동차 공급망 재편으로 파생되는 제조 분야 진출을 고려할 수 있다. 자동차 기업들의 투자 진출에 따른 금형 유지보수, 플라스틱 사출기 등 생산설비, MRO(유지·보수·정비) 수요가 연계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현지 조립생산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동차 생산설비 수출이 늘고 현지 고객서비스용 부품 유통망 납품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e그로서리, 의료 바이오, 자동차 분야 유망…
생소한 시장인 만큼 정부기관 적극 활용할 필요
다음으로, 발굴된 유망사업이 현지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사업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 중앙아시아 유통 분야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코트라의 협조를 받아 현지 진출을 추진한다고 가정해 보자.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에 생소한 중앙아시아시장은 정보가 많이 부족해 기업이 단독으로 진출을 시도하기 어렵다. 기업은 현지 진출에 앞서 실제 시장조사와 제품개발에서 사업 수행능력이 있고 신용도가 높은 현지 파트너를 발굴하는데, 그 후보군 검증 작업을 코트라와 함께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파트너십 계약이 성사될 때까지 협력의 범위를 구체화하고 확정해 나가는 과정에 코트라 현지 무역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를 입수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이는 최적화가 필요하다. 이후에는 코트라 본사 사업을 활용해 현지 파트너 방한 교육 및 계약 준비를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코트라 본사와 별도의 업무 협약을 맺기도 한다. 계약 후에도 현지 무역관과 협업을 이어가는 것이 사업의 조기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현지 파트너를 지원하는 유관기관이나 협력 기업들에 홍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면 다음으로 고려할 것은 기업 자체적인 홍보 및 판촉 활동에 더해 우리 정부기관의 사업이나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 기반을 견고히 다지는 것이다. 현지 재외공관이나 공공기관이 개최하는 마케팅 사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한다거나 중앙아시아의 불안정한 물류 상황을 고려해 공동물류센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지에서 광역 운송에 그치지 말고 각 지역별 거점과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택배까지 가능한 종합물류사와 협업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코트라나 한국무역협회에서 진행하는 전문무역상사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음 목표 국가로의 진출을 준비해야 한다. 눈덩이를 만들 때 일단 연탄재 등을 기반으로 일정 크기의 덩어리를 만들면 이후에 급속하게 크기를 키울 수 있는 것과 같은 스노우볼 효과를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중앙아시아에 만들어지고 있는 한류 분위기를 우리 기업들이 적극 활용해 제2, 제3의 성공사례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한다.출처: KDI나라경제
https://eiec.kdi.re.kr/publish/columnView.do?cidx=14884&ccode=&pp=20&pg=&sel_year=2024&sel_month=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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